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타페주 리그의 카브레라
축구협 혼성팀 불가 규정에
“규정 만든 어른들 나빠” 반발
축구협 “연말에 재검토” 밝혀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에서 7세 소녀가 남녀 차별적 내용을 담은 축구협회의 방침에 정면으로 맞섰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남부의 어린이 리그에서 뛰는 유일한 여자 선수인 칸델라리아 카브레라(사진)는 3세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산타페주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축구 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꼽힌다.
현역 최강으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전설적 골잡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등이 산타페주 출신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남자 리그에 비해 여자 리그는 취약하기 짝이 없는 형편이다.
2018년 7월 지역의 축구협회는 카브레라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를 전했다.
카브레라가 더는 소속팀인 우라칸에서 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규정상 남녀 혼성팀을 허용할 수 없기에 내린 조치였다.
카브레라가 사는 지역에는 여성 리그는커녕 여성팀도 없기에 카브레라가 소속팀에서 뛸 수 없다면 축구를 그만둬야 한다.
좋아하는 축구를 더는 못하게 될 처지에 놓인 카브레라는 “이 규정을 만든 어른은 나쁜 사람들”이라며 울먹였다.
이 사연을 카브레라의 어머니가 SNS에 올리자 “우리 아이도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며 곳곳에서 비슷한 반응이 올라왔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는 230여 개의 지역 리그가 있다.
하지만 이 중 68개 리그에서만 여성 팀이 소속돼 있다.
여성 팀은 제대로 된 재정 지원을 받지도 못한다.
카브레라의 사례가 공론화되자 지역 축구협회는 연말쯤 회의를 열어 남녀 혼성팀을 금지한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카브레라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일단 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