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가의 개념 및 특성
1) 무가의 개념
무가는 제의(祭儀)에서 무당이 가무(歌舞)로 굿을 할 때 신을 향해 구연하는 신가(神歌)이다. 이 무가는 무당의 신관(神觀)을 비롯한 우주관, 영혼관, 내세관, 그리고 존재근원에 대한 일체의 사고가 종합·체계화하여 직접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어서 무속의 구비경전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서사적 양식의 무가를 무속 신화라 부르기도 한다.
2) 무속과 무가
무가는 무당이 무속의례를 진행하면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무가는 제의 때만 부르기 때문에 보통 때 부르는 민요와는 구별한다. 무속의례는 굿이 일반적이지만, 독경형태도 있다. 따라서 무가는 무당이 굿이나 독경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노래가 아닌, 말로 구연되는 부분도 있고, 행위와 대사로 표현되는 부분도 있어서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무속의례는 무속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 궁극적 목적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안녕과 번영, 그리고 복락을 위한 것이다. 선신들에게 복을 주실 것을 빌고, 재앙을 주는 신에게는 그 재앙을 막고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구함으로써 현세에서 제화초복(除禍招福)하거나, 악귀의 힘을 위협하고 몰아냄으로써 인간의 평화와 안녕을 되찾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무속을 인간 중심이고 현세 구복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1) 무당의 유형
강신무 : 신(神)내린 무당을 말한다. 어느 날 갑자기 무병을 앓게 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해보다가 효험이 없으면 마침내 입무식, 곧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된다. 강신무가 되는 데에는 성별이나 연령, 사회적 신분, 혈연적 내력, 지시정도 등은 상관이 없다. 대체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강신되는 경우가 많고, 집단적이거나 세습되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
세습무 : 대대로 세습되는 무당이다. 강신무가 가지는 무병이나 내림굿을 거치지 않는다. 다만 무당집안에 태어나서 어려서부터 집안 어른들을 따라다니면 굿을 배우고 익혀서 무당이 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세습무는 혈통을 따라 계승되는 무당으로 무속의례에서 사제의 기능을 한다. 강신무가 가지는 예언자적 기능을 가지지는 못하며, 인간의 뜻을 신에게 청원하는 기능을 가질 뿐이다. 세습무에서는 무속의례를 주재하는 것은 거의가 여자들이다.
독경무 : 경을 읽는 무당이다. 노래와 춤을 위주로 해서 신을 즐겁게 하고 제화초복하는 강신무나 세습무의 굿과는 달리, 독경무의 독경은 경을 읽어 선신을 청해다가, 그 위력을 빌어 귀신을 위협, 추방, 포살해서 제화초복한다.
3) 무가의 특성
(1) 주술성 :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신에게 제화초복을 기원하여 그것을 이루려는 무속의례는 그 기본적 인식이 주술성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무가는 기본적으로 주술을 바탕으로 하는 구비문학의 갈래이며, 주술성을 떠나서는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2)신성성 : 무가의 신성성은 주술성과도 관계가 있다. 무속신의 주술력을 믿어야만 신성하게 인식할 수 있다. 무가는 무당이 신을 대상으로 부르는 것이고, 신은 신성한 존재이다. 무당은 무가를 부르면 신이 반드시 강림한다 믿는다. 그래서 신을 위해 제물을 진설한 자리가 아니면 무가를 부르려 하지 않는데, 이것은 제물을 차리지 않고 무가를 부르는 것은 곧 신을 속이는 일이 되어 천벌을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3)오락성 :무속의례는 신성한 제의이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피지배층 서민들에게는 흥미로운 구경거리이자 축제로 인식되어 왔음도 사실이다. 굿판에 모인 사람들은 가능한 굿이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을 요구하며, 이러한 관중들의 요구 때문에 무당은 자신이 주재하는 굿에 오락적 요소를 가미하지 않을 수 없다.
(4)전승의 제한성 : 무가는 강한 주술성과 신성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은 무가를 불러서는 안되는 것으로 인식한다. 또한 무당을 천시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일반인은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무가는 무당이라는 특수계층의 사람들만이 부르며, 그것도 무속의례 자리가 아니면 불러서는 안되는 것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무가는 세습무의 경우에는 그 혈연집단을 통해서만 전승되며, 강신무의 경우에는 내림굿을 받은 신어머니와 사제관계를 통해서만 전승된다. 그리고 무가는 불량이 많고 그 내용도 복잡하며, 까다로운 제의절차와 함께 배워야만 하기 때문에 전승의 어려움이 가증 된다.
(5)율문 전승 : 무가는 민요나 판소리처럼 율문으로 전승된다. 서사무가와 같은 대부분의 장편무가들은 4음보격 율문으로 된 부분이 많다. 특히 자주 사용되는 무가의 공식적 표현들은 4음보 율문으로 정형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4음보격의 율문구조로 된 부분은 비교적 내용도 정확하고 듣기에도 매우 좋으며, 이런 부분이 구연될 때에는 대부분 악기 반주가 따른다.
(6)포용성 : 무가는 무속신앙을 그 사상적 바탕으로 하는데, 한국의 무속신앙은 외래종교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외래종교가 유입되면 한국의 무속신앙은 거부하기보다는 그것을 포용하면서 자기의 것으로 동화시킨다. 그리고 무가 사설에는 많은 민요들이 그대로 차용되며, 시조나 한시가 그대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