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놈의 목소리를 듣고나니 힘이 좀 나는 것 같다. 미안.. 해결되면 그때 다 얘기해 줄께. 아직은 그에게 어떤 부담도 주고 싶지 않다.
그나저나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음... 또 뭐가 있더라??? 몰라 몰라, 암튼 이재인, 힘내자! 화이팅! 끙.... 간신히 남은 힘을 끌어모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주일 안에 5천만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휴.. 생각하기도 싫다. 우선 급한대로 전세금을 빼야겠다. 다행히 주인 아주머니께 사정을 말씀 드렸더니... 되는대로 빨리 방을 빼주겠단다. 나머지 2천만원은 어떡하지? 통장을 보니 잔액 29만원!! 그러고 보니 전재산이 29만원이라던 전직 대통령과 통장잔고가 똑같다. 헐~ --;; 은행대출을 알아보니 담보없인 곤란하다고 하고 급한대로 카드대출을 한다고 해도.. 어림없다. 어떡하지?................
RRRRRRR 또 싸가지 놈인가? 근데... 받아보니 김대리다.
“ 오늘 월차라면서요? 지금 뭐하고 있어요? ” “ 로또를 살까~ 스포츠 복권을 살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 “ 푸훗! 재인씨, 돈 필요해요? ” “ 넷? .아...아니요........아니......실은 맞아요. 돈 필요해요. 김대리님, 돈벼락 맞을 방법 혹시 알아요? " ( 이런 상황에서 농담이 나오다니.. --;; ) “ 돈벼락 맞는 방법은 모르고, 돈이야 없으면 필요한만큼 은행에서 빌리면 되죠. ”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내가 대출받을 자격이 안된다는 거지.
“ 알아봤는데... 그것도 복잡하더라구요. ” “ 그래요? 그럼 나랑 친한 선배가 은행에 다니는데... 같이 가볼래요? 누가 알아요? 혹시 방법이 있을지.... ”
김대리의 친절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 서둘러 옷을 입고 김대리의 선배가 있다는 명동 **은행으로 갔다. 도착해보니 김대리가 먼저와 선배로 보이는 듯한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박차장이라고 하는 김대리 선배는 대출에 필요하다며 몇가지 질문을 하더니 내일중으로 2천만원을 통장으로 입금시켜 주겠다고 했다. 핫!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더니~~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저한테 인사하실게 아니라 태훈이 놈한테 감사하다고 해야죠. 이놈이 보증을 서~~ 악!! 임마, 왜 남의 발을 밟고 그러냐?“ “ 형... 왜 쓸데없는 소릴하고 그래? ” “ 내가 뭘? 둘이 결혼~~~ 아악! 김태훈 너 죽을래? ” “ 형. 고마워. 이제 다 된거지? 그럼 우리 간다. ”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할 틈도 없이 김대리가 나를 끌고 나왔다. 이런~~~ 김대리가 보증을 섰나보다. 어쩐지......... 아무 담보도 없는 내게 너무 쉽게 대출을 해준다고 생각했다. 남한테 신세지는거 싫은데...... 지금이라도 거절할까? 하지만 거절하면................... 그 다음엔 어떡하지?
“ 재인씨 무슨 생각하는지 맞춰 볼까요? ” “ 네??? ” “ 지금이라도 거절할까~ 어떻게 거절하나~ 고민하고 있죠? ” “ ............. ” ( 어떻게 알았지? ) “ 그냥 쉽게 생각해요. 마침 내가 은행에 아는 사람이 있었고, 재인씨가 돈 떼먹고 도망갈 사람 아니라는거 아니까 회사 동료로서 충분히 보증 서줄수 있는거고.......... “
이사람, 도움받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게 손내밀줄 아는 사람 같다. 근데.. 잡아도 될까?
“ ........... 고마워요. ” “ 휴........... 다행이다. 난 또 재인씨가 거절하면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 “ 아니에요. 사실 어떡하나~ 좀 막막했거든요. ” “ 재인씨! 지금 나한테 고맙죠? ” “ 네. ” “ 무지하게 고맙죠? ” “ 네. ” “ 그럼........... 오늘 저녁 사요. 나 너무 배고파요. ”
생각 같아서는 한시라도 빨리 집에가서 쉬고 싶었지만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
“ 그래요. 김대리님은 뭐 좋아하세요? ” “ 아무거나 잘 먹어요. 근데 계속 김대리~ 김대리~ 할거에요? ” “ 네? ” “ 나도 이름 있어요. 김태훈!
저녁을 먹고 바래다 주겠다는 김대리를 간신히 돌려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골목길 앞 낯익은 차가 보인다.
" ........................... " " 하루종일 어디갔다 오는거야? " " 어? ......... 어. 누구좀 만날 사람이 있어서... " " 누구? " " ........... " " 내가 하루종일 얼마나 전화했는지 알아? "
전화온적 없는데.... 핸드폰을 꺼내보니 전원이 꺼져있다.
" 미안. 밧데리가 나갔네. "
한참을 기다렸는지 놈의 발밑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있다.
" 많이 기다렸어? " " 너 정말............... "
놈이 애써 화를 억누르며 뭔가 말을 꺼내려고 하는 순간.. 주인집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재인이... 마침 잘만났네. " " 네. 어디 다녀오세요? " " 어. 복덕방에. 마침 들어올 사람이 있다네. 근데... 어디 갈데는 구해논거야? " " 네? ,,,,,,, 네. " " 그래. 그럼 이번 토요일까지 방 비우는 걸로 알께. "
아줌마가 들어가신후.. 난 내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는 놈의 눈빛이 두려워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른후.. 놈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이재인. 이사가? " " 어? .............어. " " 어디로? " " 어? ........... 아직 못구했어. 이제 구해야지. " " 이사는 왜 가는데? " " 그게................... " " 너, 나 모르게 이사가려고 했니? " 아냐... 얘기 할려고 했어, " " 언제? " " 일 해결되면 말하려고 했어. 이제 다 해결됐어. 걱정할거 없어. 정말이야. " " .................. 이재인. 나 너한테 뭐니? " ( 무서워. 그렇게 무섭게 얘기하지마.) " 어?............... " " 나 너한테 뭐냐고? 어"
놈은 더이상 참을수 없다는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무슨 말이든 해야 하는데... 놈의 표정을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럴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첫댓글 이거 너무 재미잇어서 다 뽑아서 읽었는데.. 16편 기다린지가 언 2~3주 다 되어 가네염..ㅜ.ㅜ;; 어서어서 나와서 다음 까페에도 올렸음하는 간절한 마음이..ㅜ.ㅜ; 진짜 잼나염~~ 그것도 잼있던데.. 신데렐라?? 앗! 이것도 올려봐야 겠네염..
헤헤. 이거 재밌다니까요.. 저도 다음편 계속 기둘리는중
몰아서 읽는다고 고생좀 했네..ㅋㅋ..잼나네요...올리신다고 고생했어요..담것도 빨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