요즈음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코로나로 인해 근 2년간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사람과 사람이 마음 놓고 대화도 할 수가 없다.
‘집콕’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지 이젠 자연히 사람이 멍해질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더운 날씨에 입맛도 떨어져 몸과 마음이 나른해 진다.
도대체 일 할 의욕이 나지 않고 만사가 귀찮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런 땐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에 대체로 입맛이 없고 의욕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입맛을 돋구는데는
익모초가 좋다고 한다. 이름도 더할 익 어미 모 익모(益母)라 하지 않는가.
여성 특히 산모에 좋다고 한다. 짙푸른 익모초 잎을 절구에 빻아 즙을 내면
검은 액이 나온다. 그 엄청난 쓴맛이란! 그 쓴맛 때문에 입맛이 확 돌아오게 되어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이열치열의 진면목(眞面目)은 무더운 여름철,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더위를 잊는 것이다.
뜨거운 보신탕, 삼계탕을 먹으면서 땀을 흠뻑 흘리며 더위를 이기는 것이다.
그러면 이열치열만 있고 이한치한(以寒治寒)은 없나? 여름 더위에 시원한 냉면, 냉국수,
화채(花菜)등을 먹는 것이다.
이한치한(以寒治寒)은 쌀쌀한 가을이나 추운 엄동설한이라야 볼 수 있다.
추운 야밤 밖에서 ‘찹쌀떡이나, 메밀묵 사려’ 소리가 난다.
이 소리에 아무리 야밤 춥다하더라도 묵 두어 덩이 아니 살 수 없다.
차디 찬 김치 메밀묵무침을 먹고 나면 사시나무 떨듯 떨린다.
따뜻한 안방은 온 가족이 모여앉아 정담(情談)을 나누고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아랫목에 이불 깔아놓고 서로의 발이 겹친다.
사시나무 떨듯하던 온 몸이 금방 후끈하여진다. 이것이 바로 이한치한(以寒治寒)이다.
지금 아파트에 사는 젊은 세대들은 이런 정감을 느껴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 정경(情景)이야 말로 진짜 이한치한(以寒治寒)이 아닌 가 여겨진다.
오늘날 흔히 비인간화를 말하고 인간소외, 자기상실을 지적한다.
서로의 발이 겹쳐지는 이 모습은 휴머니티인 것이다.
이를 감히 부정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또 나는 이열치열하는 방법 하나를 가지고 있다.
사우나탕에서 땀 빼고 나온 한여름, 뙤약볕 밑에서 시원함을 느껴보는 것이다.
무척 짧은 시간이나 가장 으뜸가는 이열치열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다 시원한 맥주 한잔 곁들인다면 그 이상 무엇을 바라리오.
첫댓글 저도 한여름에 뜨거운 음식먹기를 좋아합니다...옛정취가 물씬 풍기는 글이네요.잘 읽었습니다.
밥은 봄같이, 국은 여름같이, 장은 가을같이, 술은 거울같이 먹어라.(한국 속담)
저도 뜨거우면 뜨겁고, 차가우면 차가워야지 미적지근한 것은 안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