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普植 朝鮮日報 先任기자는 朴槿惠 의원이 세종시 原案 수정에 반대하는 문제를 다룬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그의 반대로 李明博 대통령의 原案수정 노력이 좌절되면)朴 전 대표는 눈앞에서는 이겼지만 결국 이긴 게 아닐지 모른다. 그의 다음 목표가 '大權'에 있다면 말이다. 물론 그가 정치적 계산으로 수정안에 반대하는 인물일 리는 없다. 다만 그를 둘러싼 측근들이 영남표+'충청표'를 얻었으니 유리하다고 계산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수정안의 否決(부결) 상황을 직접 맞게 되면, 수도권과 보수층의 '숨은 여론'이 대폭발할 것이다. 아마 시간이 갈수록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한 그의 공로는 잊혀지고, "그가 국가 大事의 발목을 잡았다"고 기억할 것이다. 民心이란 이런 묘한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힘센 걸로 비친' 정치인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법이다. 현 정권 출범 당시 '2인자' 李在五가 왜 저렇게 지내고 있는지, 유권자들이 왜 그를 안 받아들이는지의 교훈이 바로 눈앞에 있다.> 상당히 일리 있는 분석이다. "수도권과 보수층의 '숨은 여론'이 대폭발할 것이다"는 예측이 적중할 가능성이 높다. 정통보수 세력의 다수는 安保에 위해가 되는 수도기능 분할에 반대한다. 이들은 朴槿惠 지지세력이기도 하다. 朴 의원에 대한 지지와 그의 소신에 대한 불만이 엇갈린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 보수층에서 朴 의원 지지율이 내려가는 대신에 非한나라당 지지층 가운데 朴 의원 지지로 도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집토끼는 놓치고 산토끼는 잡고 있다는 뜻이다. 民心은 生物이다. 보수층은 평소엔 말수가 적다. 그들은 격렬한 표현을 아끼다가 선거와 같은 결정적 순간에 행동한다. 朴 의원은 한국의 보수층이 가슴속에서 쌓아가는 불만을 읽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의 보수층은 박정희 지지층이지만 정치적 판단을 할 때는 國益(국익)과 憲法과 사실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킨다. 그들은 노무현씨가 대통령에 당선될 목적으로 공약하였던 遷都(천도)를 '용서할 수 없는 짓'으로 생각한다. 그 노무현의 遺志(유지)를 박근혜 의원과 이회창 총재가 충실히 받들고 있는 사태에 환멸을 느낀다. 그렇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李 대통령이 수정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기다린다. 그런데 그 희망이 朴 의원의 반대에 의하여 좌절될 때 保守의 분노는 폭발할 것이다. 崔 기자가 말한 '이기면 지는 것이다'는 분석은 한국인의 독특한 심리, 즉 '오만한 勝者(승자)'에 대한 생래적 거부감을 잘 지적한 것이다. 2003년 3월 노무현 탄핵 사태 직후의 民心 흐름이 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主流세력인 보수층의 底力(저력)을 오판한 정치인은 국회의원은 몰라도 대통령은 될 수 없다. 한국 보수층은 총 한 방 안 쏘고 선거를 통하여 親北(친북) 좌파 정권 10년을 끝장낸 實力이 있다. 고령화로 그 세력은 날마다 커지고 있다. 김정일을 상대로, 國益을 상대로 무슨 행동을 해도 이 보수층은 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큰 착각과 오만은 없다. 이 경고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李 대통령과 朴 의원에게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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