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렸듯이...현장에는 수십명의 건설회사 직원중에
학교 동기 2명...1년선배 1명이 있었습니다.
학교동기 한명(김대리)은 장가를 좀 일찍가서 대여섯살 되는 아들한명..
저와 비슷하게 백일정도 된 둘째 아들 1명...
이렇게 와이프와 네식구가 경주에 내려와 있었고.....
또 한명의 동기(장대리)는 제가 경주 내려간 얼마 후에 결혼을 하여 신접살림을 경주에 차렸었습니다.
김대리는 성격이 아주 활달해서 제가 보기에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았는데...
그 와이프 또한 성격이 비슷하야....윗분 부인들한테..."싸모님~~호호"..해가면서
거의 군인 마누라 처럼 생활을 했고....
장대리는 전혀 건설회사 체질이 아니라서..늘 혼자서 궁시렁~궁시렁~~대면서 힘들어 했습니다.
한참 공사중일 때는 뭐.....저로서야 다사다난 했지만
여기서 이야기 할 만한 사항들은 아니고.....이야기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됐을 때부터 시작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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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나 미술관 이란 것이....일반 건물들처럼 준공하고 일주일 후에 입주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호텔부터 설명을 드리면....실내 마감공사에 접어드는 시점이 되면...
정희자회장의 발길이 잦아들면서..각종 마감재(카펫.대리석,,객실 인테리어...등등)의 선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를 하게 되고.....이 시점에서 나중에 호텔을 운영하게 될 전세계 힐튼호텔 체인본부에서
선정된 외국인 총지배인이 이 때부터 관여를 하기 시작합니다.
정회장은 뭐랄까...이 때부터 신이 납니다.
양식당,,중식당,일식당..등등의 식당과 스위트룸 같은 최고급 객실에 넣을 각종 가구나 식기류 등을
직접 유럽에 가서 쇼핑을 해옵니다.
그리고 호텔 로비나 곳곳에 설치할 미술품들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원래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게 돈 쓰는 거......정회장이 얼마나 재미있었겠습니까.
여성회원님들.....부러우시죠?...^^*
나중에 말씀 드리겠지만 '선재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자기 딸이 내정이 되어 있었는데..
모녀 지간에 너무나 즐거워 하면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더군요.
그리고 건물이 거의 세팅이 끝날 무렵이 되면 개관 준비를 합니다.
개관 준비라는 것이 뭐...청소나..인허가나...그런게 아니고...
첫번째는 호텔에서 고용할 직원을 뽑습니다..최고급호텔이니 당연히 수백명이 됩니다.
면접을 보는날 그 일대의 모든 호텔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 였습니다.
경력 있는 직원들이 다들 이곳에 면접보러 온 때문이지요.
뽑힌 직원들은 두달 정도에 걸쳐 교육을 받습니다.
일단은 세련되고 깨끗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옆에서 봐도 즐거운 것이......양식 먹는 법..와인 마시는 법 ...등등..
자기들 끼리 깔깔 거리면서 무척 즐거워합니다.
직원교육이 어느정도 되면.....실지로 호텔을 운영 해봅니다.
직원만 있고 고객이 없으면 안되겠죠?
저같은 회사 직원들이 가상 고객이 됩니다.
어떻게 하는가 하면.....한 한달간에 걸쳐서.
저녁이 되면 20~30만원 짜리 호텔방에서 이것저것 별 짓 다하면서 자보고.
체크리스트만 아침에 제출하면 됩니다.
환기:오케이........수돗물:잘나옴......티비:잘나옴....
아침이면 부페에가서 아침을 우아하게 먹고.....가상의 money로 계산을 하고
저녁이면 일식당, 중식당..아무데나 들어가서 이것저것 마구 시켜 먹고
이것 역시 체크리스트만 제출 하면 됩니다.
여기에서 잘 못 체크 되면 곤란해지는지라..직원들의 서비스는 말도 못하죠.
듣기만 해도 끝내 주겠죠?
나중에는 심심해서 서로들 안 자려고 합니다만....ㅎ
저도 50만원 짜리 방에서 일주일간 자기도 했습니다....룸서비스를 받아 가면서.
사실 공사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별로 할일은 없습니다.
낮에 어슬렁~어슬렁~호텔을 돌아다니면.
사방에서 귀여운 직원들이 안녕하세요~`웃으면서 열심히 인사를 합니다.
오메...사람들이 이맛에 국회의원 하나 봅니다...^^
이것의 하이라이트는.....
정식 호텔 오픈이 되고...정회장이 수고한 모든 직원에게 가족동반 2박3일의 무제한 쿠폰을 준 것이었습니다.
2박3일동안.....뭘 먹던지.....전부 공짜......나름 화끈하죠?
모두들 가족들에게 어깨 으쓱~ 한번 해보는 기간 이었죠..당연히 그간의 피로는 일순간에 풀리고....^^
오픈 준비 중에 ....두달전쯤 분야별 전문가들이 옵니다.
힐튼체인본부에는 오픈 준비만 전담하는 팀들이 있습니다.
