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는 <변신>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내용>
전에 읽었던 중편 소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선량하고 근면한 세일즈맨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이상한 곤충으로 변해있었다.
꿈인가 했지만 꿈은 아니었고 자신은 사방이 낯익은 벽으로 둘러싸인 자기 방 침대에서
갑충이 되어 벌렁 누워 가느다란 다리를 간들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벌레가 되어서도 그는 인간의 의식과 양심을 가지고 있다. 출근 시간을 걱정하고 자기에 대한 회사 사장의 인식을 염려하며,
가족의 생계를 근심하고, 대인관계에 신경 쓴다.
그러나 그가 벌레가 되고부터 가족과 그 사이엔 단절이 생기고 그는 이 단절이 주는 소외 속에 죽어간다.
어느 날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등에 박혀 앓다가 죽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집 하녀인 할멈은 “옆방에 죽어 있는 그것을 제가 치워버렸습니다.”라고 그들에게 말한다.
그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가족은 안도하고 모처럼 활기를 되찾아
봄의 햇살을 받으며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교외로 산책을 나간다.
하지만 이 작품엔 주인공이 왜 어떻게 벌레로 변했는지 인과관계가 없고 줄거리도 모순과 엽기적인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
<교훈>
카프카의 유년기는 불안정했다고 한다.
잇단 동생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아버지와의 불화 속에서 성장했던 카프카.
대학 때 문학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아버지 때문에 법학을 전공한다.
후에 그는 보험회사에 들어가서 일하고 죽기 전엔 법률 고문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보험사 직원에서 문학가로 변신하며 그의 문학세계의 지평을 연다. 그것은 일종의 변신이었다.
책은 그레고르 잠자가 벌레로 변신한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 없이 기정사실로 시작된다.
이 벌레 인간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세속적 잣대와 상치하는 인간상. 또는 주변의 실리적 가치관과 대립하는 진리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의 삶.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은 상호성을 의미한다.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이 지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독자적 삶을 위해서가 아니다.
사람은 자신 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관심과 유익을 도모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무감각한 공리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이를 넘어 사랑이라는 의미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책임, 이기적 동기는 나쁜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도덕적 가치관은 실리를 추구하는 세속적 가치관과 종종 충돌을 일으킨다.
또는 신앙적 가치관은 현실적 가치관과 갈등을 빚어 신자가 박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전체주의 국가에서 어떤 사람이 개인의 자유나 개인의 권리를 주장한다면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돈과 번영을 기치로 삼고 있는 자본주의 집단에서 정신적 가치를 주장한다면 그는 이방인으로 취급되기 쉽다.
나아가 인류 역사 속에는 인본주의 세상에서 신본주의 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박해를 받아왔던 경우들을 볼 수 있다.
그때 세상은 자기와 다른 상대를 벌레처럼 이질적 존재로 보고 그 존재에 대해 비인간적 박해를 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저것을 없애버려야만 해요.” “어째서 저것이 오빠란 말이에요?”
그레고르와 가장 친밀했던 여동생 그레테의 이 냉혹한 외침은 인간의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이 곤충은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등에 박혀 앓다가 죽는다. 카프카 역시 그의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어쨌든 이 책은 바른 가치관을 가진 존재를 주변 세계가 벌레처럼 배척하여 사멸시키는 이야기이다.
2013. 1. 15
이 호 혁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