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쌀
강일규
어머니 삼우제 지내고
돌아갈 사람은 슬픔을 흩뿌리며 다들 가고
남을 사람만 남아 슬픔을 더 털어내고 있다
며칠 더 계시다 가시라 해도
내 집 놔두고 왜 여기 있냐며 가신다는 아버지 성화에 시골집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당장 저녁밥이 걱정이다
가까운 마트에 갔다가
햅쌀이 나왔다기에 한 포대 샀다
오기 전
아내가 알려준 대로 밥을 지으며
아버지께 쌀 안치는 법과 전기밥솥 사용법을 알려드렸다
평소에 소화를 잘 못 시키는 편이라
밥물을 조금 더 잡으라는 아내의 말도 잊지 않았다
두부 넣고 김칫국을 끓이다
눈에 서린 슬픔을 냄비에 빠뜨릴 때는
아버지는 뒤돌아서서 벽만 바라보시고
나는 칙칙거리는 밥솥만 바라보았다
솥뚜껑을 열자
이건 밥인지 죽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ㅡ웹진『님Nim』(2023년 7월호)
첫댓글 어머님 먼저 가시고
혼자계신 아버지 많
이 힘든시겠네요
여자는 혼자라도
밥은 끓에 먹는데
~~~~ 자제님 들이 수고 많이 하셔야 겠어요
우중 입니다 잘 지내시기를요
왈칵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버지 가시고 엄마는 1년 후 가셨네요
엄마 먼저 가실까봐
부모님도 자녀들도 걱정이 많았죠
아버지 성품에 부담스럽다고 자식들 집에 안 계실것을 잘 아니까요😢
비는 오는데
올려주신 글에 또 다시 부모님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