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도록 수행 독려, ‘풍경(風磬)’
사찰의 ‘풍경(風磬)’은 법당, 누각의 처마 끝이나 불탑의 옥개 부분에 매달아 소리를 나게하는 사찰의 불구를 말한다. 범종을 축소한 형태로 만들어진 풍경은 장엄구의 하나로 풍령(風鈴) 또는 풍탁(風鐸)으로도 불린다.
풍경은 궁궐이나 서원 등 유교 건축물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사찰 전유물로 소리와 형상의 두 가지 요소가 묘하게 결합된 매력적인 건축 장식물이다. 우리나라 사찰에는 대부분 법당이나 불탑 등에 풍경을 매달아 두고 있다.
풍경의 방울에 물고기 모양의 작은 금속판을 매달아 두는 것이 상례다. 종 안에는 바람에 흔들려 벽을 쳐 소리를 내는 물고기 모양의 '탁설(鐸舌)'이 달려 있다. 탁설은 아주 드물게 연꽃 모양으로 된 것도 있다. 이 때문에 풍경을 일명 '종어(鐘魚)'라 하고, 풍경 소리를 '종어성(鐘魚聲)'이라 한다.
바람결에 흔들려 맑고 호젓하고 은은한 풍경소리는 고적한 사찰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다. 풍경은 요령과 같이 화려하고 다양한 조각은 볼 수 없지만, 대부분 일반 범종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큰 것은 20㎝가 넘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 10㎝ 내외의 소형이 많다.
풍경은 형태나 재질에 따라 그 절의 사격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본래는 수행자의 방일이나 나태함을 꾸짖는 경세(警世)의 의미가 강하다. 즉 물고기가 잘 때도 눈을 감지않는 것과 같이 수행자도 잠을 줄이고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수행적인 의미를 지닌다.
풍경의 본질은 소리에 있다. 불교에서는 귀에 들리는 것은 다 부처님의 음성이요,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부처님의 상호라고 하여 두두물물이 부처님 설법이라고 한다. '문성오도(聞聲悟道)'라는 말도 있다. 소리를 듣고 도를 깨친다는 말이 있듯이, 풍경은 장식물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참고: 법보신문>
[출처] 깨어있도록 수행 독려 ‘풍경(風磬)’|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