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바하마'로 크루즈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여행의 주요목적은 저와 같이 미국에 오신 저희 친정어머니의 미국 내 체류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체류기간도 무사히 6개월 연장하고, 여행도 정말 재미있고 환상적이었어요.
그 감동이 잊혀지지가 않아서 글을 한 번 올려봅니다.
제가 탄 배는 ‘로얄 캐리비안’ 이었는데,
14층짜리 거대한 여객선으로, 카메라에 담기조차 버거운 큰 배였지요.
배를 탄 승객은 모두 2,600명, 배 안의 승무원과 종업원만도 870명이었어요.
16시간에 걸쳐 바하마에 도착할 때까지 배가 움직이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이어서
배멀미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는데, 막상 바다를 바라보면 어찌나 배가 빨리 가던지 놀라울 정도이었어요.
배 안의 객실은 크지는 않았지만 객실의 창문을 통해 바다를 직접 볼 수 있고,
하루에 2번 객실관리를 해주어서 호텔처럼 깨끗하고 단정했어요.
배 안에는 극장, 작은 쇼핑센터, 카페테리아, 레스토랑, 수영장, 사우나장, 헬스클럽, 오락실, 농구장, 탁구장, 카지노 .....
웬만한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어서 배 안의 시설을 둘러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고 신기했답니다.
바다 위를 달리는 배 안에서 하루 종일 수영을 할 수도 있고, 비치의자에서 센텐을 하거나,
선상카페 댄스파티에 참여할 수 있고, 다이빙,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춘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것을 신청하면 아이들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루 종일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맛도 좋아서 뱃살이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지요.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배머리에 기대어 바다 위의 저녁노을과 달빛 가득한 은빛 물결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답니다.
바하마에 도착해서 하루는 바하마 관광을 하고,
하루는 Cococay Beach라는 아름다운 해변에 내렸는데,
그 해변은 이 배와 전속으로 계약된 곳이어서 이 배를 탄 사람만 그 바닷가를 즐길 수가 있었어요.
맑고 청명한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수영과 물놀이를 하고,
바베큐, 스테이크, 샐러드, 음료수, 과일 등을 맘껏 먹으며
바닷바람 솔솔 부는 야자수 나무 그늘 아래 비치의자에 앉아 환상적인 꿈을 꾸었지요.
배로 돌아 와, 저녁마다 펼쳐지는 쇼를 즐기고, 아름다운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면세품 쇼핑까지 하고 나니
온 세상을 품은 것 같이 행복해지네요.
여행 중 하루는 정장을 입고 참석하는 디너파티가 있었는데,
고 1, 중 3인 우리 아이들이 넥타이와 아이셔츠를 입고 참석을 하니 다른 사람들이 대학생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아 모든 것이 참으로 잊을 수 없는 신비롭고 황홀한 추억이었답니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크루즈 여행을 즐겨보세요.
<크루즈 여행경비>
- 크루즈 비용은 객실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제가 갔다 온 바하마가 가장 짧은 코스로 3박 4일에 1인당 400-600불 정도하였구요,
5박 6일의 캐리비안은 600-800불 정도 한다고 했어요. (알래스카까지 가는 비용은 얼마인지 잘 모르겠네요...)
- 이 비용은 바하마로 가는 운임료, 숙박비와 식비를 포함한 비용이에요.
- 그리고 배 안에는 서빙해 주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일일이 팁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크루즈 여행에서는 일률적으로 승객 1인당 1일에 10불씩을 지불했어요. 팁 고민을 안하니 참 좋더라구요.
- 저는 RDU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랜도까지 갔는데, 올랜도까지 가는 항공료가 1인당 160불 이었어요.
올랜도 외에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도 많았어요.
- 어떤 분들은 차를 렌트하여 올랜도까지 간 다음 올랜도에서 2일 정도 관광을 하고, 크루즈를 탄 다음,
돌아올 때만 편도 비행기를 이용하기도 한답니다.
