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자IT 트렌드는 ‘융합’
한국전자전 킨텍스서 개최
KES 어워드, 스마트 홈 분야 ‘눈길’
해외바이어 “특정 제품 현지에서 인기몰이”
전자IT 트렌드를 볼 수 있는 ‘2015 한국전자전(Korea Electronics Show, KES)’이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46회를 맞이한 행사는 23개국 450여 개사가 참가해 ‘창조적 사물이 탄생하는 곳’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전시 품목은 △전자부품 △재료소재장비 △멀티미디어 △스마트 홈 기기 △3D 디스플레이 △자동차 의료 등이다.
KES 2015에서는 새로 참가하거나 다시 참가하는 중견기업이 눈에 띄었다. 1969년 창업 이래 47년간 반도체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운 KEC(대표 황창섭)는 Compact-PF Diode 기술개발 등 관련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다시 참가했다. 생활환경 솔루션 업체 위닉스(대표 윤희종)는 국내 최초로 SKT 스마트 홈 서비스를 탑재한 3D입체 제습기를 선보여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음향전문업체 부전전자(대표 이석순)는 넥밴드 타입의 스테레오 블루투스 헤드셋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시 사무국은 보다 나은 전시회 관람을 위해 4가지 주제로 나누어 참관객들에게 동선을 제공하기도 했다. △VIP △KES Innovationa Awards △ICT △원석코스 등으로 나눠 바이어 및 참관객들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하게 했다. 실제로 미국 수입 업체 관계자는 “제공된 동선을 통해 전시장 트렌드 파악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주제별로 나누어진 동선으로 제품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시 사무국은 △전자IT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컨퍼런스 △오프라인 세일행사인 KES 블랙프라이데이 △해외바이어를 초청한 수출상담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융합 속 빛난 ‘스마트 홈’ = KES는 지난해에 이어 다양한 '융합' 제품들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로터리 휠을 통해 화면을 보지 않고서도 편안하고 정확하게 조작이 가능한 웨어러블 ‘Gear S2’가 업계 최초로 소개됐다. 사물인터넷(IoT)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비롯하여 LTE 통신기능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웨어 운영체제(OS) 기반인 스마트 워치도 전시됐으며 동시세탁과 분리세탁이 가능한 트롬(TROMM) 트윈워시, 공중전이 가능한 드론파이터, 굴삭기 및 철도 VR 시뮬레이터 등이 공개돼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대학교도 신기술을 소개하며 융합 트렌드를 주도했다. 특히 광운대학교는 LG전자와 산학협력을 통해 만든 세계 최초 Light Field 기술 기반의 테이블 탑형 플로팅 3D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VIP의 관심을 받았다. 또 과산화수소를 사용하지 않고 물을 활용한 가정용 치아미백기 바이오플라즈마도 소개되기도 했다. 계명대학교는 개인의 체온을 인지하고 사용자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웨어러블 스마트 체온 센서 및 조절 장치를 선보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KES 어워드(Awards)’에서도 융합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가정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홈’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기존보다 업그레이드 된 파워봇 ‘VR9200’형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적용한 제품은 Wi-Fi가 탑재돼 스마트 폰으로도 주요 기능의 조작이 가능한 로봇청소기다. (주)파워보이스는 Wi-Fi 기술을 통해 조명 제어 기술을 연출했고 (주)브레인테크는 친환경 제품인 음식물쓰레기처리기를 선보여 중국 바이어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협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전시마케팅팀 과장은 “KES 2015는 참관객이 최근 트렌드인 융합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라며 “30여개 전문기관의 세미나, 제품 개발 전략 발표회 등이 마련돼 관련 동향 산업 방향 또한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글로벌 전시회가 되기 위해 수출상담회 등 B2B 전문 전시회로서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코엑스에서 다시 개최되는 만큼 바이어와 참가업체가 만족하는 전시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외바이어가 주목하는 것은 = 10월 14일 킨텍스 전시장 5홀 바이어 상담장. 바이어와 참가업체 간의 미팅으로 테이블 내 빈자리가 없었다. 전시 사무국은 국내 업체의 판로개척을 위해 세계 21개국 바이어를 에이전트를 통해 초청했다. 미국 내 점유율 4위인 통신사 스프린트(Sprint)를 비롯해 중국 3대 홈쇼핑 업체인 지아유(JIAYOU) 홈쇼핑, 러시아 디스플레이 수입업체 알파 미디어(Alfa Media Group) 등 100여명의 진성바이어가 참가해 참가업체와 제품을 논의했다.
