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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걸춘향] 06 - '이젠 버틸 수 없다고....’ 이별의 습작
씬1/ 스키장 일각 (N)
몽룡, 춘향 두고 돌아 나오는데 화난다.
춘향, 홀로 남아서 조용히 눈물 흘리고 있다.
몽룡찾아 나온 채린, 멀리서 두 사람 지켜보고 상황 짐작된다. 회심의 미소.
씬2/ 콘도 방 문 앞 (N)
몽룡 짐 들고 문열고 나오면 채린 ‘몽룡아’ 마주친다.
몽룡 : 다리도 그런데 내가 누나차로 집에 데려다 줄게 가자. 짐 챙겨서 나와. 먼저 내려가 있을게.
채린 : 그 그래... (하면서 기분 좋다)
씬3/ 콘도 앞 (N)
몽룡, 채린 차 앞에서 기다리는데 들어오는 춘향 마주친다. 두 사람, 불편한 시선 말없이 오가는데
채린, 짐 챙겨서 나온다. 몽룡, 채린 짐 받아서 차에 넣어주고 차에 타는데 춘향, 그런 몽룡 말없이 보고만 있다.
이때 학도, 콘도 발코니에서 이 상황 내려다보고 있다.
채린 : (춘향에게) 우리 먼저 갈게. (올라탄다)
몽룡, 백미러에 비친 춘향 슬쩍 보는데 마음 안 좋다.
채린 : (표정 살피고) 정말 괜찮겠어?
몽룡 : 서두르면 자정 전에 도착 할 꺼야. 가자.
채린 차 출발하고, 춘향 아프게 보다가 돌아서는데 눈물이 글썽하다.
학도, 그런 상황 지켜보며 왠지 화가 난다. 표정 차갑다.
씬4/ 채린 차 안 (N)
몽룡, 굳어서 운전하는데 채린, 표정 살피다가.
채린 : 나 때문에 니들이 자꾸 힘들어 지는구나. 내가 문젠거지?
몽룡 : 아냐.
채린 : 아까 한 말... 부담스럽니? 부담스럽게 하려고 한 말이 아니었는데...
몽룡 : 누나 때문 아냐. 예전부터 쌓여있던 춘향이랑 나, 두 사람 문제구, 오늘 그 답을 들었을 뿐이야.
채린 : 그래서... 정답 찾은 거 같니?
몽룡 : ... 응 ...
채린 : (마음 놓인다)
몽룡 : (표정 굳은)...
씬5/ 몽룡 차안 (N)
지혁, 운전하고 단희, 조수석에 앉아 있다. 춘향, 뒷 자석에 구겨져 있는데 아파 보인다. 마음도 심란.
단희 : (툴툴) 용용이 갠 또 왜 삐진거야. 지가 먼저 오자고 설레발 쳐 놓곤 이게 뭐야.
지혁 : (춘향 돌아보고) 많이 아파? 근처에 병원 있나 찾아볼까?
춘향 : (힘없이) 괜찮아.
단희 : 용용이 이 나쁜놈. 지 마누라 아픈 건 안보이고 그 백여우 발목 삔 것 만 보여? 으휴~
지혁 : (그만 좀 해! 쿡 찌르며 눈치 준다)
춘향, 창 밖만 하염없이 보는데 창문에 비친 자신 모습 처량하다.
씬6/ 몽룡집 앞 (N)
춘향, 집 앞에서 초인종 누르려다가.
춘향 : 혼자 온 거 아시면 걱정하실 텐데...
집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춥고 아프고 지쳤다. 쓰러질 듯 위태롭다.
씬7/ 몽룡집 거실 (N)
몽룡부, 해동검 닦고 있고. 몽룡모, 연속극 보는데 고급 자동차 나오면.
몽룡모 : (탐난다) 여보 우리 이참에 차 바꾸는게 어때요? 춘향이 등록금 굳은 거도 있는데.
몽룡부 : (버럭)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차를 바꿔.
몽룡모 : (삐죽) 딴 집 며느리들은 자동차다 모피코트다 바리바리 싸짊어 지고 오는데 걘 해 온 게 뭐 있어요.
우리 몽룡이 한국대 턱하니 붙었겠다. 고시 붙어서 판검사라도 되봐요. 지금 걔 처지에 가당키나 한 자리에요.
몽룡부 : (한심한) 그렇게 따지면 우린 춘향이 한테 큰절이라도 올려야돼!
몽룡부, 큼큼 일어나 해동검 들고 나가면 몽룡모 삐죽거린다.
씬8/ 몽룡집 마당 + 집 앞 (N)
몽룡부, 주변 살펴보고 주머니에서 사과 하나 꺼내든다. 사과 홱 던지고 이얏! 하고 내리치는데 데굴 데굴 굴러 떨어지는 사과.
‘아 안되네~!’ 사과 다시 집어 들려는데 문 밖에 사람 그림자 발견한다.
몽룡부, 거기 누구요? 하고 다가가 문열어보면 춘향이 식은땀 흘리며 쓰러져 있다.
몽룡부 : (놀라서) 춘향아! 아가! 정신 좀 차려봐라 아가!!
정신 잃은 춘향.
씬9/ 춘향방 (N)
몽룡부, 춘향 업어다가 침대에 눕히고 몽룡모, 뭔 일이래. 싶어 당황스럽다.
몽룡부 : (이마 집어보고) 펄펄 끓네. (몽룡모에게) 뭐하고 섰어? 가서 해열제 좀 찾아봐.
몽룡모 : 알았어요. (급히 나가면)
춘향 : (정신 잃고 희미하게) 몽룡아... 몽룡아...
몽룡부 : 몽룡이 이 녀석은 얠 이 지경으로 놔두고 어딨는 거야.
씬10/ 휴게소 일각 - 채린 차안 (N)
채린, 앉아있고 몽룡 내리며.
몽룡 : 누난 그냥 앉아 있어. 내가 뽑아올게. 밀크커피?
채린 : 응. 니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
몽룡 : (희미하게 웃고 간다)
씬11/ 휴게소 일각 (N)
몽룡, 자판기 앞에서 주머니 뒤지다가 약봉지 나온다. 아차! 싶다.
몽룡 : 약이라도 주고 올걸... (걱정된다)
씬12/ 휴게소 일각 - 채린 차안 (N)
몽룡 전화기 울린다. ‘아버지’ 떠있다.
채린 : (잠시 망설이다 받으며) 아버님 안녕하세요. 채린이에요.
씬13/ 춘향방 (N)
몽룡부 : (싸늘해 지는) 몽룡이 전활 왜 채린이 니가 받는 게냐.
씬13-1/ 휴게소 일각 (N)
채린 : (당황) 네... 몽룡이가 저 서울까지 바래다주는 길이에요. 지금 잠깐 휴게소 들러서 커피 뽑으러 갔거든요.
씬14-1/ 춘향방 (N)
몽룡부 : 당장 내려오라고 해. 춘향이가 많이 아프다. (끊고 춘향 안타깝게 쓰다듬으며) 불쌍한 것.
(하다가 몽룡 생각에) 에이 못 쓸 놈.
춘향, 신음소리 내며 아프다.
씬13-2/ 휴게소 일각 (N)
채린, 전화 들고 망설이는데, 춘향이 만들어준 핸드폰 악세사리 눈에 들어 온다.
안되겠다 싶어 몽룡 전화기 전원 꺼놓고 제자리에 놓는데.
몽룡, 차 문 열고 들어와 커피 건넨다. 표정 우울하다.
채린 : (불안하다... 하지만 밝게) 우리 음악 들으면서 가자. (음악켜면)
==> 인서트
춘향, 초보주제에 정신 사납게... 쿠사리 주던 장면.
몽룡, 괜히 반발심에 음악 볼륨 더 크게 올린다.
씬14/ 채린 집 앞 (N)
몽룡 채린, 집에서 내리는데.
채린 : 늦었는데 자구 내일 가. 우리 엄마, 너 보면 좋아하실꺼야.
몽룡 : 아냐. 심야고속 타면 돼. 갈게. (돌아서려면)
채린 : 몽룡아. 니가 찾았다는 정답, 나한텐 언제 얘기해 줄꺼니?
몽룡 : (멈칫) 내 마음 완전히 정리되면, 그때 누나 찾아올게.
채린 : 오래 기다리게 하진 않을 꺼지?
몽룡 : (자신 없는) 응... 잘 자.
몽룡 가는 뒷모습을 채린, 불안하게 지켜본다.
몽룡, 터덜 터덜 걸어가다가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서 보는데 전원 나가있다.
전원 켜면 ‘음성 메시지’ 들어와 있다.
