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노인이 된다 / 이석주 / 고반
📚 책소개
누구나 알기 쉽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알기 어려운 것이 노년이다. 일반적으로 노년의 의미는 쇠퇴기에 접어든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하는 감각 세계의 기준에 맞추어 일컬어진다. 하지만 노년을 감각 세계에만 국한해서 단편적으로 이해한다면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노년이 지향하는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길과 올바르게 가야만 하는 노년의 길을 조선조 유학자들의 노년의 공간 속에서 그동안 간과했던 그들의 평범하고 소박한 참모습을 만나게 된다. 우선 노년의 공간, 그리고 고독한 모습의 노년이 아닌 진정한 모습의 ‘홀로 있음’을 살펴본다. 이어 퇴계 이황을 비롯해 다산 정약용까지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 가운데 여섯 명의 노년을 짚어본다.
🏫 저자 소개
이석주
동국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동경대 중국철학과 대학원 연구생, 동서사상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동국대·대진대·창원대에 출강하였으며, 유원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 「元代 性理學과 道·佛사상」, 「朱子와 胡宏의 工夫論」, 「제주여신신화에 투영된 여성들의 통합적 사유구조에 관한 연구」,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갈라파고스신드롬 극복을 위한 토론식 수업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Myth and Architecture - Focused on the Correlation between the Jeju Myth and Jeju Traditional Houses, 「문전본풀이 신화를 통해 본 제주 전통주거의 공간구성에 관한 조사 연구」, 「『논어』의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한 ‘최소작용의 원리’로서의 ‘충서(忠恕)’」, 「오키나와 신앙과 전통주거의 공간구성 조사 연구」, 「충서(忠恕)와 정보철학 -구성주의의 관점에서-」 외 다수가 있고, 역서로 『주자와 왕양명』(마노센류 저, 학고방), 『충청북도 지역의 문집 해제』(호서문화연구소, 조율)가 있다.
📜 목차
머리말 _ 5
1. 노년의 공간
1. 들어가는 말 _13
2. 노화와 노년 _15
3. 자칭노년의 경계(境界)와 호학(好學) _19
4. 타칭노년의 역할론과 화해(和諧) _29
5. 나가는 말 _38
2. ‘홀로 있음’과 노년
1. 들어가는 말 _43
2. 노년에 마주한 ‘홀로 있음’ _45
3. ‘홀로 있음’과 ‘공공됨[公]’ _51
4. ‘홀로 있음’의 확립과 확충 _55
5. 나가는 말 _59
3. 죽는 날까지 배워야 한다
1. 들어가는 말 _63
2. 학이종신과 자성 _66
3. ‘홀로 있음’과 가족애 _69
4. 경독(耕讀)과 도불(道佛)의 경계 _76
5. 올바른 길로 향한 걸음 _83
6. 나가는 말 _92
4.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다
1. 들어가는 말 _97
2. 침병(沈病)과 탐약(耽藥) _100
3. ‘올곧음[直]’과 도의(道義) _106
4. ‘홀로 있음’과 ‘함께 같이함’ _111
5. 빈곤과 풍요의 이중주 _120
6. 나가는 말 _124
5. 노년의 욕심과 할아버지의 육아 일기
1. 들어가는 말 _129
2. 『양아록』에 나타난 양육론 _133
3. 유학에 대한 변절 혹은 묵수 _139
4. 성장의 저항과 노년의 조노증(躁怒症) _148
5. 나가는 말 _153
6. 가훈으로 미래 세대와 소통하다
1. 들어가는 말 _157
2. 담박한 삶을 즐김 _160
3. 노년의 실천적 삶과 후세 교육 _168
4. 나가는 말 _179
7. 꽃 떨어지는 시절이 봄보다 낫네
1. 들어가는 말 _185
2. 일상적인 삶과 노년의 의미 _189
3. 노욕과 의리 _193
4. 불교와 비유(非儒)의 정도(正道) _199
5. 노경(老境)의 도교와 도가 _206
6. 나가는 말 _211
8. 노인이라서 유쾌한 일
1. 들어가는 말 _217
2. 노입 이전의 ‘주저함’과 ‘경계’ _221
3. 노입의 공백, 과골삼천과 불교관 _225
4. 실천적 노입과 치생(治生) _232
5. 노입의 공간과 노년의 유쾌함 _235
6. 나가는 말 _243
주석 _245
참고문헌 _274
찾아보기 _283
🖋 출판사 서평
영원할 것 같은 젊음 뒤로 살며시 다가오는 노년!
