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이 파인 칼국수 도로>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가끔 도로에
홈을 파 놓은 구간들을 만납니다.
가로 방향의 홈도 있고,
세로 방향의 홈도 있습니다.
그루빙(Grooving), 타이닝(Tining)이라
부르는 도로 건설 공법 중 하나로
주로 언덕길이나 회전 구간의
도로 건설에 사용됩니다.
그루빙은 양생을 마친 딱딱한
도로의 표면을 깎는 것이고,
타이닝은 아직 굳지 않은
도로의 표면을 갈퀴 모양의
기계로 긁어내는 공법입니다.
그루빙으로 시공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개는 타이닝 공법을 사용합니다.
국내에서는 콘크리트 도로가
처음 도입된 1980년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노면 마찰계수가 낮은 위험구간이나
도로선형의 변화가 심해 주행속도가
시속 20㎞ 이상 변화하는 구간 등에
시공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루빙 공법은 주로 아래와 같은
도로에 시공이 됩니다.
◈ 기존 노면의 마찰계수 낮은 구간
◈ 배수성 향상이 필요한 구간
◈ 결빙사고 위험 구간
◈ 차량 이탈사고 위험도가 높아
접지력 향상이 필요한 구간
◈ 조향성 향상이 요구되는 구간
◈ 경사로 등 미끄럼 방지가 필요한 구간
◈ 운전자에게 경각심 유발 또는
주의 환기가 필요한 구간
<가로 홈과 세로 홈>
그루빙이나 타이닝에는 가로방향과
세로 방향의 홈이 있는데 역할은
서로 조금 다릅니다.
(가로방향의 홈)
타이어가 가로 홈을 지날 때
만들어지는 소음과 진동을 통해
졸음운전을 방지하고,
운전자에게 감속 경고를 보내며,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의 우천 시
제동거리 단축이 주목적입니다.
(세로 방향의 홈)
도로의 커브와 경사면,
옆바람을 받는 직선도로,
고속도로, 교량, 고가도로 등에
주로 시공됩니다.
곡선, 경사, 터널구간 등에서
노면과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여서 안전성을 높이며,
직선도로에서는 옆바람에 대한
저항력을 만들어서
미끄럼 사고를 방지합니다.
< 기능과 효과>
다이아몬드 칼날로 도로 표면을
깎아내는 이 공법은 1960년대 미국
나사에서 스페이스 셔틀의 안전한
착륙을 위해 고안한 기술로,
공항 활주로 시공에도 사용합니다.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에서는
시공 후 빗길 사고가 85%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다음은 그루빙 도로의 이점들입니다.
- 타이어 트랙션 향상:
타이어의 접지력 증가 효과
- 배수 효과 증가:
도로 위의 물을 빨리 빼내는 효과
수막현상 방지:
젖은 노면의 사고 감소 효과 탁월
- 조향성 향상:
곡선구간의 차량 이탈사고 예방
- 소음 감소:
콘크리트 위에 종방향 시공으로 소음 감소
- 결빙 억제:
홈에 잔류한 제설제의 효과로
신속한 해빙 및 2차 결빙 예방
- 주행 안전성 향상:
해안도로, 산악도로 및 교량
운행 시 접지력 향상
- 기타 이점:
위험구간 진입 시 경고 효과,
졸음예방, 야간 우천 시
난반사 억제 등
배수 효과는 평면 대비 최대 10배,
소음 감소 효과는 0.86~1.3 데시벨
가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전 상의 문제점>
종방향 그루빙 공법은 굽은 길과
내리막길 등 위험구간에서 차량의
횡방향 미끄럼을 방지하고,
배수를 원활하게 하며 결방을 막아
안전을 확보하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격형 단면을 지닌
자동차 타이어의 경우이고,
타이어가 곡면이면서 폭이 좁은
바이크나 자전거 등 이륜차에게는
오히려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타이어 폭이 넓고 네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와는 달리 이륜차는 도로와
타이어의 접촉면이 좁고,
타이어도 두 개뿐이라서 홈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그루빙 도로를
지나는 이륜차에게 표지판을 통해
미리 경고를 해줍니다.