씬15/ 춘향방 (N-D)
/ 춘향에게 약 떠 먹이는 몽룡부.
/ 춘향 이마에 냉찜질 계속 갈아주는 몽룡부.
/ ‘몽룡아... 가지마...’ 하며 정신 잃고 신음하는 춘향.
/ 아침 밝아온다.
춘향, 부스스 일어나 보면 의자에 앉아 뒤로 졸고 있는 몽룡부. 밤새 자신을 간호하셨구나 싶어 울컥 눈물 날 정도로 고맙다.
몽룡부, 뒤로 졸다가 허걱 놀라 스스로 깬다.
몽룡부 : 춘향아. 일어났구나. 몸은 괜찮구...
춘향 : 네. 밤새 이러구 계셨던 거에요?
몽룡부 : 밤새 열이 안 내려서 뭔 일 나는 줄 알았어. (웃음) 다행이다.
춘향 : 아버님... (눈물난다)
몽룡부 : (쑥스러워) 큼큼. 열이 내렸으니 뭐라도 먹어야지. (일어나는데)
춘향 : (결심한 듯) 아버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몽룡부 : (불안한 듯 본다)
씬16/ 몽룡 집 앞 거리 (D)
몽룡, 달려 들어오는데.
씬17/ 춘향방 (D)
몽룡부 춘향 심각하게 앉아 있는데.
몽룡부 : 니가 이러는게 채린이 때문이냐?
춘향 : (놀라운)...
몽룡부 : 그 일이라면 걱정마라. 몽룡이 이놈 다리 몽댕일 분질러서라도 다 잡아 놓을테니.
입학까지 기다릴꺼 없이 당장 식부터 올리자.
춘향 : 아니요.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몽룡부 : (안타까운) 정 채린이가 신경쓰이면 둘이 못 만나게 내 단도리 하마.
춘향 : 채린언니 때문이 아니에요.
몽룡부 : ?
춘향 : (고개 젖는) 제가 힘들어서요. 몽룡이 보는게 너무 힘들어요... 제가 ... 몽룡일 많이 좋아합니다.
몽룡부, 놀라는데.
씬18/ 몽룡집 거실 (D)
몽룡모, 하품하며 방에서 나오는데 급하게 뛰어들어오는 몽룡.
몽룡모 : 이제 들어오니?
몽룡 : (다급하게) 춘향인? 괜찮아?
씬19/ 춘향 방 + 방문 앞 (D)
춘향 : (눈물) 제가 좋아해서 못 보겠어요, 몽룡이 힘들어하는 거.
좋은 사람 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고, 나 때문에 등돌리고 돌아서는 거...
몽룡부 : (안타까운)...
춘향 : 너무 힘들고,, 너무 아파서,, 이제 그만 할래요. (눈물)
몽룡 : (계단 뛰어 올라와 춘향 방문 열려는데)
몽룡부 : 그래서 어쩌겠다는 게야.
춘향 : 이 집에서 나가겠습니다.
몽룡 : (몽룡부와 춘향 소리 듣고 멈칫한다)
춘향 : 더 이상 몽룡이 못 보겠어요. 이젠 같이 있기 싫어요. 저희, 헤어지겠습니다.
몽룡 : (듣고 놀란다. 그랬구나 싶어 문고리 잡았던 손 스르르 놓는다)
몽룡부 : 몽룡이랑은 얘기 된거냐?
춘향 : 네. 헤어지기로 결정했습니다.
몽룡부 : 니 맘이 그렇다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구나. 생각해보자.
몽룡, 멍해져서 돌아 나온다.
씬20/ 천변 (D)
몽룡, 주저앉아 물위에 돌 던지며.
몽룡 : 성춘향, 그렇게 급했냐. (돌 던지는 속도 빨라지며) 나랑 헤어지는게 그렇게 급했어? 여태껏 참고 사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벌떡 일어나며) 그래 헤어지자 헤어져!! 나두 원하는 바다!!
씬21/ 몽룡집 거실 (D)
몽룡부, 대야 들고 2층에서 내려오다가 들어오는 몽룡과 마주친다.
몽룡부 : 니들 헤어지기로 했냐?
몽룡 : 네.
몽룡부 : (뺨 한 대 세게 갈기고) 못 난놈.
몽룡 : (묵묵히 맞고 서있다)...
몽룡부 : 큼... (방으로 들어가면)
몽룡모 : (따라 들어가며) 여보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몽룡, 아픈 줄도 모르겠다.
씬22/ 몽룡집 거실 (D)
몽룡부모 앞에 앉은 춘향 몽룡 분위기 차갑다.
몽룡부 : 서울로 이사할 때까지 만이라도 함께 지낼 수 없겠냐.
춘향 : 따로 정리할 문제도 있고... 친정에서 지내겠습니다.
몽룡모 : (못마땅) 남원 바닥에 우릴 아주 못 쓸 집안 만들 작정이야..
춘향 : (결심한 듯) 그리고 아버님. 서울 가시기 전에 저희 혼인관계, 다 정리하고 싶습니다.
몽룡 : (놀라서 춘향 본다) ...
몽룡부 : 안된다. 이혼만은 아직 안돼. 너가 그래도 나를 시애비라 생각했으면 이것만은 내 뜻대로 해다오.
인연은 맺는 거 보다 끊는 걸 더욱 신중히 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
춘향 : (몽룡 한번 보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몽룡부 : 서울에서 지낼 거처는 내가 마련해 주마.
춘향 : 걱정해 주시는 뜻은 감사 하지만,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몽룡모 : (버럭) 어유~! 니 뜻대로 나가서 한번 잘 먹고 잘 살아 봐라.
몽룡부 : (?~ 흘기고) 사부인 공연 끝나고 돌아오시면 함께 의논해 보거라.
춘향 : 네... (하고 몽룡 보면)
몽룡, 묵묵히 바닥만 쳐다보고 있다.
씬23/ 춘향방 (D)
춘향, 짐 거의 다 싸고 책상 서랍 마지막 정리하는데 책상 서랍 속에서 혼인 계약서 나온다.
짐 속에 잘 접어 넣어두고 정든 방 한번 휘~ 돌아본다.
씬24/ 몽룡방 앞 (D)
춘향,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춘향 : 성춘향, 울지마. 넌 잘 할 수 있어.
문 벌컥 연다.
씬25/ 몽룡방 (D)
들어와 보면 몽룡, 침대에 누워 이어폰 끼고 눈감고 음악 듣고 있다.
춘향 : (애써 명랑) 야 이몽룡! 너무 한 거 아니냐? 잘 가라는 인산 해줘야지.
몽룡 : (퉁명) 잘 가라.
춘향 : 왜 그렇게 골이 났는데? 이거 계약 위반이다. 마지막엔 서로 쿨하게 헤어지기로 했잖아.
몽룡 : 난 이게 쿨 한 거야. 골 난 거 아니니까. 신경 끄셔.
춘향 : 신경끄셔? 훗~ 그건 내 특헌데. 야! 눈 뜨고 좀 봐주라.
몽룡 : 싫어. 너 신나서 나가는 거, 보기 싫다.
춘향 : (눈물 글썽) 그래 끝까지 눈뜨지 마. (눈물 흐르면 재빨리 닦고) 깔끔하구 멋지게 나가 주려고 했는데...나 갈께. (나가면)
몽룡 : (눈 더 꾹 감는다)...
씬26/ 몽룡집 현관 (D)
몽룡부모, 춘향 배웅한다. 춘향, 신발 신으려고 보면 몽룡이 사준 구두 있다. 잠시 망설이다가 구두 신는다.
몽룡부 : 짐 들어다 줄까.
춘향 : 괜찮아요.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안녕히계세요. (꾸벅)
나가면 몽룡부 따라 나가고 몽룡모, 심란하게 보내는데.
몽룡모 : 애는 참 괜찮은 앤데... (안 된 마음이 든다)
씬27/ 몽룡집 마당 (D)
몽룡부 따라 나오면 춘향 말리며.
춘향 : 나오지 마세요. 아버님.
몽룡부 : 그 아버님 소리, 한번만 더 불러줄래?
춘향 : (짠한) 아버님...
몽룡부 : 그래. 난 네 아버지고, 넌 끝까지 내 며느리다.
춘향 : (애써 명랑) 사과 자르는거 성공하시면 꼭 보여주셔야되요.
몽룡부 : 암. (눈물 나려는거 참는다)
씬28/ 몽룡집 앞 (D)
춘향, 짐 들고 혼자 걸어나온다. 집 돌아보지 않고 씩씩하게 걷지만 두 눈에 눈물 흐른다.