분야별로....리셉션(접수)...하우스키핑(빨래).....등등 전문가들이 와서
직원들을 교육시킵니다.
리셉션에는 일본의 힐튼에서......하우스키핑은 홍콩 힐튼에서 파견을 왔습니다.
둘다 처녀 였는데.....이쁘고....매너 좋고......한마디로 킹카 들이더군요.
일본아가씨는 긴쌩머리에 날씬한,..전형적인 도시미녀였는데..
일본사람 답지않게 완벽한 영어구사를 합니다.
실례지만...하도 궁금해서 물어보니 외교관 아빠를 따라 어린시절을 외국에서.....
홍콩아가씨는 뒷덜미가 살짝 보일정도로 약간 짧은 머리를 뽀글뽀글 파마한.
약간 인형같은 분위기의 귀여운 미인형이었습니다.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햇번 같다고나 할까요?
업무로 보면....아무래도 마무리 해야 할 부분이 없을 수 없는지라..
공사 직원들과는 친밀하게 지낼 수 밖에 없었고...
배달민족이....지구촌 누구를 만나도 주눅들지를 않거니와..
특히 제 학교 동기 들이야 뭐.....'힐러리'..앞에서도 전혀 꿀지지 않을 인간 들인지라...
당연히...그 아가씨들이 현장에 온지 1주일만에 완전히 얼들을 빼 놨죠.
뭐...협박하거나..군기 잡거나..그런게 아니고...
해 맑은 미소와 선천적인 유머 감각으로 그리 했는데.
사실..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솔직하고 적극적이고...유머스러운 민족들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 그 모임에는 조금 소극적이었는데.
가끔 어울려 보면....(일과후 볼링도 치고..술한잔씩들도 했음)
보자허니....그 아가씨들도 재미있어서..좋아 죽더군요.
김대리와 썸씽이 있었던 홍콩 힐튼의 아가씨는 홍콩여자 였고....'일본힐튼 아가씨는 일본여자 였는데..
홍콩남자는 모르지만 일본남자들은 제가 일본가보니...참...유머감각도 없고 농담도 잘 못합니다.
게다가 김대리는 키도크고 잘생긴데다가..유머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거의 개그맨 수준이었습니다.
김대리도 저처럼 리비아에서 몇년 근무를 했었는지라...일단 영어에 대해서는 겁이 없었고..
말이 되거나..말거나....지가 알고 있는 모든 유머를 영어로 씨부러쌌는데.....
예를 하나 들어보면.
버스를 타고가다가...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면 앞으로 뛰어나갈 때가 있죠?
머쓱해진 손님은.."기사 아저씨~부르셨어요?"
뒤로 다시 걸어오면서.."안 불렀다는데?".....하는 고전적인 유머를
영어로 손짓발짓 덧붙여서 하는식입니다....^^*
제가 듣기에도 배꼽을 잡으니...홍콩아가씨야 뭐...당연히 홍콩을 갔고.
옆에서 홍콩아가씨의 눈빛만 봐도..김대리한테 뿅~~간게 보일 정도 였습니다.
게다가 슬그머니 폭탄주도 가르쳐서 먹여놓으니...얼굴 발그스름 해져설랑.
제 친구들은 총각이라고 속이거나..그러지는 않았고
나름 건전하게 어울렸는데.....김대리..이시키는...
제가 현장을 잡지는 못했지만...가끔 하우스키핑 담당자였던..홍콩 아가씨 방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그러다 한번 밤 9시 넘어..호텔로비에서 저한테 딱 걸렸는데..
제 불심검문에 강력히 부인을 하더만.....분명..심증이....^^
홍콩아가씨는 런닝화도 하나 선물해 줬더군요.
근데 이시키가....그걸 어디다가 두고 다닐 수가 없어서....(워낙 엄처시하라......)
현장에 몰래 숨겨놓고 한번도 못 신었음..
별별 거짓말을 다하면서 둘이는 부산에도 놀러가고....바람을 피고 싸돌아 다니다가....
호텔 오픈준비가 다 되고....홍콩으로 돌아가는 날...
그 아가씨는...김대리와 헤어지는 아픔에....참다참다..결국 울음을 터뜨렸고...
다들..눈이 똥그래 져설랑.....(옹...?...뭘 저렇게 섭섭하디야.........왜 저러지..?)..했고.
김대리 이시키는..안절부절 하면서...사방의 눈치를 보면서...(아가씨가 김대리 쪽을 보면서 울었음)
그렇다고 껴안고 위로 해 줄 수도 없고...쩔쩔매던 모습이...
김대리는 그 이후에 호텔 전문가 비스끄리~~하게 되어
나중에 베트남의 호텔공사..등등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하야..지금은 대기업의 상무로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계 호텔 견학을 다니면서 몇번정도 홍콩에 들러 회포를 풀었다는........(나쁜 놈...ㅋ)
저는 김대리 와이프를 동창들 부부모임에서 자주 보는데.....이를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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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선재 미술관 이야기를 안해 드렸군요
24부에서는 선재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를...
23부 끝......투 비 컨티니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