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려속요의 몇 가지 전제
속요의 사전적인 뜻은 일반 民衆 사이에 널리 퍼져 돌아다니는 時俗 노래로서, 그 발생 시기나 작자도 모르는 채로, 일정한 형식도 없이 자연스러운 律調에 맡겨 자유롭게 불려져 온 民謠같은 노래를 가리킨다. 속요의 定義를 이렇게 일반적으로 規定할 때, 그런 속요는 어느 민족, 어느 시대나 있을 것이고 또 있어 왔다. 그런데 여기 한국 古典文學에서 高麗 俗謠 또는 麗謠라 했을 때에는 단순히 고려시대에 민중 속에서 自然發生的으로 형성된 민요라고만 볼 수 없는, 상당히 복잡한 形成 背景과 享有 階層과 傳承構造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여느 시대와 마찬가지로 갖가지 형식의 노래가 多樣한 정감을 담아 끊임없이 生産되고 전승되어 왔을 것이지마는, 不幸하게도 그것을 記錄할 수 있는 固有한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 당시 노래의 제모습을 갖춘 遺産은 거의 접해 볼 수 없는 現實이다. 오늘날 우리가 고려 노래로 推定하는 20편 내외의 작품은 鄭麟趾 등이 純漢文으로 써놓은 [高麗史]와 15세기 이후에 鮮初 宮中樂을 收集 整理한 [樂學軌範]·[樂章歌詞]·[時用鄕樂譜]와 李齊賢·閔思平이 당시의 노래를 한시로 飜譯한 [小樂府] 등을 參照하여, 당시 노래의 片貌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그것은 이들 資料가 왕실 중심의 官撰文獻으로서 민간의 노래까지를 고루 수집할 수 없다는 限界性과 고려가 망한 지 한 세기가 지난 뒤에야 前 왕조를 부정하고 易性革命을 세운 조선 초기의 궁중 음악의 속악가사로서 수집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에, 현재 전하는 그런 노래가 바로 고려 노래의 元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으며, 또 그런 特定한 몇 편의 노래로써 고려시가의 全貌나 普遍的인 樣相이라고 速斷해서는 안될 것이다. 즉, 이들은 수많은 고려 노래 중에서 意圖的으로 選擇 受用된 것이며, 또 특수한 目的과 機能을 위하여 새로 창작된 노래도 섞여 있을 것이고, 비록 민요에서 採擇되었다 하더라도 화려한 宴享儀式과 다채로운 宮中呈才에 伴奏되기 위하여 다시 編輯되고 새로 構成된 것도 함께 들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前提하고 살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속요란 槪念은 어떻게 규정하고, 그 範疇는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그것은 [高麗史] 樂旨 俗樂條에 言及된 것과 [악학궤범]·[악장가사]·[시용향악보] 등에 실려 있는 고려 속악가사 가운데서 순수한 우리말 노래의 抒情歌謠로 局限된다. 이들은 대개 그 바탕은 민요이지만, 민요 그대로만 아니라, 새로운 상층 수요자의 욕구에 따라, 새로운 악곡(궁중속악)에 맞게 改編 再創作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서, 그 형식적 특징은 대체로 鄭炳旭이 제시한 별곡의 조건에 부합되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자층도 무식한 민중 또는 부녀자로 국한할 수 없고, 상층사회에 기생하는 妓女와 樂工, 나아가서는 王과 그 측근 臣下들도 새로운 運搬者, 改作者, 編輯者로서 관여한 넓은 의미의 작자층인 동시에 享受者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까지 대개 고려속요를 단순히 민요로만 이해하고 시적 페르소나(persona)를 바로 작자로 속단하여 그 작자층과 수용자층을 고려시대의 일반 민중이나 부녀자로 이해하거나, 그와는 對照的으로 악은 왕의 專遊物이라 하여 왕과 그 주변 인물로만 보려는 태도는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속악가사와 같이 屈折 改作을 거치지 않은 순수한 고려 백성의 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궁금하다. 그러나 그 궁금증을 풀어 줄 뚜렷한 자료를 우리는 가진 것이 없다. 따라서 아쉬운 대로 속악가사라는 이 2차적 자료를 면밀히 分析하고 당시의 社會 文化史와 音樂史를 참조하면서 다시 그 당시의 文學慣習을 勘案하여 어느 부분이 添削되고 어떻게 재구성되었는가를 가려내는 정밀한 작업을 통해서만이 그 근사치에 接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고려사] 악지의 부전가요의 探索과 [소악부]의 硏究 및 여말 선초의 국악사의 比較 참조는 주요한 연구과제로 되어야 할 것이다.