씬29/ 춘향방 (D)
몽룡, 휑한방 둘러보다가 책상위에 볼펜하나 남겨 진거 보면 얼른 집어 뛰어 내려간다.
씬30/ 몽룡집 앞 (D)
몽룡, 미친 듯이 쫓아가 춘향 부른다.
몽룡 : 야. 성춘향! 잠깐 거기 서봐.
춘향 : (소리 듣고 얼른 눈물 닦고 돌아보며) 이제 화 좀 풀렸냐?
몽룡 : (볼펜 주고) 이거 두고 갔잖아. 칠칠맞게 지 짐도 다 못 챙겨가구. (짐 뺏어들며) 일루 줘 봐 봐!
춘향 : 왜 그래.
몽룡 : (짐 휘휘 뒤지다가 짐 속에서 책 한 권 꺼내 들고) 이거 봐 이거 내 책이잖아.
춘향 : 그게 왜 니 꺼냐? 너 안 본다고 나 줬잖아.
몽룡 : (괜히 심각하게) 안되겠다. 길바닥에서 이럴 수 없으니까, 내가 같이 가야겠다.
짐 풀어놓고 하나 하나 따져보자구. (앞장서면)
춘향 : 이몽룡. 그냥 짐 들어다 준다고 곱게 말하면 안되냐? 꼭 이런 식으로 삐딱하게 나와야 되.
몽룡 : 먼저 삐딱선 탄 게 누군데. 뭐가 그렇게 급해서 말나오자 마자 쪼르르 달려가서 아부지한테 꼬아바치냐.
괜히 너 때매 입학이구 뭐구 다 엉망 됐잖아.
춘향 : 그만 하자. 이러다가 대판싸우면서 헤어지겠다. (짐 뺏고) 갈께.
이때 택시 오면 불러 세우고 탄다.
몽룡, 멀어져 가는 택시 보며.
몽룡 : 그래 가라가! 나두 속이 다 후련하다!
춘향, 택시 안에서 속상하다.
씬31/ 몽타쥬 (D)
/카바레 나이트 돌아다니며 월매 사진 들고 찾아 헤매는 춘향.
/장학재단 찾아가 사정하는데 거절 당하는 춘향.
/은행 찾아가 대출 부탁하는데 거절 당하는 춘향.
씬32/ 월매집 앞 (N)
춘향, 터덜 터덜 지친 발걸음으로 문 열고 들어오는데 불켜진 거실 보고 ‘엄마?’ 하고 기쁜 마음에 뛰쳐 들어간다.
씬33/ 월매집 거실 (N)
실망에 찬 춘향, 집주인 방세 받으러 왔다.
집주인 : 방세 밀린지 벌써 여섯달째야. 엄만 어디간거야? 며칠째 코빼기도 안보이고.
춘향 : 죄송해요. (하다 반짝) 아주머니, 이 집 보증금 빼면 얼마나 나올까요?
집주인 : 보증금? 밀린 월세 재하면 한 오십만원 될라나. 왜? 방빼게?
춘향 : (실망) ...
집주인 : 방 빼려면 지금 빼. 요즘 월세 찾는 사람 많아.
춘향, 고민된다.
씬34/ 남원 터미널 앞 (N)
단희, 질질 울고 있고 지혁 춘향 달래는데.
춘향 : 그만 울어. 니가 왜 울어.
단희 : 너가 너무 불쌍해서 그러지.
춘향 : 내가? 이쁘지. 몸매 좋지. 머리 좋지~ 내가 뭐가 불쌍해.
단희 : 이혼녀에 가출 엄마에 대학도 못 가게 생겼는데 불쌍하지 안 불쌍해?
춘향 : (씁쓸) 듣고 보니 그러네.
지혁 : 지금이라도 몽룡이 부모님께 말씀드려. 내일이 등록 마감일이잖아.
단희 : 내가 용용이 찾아 갈꺼야. 위자료 내노라고, 등록금 내노라구!
춘향 : 안돼! 니들 몽룡이 한테 한마디라도 해봐! 죽~울 줄 알아!
단희 : 야! 그깟 자존심이 대수야?
춘향 : (진지) 자존심 때문이 아니야. 지금 다시 돌아가면... 몽룡이 걔 미안해서 나 못 보내.
(씽긋) 친구들아! 그래도 니들밖에 없다. 서울 가서 잘 해결하고 올테니까 걱정하지마!
춘향, 말은 씩씩하게 했지만 걱정이다.
씬35/ 몽룡방 (D)
몽룡, 침대에 널부러져 있는데 몽룡모, 안달이다.
몽룡모 : 몽룡아~ 하루종일 방구석에 처박혀서 뭐해. 한국대학 입학 준비도 좀 하고, 이사 준비도 해야지.
몽룡 : 귀찮아. 엄마 나가.
몽룡모 : 몽룡아... (하다가) 엄마가 차 사줄까?
몽룡 : 엄마가 무슨 돈이 있다구.
몽룡모 : 춘향이 등록금 굳은 거 있잖아.
몽룡 : (벌떡 일어나) 뭐? 등록금?
몽룡모 : (의외네 싶은) 춘향이가 말 안하디? 춘향이 등록금, 지 돈으로 냈어.
몽룡 : (황당) 등록금을 왜 걔가 내게 해! 엄마가 내야지!
몽룡모 : 지가 내겠다고 박박 우긴걸 어쩌니~ 지금 생각해 보니까 춘향이 걔가 벌써부터 집 나갈 생각이 있었던 게야.
등록금도 그렇고. 걔 엄마, 혼수문제 나오니까 연락도 없고 코빼기도 안보이잖아.
이 모녀가 진작부터 꿍꿍이가 있었나부다.
몽룡 : 춘향이가? (하다가 화난다) 얘 진짜 너무 하는 거 아냐?
몽룡, 배신감에 화난다.
씬36/ 월매집 앞 (D)
몽룡, 씩씩거리며 달려와 보면 문 잠겨있고 대문 앞에 ‘세 놓음’ 붙어있다.
몽룡 : 아쭈! 벌써 집까지 정리했네. 성춘향, 나랑 사는 게 그렇게 싫었냐? (핸드폰 거는데)
씬37/ 고속버스 안 (D)
춘향, 핸드폰 '몽룡' 떠있는데 안 받는다.
씬38/ 월매집 앞 (D)
몽룡 : 허~이제 전화도 안 받겠다~ (열난다) 진짜 웃기는 애네.
씬39/ 공원 일각 (D)
몽룡, 지혁에게 하소연 하는데 지혁, 심란하다.
몽룡 : 잠시라도 서운해했던 내가 바보다. 걘 예전부터 나갈 계획 다 짜놨던거야. 아주 무서운애다. 춘향이 그 배신자 지금 어딨냐?
지혁 : (결심한) 춘향이 지금 서울 올라갔어.
몽룡 : 허~ 벌써 서울에 집 구하러 다닌다냐? 빠르다 빨러...
지혁 : 그런거 아냐. 임마. 춘향이 걔, 너 때문에 대학 못 갈지도 몰라.
몽룡 : (표정 싹 변하는) 뭐?
씬40/ 한국대 행정실 앞 (D)
춘향, 맘 상해서 씩씩거리며 돌아 나오며.
춘향 : 돈 없음 며칠 연기 할 수도 있는 거지. 이 큰 대학에서 그 정도 사정도 못 봐죠!
(하다가) 장학금 지급도 끝났다는데... 어쩌지...
춘향, 답답한데 이때 ‘춘향아’ 소리에 보면 채린이다.
씬41/ 학교 일각 (D)
채린, 춘향에게 커피 잔 건네면 춘향 받는다.
채린 : 요 앞이 바로 도서관이거든. 그러고 보니 우리도 선후배사이 되는 거네. 등록하러 왔니? (살피며) 몽룡이는?
춘향 : (결심) 언니, 저 몽룡이 집에서 나왔어요.
채린 : (놀라는 척) 그게 무슨 말이야?
춘향 : 우리 헤어지기로 했어요. 부모님께도 다 말씀드렸구요.
채린 : (자책 하는 척) 미안해서 어쩌니... 괜히 내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들어서...
춘향 : 사이에 끼어든 건 언니가 아니라 저죠. 이제 제자리로 돌아 온거네..
몽룡이 편한 맘으로 언니한테 달려 올 수 있을 꺼에요. 언니 두 편하게 몽룡이 받아주세요. (힘내서 웃음)
씬42/ 학교 일각 (D)
춘향, 터덜 터덜 걸어나오는데.
춘향 : (씁쓸하게 중얼) 성춘향 오지랖은 오십만평인가, 오백만평인가.. 헤어진 남편 연애하는 거 응원이나 하고 앉았고...
