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며 애통하는 마음으로 이 선언을 올립니다
(서명은 맨 아래에 링크를 눌러서 가시면 하실 수 있습니다.)
거리는 맨손의 시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용감한 사람들이 앞장섭니다. 시민들이 행진을 시작합니다. 경찰이 진압을 시작합니다. 방패에 찍히고 곤봉에 맞은 시민들이 길가에 구릅니다. 유혈이 낭자합니다. 맨몸의 시민들이 무장한 경찰에 의해 연행당합니다. 22년 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바로 오늘, 서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22년 전 작열하던 태양 아래 87년의 6월을 우리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22년이 흘렀습니다. 회복할 수 없을거라던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다시 일어섰습니다. 대통령이 탄핵당했지만, 지켜 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당당한 한 축을 차지했으며, 세계 정치 무대에서 고개를 꼿꼿이 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지난 한 세월 동안의 찬란한 발전이 22년 전 그날의 거룩한 희생에서 비롯되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어렸던 우리는 최루탄이 싫었고, 교통체증이 싫었습니다. 그러나 22년이 지난 오늘, 장성한 우리는 모두 빚진 자들입니다.
숲을 가꾸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 망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비교할 수도 없이 짧습니다. 스물 두 살의 젊고 싱싱하게 자란 대한민국 민주주의라는 나무가 고사위기에 처하는 데 채 2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껍질은 벗겨졌고 잎사귀는 생기를 잃었습니다. 뿌리에 독극물이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언론에는 재갈이 물려졌으며, 광장은 폐쇄되었습니다. 법치주의라는 미명 하에 공권력의 남용 및 인권유린은 일상사가 된 지 오래이며, 표현의 자유는 길바닥에 던져졌습니다. 이에 우리는, 그날의 어렸던 우리는, 진실을 지키는 마음으로 이 선언에 함께 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집권 이후 이명박 정권이 보여준 정치적 행보는 반서민, 반평화, 반민족, 반민주로 요약됩니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적으로 일부 부유층을 위해 철저히 봉사했습니다. 부자들 가슴에 대못을 박을 수 없다는 망언은 이제 서민들의 가슴에 대못으로 박혔으며, 실패한 경제정책을 논하는 자리마다 영원토록 회자될 것입니다. 부자감세로 인해 서민증세는 피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수고용직의 노동기본권은 무시당하고 있으며, 쌍용차의 근로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시민들의 목숨을 담보잡아 벌이는 북한과의 대결 정책은 용기와 만용을 구분 못하는 치기 어린 불장난입니다. 어른아이를 구분하지 않는 이 독극물은, 청소년들에게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로 가르치기도 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실패들이 회복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회복의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이유는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마저 질식사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비판과 지적에 열려 있기는커녕, 싱크탱크는 마우스 탱크로 만들었으며, 정권에 비판적인 연구원들은 밥그릇을 위협
받습니다. 공영방송은 관제방송으로 만들었으며, 집권에 봉사한 보수언론에 대한 정치보은을 위해 입법기능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그릇된 길로 가면서 한 배를 타고 있는 이들의 말을 들으려하지도 않습니다. 함께 가는 정치, 소통의 정치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불도저의 정치, 억압의 정치를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극심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멀게는 국정운영의 비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4대강 정비라는 미명 하에 진행되는 대운하 사업은 딜레마에 빠진 이명박 정권의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국민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희롱하는 정치는 당당하고 명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권은 스스로의 핑크빛 환상에 넋을 빼앗겨 오늘 당장 자신들이 섬겨야할 국민들의 눈을 현혹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건설경기 부양으로 성장 목표를 짜맞추겠다는 발상은 이미 3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선거 때 10년을 되돌리겠다 하시더니, 정치 시계는 20년, 경제 시계는 30년 거꾸로 돌리시겠다는 것입니까?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저당잡아 벌이는 광기어린 로또 정치일 뿐입니다.
주위를 돌아보십시오. 가깝게는 우리 이웃들의 삶이 극단적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용산참사의 유가족들은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습니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도 위로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일까요. 시민들을 대상으로 땅따먹기를 하듯 졸렬한 대응을 하는 경찰들의 모습에 법질서 수호라는 경찰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런 모습이 외신을 통해 전해질 때마다 해외에 있는 우리들 역시 고개를 땅에 떨구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농민으로 우리 곁에 돌아온 지도자를 잃었습니다. 땅이 입을 벌려 받고 시민들이 애곡으로 쏟아낸 이들의 피는 물로 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원성이 하늘을 찌를진대, 언제까지 '이 사람의 피에 대해 무죄하다' 하시겠습니까? 이는 명백하게 불도저가 정치판을 밀고, 경제를 뒤 엎고, 서민들의 가슴팍을 갈아 엎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후세를 위해 헌신을 마다 하지 않았던 빛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보다 풍요로운 내일을 물려 주시기 위해 가족을 위해 헌신을 마다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들의 선배들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거리에 인생을 던졌습니다. 이에 우리는 결의하여, 역사적 진보라는 민족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부모님과 민주 선배들의 빛나는 전통을 보수해 낼 것을 당당하게 천명합니다. 이제,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늦었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 학생과 연구원들은 스러져가는 진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그 길을 걷고자 합니다.
희망컨대 이 선언이 발표되기 전에 대한민국이 우리들의 대한민국으로 복원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소통과 화해의 정치가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선언이 발표되어야 한다면, 우리 해외 한인학생들은 분연히 일어나 강력한 요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구체적이고 진실된 국정운영의지를 표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민주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구체적이고 진실된 대안을 제시하여 단절과 대립의 정치를 포기하고 소통과 평화의 정치를 복원하라. 야당과 언론, 시민사회를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민주주의의 상징인 6월 정신을 계승하는 정치로 선회하라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내각 총사퇴는 정권차원의 사과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구체적 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용산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실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법원이 요구한 검찰수사 공개는 진심어린 사과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 6.15 정신을 계승하여 남북화해에 대한 정책을 입안하여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 불필요한 남북경색 정국을 수습하는 것이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17대 대통령 이명박대통령은 15대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를 이어 16대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통해 수립 계승된
남북화해와 협력의 정신을 성실히 이행하라.
1.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포기하여,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민주적 노동관계를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비정규직 개악입
법의 포기는 하나의 실천적 대안이 될 것이다"
2009년 6월 29일
한국의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미주 유럽 한인 학생 및 연구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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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왜 글을 이제 봤을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