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 정 영화 속에서 보았던 위용 당당한 바이킹족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노르웨이는 어떤 나라일까? 호기심과 기대에 조바심하며 오슬로에 도착한 것은 8월 초순 햇볕이 눈부시던 어느 오후였다.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하여 악조건의 자연환경 속에서도 GNP가 7만4천불로 높은 선진국가란다. 세계에서 가장 사회복지를 잘 이룩한 불굴의 정신은 어쩌면 바이킹의 투지를 이어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슬로 시내를 들어가려면 통행세를 내야하는데 아마 시내에 많은 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환경보호차원과 교통난 해소를 위한 하나의 수단인 것 같다. 세계최대라는 프로그네르 조각공원, 이 나라의 천재조각가 비겔란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3점의 조각 군을 프로그네르 공원에 장식하여 비겔란 조각공원으로 조성하였다. 세계적인 조각가 비겔란은 북유럽의 로뎅이라 불리기도 한다. 공원 출입구에 인생의 다리100m에 58체의 청동 동상으로 장식되어있는 다리 밑은 물새들이 떠다니는 내로 둘러싸인 어린이 섬에 태아가 잉태서부터 성장하는 순서를 동상으로 표현한 8개의 변천 과정을 형상화하여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진지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조각들은 새삼스럽게 인간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며 따뜻하고 아늑한 어머니배안 같은곳, 섬이기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고향 같은 정감이 가기 때문일 게다. 비겔란 조각공원에 우뚝 서있는 그 유명한 모놀리텐이란 (인간 기둥이란 뜻)은 압권이었다. 조각의 무게가 260t 높이가17.3m의 거대한 화강암 돌기둥에 새겨진 인간의수가 121명이나 된다하니 세계의 어떤 조각가가 일찍이 이만한 규모의 작품을 구상했던가? 조각 예술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그 규모나 정교한 조각술에 감탄과 경외감을 느껴 주눅들게 하였다. 모놀리텐의 인간상을 자세히 조망해보니 조각 속의 남녀노소가 모두 하늘을 향해 필사적으로 오르는 모습들이다. 왜 저런 모습으로 새겨졌을까? 하늘의 신에게 구원을 간구 하는 것일까? 아니면 더 높은 곳을 얻으려는 인간들의 허망한 몸부림을 표현한 것일까?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도드라지게 조각되어 있는 탑으로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을 간결하게 잘 나타내고 있는 듯 하였다. 인간 기둥에서 인간의 욕망과 번뇌와 생존 경쟁과 희로 애락과 생로병사의 모든 것이 압축되어있는 듯하다. 인간이 태어나 세상을 영위하며 겪는 모든 고뇌의 삶이 동서의 차이가 없음을 이 작품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다. 비겔란 공원은 비겔란이 작은 분수대를 제작하여 오슬로시에 기증했는데 시는 국회의사당 앞에 작품을 설치하였고 보는 이들의 찬사를 받으면서 그의 천재성이 인정되어 오슬로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세워진 것이라 한다. 비겔란은 그의 제자들과 함께 20여 년에 걸 처 이 공원을 완성하였다하니 그의 열성과 예술혼을 느낄 수 있으며 호수와 꽃과 예술의 조화를 이루어 세계적 명소가 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한때는 해상을 누비며 세계의 뱃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용맹스런 해적 바이킹의 후예들이기에 앞서 예술인과 그 예술을 아끼고 이해 할 줄 알았던 심미안을 가진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노르웨이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눈 녹듯 녹여버리기에 충분했다. 비겔란으로 인하여 노르웨이는 위대한 예술의 나라이며 노르웨이는 예술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영원할 것이다.
첫댓글 관광 잘하고 갑니다.
눈에 선하게 떠 오릅니다. 덕분에 오슬로, 조각공원 구경 잘 하였습니다. 조각공원 사진도 올려주셨으면.......
사진도 있지만 사진을 올릴줄 모른답니다.
비겔란의 솜씨를 감탄하면서 조각공원을 감상하던 지난날이 새로워 지네요. 글로 흔적을 남길수 있음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다시금 느낍니다.
후진국들이 부러워하는 세계최고의 복지국가 노르웨이를 다녀오셨군요, 선생님의 작품을 대할 때 마다 저는 놀랍기만 합니다. 몇군데 해외여행을 하고도 제대로된 글 하나 못쓰는 저에 비해 참으로 대단하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꿈에나 그려보는 조각 공원을 여행 한듯 실감나게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