(2) 속요의 發生
① 鄕歌의 消滅은 庶民들에게는 그들의 感情을 表現할 詩歌 樣式의 消滅을 意味 했다.
② 따라서 庶民들에게 새로운 시가 양식이 필요했다.
(3) 속요의 一般的 性格
① 庶民들이 享有했던 노래이다.
② 우리말로 되어 있으며 律調가 매우 流麗하다.
③ 오랫동안 口傳되다가 훈민정음(訓民正音) 창제 후에 문헌에 定着했다.
④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 많고, 그 중에는 표현이 露骨的인 것들도 있 다.
* 이들 속요들은 구전되다가 조선조 초기에 들어 구악(舊樂)을 정리하는 과정 에서 '악학궤범', '악장가사', '시용향학보' 등의 문헌에 한글로 정착하였는 데, 이 과정에서 일부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라고 하여 지탄을 받았 고, 그 가사가 저속하여 싣지 않은(詞俚不載) 경우도 있었다.
(4) 속요의 主題와 內容
매우 多樣하나 대체로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① 離別 : 西京別曲, 가시리
② 연모(戀募)·연군(戀君) : 動動
③ 사친(思親)·사부(思夫) : 思母曲, 相杵歌, 井邑詞
④ 男女相悅之詞 : 雙花店, 滿殿春, 履霜曲
⑤ 지조(志操) : 鄭石歌
⑥ 주술(呪術) : 處容歌 (高麗 시대의 처용가)
⑦ 무상(無常) : 靑山別曲
(5) 속요의 形式
① 크게 分類해 보면 분연체(分聯體)와 비분연체(非分聯體)가 있다.
② 분연체가 비분연체보다 많고, 後斂이 있는 작품들이 많다.
③ 音數律에서는 3음절과 4음절이 優勢하다.
④ 音步律에서는 3음보가 많다.
⑤ 定型詩는 아니나 분연체의 경우 각 연들 사이의 공통점은 어느 정도 인정된다.
(5) 代表的인 속요 作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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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作品名 | 年 代 | 作者 | 內 容 | 出 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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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시 리 | 未 詳 | 未詳 | 男女 간의 애달픈 離別을 노래. | 樂章歌詞 |
| | | | 전4연. 一名 귀호곡(歸乎曲). | 時用鄕樂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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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 동 | | | 月別로 달라지는 自然景物이나 民俗| |
| (動 動) | 未 詳 | 未詳 |에 따라 男女간의 愛情을 읊은 月令體| 樂學軌範 |
| | | |歌. 전13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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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전 춘 | 未 詳 | 未詳 | 남녀 간의 애정을 大膽 率直하게 읊| 樂章歌詞 |
|(滿 殿 春)| | |은 사랑의 노래. 전5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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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모 곡 | 未 詳 | 未詳 | 어머니(母)의 사랑을 낫(鎌)에 비유| 樂章歌詞 |
|(思 母 曲)| | |한 노래. 非聯詩. | 時用鄕樂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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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 저 가 | 未 詳 | 未詳 | 방아를 찧으면서 부른 孝道의 노래.| 時用鄕樂譜 |
|(相 杵 歌)| | |努動謠. 非聯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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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화 점 | 忠烈王 때 | 未詳 | 남녀 간의 적나라(赤裸裸)한 애정을| 樂章歌詞 |
|(雙 花 店)| (13세기) | |표현한 유녀(遊女)의 노래. 전4연. | 時用鄕樂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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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별곡 | 未 詳 | 未詳 | 西京을 배경으로 남녀 간의 애끊는 | 樂章歌詞 |
|(西京別曲)| | |離別歌. 전3연. | 時用鄕樂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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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구 곡 | 未 詳 | 未詳 | 비둘기는 뻐꾸기를 좋아한다는 노래| 時用鄕樂譜 |
