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길은 멀고
장만식
배움의 길은 멀고, 삶은 참 역동적이다. 한 고개를 넘으면, 또 한 고비가 오고, 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시련이 오고야 만다. 그러니 즐겁고 행복한 시절도 잠깐, ‘인생이란 롤로코스터’를 탄 우리는 한 순간도 쏜살같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삶을 피할 수도, 여기서 멈출 수도 없다.
그렇기에 정신을 바짝차리고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할 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비록 “복불복이네”, “인간만사 새옹지마네”, “물극필반이네”라고 하니, 결과가 나빠도 억지(?) ‘희망’, ‘긍정’을 품고서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것도 지난 옛이야기가 돼버리기도 한다. 한 학기 한 학기를 버티고 견뎌어내면서도 나이에 속수무책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희망’과 할 수 있다는 ‘의지’가 꺾여 ‘체념’으로 바뀌고, 하나둘 배추 ‘포기’를 세듯, ‘포기’의 개수만 늘어 점점 더 낡아만 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들을 쫓아 닮아가버리기도 한다.
“이 나이에 무슨......”
“......한들 무슨 소용?”
“과연 ......될 수 있을까?”
하며, 처음에 품었던 ‘청운’의 꿈이, 열정과 의지로 가득찼던 이 길이 하나둘 ‘포기’하고 ‘멀어진 그대들’을 쫓아 벌써 뿌연 안갯속 같고, 가물가물 흐릿해질 때도 있다.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고자 하지 않는 사람은 이유를 찾는다’라는 중국 속담처럼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이유’를 찾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렇게 ‘낡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겨우 되찾은 자신을 잃어가고 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면서 자신의 소중한 삶을 물러섬 없이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존경스런 또 다른 ‘주변인물’들을 발견한다. 자신보다 더 어렵고 힘든 처지와 입장, 조건과 환경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 무엇을 뿌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믿음으로 바보처럼 억척스럽게 자신의 삶의 과제를 의연하게 헤쳐나가는 그런 ‘벗’들 말이다. 결국 ‘그것은 반드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믿는대로 이뤄진다. 믿음만큼 땀흘린만큼 이뤄진다.’라는 믿음으로 비록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도 자신에게 그 영광이 스쳐 지나갈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실현했음에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충실히 삶을 영위해 나가는 우리 주변의 ‘벗’들 말이다.
그런 ‘벗’들이 있기에 우리는 더욱 힘을 내곤 한다. 용기를 내곤 한다. 게다가 우리의 삶을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하고, 풍요롭게 채워준다. 그렇게 우리는 덕분에 ‘낡지’ 않고, ‘늙어’ 갈 수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는 확신한다. 그런 ‘벗’들이 결국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충실히 빛내리라는 것을.
그러므로 삶은 참 마음먹기 나름이다. 언제든 늦은 적이 없다. 마음먹은 그때가 딱 ‘이때다’싶다.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고, 나의 책임이다. 내가 나의 삶의 주인이고, 주인공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오직 ‘이때’뿐이다. 다만, ‘방법’을 찾으면 된다. 배움의 길이 아무리 멀어도, 비로소 우리의 삶이 참으로 꿈틀거릴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