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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대적사
경상북도 청도군하면 소싸움과 반시 그리고 와인터널을 먼저 떠올리고 또한 와인터널을 다녀온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진작 와인터널에서 300m 정도의 거리에 있는 대적사는 가보지 않은 사람이 많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에 있는 작은 사찰 대적사는 신라 헌강왕 2년(憲康王:876년) 보조선사(普照禪師804∼880)가 토굴에 창건한 사찰로서 고려 초 보양국사(寶壤國師)가 중창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된 사원을 다시 중창하는 등 전란 때마다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조선 숙종 15년(1689) 성해대사가 건물을 세우고 불상을 모시면서부터 비로소 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천년고찰로서 이름처럼 적적하리만큼 조용하고 자그마한 사찰이다.
명부전
산신각
웅장한 숲 속에 위치한 대적사는 극락전과 산신각, 명부전, 요사채만 있는 단순한 절집이지만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하게 특이한 극락전이 있으며 보물 836호로 지정되어 있다
극락전은 극락정토로 가는 반야용선을 상징하며 극락전이 서 있는 높은 기단은 바다를 상징하는데 기단에는 바다게와 거북들이 새겨저 있고 기단을 오르는 계단에는 용이 새겨져 있어 여늬 절과는 다른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극락전
극락전은 불교도의 이상향인 극락정토를 표현하고 있는 법당으로서 주불인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보살로 봉안되어 있는 간물을 지칭한다.
대적사의 극락전은 조선 중기 이후에 다시 지은 것으로 보물 836호로 지정되어 있다.
18세기에 지어진 극락전의 규모는 정면 3칸(가로6.8m), 측면 2칸(세로4.6m)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며 또한 장식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포를 기둥과 기둥 사이에 하나씩 더 배치한 다포 양식으로 꾸몄다
극락전은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법당인데 석가여래불이 좌정하고 계신다
극락전의 우물천정과 닫집
극락전 내부의 단청
극락전 내부의 천장은 우물 정(井)자 모양의 천장으로 꾸몄는데 앞뒤로 층이지게 만들어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으며 불단 위에는 작은 닫집이 있다.
닫집 앞에는 천장을 뚫고 내려온 용 두 마리가 조각돼 있다. 또 용 바로 앞에는 천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구름 한 조각이 천장에 줄을 매달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천장에는 연화문과 가상적 오판화(五瓣花)인 보상화문의 단청(丹靑)을 하였는데 오랜 세월임에도 고고하고 은은한 빛깔이 신비롭기만 하다
극락전의 벽화는 전각을 중수하는 과정에서 많이 훼손되었으나 당초 벽화가 공포사이에 부분적으로 남아 있어 18세기 후반의 벽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반야용선의 선수(船首)를 의미하는 용두
여의주를 머금은 아(吐)상
입을 다문 훔(含)상
극락전 어간문 양쪽 평방 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데 한쪽은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고, 다른 한쪽 용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입를 열어 여의주를 물고 있는 상을 '아상(吐像)'이라고 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상을 '훔상(含像)'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처음(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즉 이 법당이 만들어진 날부터 없어지는 끝날까지 불당을 수호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 극락전은 화려한 공포의 배치와 용머리 장식 및 구름문양의 조각 등 전각가구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우수한 건물로서 조선 건축 중의 백미라고 한다.
극락전 공포와 서까래의 고고한 단청
석조기단
기단에 새겨진 문양의 배치
앞면 3칸·옆면 2칸이며 맞배지붕을 한 작은 건물이 보물로 지정된 이유는 물론 우수한 건축미에 있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이 건물의 기단 때문이다.
여러 조각의 석재를 이어 붙어 하나의 기단을 이루고 있지만 중간에 여러 번 개,보수가 있었는지 각 돌조각 마다 색이 조금씩 다르고 이음새도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으나 기단이 의미하는 뜻을 그대로 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듯 조각이 삼세하고 분명하다.
계단 오른쪽의 기단
계단 왼쪽의 기단
극락전으로 오르는 가운데 계단
게가 기어올라오자 어미거북이 새끼거북의 다리를 물고 끌며 위로 피하고 있다
거북이 어미와 새끼
3겹의 연꽃 속에 두마리의 거북이가 보이고 연꽃 옆에는 고사리문양이 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양
극락전 기단 축대면석의 H자형 선각
기단의 앞면 전체에는 H자형으로 굵은 기둥이 돌출되게 연속으로 새겨져 있고. 그 기둥 중 하나에는 어미거북과 새끼거북, 그리고 아래쪽에는 게 한마리가 새겨져 있다,
자세히 보면 게가 위로 기어오르며 접근을 하자 어미 거북이가 새끼거북이의 한쪽 다리를 물고 끌면서 게를 피하여 위로 달아나는 형상이다.
이 극락전의 기단에는 절간의 문양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게가 등장하는 것이다. 거북은 3겹의 연꽃 속에서도 발견되고 계단 앞의 독립된 석조물에서도 발견이 되는데 이것은 바로 이 기단이 바다를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기단에 연꽃을 새겨 놓은 것은, 반야용선도 벽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물 위에 떠있는 연꽃과 같은 것으로, 서방 극락정토의 구품연지에서 피어나는 연꽃을 상징한다
계단 오른쪽 소맷돌에 조각 되어있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 거북이, 연꽃 봉오리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려는 용
바다를 상징하는 거북
용머리 앞쪽에 연꽃봉오리가 있다
계단 왼쪽 소맷돌에 있는 소용돌이 모양의 문양이 두게 있고 사이에는 은행잎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다
(해석이 어렵다. 보시는 이 마음대로 생각하시길...)
계단 앞쪽에 세워진 돌에도 거북이 조각되어 있다. 한쪽의 것은 사라진듯....
이 기단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돌계단 오른쪽 옆에 장식된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 조각이다. 용조각 아래에는 거북이 놀고 있고 용머리의 앞쪽에는 여러 개의 연꽃 봉오리가 있다
기단의 소맷돌에 용비어천도가 새겨진 곳은 국내에서 이 곳이 유일하다. '용비어천도'란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또는 조각을 말한다.
계단의 반대측 측면에는 바다의 사나운 물결을 의미하는 소용돌이가 깊게 새겨져 있는데 태극무늬 같기도 하고 고사리무늬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석조기단은 거친 바다를 의미하며 극락전은 바로 극락정토를 향해 나아가는 한 척의 배, 즉 반야용선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야용선도가 그려진 사찰의 벽화를 보면 대부분 중생들이 타고 있는 반야용선이 푸른 바다 위를 항해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것을 대적사 극락전 건물에 적용해 보면 극락전 법당은 반야용선의 선실이 되고, 기단(축대)은 출렁이는 바다가 된다. 기단 면석에 새긴 거북, 게 등의 수생동물들은 바로 기단을 바다로 상징화하여 새겨놓은 것이다.
반야용선(청도 운문사의 벽화)
이와 같은 바다생물을 문양으로 사용한 건물은 여수 흥국사 대웅전, 해남 미황사 대웅전에서도 찾아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희귀한 예이며 이런 문양들은 17세기 이후의 건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문양들이다
여수 흥국사 대웅전 석조기단에는 양쪽 모서리에 거북이 한마리씩 새겨져 있으며 해남 미황사 대웅전의 기둥을 받치는 주초석에 거북이 새겨져 있다.
해남 미황사 주초석의 게와 거북
대적사 금강문에는 양쪽에 각각 한문씩의 금강역사가 그려져 있다
금강문에 그려진 금강역사상
석종형 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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