|(維 鳩 曲)| | |. 非聯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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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상 곡 | 未 詳 | 未詳 |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로 성종| 樂章歌詞 |
|(履 霜 曲)| | |때 改作된 非聯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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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석 가 | 未 詳 | 未詳 | 임금(또는 임)의 萬壽無康을 祝願한| 樂章歌詞 |
|(鄭 石 歌)| | | 노래. 전6연. | 時用鄕樂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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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 용 가 | | | 鄕歌 처용가를 부연해서 부른 무가 | 樂章歌詞 |
|(處 容 歌)| 未 詳 | 未詳 | (巫歌). 축사(逐邪)의 노래. 喜劇的 | 樂學軌範 |
| | | | 으로 구성된 비연시(非聯時).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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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별곡 | | | 現實 逃避的인 생활상과 삶의 비애 | 樂章歌詞 |
|(靑山別曲)| 未 詳 | 未詳 | (悲哀)와 孤獨을 노래함. 전8의 聯 | 時用鄕樂譜 |
| | | | 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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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動 動
<원문> <현대어 풀이>
德으란 곰 예 받 고 德을랑 神靈에 바치옵고
福으란 림 예 받 고 福을랑 임에 바치옵고
德이여 福이라호 德이나 福이라 한 것을
나 라 오소이( )다 進上하러 오십니다
아으 動動다리 아으 動動다리
正月ㅅ나릿 므른 正月달의 내린 물은
아으 어져 녹져 ?搭立? 얼으려 녹으려 하는데
누릿 가온 나곤 세상의 가운데 나서는
몸하 ?殆첨? 녈셔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아으 動動다리 아으 動動다리
十二月ㅅ분디남 로 갓곤 십이월 산초나무로 깎은
아으 나 ( )盤 져다호라 아으 進上할 소반의 젖가락 같아라
니믜 알 드러 얼이노니 손님이 가져다가 무옵니다
아으 動動다리 아으 動動다리
<작품감상>
고려 속요 중 유일한 월령체 노래로서 남녀 간의 연정을 나타냈다. 임에 대한 송도의 뜻은 물론이거니와 임을 향한 연모의 정을 찬양하는 축도의 어법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후렴구가 재미있다. 버림받은 여인을 비유하는 것이 뛰어나다. 1년 12달에 각각 벌어지는 각종 행사를 통해서 명절인데도 불구하고 임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리고 임이 돌아올 것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여인의 정서인 기다림의 미덕이 잘 나타나 있다. 이 노래는 후에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2. 滿 殿 春 別 詞
<원가> <현대어 풀이>
어름우희 댓닙자리 보아 얼음 위에 대나무자리를 펴서
님과나와 어러주글 망뎡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어름우희 댓닙자리 보아 얼음 위에 대나무자리를 펴서
님과나와 어러주글 망뎡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情둔 오 밤 더듸 새오시라 情든 오늘밤 천천히 새어 주소서
더듸 새오시라 천천히 새어 주소서
耿耿 孤枕上애 외로운 잠자리에서
어느 미 오리오 어찌 잠이 올 것인가
西窓을 여러니 西窓을 열으니
桃花ㅣ 發?宕灌? 桃花가 발하도다
桃花 시름업시 笑春風?鐸〈? 桃花는 시름없이
笑春風?鐸〈? 笑春風하구나
넉시라도 님을 ?阪? 넋이라도 임과 같은 곳에
녀닛景 너기다니 남의 景況 여기더니
넉시라도 님을 ?鐸? 넋이라도 임과 같은 곳에
녀닛景 너기다니 남의 景況 여기더니
벼기더시니 뉘러시니잇가 뉘러시니잇가 어기던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누구였습니까
南山에 자리보와 南山에 자리 펴서
玉山을 벼어누어 玉山을 베어 누워
錦繡山 니블안해 錦繡山 이불 안에
궁香각시를 아나누어 궁노루의 香을 가진 아름답고 젊은 女人을
안고 누워
南山에 자리보아 南山에 자리펴서
玉山을 벼여누어 玉山을 베고 누워
錦繡山 니블안해 錦繡山 이불안에
궁향 각시를 아나누어 궁노루의 香을 가진 女人을 안고 누워
藥든 가 을 맛초 사이다 마초 사이다 香낭이 든 가슴을 맞추십니다 맞추십니다
