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豪雨) 폭우(暴雨) 보다 “장대비” “큰비” 우리말이 더 실감 나는데 !!
동이로 쏟아 붓는 듯 한 비로 인하여 온 나라가 난리다 !
인간의 과학이 아무리 발달하여도 자연의 변화에는 어쩔 수 없다.
남극 빙하(氷河)가 생기는 것도, 지구 온도가 상승하여 얼음이 녹는 것도
자연의 순리(順理)에는 인간의 과학 힘으로 막을 수 없다.
7월까지 만해도 가뭄이 길었다.
사실 우리나라가 위치한 지역은 이시기(벼가 익어갈 무렵)는 큰비를 동반한
태풍(颱風)이 연례행사처럼 지나간다.
TV화면에서는 “호우(豪雨) 폭우(暴雨)주의”가 난리다.
필자는 이럴 때마다 불만이 크다.
왜 비가 많이 쏟아지는 것을 “호우(豪雨)”니 “폭우(暴雨)”라고 표현할까
우리말로 “장대비” “큰비”라 하는 것이 훨씬 더 실감나고 표현도 자연적이지 않는가?
“호우(豪雨) 폭우(暴雨)”는 원체 많이 들어서 매우 자연스럽다.
그런데 왜 비가 많이 오는 것을 “호우(豪雨)”라고 표현하는가?
국민은 “호우(豪雨) 폭우(暴雨)”가 어떤 어원(語源)인지 알고나 말하는가?
한자(漢字)에서
△호(豪)자는 “호걸(豪傑)”이나 “귀인(貴人)”, “우두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폭(暴)자는 “사납다” “난폭하다” “모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비가 동이로 들이 붓는다” 식의 많은 비가 내린다는 표현에는 한국 국민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글자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중국의 한자(漢字) 문화권에 있기 때문에 그냥 “비가 많이 온다”
에 “호우(豪雨) 폭우(暴雨)”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한자들은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의 문자인 “한글”과 “우리말”이 있지 않는가?
혹자는 “호우(豪雨)”를 일본어 “고우(ごうう豪雨)”, 폭우(暴雨)를 보우(ぼうう暴雨)
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약 600년전 중국 원(元)말 명(明)나라 초기의 문학자 양유정(楊維楨)의 시(詩)에
雄風豪雨將春去(웅풍호우장춘거)-큰 바람비에 봄은 가고
剩水殘山送客歸(잉수잔산송객귀)-모습을 드러내고는 또 사라지는 산과 물 나그네는
돌아오네!
라는 시구에 “호우(豪雨)”가 등장한다.
▲약 250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중국의 예기(禮記) 월령(月令)편에
猋風暴雨總至(표풍폭우총지)-회오리바람과 폭우가 한꺼번에 이르게 되어.
라는 문귀(文句)에 “폭우(暴雨)”가 있다.
이로 볼 때에 “호우(豪雨) 폭우(暴雨)”등 단어는 중국 한자(漢字)에서 전래(傳來)
되었다고 생각된다.
일부 식자층(識者層)에서 어려운 말을 찾아 사용한 것이 TV나 신문 등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니 국민들은 어원(語源)도 모르는
“호우(豪雨) 폭우(暴雨)”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 어렸을 때만 해도 “호우(豪雨) 폭우(暴雨)”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우리말 우리 한글은 형용사가 아주 많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한 문학자가 말하기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형용사가 다양한 한글로 썼으면 훨씬 더 아름다운 “노인과 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라고---
이제 대한민국은 문화나 과학이나 경제적으로나 세계 선진국이다.
지리적으로 한자(漢字) 문화권이기 때문에 한자(漢字)를 멀리 할 수는 없다.
우리말 대부분은 한자(漢字)뜻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우리말로 충분히 표현 할 수 있는 것도
어려운 한자표 표현을 쓰는 것은 정말 한글을 가진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도 “한글(한자)” 같이 표현하면 이해가 쉬운데 한자를 한글로만 써놓으면
무슨 뜻인지 모른다.
우리말로 귀화(歸化)한 한자말도 많다.
썰매-雪馬(설마)-미끄러운 눈 위를 말처럼 달리는 기구.
얌체-廉恥(염치)-염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미욱-迷惑(미혹)-어리석어 올바로 판단하지 못함.
아둔-愚鈍(우둔)-어리석어 몹시 둔함.
성냥-石硫黃(석류황)-유황을 돌처럼 굳혀 불을 붙이는 물건.
장난-作亂(작란)-어지러운 짓을 함.
숭늉-熟冷(숙랭)-밥 끓인 물을 식힌 것.
배추-白菜(백채)-흰 빛깔이 나는 채소.
김치-沈菜(침채)-배추를 소금물에 담궈절여 약념을 넣은것.
서랍-舌盒(설합)-숨어 있다가 혀(舌)처럼 쏙 내미는 그릇(책상설합).
호우(豪雨)-장대비
폭우(暴雨)-큰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