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정자 몇 개는 찾아봤다.
영보정은 최씨와 신씨의 협력이 좋아 보였다. 건물도 웅장하고
주변의 나무도 컸다. 강진을 오고갈 때 길 옆에 잇었던
장암정은 지나기만 하고 들러보지 못했다.
해남을 다니며 영암읍 외곽도로 군서 나가는 쪽으로 있는
망호정과 부춘정은 본 적이 있다.
망호정은 동네 사람들의 우산각처럼 가깝지만 그 앞의
분홍 연꽃이 좋아 멈추기도 했다.
영암에서 광주로 오다보면 영팔정 이정표가 2km 남짓이다.
나주와의 군계부근에 벽류정 이정표도 보이는데 항상 지나친다.
어둡기 전에 광주로 오는 길에 영팔정과 벽류정은 둘러보아야 할 곳이다.
청에 인사관련 보충서류 한장을 던져주고 광주로 온다.
7시 바보의 퇴근 시각에 맞춰 김교장님 내외와 저녁을 먹기로 한지라
시간 여유가 있다.
신북면사무소를 지나 금정쪽으로 동쪽으로 향한다.
신북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나란힌 낮은 언덕 위에 서 있다.
길 가에 모산마을 안내석이 있고 대정승이 지낸 곳이라고 한자로 써 있다.
류시연의 의병비까지 보고 잠깐 운전해 나아가니 영팔정 이정표가 커다랗다.
20년전인가 언젠가 지났던 같기도 하다.
차를 세우고 옷을 단단히 챙기고 나온다.
한쪽을 온통 치료받고 작아진 느티나무 보호수 뒤에 영팔정이 서 있다.
오른쪽 옆 기둥 세개는 높게 돌을 깍아 기둥을 만들었다.
조선초기 전라관찰사를 했다는 이의 후손이 세운 정자인데
류씨들은 모정이라 했는데 후에 율곡 선생등이 주변의 경치를
8경으로 읊어 영팔정이라 했다 한다.
낮은 산봉우리가 보이기도 하지만 낮은 야산 지대에 뭐가 명당인지 나의
안목으로는 알아볼 수 없다.
뒷쪽 긴 살림집 뒤의 죽봉사우는 문이 닫혀있다.
추운 겨울 무더위 쉼터라고 씌여진 노인당 앞에는
유모차 몇 개가 띄엄띄엄 서 있다.
마을 안쪽으로 잠깐 걸으니 이천미술관이 기세좋게 몇 동 서 있다.
정기휴일은 월요일이라는데 문이 잠겨잇다.
류씨 기념관도 보인다. 바깥의 조각품과하늘을 보다가 추워서 다시
영팔정으로 돌아온다. 다행이도 하늘은 흰구름 몇 개 있지만 파랗다.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광주에 도착해 기훈이가 갖다준 민어 부레에
막걸리 한잔 마시고 바보와 함께 김교장님네를 만나러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