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1월23일 설날 저녁에 길건너에 사는 영현형님과 청량리역으로 향합니다.
태백산을 가기위해 태백역 23:00 막차를 예매하고, 기차역 주변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며 필요한 부식을 챙기고, 시간 맞추어 열차에 올라 맥주한잔하고 1시간 정도 눈을 부쳐봅니다.
새벽 03:00 정도 태백역에 도착하여 간단히 해장국을 먹고 택시를 타고 산행 들머리인 당골로 향합니다.
보통은 유일사에서 시작하여 당골로 하산하는데 이번에는 반대의 코스를 선태하였습니다. 영현형님은 유일사>당골을 가려하였으나 제가 가고자 하는 코스가 있기에 선뜻 바꾸어 주시네요^^
태백산 당골을 시작으로 장군봉(천제단) 찍고 유일사로 하산. 연이어 백두대간 코스인 화방재에서 만항재에 오르고 함백산 정상 찍고 두문둥재로 하산하는 긴 산행을 계획합니다.
당골매표소에서 입장료 성인2,000원을 내고 스틱을 준비하여 산행에 들어갑니다.
매표소에 비치되어 있는 온도계를 보니 영하17도!!!! 이번 겨울들어 제일 추운 산행이 예상됩니다.
당골 코스를 처음 가보는데 온화하며 이쁘고 편안한 길입니다. 거기에 추운 날씨와 강한 바람이 하늘을 맑게하여 밤하늘 별이 총총 떠있습니다. 반재에서 망경사로 올라 망경사 자판기 커피로 추운몸을 녹이며 바람을 피하고 해뜨기 직전까지 기다리다 해뜨기 바로전에 장군봉으로 오릅니다.
일출 산행의 멋이 떠오르는 태양만은 아닙니다. 떠오르는 태양의 반대편을 바라보면 굽이치는 능선들이 멋있는 색상으로 보입니다. 정상에 올라 반대편을 바라봅니다.
자리잡고 일출을 기다리다 영현형님 컨셉사진을 찍어 봅니다. 러셀~^^
영현형이 사진 좌측하단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사진인데 어두워 형님이 보이질 않네요^^;;;
다른 모습의 사진을 담으려고 자리를 옮깁니다. 이동하면서 해가 비추는 모습들도 담아봅니다.
유일사 쪽으로 이동하여 작은 천제단 앞에 고사목을 배경으로 담아봅니다.
고사목이 마치 용의 형상으로 비추네요.
용의 해에 기운 제대로 받아서 대박나길 기도합니다.^^
해가 떠오르고 유일사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제가 목적한 함백산이 보입니다.
영현형님 마스크 콧구멍에 고드름 얼었네요^^ㅋ
유일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는데 이 길은 참으로 편하고....길고....지루하네요;;;;
하산하여 화장실 이용하고, 주변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영현형님과는 헤어집니다.
형님은 서울로, 순국이는 함백산으로 향합니다.
아스팔트 길을 적당히 오르다보면 화방재 어평휴게소가 보입니다.
휴게소 길건너에 있는 집 우측 사이길로 화방재에서 만항재로 오르는 대간길이 시작됩니다.
헛간에 산행안내 표식이 여럿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홀로산행 시작입니다.
헌데.... 발자국이 없습니다. 이런....시작부터 러셀입니다.
오기전에 간단히 후기를 봤었는데 후기에서는 쉽게만 표현되던 코스가 러셀때문인지 엄청나게 힘든 코스로 다가옵니다.
수리봉까지는 무릎까지 빠지는 정도였지만 앞으로는 허리까지 빠지면서 진행이 어렵습니다. 엄청난 체력손실을 느끼며 한발한발 혹은 무릎꿀고 기어서 진행합니다.
만항재에서 화방재로 하산하는 시간이 1시간30분 정도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짧은 거리이지요....헌데....러셀이 끝이 없습니다.
얼마전부터 아프던 무릎이 다시 아파오면서 고민에 빠집니다. 진행, 후퇴, 야영.... 결국 진행을 선택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무릎에 붙힌 케토톱이 효력을 발휘해 주길 바래봅니다.^^
지치고 외로운 산행을 하면서 겁이 납니다.