- 올랜도나 마이애미 공항에서 크루즈 타는 항구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가장 편하지만 좀 비싼 픽업서비스를 이용하여,
4인 기준 왕복 240불(팁 40불 포함)이 들었어요. 시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
- 배 안의 특별한 프로그램(스킨스쿠버 등)에 참여할 경우에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쇼와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어요.
매일 매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은 안내지를 전 날 저녁에 갖다 놓으니 그것을 꼼꼼히 잘 살피면
알뜰하게 풍요로운 여행이 될 수 있답니다.
- 배 안에서 파는 물건들은 모두 면세품이고 가격도 저렴해서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여행을 위한 몇 가지 팁들>
1. 여권과 관련서류 (DS-2019 등) 준비
- 크루즈 여행에서는 여권과 관련서류를 세밀하게 살핍니다.
- 관광비자인 경우는 별도의 서류가 필요없지만,
J1, J2비자의 경우는 모든 가족들의 비자관련서류 원본을 꼭 가져가야 합니다.
- 그리고 비자만료기간이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남아있어야 합니다.
만료기간이 며칠 남지 않은 경우는 배를 태워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용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하구요.
2. 크루즈를 타는 시간
- 크루즈에는 아침 일찍부터 들어갈 수 있지만, 수속은 오전 11시부터 가능하고,
수속을 마치고 배를 타면 11시 30분부터 점심을 먹을 수 있고, 오후 1시에 객실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후 5시에 예정된 목적지(바하마나 캐리비안 등)로 출발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후 3시까지는 배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3. 여행가방 스티커
- 크루즈여행을 예약하면 집으로 안내문이 오는데, 거기에 여행가방에 붙이는 스티커가 들어 있습니다.
- 이것을 미리 가방에 붙여놓으면 항구에서 내리자마자 안내원이 와서 가방을 가져가고, 오후 5시 정도에 객실로 갖다 줍니다.
- 그런데 크루즈를 타기 위한 수속을 하는데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좋지만,
객실에 들어가서도 가방이 없기 때문에 물건을 꺼낼 수가 없으니,
안내원에 가방을 맡기기 전에 처음에 사용해야 할 물건(카메라, 간편한 옷, 세면도구, 소지품 등)을 빼놓거나
작은 가방에 넣어 들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4. 사진기사의 사진 촬영
- 배를 타는 순간부터 사진기사가 사진을 찍습니다.
갑자기 사진을 찍어서 처음에는 좀 당황하였지만, 그래서 처음사진은 좀 이상하게 나왔지만,
저녁을 먹을 때도, 바하마에 내려서도, 비치에서도, 배 안에 마련된 약식 스튜디오에서도 사진촬영은 계속됩니다.
- 찍은 사진은 현상을 하여 다음 날부터 사진전시회를 합니다.
사진 찍은 장소와 시간을 보고 자신의 사진을 찾을 수가 있지요.
사진의 가격은 1장에 10불에서 20불 정도 하는데,
그 사진을 찾아도 되고, 안 찾아도 괜찮으니, 사진을 안 찍겠다고 거절할 필요가 없더라구요.
- 그런데 사진을 많이 찍다보면 아무래도 사진을 많이 찾게 되긴 하네요....
5. 정장 만찬
- 아침, 점심은 주로 뷔페이고, 시간도 자유로운데, 저녁식사는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 여행 중 하루는 정장을 입고 참여하는 만찬이 있으니 모든 가족들의 정장을 한 벌씩 꼭 갖고 가야 합니다.
정장을 안 가져간 분들을 위해 턱시도 등을 대여해 주기도 하더군요.
6. 크루즈에서 내리는 시간은
- 크루즈에서 내리는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 정도입니다.
오전에 모든 승객들이 다 내리게 되어 있으니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할 때 참고하세요.
<크루즈여행에서 찍은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하고 있는 크루즈
*** 배 위 수영장
*** 배의 야경
*** 바다에 비친 보름달
첫댓글 좋으셨겠네요. 예전에 부산-일본 스타크루즈를 탄것과 규모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희도 크루즈 계획중인데, 예약은 어느 싸이트를 통해 하셨는지요? priceline 말고 다른 곳도 있나요?
