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아침에 집안을 가득 채운, 또 다시 돌아온 사무실에서 은은히 펼쳐지는 커피향에 마냥 행복해진 적이 있으신지요?
커피는 기원전, 6~7세기 경, 에티오피아의 양치기 소년인 칼디(kaldi)가 발견했다고 전해집니다. 칼디는 어느 날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어떤 나무의 빨간 열매를 먹고 나면 막 힘이 나서 뛰어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에 자신도 그 열매를 먹어보았는데, 피로감이 사라지면서 신경이 곤두서는 듯한 황홀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커피였습니다.
커피향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강릉커피축제가 오늘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강릉항 인근 안목해변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를 보며 향기에 취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은 공자의 공곡유란 (空谷幽蘭)이 떠오릅니다.
空 빌 공
谷 골 곡
幽 그윽할 유 / 검을 유
蘭 난초 란
공자의 생애에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 것은 빈 골짜기의 그윽한 난향, ‘공곡유란(空谷幽蘭)’이었습니다.
공자는 30년 가까이 천하를 주유하면서 72명의 제후들을 만나 왕도정치의 이념을 설파하지만, 하지만 ‘패도정치(覇道政治)’의 무력이 지배하던 전국시대에 ‘문덕(文德)’으로 다스리는 문인정치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실패한 공자는 노나라로 향하던 중 인적 없는 골짜기에서 난초와 만나게 됩니다. 아무도 보아줄 사람이 없는 ‘공곡(空谷)’에서 홀로 핀 ‘유란(幽蘭)’, 그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공자는 깊이 탄식합니다. 잡초 속에 묻힌 애처로운 난초의 모습에서 자신의 처지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자는 곧 그 빈 골짜기의 난초처럼 남이 알아주든 말든 고결한 향기를 가꾸며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 뜻을 시로 읊고 <의난조(倚蘭操)>라는 거문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공자는 그 날 이후로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도성을 향하던 뜻을 접고 조용히 향리에 숨어 학문을 즐기고 문덕을 쌓았고, 자신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이제는 먼 데서 많은 현자들이 그를 찾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공자의 제자가 삼천 명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강릉은 커피 1세대라 불려지는 커피명인과 커피공장, 커피박물관, 커피농장, 커피거리가 있습니다. 사실 커피거리의 명성은 과거 안목 해변에 가득했던 ‘자판기 커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동전 몇 개로 저렴한 커피를 마시던 것이, 지난 2000년부터 한국 1세대 바리스타들이 강릉에 정착하면서 더욱 발전해 ‘커피의 메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국내 성인 1인당 1년간 마시는 커피는 약 480잔에 이른다고 합니다. 2015년 커피 시장규모는 3조5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입니다. 국내 커피숍 점포수는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을 합해 4만9천600여개에 달했습니다. 2009년 7천억원 규모에서 6년 만에 5배 커진 것이지요.
공곡유란의 고사처럼 향기를 통해서도 진리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강릉커피축제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집과 사무실에서라도 그윽한 커피 향기 한번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강릉 커피축제는 2016년 9월 30일부터 2016년 10월 3일까지 4일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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