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하다 : 매련하다 이 말은 분명한 토박이말이다. 그런데, 어느 사전에는 '昧練하다, 未練하다'와 같이 한자어로 다루고 있다. 이것은 아주 잘못이다. 한자어의 뜻대로, '매련하다'는 단련되지 못하여 어둡고 아둔함을 지시하고, '미련하다'는 단련되지 못한 것을 지시하여 토박이말의 '미련하다 매련하다'가 지시하는 뜻과 어느 정도 근사치는 있다. 이런 까닭에 억지로 한자어를 만든 것이라고 추측된다. 사실 우리 토박이말을 이런 식으로 부회하여 쓰는 말이 수없이 많다.
이런 것들을 잘 분간하여 바로 잡아 쓰는 것이 국어 순화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미련하다'와 '매련하다'는 큰말과 작은말과의 관계로서 다 같이 어리석고 둔한 것을 나타낸다. 큰말과 작은말의 관계는 홀소리의 다름으로 구별되고, 센말과 거센말의 다름은 닿소리로 구별된다. 이런 말은 우리 토박이말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 미련하다:매련하다.
빌어먹다:배라먹다.
비틀다:배틀다.
끽끽거리다:깩깩거리다.
그리고 토박이말의 '미련'과 한자어 '未練'은 그 지시하는 뜻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덧붙인다. 토박이말의 '미련'은 어리석고 둔한 모양이고, 한자어의 '未練'은 지시하는 뜻이 두 갈래로 갈리어 ①은 익숙하지 못한 것을 나타내고 ②는 생각을 딱 끊을 수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 한자어에는 큰말 작은말과 같은 언어상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차이도 이 두 말을 구별하는 잣대의 하나로 들 수 있다.
2. 애처롭다 이 말은 불쌍한 것을 보고 마음이 슬프다는 그림씨 낱말이다. 이 때의 '애처'가 토박이말인지 한자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데에 문제점이 있다. 토박이말로 보는 견해에 따르면 이 말의 말밑이 될 만한 말을 찾기가 어렵다. 가령 '애'를, '애가 탄다, 나의 애를 끊으니'들의 '애'로 본다고 하더라도 그 아래 이어지는 '처'와의 연결이 이해되지 않는다. 한자어로 보는 견해에 따르면 중국이나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哀悽로 쓰인 한자어는 찾을 수 없고, '애처롭다'와 비슷한 형태도 찾을 수 없는데, 사전에서는 '哀悽롭다'로 쓰고 있다. 이 말을 문헌에 근거를 둔다면, 한자어로 보기에는 무리가 뒤따른다. 역시 토박이말로 보는 것은 순리일 것이고, 이렇게 단안을 내리고 보면 한자어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말을 다 알고 쓸 수는 없지만 자신이 쓰는 말이 정말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고 써야 할 것입니다.
늘 신경을 써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말을 쓸 때는 그게 바른 뜻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