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 영화가 시작되면, 대표적인 메소드 배우 알 파치노의 명언이 뜬다. 메소드는 극중 인물과 배우 자신을 동일시하는 극사실주의적 연기 스타일을 일컫는 말이다. 배우 출신인 방은진 감독 역시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하다보면 어떤 모습이 자기의 진짜 모습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그 극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까지 속이게 만드는 메소드 연기에 대한 강렬함을 영화에 담았다. 더불어 영화는 영화 속 연극이라는 장치를 빌려 퀴어 코드를 풀어낸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두려운 재하와 그것이 사랑이 아닐지라도 끝까지 가보려는 영우의 캐릭터 대결이 극적 긴장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멜로의 설렘까지 안긴다. 그동안 남성적 매력을 부각해온 박성웅과 영화에서 중성적 매력을 뽐내는 신예 오승훈의 몸사리지 않는 열연 덕분이다. <오로라 공주>(2005),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을 만든 방은진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
글 이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