꼼꼼 완벽 써머리네요... rabbit님 감사합니다. 배가 정말 크네요... 비자연장도 무사히 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캐나다나 멕시코 다녀오는 걸로는 비자연장이 힘들지만, 역시 돈을 좀 들여서 비싼 여행을 하시니 가능했던 듯..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환상적인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저희도 7월에 도착해서 8월에 캐나다 미국동부 여행을 다녀왔는데 참 좋았습니다. 애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려고 여행을 많이 할 계획인데 겨울에 올랜도 관광 때 한번 고려해봐야 겠어요. 정보 감사합니다.
와...그러쟎아도 크루즈 여행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님의 상세한 설명과 묘사에 잘 이해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꼭한번 카리브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참고가 많이 될꺼 같아요~ ^^ 몇해전 중국 장강 크루즈를 탄적이 있었는데... 조촐한 가족이면 몇 가정 지인들과 함께 모여 가는 것도 좋을꺼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배안에서의 시간을 좀더 다양하고 다이나믹(??)하게 보낼수 있을 듯 해요...
bookingbuddy.com에 들어가시면 priceline, orbitz, expedia, cruise.com 등 크루즈 예약을 할 수 있는 여러 사이트를 한꺼번에 보실 수 있습니다. (bookingbuddy.com에서 크루즈 외에 비행기, 렌트카 등 예약가능) 그런데 크루즈마다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데 저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한인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했어요. 가격은 크루즈의 종류, 배안의 프로그램, 예약시기, 바다가 보이는 방인지 아닌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합니다. 지금 10-12월 크루즈를 예약하면 바하마(3박 4일) 200불, 캐리비안(5박 6일) 300불 정도이네요. 이 정도면 동부, 서부 항공료보다 적고, 숙박비, 식비가 별도로 들지 않으니 무척 저렴한 것 같아요.
캐리비안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은데 여자 정장은 어떤 차림인가요? 여기서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만 입고 다니다 정장을 준비하자니 부담이 됩니다
저도 정장이 없어서 크루즈 타러 가기 전에 TJ MAXX 가서 원피스 하나 12불 주고 샀어요. TJ나 마샬 등의 Dress Clearence 코너에 가서 잘 고르면 가끔 쓸만한 것들이 있더라구요. 긴팔 드레스는 20불 정도면 살 것 같아요. 원피스는 아니어도 대부분은 스커트를 입더라구요. 정장차림이 아니더라도 디너 식당에 안들여보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진찍을 때 좀 부담되고, 예쁘게 차려입은 다른 사람들괴 좀 비교되고... 그 정도이지 큰 문제는 아니에요. 그냥 정장입고 저녁 먹는 것 밖에는 없답니다. 그래도 왠지 정장을 입으니 가슴이 설레이더라구요. 남는 것은 사진 뿐......
'rabbit'님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또 더 여쭐께요, 동부관광 통해서 예약하면 거기서 가이드가 크루즈여행내내 동행하나요? 그리고 한국인 여행객도 좀 있나요? 혼자 갈 생각하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습니다.
저도 사전에 크루즈정보를 얻지 못해 무척 힘들었어요. 궁금하신 것은 언제든지...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저는 RTP 여행사통해 예약해서 동부관광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가이드는 필요없을 것 같아요. 하루의 자세한 스케쥴이 적힌 A4 4페이지 안내문이 매일 방으로 전달됩니다. 그것보고 맘에 드는 곳 골라서 가시면 됩니다, 안내문에 적힌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무료이어서, 맘에 안들면 다시 다른 곳에 가면 되니 힘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탄 크루즈에는 40개여국 사람들이 탔다고 써 있었어요. 한국사람은 1가족 만났지만 같이 다니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아는 분들하고 같이 가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rabbit'님 유용한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
저도 이번에 10.27-10.31간 4박5일 '바하마크루즈' 여행상품을 예약해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DS-2019' 서류내 '인터내셔널오피스' 관계자 '싸인'은 미국에서 해외여행 나갈 때마다 받아야 하는 지요? 출발을 앞두고 고민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