우리는 어떻게 그와 마주할 것인가?
그 누구라도 생애 첫 경험인 ‘노입’을 하면서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노년은 갑작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살며시 다가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노입에 무방비의 상태로 직면하게 되면서 다양한 정신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노년의 의미는 ‘노후’라는 의미로 통칭되면서 노년의 면모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노년의 부정적인 의미에 대한 긍정적인 새로운 노년의 지칭 중에 ‘노입(老入)’이 있다. ‘노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노후’, 이른바 노년이 된 이후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노입’은 중장년에서 노년의 계층으로 접어드는 계층의 변화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노년에 관한 문제는 단지 지금 세기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미 다른 시대에서 충분히 거론되었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금 세기의 저급한 난제로 치부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 중에는 50대 이후 점진적으로 노입으로 진입하게 되면서 비록 자신이 타인과 비교할 때 훌륭한 노년이었음을 자부하더라도 결국 자신도 또한 여느 사람과 같은 노년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데 있다.
조선 선비가 살아온 노년의 공간에서 현재와 미래를 본다.
누구나 알기 쉽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알기 어려운 것이 노년이다. 일반적으로 노년의 의미는 쇠퇴기에 접어든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하는 감각 세계의 기준에 맞추어 일컬어진다. 하지만 노년을 감각 세계에만 국한해서 단편적으로 이해한다면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노년이 지향하는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길과 올바르게 가야만 하는 노년의 길을 조선조 유학자들의 노년의 공간 속에서 그동안 간과했던 그들의 평범하고 소박한 참모습을 만나게 된다. 우선 노년의 공간, 그리고 고독한 모습의 노년이 아닌 진정한 모습의 ‘홀로 있음’을 살펴본다. 이어 퇴계 이황을 비롯해 다산 정약용까지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 가운데 여섯 명의 노년을 짚어본다. 퇴계의 서거 전 한 달의 기록인 [고종기(考終記)]에는 병든 몸임에도 불구하고 고봉 기대승과 학문을 논하고 있으며, 제자들에게는 자신의 학문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음을 고백한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배움을 놓지 않았다.
우암 송시열은 벼슬에 물러나 노년을 보내면서도 늘 올곧음의 잣대로 스스로를 경계하였다. 할아버지의 육아일기로 알려진 『양아록』을 지은 묵재 이문건은 유배생활로 노년을 보내며 스러져가는 가문을 일으키기 위한 손자 교육에 힘썼다. 어린 손자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어기기 일쑤였고, 묵재는 노인의 조급한 욕심과 노여움을 드러냈다. 악성 난계 박연은 [가훈] 17조를 남김으로써 후대와 소통하였고, 괴애 김수온은 유학자로서 적어도 어느 한 사상에 대한 우위를 언급하기 전에 유학을 통해서 마음의 바른 도를 얻게 된다면, 이른바 불교와 도교, 도가의 논지를 간파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괴애가 이해했던 노년은 노년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이해하려는 기존의 편견을 극복해야만 하는 노년의 당위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다산 정약용이 『노인일쾌사』에서 보여준 ‘노입의 공간’은 그가 노입으로 진입하기 이전과 이후의 극한상황에서 노입의 공백을 자각하면서 진행되었다. 특히 그가 처해 있었던 암울한 시기에서 무엇을 믿을지에 대한 확신의 부재와 동시에 무제한적인 불안의 중심에 서게 될 때, 심적인 부담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의 정점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노입의 공간을 위해 유배지에서 끊임없는 ‘홀로 있음’의 자기 성찰과 타인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서 노입의 공백을 내외적으로 회복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