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家之兒 惜糞如金 敗家之兒 用金如糞
집을 이룰 아이는 똥 아끼기를 금과 같이 귀하게 여기고
집안을 망칠 아이는 돈쓰기를 똥과 같이 함부로 하느니라.
연행록(景行錄)
똥을 닦은 손으로 음식(밥)을 집어 먹는가 !!
6,7년 전에 읽은 글이 생각나서 여기에 옮긴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인도학부 이광수 교수가 인도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니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인도사람들은 왜 대변보고 똥을 닦는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느냐는 질문이다.
그 질문은 바로
“너는 왜 별것을 다 만진 손으로 상추쌈을 먹느냐?
상추쌈도 숟가락 젓가락으로 먹어야 되는 것 아니냐?”
와 같은 의미와 다름이 없다.
-손으로 안 먹고 무엇으로 먹니?-
-너는 똥을 손으로 안 닦고 발로 닦냐?-
인도 사람들이 닦는 건 우리가 쓰는 화장지 대신 물을 쓰는 것이다.
우리가 화장지를 손으로 사용해 닦듯 그 사람들도 똥을 닦은 손을 물로 씻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설명 되면 인도의 음식 문화와 용변 문화가 이상하거나 틀린 것이 아니고
그냥 우리 것과는 다른 것일 뿐이다.
인도의 의식주(衣食住) 문화 밑바닥에 깔린 가장 중요한 생각은 오염 인식이다.
모든 생물의 살아 있는 몸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오염을 시키는 것이고
그것은 사방으로 널리 퍼져 전염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일을 변함없이 오래 도록 하는 사람들은 천한 계급인 카스트다.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떨어진 머리카락, 잘린 손톱, 기침에 나온 침 콧물,
항문과 요도로 나온 오줌과 똥, 싼 정액, 상처에서 흘린 피 등이 있다.
가장 극단적인 것은 단연 사람이 죽은 뒤 썩어가는 시체가 있다.
인도에서는 동물 시체를 치우거나 죽은 사람을 화장하는 사람은 최하위 계급에 속한다.
남이 마신 컵을 사용해 물을 마시는 것은 그 컵을 씻었다 해도
오염된 균은 남아 있는 것이다.
인도인의 생각에는 육식(肉食)은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이니 오염된 행위다.
그래서 인도의 높은 계급인 브라만은 육식을 하지 않는다.
인도에서는 지체가 높을수록 그런 오염된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브라만 여성이 제사 음식을 장만하다가 똥을 싸고 오면 다시 목욕을 하고
부엌으로 들어가야 한다.
숟가락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한국 주부가 제사 음식을 만들다가 똥이나 오줌을
싸고 난 뒤에 목욕하고 제사음식을 만드는가?
손 정도 씻지 않을까?
인도 사람의 생각은
몸에서 나온 똥이 몸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신성한 제사를 더럽힐 수 없어서
그 오염을 물로 씻는 것이다.
물론 낮은 계급의 카스트는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도 된다.
어차피 인도의 낮은 계급은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내려온 전통에서
오염(汚染)된 일을 하는 “오염(汚染)된 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인도에서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도구를 남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씻어서 깨끗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씻었으니 깨끗할 것이다”라는
생각이지 미세하지만 실제로는 오염된 것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도 사람은
내 손이 비록 더럽혀 졌다 할지라도 물로 씻고 나면 깨끗해 졌다고 생각하여
내 손으로 음식(밥)을 먹는 것이다.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은 자연스런 문화의 일부다.
그리고 인도 음식은 쌀로 만든 밥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의 호떡과 같이 생긴
빵 종류가 많다.
그 빵을 손으로 뜯어서 여러 가지 양념에 찍어 먹거나 채소에 싸먹는데
숟가락이나 포크를 사용하면 매우 불편하다.
인도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오른 손을 사용해서 밥을 먹는다.