(한숨) 그나저나 어서 돈을 구하나. 이젠 찾아갈 데도 없는데...
춘향, 걱정걱정하며 걸어가는데 몽룡, 급하게 뛰어간다. 둘 스쳐 지나간다.
씬43/ 한국대학 행정실 (D)
몽룡, 행정대 앞에서 애가 타는데.
직원 : 성춘향 학생요? 안 그래도 아까 다녀갔는데 아직 등록 못 했어요. 장학금 신청서만 내고 갔는데요.
몽룡 : 네...
씬44/ 행정실 앞 (D)
몽룡, 안타까운 마음에 씩씩대고 나오며.
몽룡 : (화난다) 으휴 이 미련똥고집쟁이! 혼자 그 큰 돈을 어떻게 구하겠다구... (안타까운) 어디서 혼자 질질 우는 거 아냐?
하고 가다가 친구들과 있는 채린 발견하게 된다. 몽룡, 채린보고 누나~ 아는척 다가가려다가 아니다 싶어 돌아선다.
채린, 몽룡 뒷모습 보고 몽룡이 아닌가? 하다가 설마 하고 다시 돌아선다.
씬45/ 커피숍 (D)
춘향과 학도 마주 앉아 있는데.
학도 : 갑자기 서울까지 어쩐 일이지?
춘향 : 스키장에서 인사도 못하고 그냥 가서요. (꾸벅) 감사합니다.
학도 : 그 인사하러 서울까지 찾아 온 건가?
춘향 : 저... (짱구 구리는) 아저씨 하시는 일에 대해 궁금한 게 좀 있어서요. 아저씨가 능력 있는 영화 감독도 발굴하고
연예인도 키우고 그러신다고 했잖아요. 혹시 재능 있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 같은 것도 갖구 계신가 해서요.
학도 : 그런 건 없는데.
춘향 : (실망) 그래요. 돈 많이 벌면 좋은 일도 하고 그러시지...
학도 : (웃음)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지. 이제 진짜 용건을 들어볼까? (살피며) 남편한테 또 문제가 생긴 건가?
춘향 : 네?
학도 : 남편이 그 여자 따라서 도망이라도 간 건가? 아니면 또 사고라도 쳤나?
춘향 : (표정 변해서)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몽룡이 나쁜애 아니에요.
학도 : 그래? 자기 여자 두고 한눈 파는 한심한 어린애로 보이던데.
춘향 : 그 언니... 먼저 좋아하던 사람이라 그래요.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 다음사람이 끼어 들기 힘들잖아요.
걘 뒤에 서있는 내가 안 보이는 것 뿐이에요.
학도 : (가르치듯) 내 차례가 안 오면 새치길 해서라도 그 사람 마음 잡는거야..
무작정 순번오길 기다리다 포기하는 건 너무 비겁한 행동 아닌가?
춘향 : (마음 상한) 그래요 저 겁쟁이에요. 아저씨한테 왜 이런 얘길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갈께요.
학도 : 진짜 나한테 할말 없는 거야? 맘 상해서 말못하고 일어나는거 아니구?
춘향 : (대뜸) 할 말, 있어요. 처음부터 쭉 느껴왔던 건데요.
학도 : ?
춘향 : 가끔 아저씨 말하시는 거 보면 살짝, 아니 두껍게 얄밉거든요.
저는 괜찮은데. 혹시 다른 사람들한테 욕먹을까봐 드리는 말씀이에요.
학도 : 훗~
춘향 : 그럼 갈께요.
학도 : 터미널로 가는 거면 데려다 줄까?
춘향 : 버스 타고 가면 되요. 안녕히계세요.
춘향,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면 바로 ‘으휴~ 내가 못살아!’ 후회.
학도, 가는 춘향 보며 뭔가 심상치 않다 짐작한다.
씬46/ 공원 일각 (D)
단희 지혁, 모아 온 돈 늘어놓고 세어보다가.
단희 : (절망) 이걸론 택도 없어~ 아~ 우린 왜 이리도 가난한 거야. 이럴 줄 알았음 돈 많은 남자 하나 확 꼬셔 놓는 건데...
지혁 : (버럭) 야! 그런 남자들, 다 여자 얼굴만 보는 순 바람둥이들이야. (하다가) 그리구 너무 걱정마. 곧 무슨 수가 생길꺼야.
단희 : 수는 무슨 수~ 갑자기 백마 탄 왕자라도 짠하고 나타나기 전엔 춘향이 대학 가긴 다 틀렸어.
(하다가 반짝) 있다! 백마 탄 왕자. (주먹 불끈)
씬47/ 학도 사장실 (D)
학도 백실장에게 보고 받는데.
백실장 : 한단희 학생 말로는 춘향이란 학생, 시댁에서도 쫓겨나고 엄마도 도망가서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답니다.
내일이 등록 마감일이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학도 : (빙긋) 찾아온 이유가 그거였군. 한국대학에 연락해서 장학금 지원 가능한지 알아봐.
백실장 : 네.
학도, 만족스러운 표정.
씬48/ 서울 터미널 (D)
춘향, 부산행 버스표 끊고 돌아선다. 단희에게 전화 중이다.
춘향 : 장학금 받긴 힘들 것 같구, 전주 엄마 친구집에 찾아가 볼려구. 어쩜 도와 주실지도 몰라.
단희 : (off) 그래서 지금 전주 가는거야?
춘향 : 응. 지푸라기라도 잡아 봐야지.
단희 : (off) 혹시 사장아저씨 한테 연락 안 왔었니?
춘향 : (뜨끔) 아니... 그 아저씨가 무슨 일로 나한테 연락을 하겠냐?
씬49/ 남원 pc방 일각 (D)
단희 지혁, pc 게임하고 있는데.
단희 : (실망) 그래?... 조심해서 내려와. (끊고) 뭐야. 백실장님! 눈물 콧물 다 빼가며 연기 했구만, 아직도 얘기 안 한거야.
지혁 : 춘향이 지금 터미널에 있대?
단희 : 응. 전주 간데...
지혁 : 그래? ...
지혁, 단희 몰래 핸드폰으로 메시지 친다.
씬50/ 학교 일각 (D)
몽룡, 문자 메시지로 ‘춘향이 지금 전주 가려고 터미널에 있다.’ 받는다.
몽룡 : 방지혁 고맙다. (전화기 꼭 쥐고 미친 듯이 뛴다)
씬51/ 서울 터미널 일각 (N)
춘향, 힘 없이 축 처져 앉아 있다가 전화 꺼내든다. 보면 부재중 수신 이몽룡 여러 번 떠있다.
춘향, 걸까 말까 망설이다가 전화 걸려고 통화 누르려는데 옆자리에 꼬마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 춘향 운동화 위에 흘린다.
엄마 ‘아가씨 미안해요’ 하면 ‘괜찮아요’ 하다가 화장실 찾아 두리번 두리번.
몽룡, 터미널 뛰어 들어와 전주행 버스 타는 곳 확인하고 달려간다. 춘향, 화장실 들어가며 엇갈리는 두 사람.
춘향이 있던 자리에 달려온 몽룡 두리번 두리번 춘향 찾는데 없다.
씬52/ 터미널 화장실 (N)
춘향, 휴지에 물 묻혀서 정성껏 운동화 닦는다. 거울 보는데 한숨 휴~
춘향 : (자기 입 손으로 쭉 찢어) 웃자 성춘향! 웃는 얼굴에 복이 오는 법이야. (전화 울리고 받는다) 여보세요...
네, 장학금 신청했는데요. (화들짝) 정말요? (꾸벅 절까지 하며)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까지 서류 들고 학교로 가면 되나요? 네! (전화 끊고)
‘앗싸~’ 좋아 죽는다. 주변 사람들 미쳤나 싶게 쳐다본다.
씬53/ 터미널 일각 (N)
춘향,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몽룡과 마주치게 된다. 놀라는 두 사람.
몽룡 : (손목 확 잡아끌고) 멍청하게! 혼자 이러구 있음 돈이 나오냐. 가! 가서 아버지께 사정 말씀드려.
춘향 : (뿌리치며) 됐어 놔!
몽룡 : (버럭) 그렇게 내가 싫냐? 대학도 포기할 만큼 밉냐?
춘향 : 그래. 너가 밉지 그럼 이쁜 줄 알았냐. 메주같애.
몽룡 : (욱) 장난해, 그 미운 게 아니잖어. (참고) 싫어도 할 수 없다. 한번만 꾹 참아. 대학은 가야 될 꺼 아냐.
춘향 : 갈 수 있어. 혼자서두 얼마든지 갈 수 있다구.
몽룡 : 당장 등록금도 못 내고 있잖아. 이럴꺼면서 그렇게 잘난 척 하며 헤어지자고 했냐?