류첸첸(Liu Chen Chen) 지아유 MD는 “에이전트를 통해 KES에 처음으로 참가한 것”이라며 “홈쇼핑인 만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제품을 찾으러 왔다”고 밝혔다. 류 MD는 “지금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에 나온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라며 “중국 진출 시 PPL 광고를 통한 제품 홍보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KES에 대해 “미팅을 통해 좋은 제품을 봐서 기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바이어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B2B, B2C 등 전문구역으로 부스를 나눈다면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루스야코바 (Victoria Roosyakova) 알파 미디어 MD는 “10년 전부터 한국 업체와 긴밀하게 B2B 거래를 하고 상황”이라며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등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MD는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한국 제품으로 “삼성 TV, LG 에어컨 등과 같은 한국산 제품이 러시아 내에서 확고한 위치”라며 “최근 한국 화장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 여겨 보고 있는 제품에 대해 “많은 제품이 있었지만, 한 업체의 자동차 공기청정기가 러시아 내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급적 한국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인증에 대해 그는 “러시아에서의 전자제품 인증은 수입업체를 통해 관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ES 2015는 ‘국제반도체대전(I-SEDEX)’,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IMID)’ 등과 함께 공동개최됐다. 국내 3대 IT 전시회를 통합 개최된 행사는 2008년부터 ‘한국전자산업대전’으로 출범했다. 올해는 23개국 760여개사가 2300부스로 운영됐으며 해외바이어 3000여명을 포함한 약 6만 여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방문했다.
[인터뷰] 정대환 회성코일파츠 대표
중국 진출, 현지 에이전트와 함께
KES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수상
전기 전자 부품 전문 제조업체 회성코일파츠(대표 정대환)는 RF 부품,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자 브레이크(EPB)를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다. 시간제 근로자 2명을 포함, 직원이 5명임에도 매출은 10억 원에 달하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무역부터 재무제표까지 직접 관리한다는 정 대표에게 비결을 들어봤다.
축하한다. KES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는데 비결은 무엇인지.
- 아무래도 나이에 비해 사업경력이 높아서 잘 봐주신 것 같다. 23살 때 사업에 뛰어들었으니 벌써 16년이 됐다. 2013년부터 현대 모비스에 EPB를 납품을 시작, 2014년에는 NF 쏘나타, 카니발 올해에는 K5, 아반떼까지 확대됐다. KES는 2011년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TV, 휴대폰, 라디오 등에 들어가는 RF 부품 생산 업체인데.
- 몇 번의 실패가 있었다. 2004년 중기청의 기술혁신사업에 선정돼 삼성전자에 납품할 수 있었다. 이후 LG 이노텍, 일본의 히타치, 알프스 등에 납품했으나 특허 소송 등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2007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다음 해 일어난 리먼사태 등으로 부도가 나기도 했다. 2010년 국산화사업, 마산시 개발사업, 기술신용보증금 등에 선정되면서 삼성 SDI에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납품, 지금의 EPB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
중국 시장의 특징은.
- 처음에는 무턱대고 진출했다가 낭패를 봤다. 중국이라고 해서 다 저렴하지 않더라. 단가가 비싼 제품이 생각보다 많았다. 중국에 진출할 때는 무엇보다 현지화를 잘해야 한다. 같은 값이면 자국 제품을 쓰기 때문에 현지 에이전트를 고용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엔저 등으로 인한 환율 문제는 없었나.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환율은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 환율 때문에 이득을 보는 해가 있다면, 반대로 손해를 보는 해도 있다는 말이다. 환율 문제는 장기적인 문제로 접근해 위안화 결제, 단가 인하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하고 있다.
중국 진출 시 애로사항은.
-해외에는 이직률이 높아 담당자가 바뀔 때가 많다. 특히 계약 막판까지 끌고 갔음에도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었다. 판매 법인을 설립하거나 사람을 파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도 시장조사만 1년 정도 가까이 들어가는 만큼 대규모의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힘든 면이 많다.
향후 계획은.
-직원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국내를 대표할 전자차폐기술(EMI)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부품뿐만 아니라 전자파 제거 솔루션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노이즈 필터를 한국전력에 납품하는 것이 그 예다.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유망한 만큼 향후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