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벽에 봄을 걸어 두었더니 ㅡ
옷걸이에 걸어둔 내 생애 허물을 뒤섞여 걸어둔
꿈의 나날들
하루하루가 최고로 여기며 나에게 두르고 달려왔으나
벗어 걸어두면 모든것이 허물이었다
내다 버릴 수도 없었다
나란 운명의 벽에 갇혀 있는
벽에 무엇을 걸어둬야 눈부시게 할 수 있나
바닥에 널려있는 것을 정리하듯 걸고
문 밖에 찾아오는 봄을 걸어 두었다
봄과 함께 온 벚꽃이 이렇게 세상속을 다녀가다니
우리 생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
최고의 날들로 여기는 날들은 뒤집어 놓자
낙화의 형상에 눈길을 뗄 수 없다
운명의 벽에 박힌 수많은 옷들
내 생의 꽃다발을 걸어두는 곳인가
봄을 걸어두면 꽃이 필것 같은데
봄을 무슨 수로 걸어 둘 수 있나
첫댓글 ㅡ 상 추 ㅡ
근본이 귀하여서 국화과 족속이니
실뿌리 하나라도 섬섬히 받쳐든다
촉촉한 대지에 안겨 안식을 기원하네
푸르른 새순들이 봄빛을 밀어 올려
싱싱한 이파리가 하얀 밥 감싸주면
된장에 삼겹살 한 점
봄을 꿀꺽 삼키네
봄빚이 부서지는 하이얀 물조리개
올망한 모종마다 듬뿍한 봄사랑에
입맛을 기다려 보는
세월이 이무롭다
천지가 꽃대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