아소 님하 遠代平生애 여힐 모 새 아십니까 님이시여
遠代平生에 여일 줄 모르고 지냅시다
<작품감상>
고려 속요 중 유일하게 별사(別詞)라는 명칭이 뒤에 붙는 노래로 조선시대 남녀상열지사라 하여 그 당시 양반들은 천시했다. 그러나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은 진솔하고 꾸밈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그리고 탕아와 유녀의 성적인 유희가 전편을 압도한다. 그렇지만 인간적인 작품이다. 이것을 보고 남녀 간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3. 履 霜 曲
<원문> <현대어 풀이>
비오다가 개야 아 눈하 다신나래 비가 오다가 개어 다시 눈이 많이 내린 날에
서린 석석사리 조 곱도신 길헤 서리어 있는 나무 숲 좁디좁은 굽어도신 길에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미두너즈세 너우지 다롱디우셔 미득사리 마두너즈세 너우기
잡 간 내니믈 너겨 잠을 빼앗아 간 내 임을 그리워하여
깃 열명길헤 자라오리잇가 그이야 어찌 이런 무시무시한 길에 자러 오겠
습니까
죵죵 霹靂아 生陷墮無間 때때로 벼락이 나서 무간지옥에 떨어져
고대셔 싀여딜 내모미 바로 죽어갈 내 몸이
죵죵 霹靂아 生陷墮無間 때때로 벼락이 나서 무간지옥에 떨어져
고대셔 싀여딜 내모미 바로 죽어갈 내 몸이
내님 두 고 년뫼 거로리 내 임을 두고 어찌 다른 임을 따르겠습니까
이러쳐 뎌리쳐 이렇게 저렇게 하고자
이러쳐 뎌러쳐 期約이잇가 이렇게 저렇게 하고자 기약이야 있겠습니까
아소 님하 ?阪〕?졋 期約이이다 아서라, 임이시여 임과 한 곳에 가고자 하는
기약뿐입니다
<작품감상>
고려 속요 중 보기드문 비연시로서 내용으로 보아 어느 청상과부의 노래임이 분명하다. 그런 여인의 변함없는 애정이 돗보인다. 임에 대한 끝없는 정열을 가누지 못하는 여인의 심정이 잘 표현된 노래이다.
4. 雙 花 店
<원문>
雙花店에 雙花사라 가고신
回回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 이 이 店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다러 죠고맛감 삿기광대 네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뎜ㅅ거츠니 업다
三臧寺에 브를 혀라 가고신
그뎔 社主ㅣ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 미 이 뎔밧긔 나명둘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삿기 上座ㅣ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덤ㅅ거츠니 업다
드레우므레 므를 길라 가고신
우뭇龍이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 미 이 우물밧 나명둘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드러바가 네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다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덤ㅅ거츠니 업다
술 지븨 수를 사라 가고신
그짓 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 미 이집 밧 나명둘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싀구바가 네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잔 티 덠거츠니 업다
<현대어 풀이>
만두가게에 만두사러 갔더니
몽고인이 내 손목을 잡았습니다
이 말이 이 가게 밖에 들락날락하면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가 한 말이라 하리라
그의 침소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의 잔 곳같이 지저분한 곳이 없다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
그 절 사주가 내 손목을 쥐었습니다
이 말이 이 절 밖에 들락날락하면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가 한 말이라 하리라
그의 침소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의 잔 곳같이 지저분한 곳이 없다
두레박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
우물의 용이 내 손목을 쥐었습니다
이 말이 우물 밖에 들락날락하면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이 잔 곳같이 지저분한 곳이 없다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가니
그 집 아비가 내 손목을 쥐었습니다
이 말이 이 집 밖에 들락날락하면
조그만 시궁창아 네 말이라 하리라
그의 침소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의 잔 곳같이 지저분한 곳이 없다
<작품감상>
이것도 만전춘별사, 이상곡과 함께 남녀상열지사의 작품으로, 특정한 계층만의 타락한 성윤리를 풍자한 것이 아니라, 고려사회 전반에 만연 되었던 퇴폐적인 풍조를 표현하였다. 그러나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것의 책임을 다른 것(죄없는 사물)에 전가시킴으로써 희극적인 미가 넘친다.
