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면허를 갱신하라는 연락이 와서 오늘 갔다가 왔습니다.
제가 2000년도, 그러니까 2001년 1월에 면허를 받았습니다. 그냥 2종 소형으로 해도 될 것을 굳이 1종 보통 면허로 받느라고 시험만 더 어려웠습니다.
기능시험에서 두 번 떨어진 뒤에 세 번째에 100점으로 합격을 하였고, 주행시험에서 한 번 떨어지고 두 번째에 받았는데 그날로 면허증은 지갑 속에서 잠을 자게 되었고 아직까지 한 번도 운전을 한 적은 없습니다.....
운전을 할 기회가 없었다고 하면 변명 같지만 이미 운전을 잘하고 있는 집사람이 있는데 굳이 제가 운전을 할 일이 없었고 항상 남의 차를 타고 다니니 역시 운전할 일이 없었습니다. 사실 운전 면허를 받은 것은 제가 운전해서 어딜 다니려고 했다기 보다는 유사시에 운전을 하게 되면 요긴하게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항상 운전할 사람이 넘치다보니 제가 운전대를 잡을 차례가 오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한 번 쯤은 해보고 싶어도 제게 선뜻 자리를 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15년이 지났고 벌써 두 번째 갱신을 하고 왔습니다.
제가 면허시험장에만 가면 주눅이 드는지 오늘도 가서 많이 헤맸습니다.
사진은 가지고 갔는데 가서 창구에 면허증 갱신을 하러 왔다고 얘기했더니 안내실에 가서 안내를 받고 다시 순번표를 뽑아서 오라고 합니다.
안내실에 갔더니 종이를 한 장 주면서 표시한 곳을 작성하라고 하길래 열심히 해서 다시 창구에 갔더니 뒷면을 안 썼다고 돌려 보냅니다. 뒷면을 쓴 뒤에 갔더니 적성검사부터 받고 오라고 다시 보냅니다. 적성검사를 받으러 갔더니 2년 이내에 종합검진을 받은 적이 있냐고 묻길래 있다고 하니까 받은 증명서를 달라고 합니다. 그걸 가지고 다닐 리야 없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면허증을 받아 검색을 해서 증명을 해 줍니다.
그러고서 다시 창구로 갔더니 옆에 서 있던 사람이 '어르신 제게 빠른 순번표가 있는데 드릴까요?'해서 받아가지고 냈더니 12500원의 수수료를 달라고 합니다. 줬더니 조금 기다리라고 하고선 5분도 안 되어 새 면허증을 줍니다.
앞으로 운전을 할 기회가 올런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다시 몇 년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음주 운전을 할 리는 정말 없으니 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