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그녀에게서 메일이 한 통 왔어요.
그런데 메일 제목이‘시험문제’네요.
중간고사도 끝났는데 이게 뭔가... 그러면서 열어봤더니
왜, 신문에 나는 퍼즐 있잖아요,
가로세로 낱말을 맞추는 거 말이죠.
내일까지 다 풀어오라는데,
아, 이런 거야 내가 전문이죠~
신문에서 맨 날 제일 먼저 보는 게 이건데!
자, 가로1번! 힌트!‘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
이건 도서관이죠. 어? 다섯 글자네?
도어서어관, 아닌데..
아 그럼 중앙도서관인가?
잠깐만, 그럼 세로1번부터.
힌트‘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제목’
어.. 시네마천국인가? 아닌데, 네 글잔데..
중..중..중 자로 시작되는 거면.. 이 이건 뭐지?
가로 2번‘관’자로 시작되는 다섯 글자.
힌트는‘그녀가 토익시험 볼 때 제일 무서워하는 문제’
관자로 시작하는 다섯 글자가 뭐가 있죠?
세로2번,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
가로3번, 그녀의 어릴 때 꿈..
세로3번, 그녀의 숨기고 싶은 별명..
이거, 생각보다 어려운데요.
아직도 그녀에 대해서 모르는 게
이렇게 많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 아는 줄 알았는데..
女
저녁에 남자친구를 만났거든요.
그때 바로 옆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은
한눈에 보기에도 소개팅을 하는 것 같았어요,
서로 마음에 들었는지 테이블 앞에 바싹 다가앉아서
뭐라고 계속 묻고, 대답하고, 웃고..
‘아유 뭐가 저렇게 할 말이 많을까?’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다가
갑자기‘우리는 왜 이렇게 할 말이 없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우린 만나도 늘 그런 식이죠.
‘뭘 먹을까’,‘무슨 영화를 볼까’
‘누군 어제 제대를 했다더라’..
서로에 대한 이야긴 없고
다른 사람들, 주변 일에 대한 이야기..
우리 이러다가 정말
오래된 연인이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서로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
관심도 없는 질문을 주고받고..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서
“우리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어색하잖아요.
그래서 어제 밤새도록 이 문제를 만들었거든요,
지금쯤.. 몇 문제나 풀었을까요?
많이 맞히진 못했어도 내 생각은 많이 했겠죠?
-『그 남자 그 여자』에서-
男
요즘 보물찾기 놀이를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그녀가 제 자취방에 왔다 갔거든요.
그 때 나보고 슈퍼에 가서 콜라를 사 오라고 그러더니
그 잠깐 사이에 온~ 방에다 쪽지를 숨겼더라구요.
거울이고, 책상이고, 뭐
눈에 보이는 데는 물론이고
얼마나 구석구석 숨겨 놨는지
아직도 한참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자려고 누웠는데
뭐가 자꾸 부시럭거리기에 베개를 뒤져 봤더니
그 속에, ‘잘 자~ 내 꿈꿔~’
그렇게 적혀 있었구요.
그리고 지금 보니까 화장실에도..
그 왜 휴지걸이 있잖아요. 거기에,
‘자기야 시원해?’
그러곤 웃는 눈 모양 두 개,^^
이렇게 그려져 있는 겁니다.
아유.. 정말..
이 보물 쪽지가, 몇 개나 남아 있을까요?
그녀 덕분에
이 칙칙하던 자취방이 보물섬이 된 것 같습니다.
그녀는 정말 신기한 요정 같아요.
女
며칠 전에 처음으로 남자 친구 자취방엘 가 봤어요.
생각보단 깨끗하다 싶었는데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둘러보니까
급하게 치운 흔적이 다 보이더라구요.
가스레인지 주변엔 라면 부스러기,
냉장고엔 달랑 김치통 하나,
그리고 옷장 밑에는 신었던 양말 한 켤레가 돌돌 말린 채
엉큼하게 숨어서 웃고 있었죠.
그런 걸 보면서 마음이 좀 축축해졌어요.
이 사람, 저녁때 나랑 헤어져서 들어오면
여기서 혼자 라면 끓여 먹고, 양말을 빨고..
그렇게 살고 있구나.
그래서 메모를 많이 남겨 놓구 왔어요.
거울 앞에는 ‘우아 잘생겼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30분마다 하늘 보기’
베개 속엔 ‘잘 자 내꿈 꿔~’
마흔 개도 넘게 남겨 놨는데
지금쯤 몇 개나 찾았을까요?
서랍 제일 밑에 숨겨 둔 쪽지도 찾았을까요?
거기엔 이렇게 썼는데..
‘사랑해’라고.
『 그 남자 그 여자 』에서
첫댓글 재밋나요?ㅋㅌ
전 1도 다읽구 2도 다읽었는데 ㅋㅋㅋ
2는 못읽었어요 ㅠ_ㅠ
ㅋㅋ홍보남같소!!ㅎㅎ 농담이구..한번 볼게요~
ㅋㅋ진짜재미있어서그래 이책읽느라..손님계산도 못해드렸데니까 ㅋ꾸중먹음 ㅠ_ㅠ
울학교도서관에 1,2권다있어서 읽었따는ㅋㅋㅋ또읽고싶닼ㅋㅋ
전 같이알바하던누나의 권유로-_ - ㅋ
저는 1인가 2인가에서...남녀의 키스관점이 다르다는것 공감이 가는거같은 ㅋ
대략 한번 읽어보게 싶게 만드는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