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승2패, 현재 11연승 중. 김경효는 2군 평가전 초반 1승2패를 기록하며 주춤하더니 곧 승수를 쓸어 담으며 11연승을 기록, 12승2패로 당당히 다승랭킹 1위에 랭크 됐다. 2군 평가전이라고 해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신인들만 출전하는 것은 아니다. 팬들에게도 낯익은 SK텔레콤 오충훈, 박대경, KTF 우정호, 위메이드 신노열 등 1군 무대를 누비던 선수들도 다수 출전하는 것이 2군 평가전이다. 그런 쟁쟁한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2군 평가전의 이영호로 불리는 STX 김경효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김경효는 올해 1월에 숙소에 합류한 말 그대로 진짜 신예다. ◆멀고도 험난했던 프로게이머의 길 김경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프로게이머를 지망했다. 집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김경효는 끝까지 부모님을 설득했다. 김경효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부모님이 반에서 10등이상의 성적을 올리면 프로게이머 지망생 합숙소인 ‘키주아카데미’에 보내준다고 약속을 했다. 그래서 죽기살기로 공부에 매달려 기어이 9등이라는 성적을 거뒀다”는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역시나 부모님은 보내주시지 않았다”며 “3~4일 가는 것으로 생각하셨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느 프로게이머와 마찬가지로 김경효의 부모님도 아들이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셨다고 한다.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김경효의 뜻을 관철시키기 어려웠다. 사실 김경효는 훨씬 더 빨리 STX의 숙소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부모님의 뜻을 꺾지 못해 합류를 늦췄다고 한다. “사실 팀에 테스트를 보러 가기로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차비를 주시지 않아 갈 수가 없었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왕복차비가 없어 할 수 없이 테스트를 포기했다. 정말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부모님을 설득시키기 위해 김경효는 자신의 의지를 계속해서 설명했다. “내가 갈 길은 공부가 아니라 프로게이머라고 계속 말씀 드렸다. 부모님께 공부를 하는 것 보다 더 성공할 수 있는 길이 프로게이머라는 것을 강조했고 끝내 별로 탐탐치 않았지만 프로게이머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막상 허락을 해주신 부모님은 이제 김경효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김경효는 “커리지매치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로 갈 때는 지난 번에 주지 않으셨던 차비까지 주셨다”며 환하게 웃었다. 요즘 부모님과 통화를 하면 네가 언제 나올지 몰라 게임방송만 틀어놓고 있다고 말씀하신다고 한다. 김경효는 “엔트리에 처음 내 이름이 올라가면 제일 먼저 부모님께 사실을 알리고 싶다. 많이 기뻐하실 것이다”라며 아들의 꿈을 믿어주신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은 김경효는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고 기어이 커리지매치 우승을 차지하며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했다. 김경효가 커리지매치 우승을 차지했던 날이 김경효의 프로게이머 인생을 바꿔 놓았다. STX 박재석 코치가 김경효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고 훗날 김경효가 팀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자신감 넘치는 메카닉의 달인! 김경효는 가장 자신 있는 종족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프로토스라고 대답했다. “메카닉은 정말 자신 있다. 프로토스한테는 웬만해서는 지지 않는다”고 말하며 “하지만 저그한테는 정말 약하다. 메카닉만 너무 연습해서 바이오닉은 못한다. 많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김경효의 이야기를 듣고 당장 2군 평가전 성적을 찾았다. 김경효는 자신이 약하다는 저그전에서 5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과연 이 선수가 저그전이 약한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성적이다. 이에 김경효는 “사실 메카닉으로 저그를 상대하기도 했다”며 “바이오닉으로 할 때보다 메카닉을 하는 것이 승률이 더 잘나오기도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2군 평가전 성적이 너무 좋은 관계로 어떤 종족에 약한지 알 수가 없다. 김은동 감독에게 확인하는 길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저그전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테란전과 프로토스전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테란 이영호의 연습을 도와주면서도 5할 정도 승률이 나온다면 검증할 만큼 한 것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확실히 메카닉의 달인이 될 자질이 충분해 보였다. ◆진영수와 퓨전하고 싶어 김경효는 자신의 단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스스로 “내 단점은 컨트롤이다”며 “컨트롤을 하면서 생산도 잘해야 하는데 생산하다 보면 컨트롤을 못한다”고 말하며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김경효는 팀 선배인 진영수에게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저그전 만큼은 아무리 해도 진영수를 넘어서지 못할 것 같다는 것. 김경효의 목표는 진영수의 부족함을 메우는 STX의 테란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진영수가 저그전 스페셜리스트라면 자신은 프로토스전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프로토스로는 김경효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물론 그렇게 되기가 힘들고 된다고 해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꿈은 크게 가지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 큰 꿈을 꾸다 보면 프로토스에 강하다는 말 정도는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최근 2군 평가전을 통해 많은 선수들이 프로리그에 데뷔하고 있다. 위메이드 신노열과 르까프 노영훈, 이스트로 남승현 등은 2군 평가전이 배출한 선수다. MBC게임 전흥식도 프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2군 평가전을 제패하고 있는 김경효의 프로리그 출전이 언제가 될지 궁금한 것이 당연하다. STX 김은동 감독은 “사실 6월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리려고 했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7월부터는 김경효를 프로리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