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친구가 생겼어
수전 메도 글·그림|허미경 옮김
비룡소|2012.12.24|36쪽|8500원|그림책|초저
해리는 길에서 날개 다친 새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와 정성껏 보살펴준다. ‘샐리’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특별한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데 샐리의 표정은 밝지 않다. 샐리는 겨울이 오기 전 남쪽으로 떠나야 하는 초록 열대 새였던 것이다.
다른 초록 열대 새들이 샐리를 데려가려고 한다는 걸 직감한 해리는 마음이 편치 않고, 새들은 해리가 못마땅하다. 샐리를 두고 해리와 새들의 신경전이 펼쳐진다. 해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 책은 자기만의 친구를 소유하고 싶은 아이의 심리와 초록 열대 새들의 우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처음에는 샐리만 생각했지만 점점 창밖의 새들도 걱정하게 되는 해리의 모습이 무척 귀엽다. 친구를 기다리는 초록 열대 새들의 우정이 만들어 낸 싱그러운 초록나무를 포근한 색감으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눈썹을 치켜든 새들의 표정이 이 책을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최은희)
◎몬스터과학 1 공주의 뇌를 흔들어라
김성화, 권수진 글|나오미양 그림
해그림|2012.12.10|76쪽|1만1000원|과학|초중
털공 같은 동그란 몸에 고무줄처럼 출렁이는 팔과 다리를 한 몬스터 뿡몬.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공주의 머릿속에 뇌의 비밀을 넣어라’는 임무를 받고 왔다는 몬스터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뿡몬은 게으르고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공주의 뇌를 어떻게 흔들 수 있을까?
만화 틀을 기본으로 하고, 줄글과 삽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아기자기하게 담아냈다. 공처럼 통통 튀는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책 구석구석을 분주하게 다니는 뿡몬을 따라가다 보면 임무 완성! 아이의 호기심과 질문에서 시작하고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정도의 적당한 설명으로 가볍게 풀면서도 이야기 흐름과 깊이를 놓치지 않는다. 단편정보를 나열한 책, 학습교재 같은 과학책들이 여전히 유행하는 가운데 아이들을 잘 아는 어린이 과학책 전문작가의 책은 더욱 반갑다. 《몬스터 과학》 시리즈 중 1권이다.(이양미)
○폭파전문 꼴뚜기
신서중학교 3학년 임재영 외 5명 글|이상대 엮음
아침이슬|2012.12.10|204쪽|1만원|청소년문학|13세
이 작품은 신서중학교 소설창작반 학생들이 쓴 9편의 판타지 소설집이다.
그 중 <폭파전문 꼴뚜기>의 재민이는 개학식인데 정상수업을 하고, 주 5일제를 한다고 방학을 줄이는 현실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확 학교를 폭파해버릴까?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학교가 ‘폭삭’ 주저앉는다. 놀라는 재민이 앞에 폭파전문가가 나타나고, 재민이는 그의 조수가 되어 사람들이 싫어하거나 분노하는 대상을 대신 폭파한다. 반 평균을 깎아먹는다고 ‘꼴뚜기’라 놀림받던 자신이 비록 꿈속의 일이지만 폭파 일을 하면서 칭찬을 받고 자신감을 되찾는다.
각 작품의 배경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빌릴 몸을 기다리며 숨어있는 조회대 밑, 자살한 영혼들이 고행을 쌓는 화장실, 운명도서관으로 가는 도서관, 사람의 마음을 조정할 수 있는 ‘앱’을 얻는 미술실 등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공간이다. 그들의 공간에서 상상력은 맘껏 펼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인간의 선과 정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다루는 주제도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다양하고 소재 또한 청소년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하다.(정인복)
○식탁위의 세계사
이영숙 글
창비|2012.5.29|1만1000원|192쪽|역사|13세
요즘은 세계사를 다양한 주제로 접근하려 시도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 책도 다양한 세계사 보기의 한 모습이다. 이미 설탕, 대구, 초콜릿 등의 먹을거리로 역사를 연결시킨 시도는 있었다. 이 책은 우리 식탁 위에 흔히 오르는 친숙한 음식 재료 열 개를 통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일상과 세계사의 연관성을 일깨워준다.
포도 편에서는 우리나라와 칠레의 자유무역협정, 샴페인 관련조항이 포함된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바르샤바조약, 와인의 나라 프랑스 역사까지 가지를 뻗어나간다. 곁가지로 이야기들이 뻗어나가다 보니, 자칫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또한 서양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세계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균형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역사 과목을 암기 과목으로 오해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음식을 통해 세계사를 이야기 하듯이 들려주어 흥미를 유발한다. 박물관에 가지 않아도, 사건들을 외우지 않아도 세계사를 이해하게 된다.(김경혜)
○진실 게임
사라 데센 글 | 조종상 옮김
개암나무|2012.12.10|608쪽|1만4000원|청소년문학|16세
메이시의 아빠는 메이시와 함께 달리기시합에 나가기로 했던 날, 길에서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는다. 메이시는 아빠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며 살아간다. 엄마 역시 남편의 죽음이 자신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고 자책하며 일중독자가 되어 사업을 번창시키는 것으로 고통을 이겨내려 한다.
메이시는 엄마의 사업 때문에 우연히 출장연회업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다. 특히 웨슬리와 진실 게임을 하면서 자신을 이해해간다. 메이시와 엄마는 감추려고만 했던 아픔을 인정하고 표현하면서 서로의 슬픔과 상처를 보듬는다. 아빠의 죽음 이후 달리기를 하지 못했던 메이시는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고, 남편과 관련된 것을 멀리하는 것으로 슬픔을 감추던 메이시의 엄마는 남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별장을 찾아가 마음의 짐과 아픔을 덜어낸다.
자신이 갇혀 있던 아픔과 두려움이라는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메이시를 통해 청소년들의 심리변화를 잔잔하게 보여준다.(이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