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대장정의 마무리,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울산 - 양산 덕계 29km)
조선통신사 걷기행사 19일째인 4월 19일, 4.19 혁명 5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귀한 목숨 바친 영령과 부상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위로를 보낸다.
아침 7시에 어제 저녁식사를 했던 강동한정식집에서 백반으로 아침을 들고 울산동헌으로 향하였다. 숙소가 시장통에 있어서 쉬운 길도 햇갈려 여러 사람이 8시 출발시간에 맞추지 못하여 10여분 늦게 양산 덕계주민센터까지 29km의 걷기를 시작하였다. 고얌문 교수가 속한 산악회 회장이 출발장소에 나와 인사를 하고 귤도 선물해 주어서 감사하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산들 불어 걷기에 좋은 상황이고.
울산 지리에 밝은 고 교수가 태화강변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여 잘 가꾸어진 태화강변 길을 4km 가량 걷는 기분이 좋다. 강둑에는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보리도 이삭이 펴서 새로 돋는 나무 잎과 함께 울산의 번영을 상징하는 힘찬 약동의 기운을 느낀다. 우리들도 그런 기운을 담아가면 좋으리라.
9시 20분 경 강변길이 끝나가는 삼호교 아래 공터에서 10여분 쉬다가 다리 위로 오르니 교통경찰이 에스코트를 시작한다. 여경도 끼어 있고, 다리를 건너 부산, 양산 가는 길로 접어드니 울산대학교가 나온다. 무거동을 지나 오르막길을 한참 걸어가니 문수실버복지관 앞에 쉴만한 공간이 있다. 10시 10분부터 10여분 쉬다가 고개를 마저 오르니 울산 남구에서 울주군 청량면으로 이어진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듭하며 5km쯤 부산방향 국도를 따라 걸으니 11시 30분 경에 GS 칼텍스 문수주유소에 이른다. 15분 가량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니 곧 울주군 웅촌면에 접어든다. 웅촌면소재지에 이르니 4월 하순에 박제상관련 축제가 열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를 보니 신라국사로 대마도에서 순국한 박제상의 고향이 울산인 것이 생각난다. 조선통신사가 반드시 거쳐가는 길목인 대마도에는 그의 순국비가 세워져 있더라.
문수주유소에서 7km 쯤 거리인 웅촌면 대대리의 말마을 손 칼국수집에 도착하니 오후 1시, 그집에서 찐만두와 칼국수로 점심을 들고 2시에 오후 걷기를 시작하였다. 10여분 걸어가니 어느새 울산광역시 경계를 지나 경상남도 양산시 서창동에 들어선다. 관할이 달라지니 경찰관도 임무교대를 하여 양산경찰서에서 나와 에스코트를 하고.
양산시 서창동 중심부를 지나니 시장통에 물건이 많고 행인들도 붐빈다. 주민들에게 장날이야고 물으니 그렇다고. 서창동을 지나니 웅상출장소 관할인지 웅상이라 이름 붙인 간판들이 많이 보인다. 5km 쯤 걸었을까, 3시 10분에 조은현대병원 앞 쉼터에서 10여분간 쉬며 아침에 울산동헌에서 선물로 준 귤을 나누어 들기도. 비타민이 건강에 좋다는데 모두들 맛 있게 먹는다.
3시 20분에 마지막 코스를 걷기 시작하여 4시 10분에 덕계주민센터에 도착하였다. 양산시 웅상출장소장과 덕계동장이 나와 일행을 맞이하고. 일행을 대표하여 아베 후타카 씨와 종사관인 고양문 교수에게 꽃다발을 증정한 후 안효철 출장소장은 환영인사를 통해 조선통신사 한일우정걷기 일행의 양산방문을 환영하며 연일 강행군한 일행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다. 일본의 지진피해에 대한 위로도 뻐뜨리지 않고. 엔도 야스오 일본대표는 따뜻한 환영에 감사하며 부산까지의 걷기를 마치는 마지막 밤에 이른 것을 회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였다.
기념촬영을 끝으로 환영행사를 마친 후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로 향하였다. 오후 4시 40분에 숙소에 여장을 풀고 몸을 씻은 후 잠시 쉬다가 6시부터 숙소 가까운 곳에 있는 쌈촌 식당에서 샤브샤브와 맥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들었다. 생일을 맞이하는 신향순 여사를 위하여 케이크를 자르고 축가도 불렀다. 아침에 박성화 씨가 울산에서 합류하고 김태영 이사가 서울에서 내려와 저녁 자리에 합석하였다. 식사 후에는 그동안 겪은 불편사항과 건의 등의 의견교환이 있었다. 화장실이 불편하고 걷기에 열중하느라 대화가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나왔고 스탶들이 애쓴다는 격려의 말도.
하루 하루가 힘들고 보람 있는 날, 내일이면 서울 - 부산 524km 대장정의 마무리를 짓게 된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