5. 가 시 리
<원문> <현대어 풀이>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 가시렵니까, (진정 떠나) 가시렵니까?
리고 가시리잇고 나 (나를) 버리고 가시렵니까?
위 증즐가 大平盛大 위 증즐가 대평성대
날러는 엇디 살라 ?耽? 나는 어찌 살라 하고
리고 가시리잇고 나 버리고 가시렵니까?
위 증즐가 大平盛大 위 증즐가 대평성대
잡 와 두어리마 붙잡아 둘 일이지마는
선?糖? 아니 올셰라 혹시 서운하면 아니올까 두렵습니다
위 증즐가 大平盛大 위 증즐가 대평성대
셜온님 보내 노니 나 (떠나보내기) 서러운 님을 (하릴없이) 보내
니
가시 도셔 오쇼셔 나 가자마자 곧 돌아서 오십시오
위 증즐가 大平盛大 위 증즐가 대평성대
<작품감상>
이별의 정한(情恨)을 표현한 작품으로, 후대에 황진이의 시조,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에 영향을 미쳤다. 기난긴 기다림 속에 정절을 지키고자 하는 여인의 상념이, 간절하면서도 애절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자 하는 서정적 자아의 노력이 보인다. 모두들 우리 정서에 꼭 맞는 주제하고들 하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 민족이 항상 슬픔만 있었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6. 西 京 別 曲
<원문> <현대어 풀이>
西京이 아즐가 서경이 아즐가
西京이 셔울히 마르는 서경이 서울이지마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닷곤 아즐가 새로 닦은 아즐가
닷곤 쇼셩경 고 마른 새로 닦은 서울을 사랑합니다마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여 므른 아즐가 이별하기 보다는 아즐가
여 므론 질삼뵈 리시고 이별하기 보다는 차라리 길쌈베를 버리고라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괴시란 아즐가 사랑만 해 주신다면 아즐가
괴시란 우러골 좃니노이다 사랑만 해 주신다면 울며 울며 따르렵니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구스리 아즐가 구슬이 아즐가
구스리 바회예 디신 구슬이 바위에 떨어지더라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긴힛 아즐가 끈이야 아즐가
긴힛 그츠리 잇가 나 끈이야 끊길 리가 있겠습니까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즈믄 아즐가 천년을 아즐가
ㅈ믄 외오곰 녀신 천년을 외로이 살더라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信잇 아즐가 믿음이야 아즐가
信잇 그츠리 잇가 나 믿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大同江 아즐가 대동강이 아즐가
大同江 너븐디 몰라셔 대동강이 넓은 줄을 몰라서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내여 아즐가 배를 내어 아즐가
내여 노?愎? 샤공아 배를 내어 놓았느냐, 사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네가시 아즐가 네 아내가 아즐가
네가시 럼난디 몰라셔 네 아내가 음란한 줄을 몰라서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녈 예 아즐가 떠나는 배에다가 아즐가
널 예 연즌다 샤공아 떠나는 배에다가 얹었느냐, 사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大同江 아즐가 대동강 아즐가
大同江 건너편 고즐여 대동강 건너편 꽃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타들면 아즐가 배를 타고 가면 아즐가
타들면 것고리이다 나 배를 타고 가면 꺾을 것입니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작품감상>
