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눈이 떠졌다.
드디어 캄보디아에 가는 날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책자에서 만났던 앙코르 와트를 오늘 드디어 만나려 국경을 넘는구나.'
생각만해도 신이나고 즐거워서 콧노래가 절로 났다.
요상스런 냄새가 진동하는 위앙따이호텔 골목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올랐다.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아마 우리나라 골목에서도 쉰 김치냄새와 마늘냄새로
'이게 무슨냄새야 몹시 역겹구먼.'할테지.
버스를 타고 달리노라니 태국에는 이름을 알 수없는 꽃과 나무들로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나는 옆에 앉은 비수님에게
"저 꽃 이름이 뭘까요? 정말 이쁘죠?"
형형색색의 여러가기 꽃과 시원스레 자란 나무들 모든 것이 경이요. 새로움이었다
참으로 특이한 것은 자귀나무가 우리나라 마을을 지키는 느티나무처럼 울창하고 커다란 거목이었다는게 제일로 볼 거리였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대지 자그마한 동산 하나 허락하지 않고 지평선만으로 펼쳐져 있었다는 것이다.
온 통 푸른색의 꽃과 나무는 하루종일 보아도 실증 날 줄 몰랐다.
드디어 국경에 도착
떠나기 전 친구 세오녀가
"국경에서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여권 잃어 버리면 큰 일이나니까 가방은 항상 앞으로 하고 손으로 잡고 있으라. 한 눈 팔면 어느세 자크 열고 소중한 소지품 다 잃어 버리는 수가 있다."
친구 말이 아니어도 첫 외국여행인지라 가슴은 조마조마,국경에서는 지갑 챙겨야지 그리고 그 곳 사람들의 삶도 보아야지 정말 우왕좌왕 바쁘고도 바빴다.
온통 흙먼지 길에 그 나라의 특유한 향신료 냄새에 그리고 맨 발로 구걸을 하는 아이들.........
무척 긴장한 와중에도 왠지 모를 안스러움이 울 컥 가슴을 짓 눌려 왔다.
그런데 여권을 체크 하는데 향기야님
"여권이 없네.아까 100불짜리 넣어서 분명히 가방에 넣은 것 같은데......"
솔직히 처음 향기야님의 독백에는
" 천천히 찾아 보세요.어디 잘 둔다고 깊이 두신 건 아닌지."
"아니야.다 찾아 보았어....."
향기야님의 얼굴은 하얗게 변하고 자초지종을 들은 이종원님의 얼굴도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그 날 아침 일어나
"오늘 참 좋은 꿈을 꾸었어요.
무슨 좋은 일이 있을라나 ? 앙코르 와트에 갔는데 유자나무가 있고 유자가 주렁주렁 메달려 있었어요."
자고 일어나 꿈 이야기를 하니 비수님은
"그랬어요. 누가 남해사람 아니라 할까봐."
나는 '어제 밤 꿈이 좋았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여권 못 찾으면 향기야님은 다시 돌아 가야 한다는데 남은 우리는 답사를 할 수 있을까 ?혼자 어떻게 가시나........'
여러가지 잡다한 생각으로 국경을 넘으면서도,입국서를 쓰면서도, 그리고 꾀재재한 그 나라 아이들을 보면서도 말은 못 하고 온 통 향기야님의 여권으로 신경이 모아져 있었다.
그런데 희소식
"여권이 버스에 떨어져 있는데 기사 아저씨가 버스를 돌려 가져 온다네요."
누군가의 외침에 모두들 박수를 쳤다.
'그럼 그렇치 예사 꿈이 아니었는데......'
혼자서 안도 하니 그제서야 국경에서 구걸하는 캄보디아의 아이들이 보인다.
아직 어린 아들이 있는 나는 유난스레 아이를 업은 누나나 언니들에게 더욱 더 애정이 갔다.
그러나 세오녀
"아이들 불쌍하다고 동전 주면 감당 못 한다. 주는 사람에게 우르르 몰려 온다."
정말 1달라 짜리를 억수로 바꾸어서 전부에세 한 장씩 주었으면....
우리도 예전에 저런 시대가 있었다는데...
저들도 이제는 달라지는 시대를 만났으니 조만간 잘 살아 질거야.'
혼자서 위안을 하며 그랜드 다이야몬드 호텔에서 식사를 했다.
창 하나를 두고 밖에는 굶주린 사람으로 넘쳐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호텔 뷔페에는 남아 도는 음식들로 주체를 못 하는 듯 했다.
솔직히 배고픔에 많이 먹었지만 호텔 밖 아이들을 떠올리니 가슴이 찡하고 목이 걸렸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데....
내가 무슨 힘이 있나,이런 모습을 보고 한비야라는 여성이 세계여행끝에 세계구호단체로 들어 갔구나.'
그 사람의 생각에 깊은 동조를 하고 위안을 했다.
다시 버스에 올라 쭉쭉 뻗은 길과 강을 지나며 캄보디아라는 나라를 달렸다.
그 곳에도 여전히 대지는 지평선 이었고 바나나나무와 코코넛나무로 채워진 길을 달리고 또 달렸다.
적도 부근의 나라여서 일까? 버스에서 내리기만 하면 쩍끈쩍한 날씨가 짜증나기 좋을 날씨임에도 맵시님의 시원스러운 노래 솜씨와 그리고 웃는 돌님의 유우머, 그리고 전남도청 식구들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여행의 묘미를 몆 갑절 재미나게 했으니....
'이번 여행은 신이 나겠구나.'는 예감을 받았다.
드디어 살리나호텔에 도착 샤워를 하고 또 줄을 세워 그 나라 도시에서 저녁을 먹겠다고 다 들 우르르 시장으로 갔다.
그런데 난데 없는 스콜, 우르르 쾅쾅,쫙쫙 금세 거리는 한강으로 변하고 그 참에 우리는 거리 노점상에서 한 시간씩 앉아 식사를 했다.
9월12일 하루는 그렇게 끝나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수줍은 웃음이 압권인 캄보디아 사람들 영원히 그 웃음만은 잃지 않았으면.....
첫댓글 드뎌 나으 실수를 들어 내 주었구만...흑..흑....도저히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실수 였는데..휴..그땐 정말 아찔 했었지,나 혼자 방콕에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 하니...하느님께 감사를!
정말 아찔했을거예요...ㅋㅋㅋ 예전에 홍콩에서 마카오로 들어가는데...직장 동료가 여권이 없어져서 같이 못 들어갔잖아요...
차분하신 향기야님도 놀래셨겠군요... 저도 해외여행 때 여권을 분실할까봐 너무 자주 챙기다보니 여권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어요.
재심님의 즉석에서 쓴 시낭독이 생각나는군요 후편이 기대 됩니다......
순심이 재심이...^^ 아줌마 아자~~!! 이번에 글 올려서 집안 살림살이 하나 보태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