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트업 분야는 ▷ 소셜 미디어·빅 데이터·교육·판타지 스포츠 등 스포츠 스타트업 성공하려면 ▷ 규칙등 스포츠 이해는 기본, 엔터·소비자 욕구도 고려를
미국 스탠퍼드대 비즈니스 스쿨의 조지 포스터 교수는 하버드대의 스티븐 그레이서 교수와 함께 스포츠 비즈니스에 관한 수업을 공동으로 개설했다. 그 넓은 북미대륙에서 동서로 5000㎞나 떨어진 대표적인 교육기관 교수들이 합동수업을 진행한 셈이다. 여기에 전설적인 풋볼 코치 빌 월시가 가세하면서 10여 년 전 '스포츠 비즈니스(The business of sports : text and cases on strategy and management)'라는 주목할 만한 저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들은 스포츠 비즈니스는 여타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수익 증대, 리더십과 전략의 중요성, 가치창조와 가치배분의 원칙, 브랜딩, 글로벌라이제이션 등 특징을 갖고 있다고 파악했다. 물론 스포츠와 비즈니스가 결합된 스포츠 비즈니스는 차별성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승리의 중요성, 오너가 가진 목적의 다양함, 어항 속의 경영, 규모의 유지, 약자(팀)에 대한 지원, 강자에 대한 규제, 수입 규모 유지와 분배 원칙, 선수를 자산으로 인정, 나쁜 행동에 대한 통제, 재무정보에 대한 제한적 공시, 스포츠와 오락의 결합 등의 차별점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스포츠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하면서 펼쳐질 미래의 모습이 관심을 끌고 있어 '산업적, 엔터테인먼트적 폭발성'이 기존 항목에 추가돼야 할 것 같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건강하고 여유 있는 즐거운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오래 사는 삶, 이왕이면 건강하고 즐겁게'가 삶의 화두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건강과 삶의 여유,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스포츠와 ICT가 결합된 세계는 문화와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하다.
자연히 스포츠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 스타트업의 형태는 크게 4개의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교육, 소셜 미디어, 빅 데이터, 판타지 스포츠라는 키워드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교육은 '더 잘 치며 더 잘 던지고 싶다는 욕망'과 관련이 있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은 모두 더 나은 기술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핸디캡을 낮추고 싶지 않은 골퍼가 지구상에 있을까. 승리를 추구하지 않는 팀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지 않을까. 전설적인 풋볼 코치는 '승리가 모든 것은 아니다. 그것은 유일한 것이다(Winning isn't everything : it's the only thing)'라며 선수들을 독려하지 않았던가. 외국의 상당수 스포츠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에 필요한 기술을 분야별로 나누어 모바일 트레이닝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데 드리블이 약한 아마추어 선수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동영상을 통해 전문가의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도 유력한 스포츠 스타트업 분야다. 스포츠 마니아만큼 말 많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싶어 하는 인종이 있을까. 최근 국가대표팀의 스페인전 직후 나타난 '키보드 워리어'들을 생각해 보라. 스타트업은 스포츠 팬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상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 개념인데 여기에 실시간 스코어 확인, 스포츠 뉴스 시청은 물론 경기 전과 심지어 경기 시작 후 입장이 가능한 티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미국에서 맹활약 중이다. 스포츠 팬들은 좌석을 예약하기 전에 선택한 자리에서 보이는 경기장 전경이 어떨지 궁금해 한다. 위치는 좋은데 경기장 설계 때문에 타자의 움직임이 가려진다면 그날의 야구경기 관람은 고통이다. 프로구단 막내인 KT는 올해부터 ICT를 활용한 VR 모바일 생중계를 하고 있다. 카드보드나 스마트폰을 통해 360도 경기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빅 데이터를 활용한 스타트업들도 많다. 이미 독일 축구팀이 빅 데이터를 통해 월드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바 있고, 선수들의 옷이나 공, 배트, 클럽에 칩을 심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이 일상화돼 있다. 미셸 위 클럽은 헤드 스피드와 스윙 궤적, 훈련량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들 빅 데이터는 선수 교체와 훈련 등 전력 향상이라는 점에서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부상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 자체가 큰 자산인 요즘 구단들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풍경 중 국내와 해외의 큰 차이는 아마도 판타지 스포츠일 것이다. 실제 선수들이 가상 공간에서 펼치는 판타지 스포츠는 전통주의자들에게는 크게 흥미를 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판타지 스포츠를 통해 실제 경기의 인기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즉 게이머들이 승률을 높이기 위해 선수 분석을 하고, 전술을 파악할 뿐 아니라 부상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실제 경기관람 확률도 높아지고 관련 용품까지 산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스포츠 스타트업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스포츠를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는 규칙과 경쟁, 그리고 신체 활동이다. 여기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공간, 시간, 문화, 역사 다양한 분류 체계를 통해 스포츠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기가 행해지는 장소를 보자. 운동장도 있지만 산에서 진행되는 경기도 있고 물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도 있다. 시선을 하늘로 돌려보면 더 많은 가능성이 보인다. 올해의 ICT 산업 10대 뉴스 중 네 번째는 드론이다. 스포츠 스타트업이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드론이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욕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스포츠 산업백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10만1000개가 넘는 생활체육클럽이 있고 회원 수는 450만명에 달한다. 이들 동호인을 위한 앱을 개발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정보는 무엇일까.
당신이 매주 운동장에서 뛴다면 이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목욕탕과 경기장 근처의 맛집 정보일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성공 가능성은 커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