그것은 오른 쪽(右側)은 바른 쪽(正)이고
왼 쪽(左側)은 그른 쪽(不正) 방향이라는 생각에서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도 대부분 오른쪽 손을 많이 쓰는데
습관적인지 “오른쪽을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지 궁금하다.
불교에서는 탑을 돌때에 “右繞三匝(우요삼잡)”이라하여
“부처님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세바퀴를 도는 탑돌이 예절(禮敬)”이다
왜 우로 세 번 돌아야 존경을 표하게 되는가?
불교에서 “우요삼잡(右繞三匝)”의 행위는 깨어 있는 숭고(崇高)한 정신과
지고(至高)한 생명의 행위다.
천체(天體)가 밝은 태양을 중심으로 우(右)로 돌듯 삼라만상은 우(右)로 움직이며
생명작용이 일어난다는 불교의 논리다.
우리는 어렸을 때 “오른 손”을 “바른 손”으이라 불렀다.
연필도 왼 손으로는 못 쓰게 했다.
악수나 경례할 때도 반드시 오른 손만 사용해야 한다.
많은 나라가 왜 그런 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오른 쪽은 바른(正) 방향이고
왼 쪽은 부정(不正)의 방향이다.
정치집단도 우파(右派)와 좌파(左派)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오른 손으로 밥을 먹고 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심찮게 왼손을 사용하는 사람도 쉽게 본다.
어떤 사람은 왼 손으로 돈을 주면 안 받기까지 한다.
왼손을 많이 사용하는 서양 사람은 당황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젊은 사람들은 양손을 같이 사용한다.
모두가 다 상대적이고 시대에 따른 문화의 차이일 뿐,
젊은 세대는 그런 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똥을 닦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선 똥은 냄새도 나쁘지만 오염(汚染)을 시키는 물질이다.
오염원(汚染源)을 없애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쉽고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물이다.
그래서 똥이 나온 항문을 가장 깨끗하게 닦는 것은 물로 닦아야 한다.
물로 닦지 않고 종이로 닦으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미세한 것은 덜 닦인다.
물로 닦는 기구를 변기에 설치한 것이 비데(bidet)다.
손으로 똥을 닦으면 손이 더러워지고 깨끗하게 닦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편리하기도 하고--
똥닦는 손도 비누 물로 몇 차례 씻으면 더러움은 없어진다.
손과 물로 씻으면 화장지로 닦는 것보다 더 깨끗하고 상쾌한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다가 먹을 땐 오른 손, 똥구멍을 닦을 땐 왼 손으로 하는 원칙을 정해 놓으면
그렇게 인상 찌푸릴 일도 아니다.
필자 어렸을 때 농촌에 살 때는 똥을 그렇게 더럽다고 생각 안했다.
서울에 살면서 똥이 더러워졌다.
논밭에 거름이 주로 똥이었다.
비료가 귀할 때라 심지어는 남의 집에서 똥을 참고 우리 집에 와서 쌌다.
많은 사람들이 개통 쇠똥을 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으려 다녔다.
개똥을 주워 담는 “개똥망태기”를 별도로 만들었다.
세계는 다양한 민족이 다양한 문화로 살아가고 있다.
문화란 서로 다른 것일 뿐 어느 것이 더 고급이고 더 저질이라고 할 수 없다.
각나라 민족은 고유한 문화가 있다.
다만 문화를 만들어내는 여러 환경이 서로 달라서 그 모양이 다르게 나타날 뿐이다.
우리나라도 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다.
“다문화 가족”이라는 표현아래 외곡인과 결혼하여 혼혈 국민도 늘어가고 있다.
한국의 고유한 풍습과 예절도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으로 변화될 것이다.
우리와 다른 남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문화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다.
숟가락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한국 사람과
손으로 음식을 먹는 외국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선진국민의 문화의식이라 생각한다.
(위의 글은 부산외국어대학교 인도학부 이광수 교수의
인도 문화에서 “문화란 서로 다를 뿐”이란 글을 참고한 내용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