춘향 : (애써 태연) 너가 아직 나의 무한 잠재력을 몰라서 그러는데, 나 전액 장학금 받게 됐다! (혼자 박수치며) 와~! 잘 됐지~!
몽룡 : (실망) 진짜 무한잠재력이다, 그건 또 어디서 갑자기 솟아났냐.
춘향 : 표정이 왜 그래? 축하 안 해죠?
몽룡 : (실망) 잘났다. 성춘향. 너무 잘나서 걱정한 내가 쪽팔리네.
춘향 : 그러니까 쪽팔리게 내 걱정 말라구. 꿋꿋하게 무럭무럭 잘 클꺼다. 난 아침 일찍 학교 가봐야 돼서 여기 있을꺼야. 잘가.
(춘향 돌아서 가려면)
몽룡 : (버럭) 야! 여기까지 쫓아온 사람 성의가 있지. 그냥 내려 보내냐?
춘향 : (돌아보고) 그럼 어쩌라구.
몽룡 : (어쩔까 싶다가) 장학금 탔다며. 술이라도 사.
춘향 : (어이 없어) 벼룩이 간에 허파까지 뜯어 먹을 놈일쎄..
씬54/ 터미널 앞 (N)
학도, 차 세우고 전화하려다가 터미널에서 나오는 춘향 몽룡 발견한다. 표정 딱딱하게 굳는다.
씬55/ 포장마차 (N)
몽룡 춘향 술 마시고 있다. 술잔 짠 부딪힌다. 둘 다 조금씩 취했는데, 몽룡이 더 취한.
춘향 : 집에 잔소리 할 사람 없어서 속 시원하겠다.
몽룡 : (살짝 취한) 시원하지, 니 잔소리가 좀 독하구 시끄럽냐. 그만 자라, 일어나라, 예습해라, 복습해라, 이책 봐라, 저책 봐라.
성적 좀만 떨어지면 갈구기는 아주 밭 갈 듯이 해요.
춘향 : 은인을 몰라보네. 내가 그렇게 했으니까, 니가 대학을 붙었지.
몽룡 : 은인이라 치구... 왜 그랬냐? 잘 해주는 거 없이 맨 날 못되게만 구는데, 왜 잘해 줬냐? 미안하게...
춘향 : (멈칫하다가) 꼴등 남편 창피하기도 하고, 망나니 아들 둔 아버님, 불쌍하기도 해서 그랬다.
몽룡 : 열녀 났네. (실망) 내 그럴 줄 알았어. 우리 전교1등 마누라 그동안 망나니 남편 관리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꾸벅)
춘향 : 오냐~, (머리 쓰다듬어주며) 우리 망나니 남편두, 잔소리쟁이 마누라 참구 사느라 수고 많았다...
몽룡 : (히죽) 근데 내가 그렇게 참기 힘들게 했냐?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는 나름대로 너에게 최선을 다했어.
그걸 몰라주나. (술 취한 안타까움)
춘향 : 니 나름대로 최선에 퍽두 감동 받았겠다.
몽룡 : (취했다) 나는 너무 슬프다...마음이 아프네.
춘향 : ... 뭐가 슬픈데.
몽룡 : 니가 날 그렇게나 싫어하구, 참기 싫구. 그랬다는게 슬퍼. 물론 우리가 처음에는 좀 왠수 보듯 하구 그랬지만,
같이 살면서 최소한 친구, 그니까 단희나 지혁이 보다 쬐금 더 친한 친구는 됐다구 생각했거든.
정말 유감이 천만만만만 이다. (유감 천만만인 몽룡 테이블에 엎어진다)
춘향 : (혼잣말) 나두 니가 나 친구인거 유감천만만이다...
씬56/ 포장마차 앞 (N)
차 안에 학도, 묵묵히 포장마차 노려보며 기다리고 있다.
씬57/ 포장마차 (N)
몽룡, 꾸벅 꾸벅 조는 춘향, 몽룡 깨운다.
춘향 : 이몽룡. 소주 두 잔에 벌써 취했냐? 야.
몽룡 : ... (퍽 업어진다)
춘향, 난감하다.
씬58/ 포장마차 앞 (N)
춘향, 몽룡 떼매고 나온다. 몽룡, 춘향 머리 잡아 끄댕기며 난리 치는데.
몽룡 : (주정) 야! 성춘향! 잘 가라! 가서 잘 먹고 잘 살아라!
학도, 차갑게 두 사람 지켜본다.
춘향, 힘에 버거워 낑낑대다가 포장마차 바로 옆에 있는 허름한 여인숙 눈에 들어온다.
어쩔까 잠시 망설이다가 떡이되있는 몽룡 보고 할 수 없어 여인숙으로 들어간다.
학도, 차 안에서 지켜보는데, 딱딱하게 차갑게 굳어있다.
씬59/ 여인숙방 (N)
춘향, 몽룡이 눕혀 놓는데 정신 없이 골아 떨어진 몽룡.
춘향 : 처음 엮인 것도 술 때문이었는데... 마지막 밤도 술 때문에 보내게 되네...
춘향, 몽룡 짠하게 본다. 슬프다.
씬60/ 여인숙 앞 (N-D)
학도, 미동도 없이 여관방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새벽이 밝아오고 아침이 되도 여전히 그대로인 학도.
학도, 조용히 전화 건다.
학도 : 백실장. 한국대학에 지원하기로 했던 장학금. 취소하도록 해.
백실장 : 네. 근데 한단희 학생한테 자꾸 전화가 오는데 뭐라고 할까요.
학도 : 출장중이라 보고 못했다고 해.
학도, 전화 끊고 차 돌려 가버린다.
씬61/ 여인숙방 (D)
몽룡, 일어나는데 머리 아프다. 머리맡에 보면 약이랑 죽이랑 놓여있고 춘향이 없다.
몽룡, 심란하다.
씬62/ 한국 대학교 행정실 (D)
춘향, 들뜬 마음으로 행정실 찾아왔다.
춘향 : 장학금 지원 받으러 왔는데요...
씬63/ 캠퍼스 일각 (D)
춘향, 실망스런 표정으로 걷는데.
직원 : e) 장학금 지급하기로 했던 분이 개인사정상 취소하게 됐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5시 마감까지 너무 시간이 없네요.
춘향, 몽룡과 함께 다닐꺼라 기대했던 대학 돌아본다.
조용히 캠퍼스 일각에 앉아서 지나다니는 행복해 보이는 대학생들 본다.
시간 점점 지나고 춘향, 시계 보면 5시 지났다.
씩씩하게 벌떡 일어난 춘향. 한번 쭉 훑어보고 돌아서 나오는데 눈물 글썽 ... 흘리진 않는다.
씬64/ 몽룡집 거실 (D)
이사 준비로 바쁜 몽룡부모.
씬65/ 몽룡방 (D)
깨끗이 정리된 몽룡방.
씬66/ 오리정 (D)
춘향, 몽룡 마지막 이별한다.
몽룡 : 내일, 우리 이사간다.
춘향 : 알아.
몽룡 : 넌 언제쯤 서울에 올라 올 꺼야?
춘향 : 엄마 돌아오는 대로 정리해서 올라 갈 꺼야.
몽룡 : (계약서 내밀며) 오늘로 우리 계약 끝나는 거네.
춘향 : 서류정리까지 다 끝냈어야 하는데... 아버님 뜻이 워낙 완고하셔서 그건 안되겠다.
몽룡 : 그건 차차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 어차피 같은 대학 다니면서 계속 마주칠 꺼잖아.
서울 올라가면 그때 다시 우리 관계,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춘향 : (아프게) 그래. 그러자... 몽룡아, 헤어지기 전에 악수나 한번 할까?
몽룡, 손 내밀고 악수하다가 갑자기 확 잡아 당겨서 춘향 안는다. 춘향, 놀라는데.
몽룡 : 어른이 됐음 발전이 있어야지. 어른 되면 다 이러는 거야.
춘향, 몽룡 품에 안겨서 눈물나지만 꾹 참는다. 몽룡, 미안하고 마음 아프다.
씬67/ 몽룡집 앞 (D)
몽룡집 이사짐 나가는데 춘향, 몰래 숨어서 지켜본다.
몽룡부모, 차에 타고 몽룡, 혹시 춘향이가 왔을까 싶어 두리번 거리다가 차에 타는데 출발하는 이사짐차. 몽룡집차.
춘향, 눈물 흘리며 지켜본다.
춘향 : 아버님 어머님 안녕히 가세요. 몽룡아 잘가...