<그루빙 원더링 현상>
주행 중인 바이크 타이어의 홈과
도로의 홈이 만나면 간섭현상이
일어나면서 바이크가 원래 진행하던
방향과는 달리 홈을 따라갑니다.
이때 중심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좌우로 밀리고 궤도를 이탈하는
'그루빙 원더링(Grooving wandering)'
이란 미끄럼 작용이 일어납니다.
이때 순간적으로 접지력이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데,
홈의 모양, 간격, 깊이 등의 설계가
잘못되었거나, 시공이 불량할
경우엔 더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재 타이닝 시공 기준은
3㎜(폭)x3㎜(깊이)x18㎜(간격)로
정해져 있지만, 실제 시공된 홈을
재보면 18∼25㎜로 들쭉날쭉합니다.
게다가 이런 홈은 주로 커브나
고속 주행 구간 등 원래도 위험한
구간에 집중 시공되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루빙 원더링은 타이어 크기,
패턴, 도로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차량 속도가 빠를수록 미끄럼
확률도 비례하여 높아집니다.
특히 타이어가 새것이고
트레드가 살아 있을 때,
타이어의 폭이 좁은 저배기량
바이크 등에서 더 자주 나타나며,
타이어가 마모되어 접촉면이
넓어지면 조금 나아집니다.
<대비책>
국내에서도 고속도로 및 국도에
설치된 Grooving 도로에서 도로의 홈과
타이어이 홈 사이에서 일어나는
간섭으로 인한 Wandering 현상이
자주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의
Grooving 노면이 존재하고,
타이어이 홈도 다양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개선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일단 그루빙 구간에서 바이크가
흔들리면서 중심을 잃으면
핸들링으로 바로잡기가 어려우며,
무리하게 핸들을 조작하면
오히려 슬립이 일어나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일한 방지책은 감속이며
(최고 80 km 이내),
이런 도로의 특성과 그로 인한
영향을 알고 대비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중요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합니다.
첫댓글 칼국수 국수틀 도로~ 그루빙, 좋은 정보이십니다. 이륜차가 좌우로 홈을 따라서 움직이면서 도로를 타는 느낌입니다.
자동차도 작은 폭의 타이어 일수록 영향을 많이 받는듯 했습니다. 안전운행하세요!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상주~청원 고속도로 처음 개통했을때 상주 부근에 그루빙 가로방향으로 홈과홈 사이 거리를 달리하여
일정한속도로 통과하면 멜로디 소리가 났습니다
바이크로 세로방향 그루빙 지날때마다 긴장하고 지나갑니다
자동차 동호회에서도 고속도로에서의
그루빙 흔들림에 대해 자주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좋은 자료들을 올려주시는 덕분에 자동으로 좋은 공부들을 하게 되네요. 간과하기 쉬운건데 몇 년만에 복귀했더니 타이어 교체하면 바닥면을 벗겨내고 타야한다는 당연하고 사소했던 습관도 잊어버리는 통에 사고나 쳐나고 앉았네요. 바이크타면 사소해보여도 중요한 부분들이 많은데.. 잊고 있었던 부분들을 상기시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슬립 후에 후유증은 없으신지요?
늘 안전 운행 하십시오.^^
바이크 안전 운행을 위한 펀치 사부님의 정보에 감사 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펀치님 👍
오늘도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그루빙 구간에서는 무조건 서행이 상책인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전문가들도 울고갈 정도의 다방면으로 지식이 대단하십니다.
공짜로 공부를 많이 하는군요.
할리카페에 오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감사합니다.
네, 저도 몰랐던 것들을 공부해서 알게 되면 정리해서 공유하는 겁니다.
삭교 때도 안 하던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는 듯. ㅋㅋ
앞으로 투어때 조심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