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그 세번째
<이 산행기는 제 개인 홈피에 올려 놓았던 것을 부끄러워 머뭇거리다 이제야 용기내어 홀대모 방에
올립니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점이 있는 것을 양해 말씀 올립니다.
한꺼번에 도배하듯이 올리면 짜증내실까봐 하루에 한 개씩만 올립니다.
처음에 쌩초보로 나섰다가 대간길이 거듭될 수록 대간꾼 특유의 땀냄새가 조금씩 몸에 배어 가는 것
을 지켜 보시는 것도 재미있으시지 않을까하는 바램도...>
4월 5일 식목일.
사흘만에 다시 대간길에 나섰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대간길에 달려 가느라 뉴스를 보지 못했는데
대간 구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 뉴스를 들으니
강원도 양양의 산불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나 있더군요.
여원재를 출발하여 대간길을 더듬어 올라오는 길에 매 구간마다
벌목으로 인한 산림의 황폐, 벌목 후 사후관리 소홀로 인한 산사태,
산불로 산 전체가 민둥산으로 변해 버린 곳 등 백두대간이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장을 많이 봐 왔습니다.
국가 차원의 백두대간 관리가 시급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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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 흥부 마을과 봉화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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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 백두대간 제 7 소구간(복성이재 ~ 중재)
거리 : 구간거리(13.59 km), 누적거리(37.82 km)
일시 : 2005년 4월 5일
세부내용 : 복성이재(10:10) -> 밀린 숙제 복성이 뒷재(10:25) -> 다시 복성이재
출발(10:40) -> 염소 방목장 무명봉(11:04) -> 흥성장공인성지묘
(11:53) -> 봉화산(12:55) -> 봉화산 안부 점심식사 후 출발(14:00)
-> 944봉(14:57) -> 광대치(16:20) -> 월경산(17:10) -> 중재(18:10)
-> 복성이재 복귀(19:10)
총 소요시간 8시간. 만보계 기준 25,000보.
4월 2일 백두대간 6소구간을 마치고 고향집에 들렀다 새벽에 고속도로를 달려
4시쯤 산본 집에 도착했습니다.
일요일엔 계속 자다가는 몸이 오히려 말썽을 일으킬 것 같아
마눌과 강아지 데리고 둘째형 집앞까지 걸어 갔다가
쐬주 한 잔 마시고 다시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만보계 기준 15,000보.
월요일 하루 출근하니 화요일은 식목일 휴무.
다시 대간길에 나섰습니다.
04:00 기상하여 서둘러 보지만
꼭 집에서 해야 기분이 개운한 원초적행위(씻고,먹고,내 보내는)탓에
출발은 06:10.
이 버릇을 고쳐야 대간 속에서 몇일씩 야영을 할 수 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경부,대진,88고속도로를 거쳐 복성이재에 도착하니 10:10.
삼일 전 빼먹은 복성이뒷재까지 갔다가 같은 길로 다시 돌아오니 30분 소요.
10:40분이 돼서야 이번 구간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맑고 청명한 날씨에 햇살이 매우 따가운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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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 흥부 마을
흥부가의 발상지인 흥부마을로 알려진 복성이재 동쪽의 성리.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마을에는 큰 부자였다가 망한 '박첨지설화'가 전해지고,
마을사람들은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 자시에 당산제를 지내고 난 뒤,
후덕한 부자를 기리는 '춘보제'도 지내고 있다.
또 마을에는 흥부와 관련있는 고유 지명이 수십 개나 된다.
즉, 제비가 하늘을 나는 형상의 연산등, 부자가 살았다는 장자골,
놀부가 화초장을 지고 가다 쉬었다는 화초장바위거리, 사실은 흥부가 여기서 순금을 주워
부자가 됐을 거라는 생금모퉁이, 놀부가 지고 가던 화초장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오래 생각했다는 장구목, 흥부가 어렵게 살 때 허기져 쓰러졌다는 허기재 등
마을의 왠만한 지명은 모두 흥부와 연관이 있다.
<조선일보刊 실전 백두대간 종주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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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1 복성이재 ~ 중재 구간 개념도.
#2 성리 흥부 마을에는 각 지명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이 즐비합니다.
#3 복성이재는 복성리에서 유래했습니다.
#4 복성이재는 남원시 아영면과
#5 장수군 번암면을 경계 짓습니다.
#6 밀린 숙제를 위해 돌아간 복성이뒷재에서 본 오늘 구간의 첫번째 오름.
올라 가 보면 산불로 생긴 것인지 일부러 만든 것인지 모르나 수만평 나대지에
염소방목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산의 사면 전체를 철조망으로 둘러 놓았는데
지금은 페쇄되었는지 철조망은 군데군데 뚫렸고 노릿한 염소냄새만 가득합니다.
#7 복성이재에서 본 천문대.
#8 복성이재 출발점.
#9 첫번째 무명봉을 낑낑대며 올라 서니 사방으로 툭 트여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멀리 지리의 영봉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가야 할 봉화산, 성리마을, 멀리 장수군 등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은 성리마을
#10 동화호.
#11 오늘의 첫 포인트 봉화산.