랩퍼 : 서방님 이제가면 언제오려시오. 절로 죽은 고목에 꽃피거든 오려시오. 병풍에 그린 금닭 꼬끼오 울면 오려시오.
간다고 설워마오 보내는 내마음도 있소. 가다가 긴 한숨 나거든 나 인줄이나 아시오.
씬68/ 월매집 거실 (N)
월매, 초상난 마냥 울고불고 난리 치고. 단희 지혁 말리고. 춘향 심란한데.
월매 : 아이고~ 내가 죽일 년이지. 내가 죽어야지. 워매~ 환장 허겄네. 멀쩡한 내 딸 신세를 망쳤으니 이를 어째.
이몽룡이 그 썩을놈!! 내 딸 버리고 니가 잘되나 한번 두고보자~!
춘향 : (심란해서 귀 꼭 막는다)
씬69/ 월매집 마당 (N)
춘향, 단희 지혁 배웅하는데.
단희 : 엄마 괜찮으실까?
춘향 : 나한테 미안해서 더 저러시는 걸꺼야.
지혁 : 대학 못 간 거... 후회 안 해?
춘향 : 못 가긴. 안 간거지. 내 머리면 내년에도 문제없어. 일곱 살에 학교 들어가서 재수 해도 손해볼 꺼 없어. (애써 명랑)
지혁 : 어. 나도 일곱 살 때 들어갔는데...
단희 : 니들 뭐야~ 이것들이~ 이제 언니 누나라고 불러~! 엉~
춘향 단희 지혁 티격태격 즐겁다.
씬70/ 시간경과 몽타쥬
/미장원, 머리하는 춘향.
/옷가게, 엄마와 함께 새 옷 사서 입어보는 몽룡
/재수학원 등록하는 춘향.
/입학식 부모들과 꽃 들고 사진 찍는 몽룡
씬71/ 디자인 강의실 앞 (D)
몽룡, 강의실 안쪽 살펴보며 기웃 기웃하며 춘향 만날 때 연습중이다.
몽룡 : 어, 춘향아 반갑다... (아냐~) 어~ 야 너 많이 이뻐졌다. (이것도 아냐~) 너 혹시 춘향이? ... (이것도 아니다 싶은데)
하는데 학생들 우르르 몰려 나온다.
몽룡, 얼른 숨어 두리번 두리번 춘향 찾는데 춘향 없다.
몽룡 : (실망스런) 얘는 첫 수업부터 빵구를 냈나? 대학가더니 군기가 빠졌구만.
하고 나오다가 채린 만난다. ‘누나’ ‘몽룡아’ 반갑다.
씬72/ 학교 일각 (D)
몽룡 : (버럭) 그게 무슨 소리야? 등록을 안 했다니?
채린 : 우리 과 신입생 중에 성춘향이란 애는 없다던데. 걔 확실히 우리학교 붙은 거 맞어?
몽룡 : 그럼. 전액 장학금 받아서 등록했다고 했는데... 누나 나 가볼게. 미안.
몽룡, 뛰어가면 채린, 잡지 못하는데... 또 춘향이? 싶어 짜증스럽다.
씬73/ 한국대학 행정실 (D)
몽룡 행정 직원과 따지고 있다.
몽룡 : 다시 한번 찾아보세요. 성춘향이에요. 성춘향...
직원 : (짜증) 글세. 우리학교 입학생 중엔 그런 사람 없다니까요.
몽룡, 황망하다.
씬74/ DVD방 (D)
몽룡, 단희 지혁 만나고 있는데 단희, 냉담하고 지혁 몽룡 무시한채 DVD 정리하고 있다.
몽룡 : (답답한) 춘향이 지금 어딨어? 니들은 알고 있잖아.
단희 : (새침) 말 못 해줘. 춘향이, 너 만나고 인생 완전히 꼬였잖아.
몽룡 : 꼬인 거 풀려면 일단 만나야 할꺼 아냐.
단희 : 꼬인거 풀고 있느니 차라리 잘라버릴 생각이더라구.
몽룡 : (버럭) 서울와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단 말야.
지혁 : (냉담하게 DVD 정리하며) 춘향이가 만나고 싶지 않데. 찾지 마라.
몽룡 : 지혁아.
지혁 : 나. 지금 너 한 대 갈기고 싶은데 춘향이 봐서 참는 거다. 가라. 다신 찾아오지마.
몽룡 : (말 못한다)
<여기서부터 몽룡집 춘향집은 서울 몽룡집 춘향집입니다>
씬75/ 몽룡집 거실 (D)
몽룡부모, 몽룡 얘기 듣고 당황스럽다.
몽룡부 : 그런 줄도 모르고 그 어린것을 내보냈으니. 속으로 얼마나 우릴 원망했을고.
몽룡모 :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할 것이지. 답답한 애네 정말...
몽룡부 : (버럭) 당신이 쥐잡듯 몰아 붙이는데, 어디 말이나 붙여 볼 수 있었겠어. (몽룡에게) 그래, 서울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몽룡 : 네. 핸드폰 번호까지 전부 바꿔서 연락도 안돼요.
몽룡부 : 불쌍한 것. 으휴 불쌍한 것...
씬76/ 거리 좌판 (D)
직접 만든 악세사리 좌판벌여놓고 장사하는 춘향. (홍대 앞에 대학생들 아르바이트 하는 좌판, ‘100% 수공예’ 써 붙인)
손님, 물건 골라서 이거 주세요. 얼마예요 하면 4,500원요.
손님 돈 내미는데, 500원 동전 미끌 바닥에 떨어지려면, 춘향 재빨리 나이스 캐치. 하고 씩 웃음. 여전히 씩씩하다.
씬77/ 춘향집 거실 (D)
춘향, 열심히 밥솥에 밥 퍼먹고 있다. 단희 지혁, 춘향 한심하게 보는데.
단희 : 저걸 불쌍하다고 봐야 할지...
춘향 : 니들 안 먹을 꺼야? 내가 다 먹는다.
단희 : 먹어 먹어... 너 다 먹어.
춘향 : (시계 보고) 늦었다. 빨리 나가봐야겠다. (서두르는)
지혁 : 오늘도 물건 대주러 가는거야?
춘향 : 어. 지난주 갖다 준거 벌써 다 팔렸대. 내가 능력은 있단 말야. (기운차다. 마지막 한톨 긁어 먹고 트름도 끅하고)
씬78/ 악세사리 점 (N)
브랜드점 아니고, 개인 악세사리 집입니다.
춘향 들어오면 주인 반갑게 맞으며 ‘물건 가져 왔지’
춘향 가방에서 꺼낸 상자 열면, 목걸이, 팔찌, 머리꽂이, 등 악세사리 몇 점 들어 있다.
주인 : (만족) 오늘껀 특히 다 좋네. 그리구, 지난번에 가져왔던, 가죽 장식 댄 목걸이 그거 3개 더 만들어 줘.
춘향 : (디자인화 보여주며) 이거죠? 주말까지 해 드릴께요. (적는)
학도 : off) 이건 얼마죠?
보면 학도 춘향이 만든 팔찌 들여다보고 있다.
춘향 놀라는데 학도 모른 척 주인에게 묻는,
주인 : (기쁨) 들어오자마자 나가네. 잠시만요. 얼마 받아야 되나. (장부 비교하며 계산기 두들기는)
학도 :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하고, 좋네요.
주인 : (보며) 그렇죠. 마침 잘 오셨네요. 이 학생이 디자이너에요.
학도 : (모른 척) 그래요? (찡긋)
춘향 : (쿡 찌르며 소근) 아저씨 뭐에요.
주인 : (계산마친) 그거면, 이만오천원만 주세요. 원래 삼만원은 받아야 되는데, 오늘 들어온 물건 첫 개시라 싸게 드리는 거에요.
학도 :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물건값은 제대로 치러야지요. (삼만원 꺼내 놓는다)
학도 나가고, 주인 좋아라 입 벌어진.
주인 : 하여간에, 춘향학생 만든 물건은 들이는 족족 나간다니까.
춘향 : (서두르며) 주말까지, 말씀하신 물건 갖다 드릴께요. 오늘 대금은 그때 같이 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나가는)
씬79/ 상점 앞 (N)
춘향 나와서 두리번 보면, 학도차에 기대서 기다리는,
춘향 : 아저씨. 뭐에요? 놀랬잖아요.
학도 : 니가 만든다는 물건이 어떤 건가 궁금해서. (보며) 좋은데.
춘향 : 그러면 말을 하시지. 아저씨 한테면 공짜로 만들어 드릴텐데.
학도 : 그랬나? (돌아갈 듯) 그럼 다시 환불해야겠네.
춘향 : (막으며) 그래도 산 걸 또 물르시면 안되죠.