지금 걷고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이런 의문에 더욱더 겁이 커지는 상황에서 산행표식은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맞는 길이라는 안심을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갑니다.
드디어 만항재 도착입니다. 만항재 직전에 군사시설물이 있으며 앞으로 함백산이 보입니다.
무릎에 걷기 힘들정도의 통증을 느끼며 걸어온 길이지만 안심과 행복을 느낍니다. 휴~
지난번 가리왕산에서 지쳐 고생했던 경험으로 행동식(쵸코바, 사탕)을 간간히 먹으며 산행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만항재 쉼터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쉼터에서 컵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함백산 자락을 향하여 움직입니다.
무릎....아픕니다.ㅠ,.ㅠ
결국 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종료하고 잠자리를 찾아 야영준비에 들어갑니다.
허리 가까이 쌓인 눈을 퍼내어 담을 만들고 바닥을 다져 에코로바 이벤트빅라이트2텐트를 설치합니다.
눈삽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번 운행은 산행에 집중하기위해 장비를 줄여 삽을 대신할 도구로 의자에 잡주머니를 씌워 눈을 퍼내었습니다. 훌륭합니다^^
이벤트 텐트는 자립형 텐트로 펙사용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여 동계산행에 효과적입니다.
텐트를 설치하고 안에 들어가 저녁을 차리는데 금방 해가 지네요.
알파인 텐트의 작은 실내에서는 히트캡이 크게 필요치 않았습니다. 버너를 바로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저녁으로 설음식을 챙겨와 해결하였습니다. 원래는 라면도 1개 포함이었는데 만항재 휴게소에서 먹은 컵라면이 든든하여 차례음식으로 안주삼아 쏘주 한잔합니다. 추운날씨에 배낭속에 두었던 물도 살짝얼어 버너 옆에서 녹여주었네요. 녹인 물이 얼지 않도록 침낭속에 품고 내일은 무릎 통증이 잦아들어 산행에 무리없길 바라며 잠을 청합니다.....zzz
헛!!! 잠에서 깨어 볼일을 보러가야 하는데....등산화가 알라스카....끈 묵는거 장난아닌데....텐트슈즈가 아쉽습니다.ㅠ,.ㅠ
자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의자로 만들어 놓은 길에 눈이 다시 쌓여있습니다.
밤새 새차게 불던 바람에 쓸려 왔네요. 바람에 날려오는 눈이 텐트 측면을 밀어붙이는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그럴만도 하더군요;;;
야영지를 쓰레기 하나없이 깨끗이 정리하였습니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그레고리 트리코니60 그레이 M사이즈 입니다^0^
좋아요^^
텐트 설치를 위해서 만들었던 자리입니다.
어제는 부드러운 눈밭이었는데 밤새 텐트의 온기로 단단히 얼어있습니다.
동계산행에 항상 함께하는 에코로바 이벤트프리마로프트 장갑.
너무 추운날씨의 산행이라 계속 끼고 산행했습니다.
무릎통증이 그대로여서 함백산 산행을 포기하였습니다.
하지만 평지를 걷기에는 충분하여 414번 국도를 이용해 고한역 까지 걷기로 합니다.
지루하고 긴 길이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한적함이 입가에 미소짓게 되네요^^
그 길에서 4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를 지나칩니다. 전혀 모르고 지나칠 정암사와 수마노탑를 이런 기회로 보게되네요.
이번에 두발로 움직인 경로입니다. X표시에서 야영^^
고한역에 도착하니 오후2시. 기차는 4시50분....ㅜ,.ㅜ 택시타고 고한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
터미널에서 표를 예매하려는데 4시까지 매진!!!ㅠ,.ㅠ 잠시 생각하고 4시를 예매하려 다시 안내창구로 들어가니 3시30분 마지막 자리가 남았다네요^0^ 버스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즐겁고 배운게 많은 산행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권순국이었습니다.ㅋㅋㅋ
후기 작성하며 또 떠날준비 합니다.ㅎㅎㅎ
첫댓글 이제 본격적으로 산에 다니는구만 ! 좋네 !!! 함백산 정상 조금 아래 비박 하기 좋은 자리가 있는데 ... 담에 기회가 되면 같이 한번 가자구 .
함백산 꼭 가고싶습니다. 무릎이 아파서 정상을 못 오른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가실때 꼭~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