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일
사순절 셋째 주일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마태복음 6:12)
용서를 가르친 주기도
용서는 남과 함께하는 데서 말해집니다. 남이 자신에게 잘못한 것에 대하여 앙갚음 없이 덮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이 자신에게 잘못한 것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보통 삶에서는 법으로 잘못을 규정합니다. 그런데 법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고도 잘못에 대한 말이 언제나 오갑니다. 그런 경우 일일이 잘못을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쪽은 잘못이라고 하지만 상대방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빚의 관계는 확실합니다. 남에게 빚을 지면 빚을 준 사람과 빚을 진 사람의 관계가 분명해집니다. 그런 확실한 관계에서 빚을 탕감하여주는 것 같이 용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용서로 빚을 준 사람과 빚을 진 사람이 빚의 관계를 벗어나서 새로운 밀접한 관계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과 ‘관계’가 빚진 관계에서 용서의 함께로 새로워지기를 예수님께서 기도로 가르치신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용서로 함께함입니다. 하나님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으로 만날 때 친밀함을 가로막을 것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새로운 하나님과 함께를 들려주십니다.
하나님이 율법의 하나님이면 자신이 율법을 지킴으로 하나님과 만나게 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럴 때 율법을 지키지 못하면 하나님과 함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면 자신이 어떠한 처지에 있더라도 하나님은 용서하심으로 함께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