학도 : (웃음) 집에 갈 꺼지? 가자. 태워다 줄게.
춘향 : 또요? 그럼 너무 미안한데.
학도 : 그럼 택시비 내든가. (빙긋)
학도 차문 열어주면, 춘향 꾸벅 인사하고 차에 오른다.
씬80/ 채린 차 (N)
채린, 운전하고 있는데 몽룡, 멍하니 딴 생각이다.
채린 : 오늘 영화 정말 별루다 그지. 스타 감독 작품이라 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몽룡 : (건성으로) 그래... 별루야.
채린 : 나 영화일 또 하게 될 꺼 같아. 도도 기획이라고, 지난번 같이 일했던 선배가 도와 달래.
몽룡 : (번쩍) 도도기획? 혹시 거기 사장이 변학도 사장 아니였어?
채린 : 그래. 지난번 스키장에서 봤었지.
몽룡 : (학도 생각하면 기분 나쁘다) 어..
씬81/ 춘향집 앞 (N)
학도, 춘향 차에서 내려주는데.
춘향 : 아저씨 찬 하두 커서 골목길 올라올때마다 조마조마해요.
학도 : 그럼 골목길 넓이에 맞춰 작은 걸로 바꿀까.
춘향 : (삐죽) 돈 많다고 너무 티내지 마세요.
학도 : (빙긋) 새로 디자인 했다는 목걸이 우리 스타일리스트 팀장에게 얘기 해 놨으니까 잘 만들어서 가져와 봐.
춘향 : 정말요? 대박나면 이 신세 다 갚을께요.
학도 : 그러던지. 들어가 봐.
학도, 가면 춘향 손 흔들어 주는데 이때 옥상에 나와있던 월매 둘 보고 혹한다.
씬82/ 춘향집 거실 (N)
월매 : 저 사장이란 사람. 또 데려다 주고 가네.
춘향 : 엄마. 신경 끄셔.
월매 : 참 고마운 사람이야. 이 집 보증금도 빌려줘. 내 새 직장도 잡아줘... 차 보니까 돈도 꽤 많나봐.
춘향 : 엄마. 무슨생각 하고 있는지 다 아는데... 저 아저씨 나 결혼한거 다 알아.
월매 : (김새는) 그런 얘긴 뭐하러 해. 으휴~ 암튼 그 몽룡이랑 엮이면서 되는 일이 없어.
그나 저나 참 아깝다. 혹시 연상여잔 안 좋아한데니?
춘향 : (버럭) 엄마!!
씬83/ 거리 좌판점 (D)
춘향, 악세사리 좌판 내 놓고 팔고 있다. 손님들 와서 구경하며 예쁘다... 하는데 춘향 기분 좋다.
‘구경하고 가세요’ 하며 손님 끌다가 건너편 보고 순간 얼어붙는.
채린 몽룡, 팔짱끼고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다.
춘향, 아프게 오래 오래 둘 바라보는데 단희가 ‘야’부르는 소리에 놀라보는.
지혁 : 뭐해? 많이 팔았어? (보고) 에게, 별루 못 팔았네.
춘향 : (휙 째리고) 지혁이 넌 또 학원 빠져먹고 단희 쫓아 다니냐?
지혁 : 내 인생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한단희! (어깨 척)
단희 : (빼며) 내 인생엔 공부보다 골치 아픈 게 있다. 방지혁.
춘향 : (웃음) 저쪽 가게에 물건 몇 개 가져다 주면 끝나. 잠깐 갔다 올게.
춘향, 가는데 단희, 지혁, 짠하게 본다.
씬84/ 거리 일각 (D)
몽룡 채린과 홍대 거리 걷다가, 앞에 지나가는 여자 전화 하는데
전화기에 달린 핸드폰 악세사리 춘향이 자기 만들어 줬던 자신것과 비슷한 것 보고 놀란다.
몽룡 : (다가가) 저기 이거 어디서 사셨어요?
여자 : 왜요? 저쪽 사거리 악세사리가게에서 샀는데요.
몽룡 : 사거리? (하다가) 누나 나 급한 볼일이 있어서 미안.
몽룡, 뛰어가면 채린, ‘뭐야’ 싶다.
씬85/ 악세사리가게 (D)
춘향, 가게 주인에게 물건 전달하고 인사하고 나온다.
춘향 나오자 마자 반대쪽에서 달려오는 몽룡, 가게로 뛰어 들어간다.
몽룡 : (핸드폰 줄 보여주며) 여기 이거 비슷한 핸드폰 줄 있죠?
주인 : 이거요? 이쪽에 있어요.
몽룡 : 혹시 이 물건 만드는 사람. 20살쯤 된 여자 아닌가요?
주인 : 맞아요. 춘향이란 아가씨에요. 방금도 여기 왔다 갔는데...
몽룡 : 네?! (급히 뛰쳐나가는)
씬86/ 거리 일각 (D)
몽룡, 어디로 가야할까 보다가 한쪽으로 뛰어 가는데 반대쪽에서 진열장 구경하고 있는 춘향. 엇갈리는 두 사람.
몽룡, 뛰어 여기 저기 찾지만 없다. 숨 몰아쉬며 답답하다.
씬87/ 춘향집 앞 (N)
춘향, 들어오는데 대문 앞에 기다리고 있는 몽룡부 보고 놀란다.
춘향 : (놀라는) 아버님.
씬88/ 춘향집 거실 (N)
춘향과 몽룡부 마주하고 있는데.
몽룡부 : 니가 날 아주 못쓸사람으로 만들었구나.
춘향 : 죄송합니다.
몽룡부 : 공부는 계속 하고 있는 게냐? 생활은 힘들지 않구?
춘향 : 고등학교 때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엄마도 일자리 구하셨고, 저도 아르바이트하니까 생활비 걱정도 없구요.
몽룡부 : 몽룡이가 네 일을 알고 나서 많이 힘들어 하더구나.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것 같아. 몽룡이 다시 볼 생각은 없냐.
춘향 : 저 씩씩하게 잘 살고 있구, 지금이 좋아요. 아직은 몽룡이 아프지 않게 볼 자신이 없어요. 시간을 조금만 더 주세요.
몽룡부 : ...
씬89/ 학도 사무실 복도 (D)
학도, 위풍당당하게 앞장서고, 백실장과 중역들 뒤따르고 있는데.
학도 : 김이사님. 해외 영화제 겨냥한 작품. 지금부터 기획하세요. 박이사님, 전소연씨, 최인식씨. 자리 한번 마련해보세요.
이번 작품 그 배우들 아님 안되요. 그리고 임이사님은 시나리오 공모. 신경 좀 써 주시구요.
백실장 : (애타게 보는)
학도 : (백실장과 눈 마주치면 가볍게) 아... 백실장은 직원들에게 줄 창사기념일 선물, 준비해주세요.
백실장 : (비장한) 네. 사장님!!
씬90/ 학도 사무실 (D)
백실장, 양아치 직원 일동, 식용유 셋트 샴푸셋트 고등어 셋트 앞에 두고 아주 진지하고 심각하게 모여 회의중이다.
백실장 : (진지) 창사기념일 선물로 식용류 샴푸 고등어. 이 세 가지 중 하날 선택해야합니다. 미스터김, 시중에 나온 식용유 중에
100% 국산 콩기름 상품이 뭔지 조사하도록. 미스 리는 회사 직원들이 애용하는 샴푸 리스트 뽑아보고.
아참, 자넨 고등어 알레르기 있는 직원이 있나 알아보도록.
일동 : (진지하게) 네.
양아치 : (심각하게) 실장님. 할인 매장보다 홈쇼핑으로 구매하는건 어떨까요?
백실장 : (좋은 아이디언데 싶은) 음~
양아치 : 10% 적립금도 쌓을 수 있고, ARS로 주문하면 1000원씩 할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백실장 : 굿 아이디어야. 당장 추진해.
일동, 흩어져서 분주하게 일하고 백실장 흐뭇하다.
씬91/ 학도 회사 앞 (D)
채린 선배랑 나오면서 이야기한다.
선배 : 이번 영환 비쥬얼이 강한 영화니까, 지난번 보다 힘들꺼야. 의상, 소품 챙길 것두 많구. 자신 있지?
채린 : 예 선배. 열심히 할 께요.
선배 : 그만 들어가 볼게. 변학도 사장 소개로 만나볼 사람이 있거든. 디자인 공부하는 학생이라는데,
직접 만들었다는 악세사릴 봐 달라네. 갈게. (들어가는)
채린, 인사하고 나오는데 학도와 함께 들어오는 춘향 보게 된다.
놀라는 채린. 선배와 춘향 번갈아 본다. 그럼 그게 춘향이..싶은.