#12 염소방목장이 있는 첫번째 무명봉. 25분 소요.
#13 대간길은 철쭉 군락지를 관통합니다.
#14 철쭉철에 온다면 온 몸에 철쭉향기를 묻히며 걸었겠지만
오늘은 철쭉가지가 얼굴을 계속 때려 연신 아야~아야~ 소리를 내야 합니다.
#15 그동안 만난 무수한 표지기 중 가장 멋져 보였던 것.
빨간 바탕에 붓으로 백두대간 호랑이 두마리를 그려 놓았습니다.
#16 흥성장공인성지묘. 복성이재에서 1시간 10분 소요.
#18 햇살이 너무 뜨거워 정신없이 걷기만 하느라
치재, 꼬부랑재는 위치 확인없이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도착한 다리재.
#19 봉화산 정상. 누군가 정상에 서 있습니다.
#20 봉화산 사면.
억새밭이어서 정선의 민둥산 분위기입니다.
#21 봉화산 정상까지는 키높이의 억새밭과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 가야합니다.
#22 봉화산 정상. 해발 919.8m 입니다. 복성이에서 2시간 15분 소요.
산불감시원 두 분이 정상에 주재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진을 찍고 있자 우리 부부를 찍어 주겠답니다.
정중히 거절하자 의아한 눈빛입니다.
올라오는 사람마다 자기들 보고 사진 찍어 달라고 한다면서...
봉화산은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에 걸쳐 있는 철쭉이 좋은 산입니다.
5월말이면 남원 흥부산악회가 주최하는 각종 철쭉관련 행사가 열립니다.
이날도 남원시에서 식목일을 맞아 나무 심기 행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철쭉철에 대간길을 통과한다면 색다른 운치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23 인공 조림지.
#24 봉화산 정상에서 만난 부부.
대간꾼은 아니고 단일 산행하시는 분들입니다.
#25 봉화산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
#26 870봉과 백두대간의 마루금.
#27 임도는 대간을 휘감아 장수군과 남원시를 연결합니다.
산불감시원이 타고 온 자동차가 보입니다.
#28 백두대간 좌측에 우뚝 솟은 속금산.
#29 오른쪽 소나무 숲에서 휴식 및 점심.
#30 소나무 숲에서 되돌아 본 봉화산 정상.
#31 막걸리는 대간길 최고의 기쁨.
#32 오늘 메뉴는 유부초밥.
#33 살찐 심장과 지방질 혈관을 가진 저에 비해 건강한 심장을 가진 마눌은.
#34 앞장서서 잘도 갑니다.
#35 임도가 대간의 마루금을 넘는 구간.
#36 오늘 구간은 억새와 잡목의 연속입니다. 아야~ 소리를 백번 쯤은...
#37 870봉 오르는 길.
#38 간만에 등장한 강사랑 물사랑.
#39 944봉 가는 길의 무명봉.
#40 응달진 곳은 아직 해빙기 현상으로 질척거리고 위험합니다.
#41 944봉 가는 오르막.
#42 944봉. 고도계를 반드시 장만해야겠습니다.
대간길에는 이름없는 봉우리들이 많아 고도계가 없이는 정확한 위치 확인이 어렵습니다.
#43 발등 위를 휙하고 지나가 간이 철렁하게 만들었던 도마뱀 녀석.
#44 944봉 하산길의 암릉구간.
#45 광대치. 복성이재에서 5시간 50분 소요.
#46 월경산 입구의 표지기들.
월경산은 그 이름이 주는 어감이 묘해서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47 월경산을 오르는 길은 가팔라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숨이 턱이 차도록 헉헉대며 올라가니 새로 만든 듯한 철조망이
앞을 가로 막습니다. 대간 지도 어디에도 이 철조망 정보는 없습니다.
산의 계곡쪽 사면 전부를 둥글게 철조망을 치고
안쪽의 나무를 전기톱으로 전부 베어 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또다른 염소 방목장이 아닐지...
#48 월경산 정상. 복성이에서 6시간 30분 소요.
#49 대간길은 산 정상을 우회하여 나 있습니다.
대간길은 50,000의 1 지도에는 자세히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름도 없는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것들이 그 구간 마지막에 집중되어 있으면 거의 죽음이지요.
월경산에서 도착지인 중재까지는 50분 거리이지만
중간에 작은 봉우리가 아주 많아
지친 다리가 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
#50 산사태 지역.
#51 드디어 중재에 도착. 밀린 숙제 구간 빼고 총 7시간 30분 소요.
#52 열심히 잘 따라 왔지만 지친 모습이 역력한 마눌.
#53 다음 구간의 시작점인 755.3봉과 백운산.
#54 다음 구간(중재~육십령)의 입구.
#55 중재에서 중기마을까지 내려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
#56 광대나물. 습지에서 자랍니다.
#57 이름 모를 야생화.
이후 중재에서 중기마을까지 걸어 내려 가서 사흘 전 이용했던
인월택시 불러 주차시켜 둔 복성이재로 이동. 택시비 30,000원.
첫댓글 산행로가 눈이 많아 당초 예정보다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에는 중재에서 끊어야 할지 모릅니다. 산행에 참여하시는 산우님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