씬92/ 스타일리스트 팀 회의실 (D)
선배, 춘향 디자인 앞에 두고 보고 있다. 긴장한 춘향.
선배 : 디자인도 독특하고 신선한데요. 대학생인가?
춘향 : 학교 안 다니는데요...
선배 : (아~ 싶어 내려보는) 일단 한번 만들어와 봐요. 직접 보고 괜찮으면 영화 소품으로 쓰도록 하죠.
춘향 : 감사합니다. (기쁘다)
씬93/ 커피숍 (D)
몽룡, 채린, 커피 마시는데 몽룡, 괜히 각설탕만 부수고 있다.
채린 : 몽룡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몽룡 : 어... 아니야.
채린 : (일부러) 춘향이 어딨는지 아직도 모르니?
몽룡 : 응...찾지 못하게 꼭꼭 숨었네. 남원에선 한시간만 뒤져도 찾을 수 있었는데... 서울이 넓긴 넓어.
채린 : 서울이 넓은게 아니라 니들 사이가 멀어져서 그런거야.
몽룡 : (보면)...
채린 : 춘향이 찾으면 어쩔 껀데? 걘 니 옆에 있는게 싫어서 떠난 애야. 스스로 간 거라구.
몽룡 : 근데... 내가 밀어 낸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가라구 등 떠밀어낸 것 같아. 그래서 더 미안해.
채린 : (몽룡 손 잡으며) 너무 미안해 하지마. 대신 니 옆에 내가 있게 됐잖아.
몽룡 : (희미하게 웃지만 심란하다)
씬94/ DVD방 (N)
지혁, 문 열리면 ‘어서오세요.’ 하는데 보면 몽룡이다. 왜 또 왔어 싶게 본다.
씬95/ 레스토랑 (N)
춘향 학도, 저녁식사 하는데.
춘향 : 여기 되게 비싸 보이는데... (차림표 보고) 우와~ 한달 생활비네.
학도 : 내가 이 정도 식사 살만큼은, 능력 있어 보이지 않나?
춘향 : 아저씨 가끔 잘난 척 할때. 누구랑 비슷해 보여요.
학도 : 누구?
춘향 : (몽룡이다 말 못한다) 있어요. 누구.
학도 : 오늘은 부탁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날 좀 도와줬음 하는데.
춘향 : (반가운) 말만하세요. 머리 쓰는거 힘쓰는거 다 되니까.
학도 : 영화 시나리오가 하나 들어왔어. 로맨틱 코미딘데 프로포즈 하는 부분이 영 맘에 안 들어.
춘향 : 로맨틱 코미딘 프로포즈가 생명인데. 멋진 거 많잖아요. 스케치북에 사랑해 써서 고백하는 거나,
(생각) 반지 실에 매달아서 여자 손가락에 끼어주는 거도 멋졌는데. 무슨 영화드라..?
학도 : 좋아. 그런 명장면이 필요한데, 이 시나리오론 영~ 감이 안 오거든.
춘향 : 시나리오가 어떤대요?
학도 : (빙긋)
씬96/ 옷가게 (N)
춘향 이쁘게 단장하고 나온다.
춘향 : 이런 건 너무 식상해요. 아마 영화나 드라마마다 한 장면씩은 꼭 나올 껄요.
학도 : 그런가? 의견 수렴하지. (카드 내며) 계산해주세요.
춘향 : (놀라) 이걸 왜 사요. 그냥 담에 오겠다고 하고 가면 되는데.
학도 : (빙긋) 어울리기도 하고... 꼭 필요하거든. 다음장소에 의상 연결이야. (가면)
춘향 : (뭐야... 싶으면서도 따라간다)
씬97/ DVD방 옥상 (N)
몽룡 지혁, 맞서있는데.
지혁 : 찾아오지 말랬지. 가라. 너 보기 싫다.
몽룡 : 알아야겠어. 도대체 왜 날 피하는지.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꼭꼭 숨은 이유가 뭔지! 말해 줘. 춘향이 지금 어딨어?
지혁 : (격해진) 너 보기 싫대.
몽룡 : 그것두 가서 직접 들을래. 빨리 말해!! 춘향이 어딨어?
지혁 : 이 자식이 정말!
지혁, 주먹 날아가 몽룡 팬다. 지금껏 참았던 분노 내뱉듯 몽룡 패면 몽룡 그냥 맞기만 하는데.
씬98/ 아이스 링크 (N)
아이스 링크 위에 학도와 춘향.
춘향, 얼음 지치며 신났다. 학도 그런 춘향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데.
춘향 : 낭만적이긴 한데... 쪼끔 춥네요.
학도 : 조명이 있으면 어떨까?
학도, 손짓하면 조명 쫙 들어온다. 춘향 감동.
춘향 : 와~ 감동이다. 이 장면 좋네요! (엄지 손가락 들어) 굿!
씬99/ DVD방 옥상 (N)
몽룡, 지혁에게 묵사발이 되게 맞고 있다.
몽룡 : 다 때렸지? 그럼 말해. 춘향이 어딨어?
지혁 : (때리려던 주먹에 힘 풀린다) 둔한 놈. 춘향이가 왜 숨었는지 그렇게 모르겠냐? 남들 다 아는데 너만 몰라?
몽룡 : ?
지혁 : 니 등 뒤에 서서 너만 보고 있던 춘향이. 넌 모르지. 채린인가 뭔가 하는 여자한테 팔려서
아프고 힘든 춘향인 눈에 안보이지.
몽룡 : 그게 무슨 뜻이야. 걔가 왜 아파? 왜 힘들어?
지혁 : 이 바보 자식아! 춘향이가 너, 좋아한다구!
몽룡 : (순간 멍해진다)...
씬100/ 주차장 (N)
두 사람, 학도 차에 올라타며.
춘향 : 다음 코슨 어디에요.
학도 : 가보면 알아.
춘향 : 스토리 은근히 기대 되네,,,
두 사람, 즐겁다.
씬101/ 거리 일각 (N)
몽룡, 미친 듯이 뛰어가는데.
몽룡 : 바부탱이! 성춘향 이 바부탱이!!
미친 듯이 달리는 몽룡.
씬102/ 춘향집 앞 (N)
학도, 춘향이(예쁜채로) 차에서 내려준다.
춘향 : 여기가 끝이에요? 오늘 제가 도움이 되긴 된거에요?
학도 : 지금까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렇게 차로 바래다주고 집 앞에서 하는 프로포즌 어때?
춘향 : (생각해 보다가) 뭐... 현실적이긴 하네요.
학도 : 거기에 이런 거 까지 있으면 (선물 상자 주면)
춘향 : (열어보면 목걸이다) 와 영화 보는 여자들 부러워죽겠다~
학도 : 이게 영화상황이 아니라면?
춘향 : (놀라는)...
학도 : 선물 받아 주겠어?
춘향 : (당황스러운데) 아저씨...
이때 몽룡, 헐레 벌떡 뛰어 오다가 두 사람 본다. 놀라는 몽룡 표정에서.
<에필로그>
/ 오리정 (또는 춘향집 마당)
춘향 몽룡, 두 손 꼭 마주잡고 애끓는 이별중이다.
몽룡 : 춘향아. 내 너를 혼자 두고 떠나려니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구나.
춘향 : (눈물) 서방님. 소녀 영원히 서방님만을 따르겠다는 사랑의 징표로 (가락지 빼주며) 이 가락지를 드리고 싶은데,
받아 주시겠습니까.
몽룡 : (받고 애절하게) 그래 고이 간직하마. (가려면)
춘향 : 잠깐! 그리고 (비녀 뽑아주며) 제 머릴 올려주신 기념으로, 이 옥비녀도 받아주시겠습니까.
몽룡 : 그래. (받고 돌아서려면)
춘향 : 서방님. 잠깐!
몽룡 : (또 뭐? 싶어 돌아보는데)...
==> 시간 경과
춘향 : 제가 가장 아끼는 경첩입니다. 매일 저 보듯 하십시오.
경첩주면 몽룡 받는데 보면 한 살림 몽룡 쪽에 쌓여있다.
몽룡 : (뜨악스런) 춘향아! 한양까지 가져가기엔 사랑의 징표가 너무 많지 않느냐...
춘향 : 제 사랑이 넘치는걸 어쩌겠습니까. (씩 웃는)
옆에서 몰래 지켜보던 월매 향단, 신났다.
월매 : 우리 춘향아 잘한다 잘해! 일단 짐부터 먼저 한양으로 옮기는 거야!
향단 : 아씨 파이팅!
월매 향단 쪽 보고 찡끗 윙크하며 아자~! 하는 춘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