대동강을 배경으로 하여 노래를 한, 고려 가요로 떠나는 임을 끝까지 따르겠다는 간절한 여심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임과 서정적 자아와의 변함없는 사랑의 마음다짐을 대동강을 건너 간 이후에 있을 지도 모를 임의 변심(變沁)을 우려하는 심경을 엉뚱하게도 뱃사공을 원망하면서 토로하고 있다. 남녀 간의 농밀한 애정을 볼 수 있어서, 문학적인 가치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7. 井 邑 詞
<원문> <현대문 풀이>
(前腔) 하 노피곰 도 샤 달아 높이높이 돋으시어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기야 멀리멀리 비치게 하시라
어긔야 어 됴리 어긔야 어강됴리
(小葉) 아으 다 디리 아으 다롱디리
(後腔全)져재 녀러신고요 시장에 가 계신가요
어긔야 즌 드 욜섀라 어기야 진 곳을 디딜세라
어긔야 어 됴리 어긔야 어강됴리
(過篇) 어느 다 노코시라 어느 곳에나 놓으십시오
(金善調)어긔야 내 가논 어기야 내(임) 가는 곳에
졈그 세라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어긔야 어 됴리 어긔야 어강됴리
(小葉) 아으 다 디리 아으 다롱디리
<작품감상>
우리나라 부녀자 문학의 압권이고 할 만큼 뛰어난 작품으로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가장 오래된 노래이다. 행상 나간 남편이 다른 곳(사창가)에 유혹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고 걱정하는 아내의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자연에게 빌어서 남편이 무사히 돌아올 것을 바라고 있다. 오늘날 남아있는 , 단 하나의 유일한 백제의 노래라는 것에서 문학적 의의가 있다.
8. 思 母 曲
<원문> <현대어 풀이>
호 도 히언 마 호미도 날이건마는
낟 티 들리도 업스니이다 낫같이 들 리도 없습니다
아바님도 어이어신 마 아버님도 어버이시건마는
위 덩더둥셩 위 덩더둥셩(북소리의 의성어)
어마님 티 괴시리 업세라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이 없어라
아소 님하 어마님 티 괴시리 업세라 앗으시오, 새상사람들이여, 어머님같이 사
랑하실 리 없어라
<작품감상>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을 노래한 작품으로, 극히 짧은 노래이지만 진솔하게 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호미에 어머니를 낫에 비유한 것을 보아 우리나라는 역시 농경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발한 표현이다.
9. 相 杵 歌
<원문> <현대어 풀이>
듥긔둥 해나 디히 히얘 덜커덩 방아나 찧세 히얘
게우즌 바비나 지 히얘 거친 밥이나 지어서 히얘
아바님 어마님 받 고 히야해 아버님 어머님께 바치옵고 히야해
남거시든 내머고리 히야해 히야해 남거든 내가 먹으리 히야해 히야해
<작품감상>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은 한마디로 대단한 효자이다. 거칠은 밥이나마 지어 부모님 드리고 남으면 자기가 먹으리라는, 어려운 살림이지만 불평없고 어버이를 지극히 생각하는 효성이 짧은 노래에 순진하고 소박하게 피어오른다. 그러나 일종의 체념도 엿볼 수 있다. 이것으로 보아 옛날 서민들의 초근목피(草根木皮)하던 어려운 생활상을 볼 수 있다.
10. 鄭 瓜 亭
<원문> <현대어 풀이>
(前腔) 내님을 그리 와 우니다니 내가 님을 그리워하여 울더니
(中腔) 山졉동새 난 이곳?殆嶽甄? 두견새 나와 비슷합니다
(後腔) 아니시며 거츠르신 아으 아니며 거짓인 줄을 아으
(附葉) 殘月曉星이 아 시리이다 새벽달 새벽별이 알 것입니다
(大葉) 넉시라도 님은 ?阪? 녀져라 아으 혼백이라도 임고 한 곳에 가고 싶어라 아으
(附葉) 벼기시더니 뉘러시니잇가 어기던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二葉) 過도 허물도 千萬 업소이다 過도 허물도 千萬 없습니다
(三葉) 힛 마러신뎌 말짱한 말이었구나
(四葉) 읏브뎌 아으 사라지고만 싶구나
(附葉) 니미 나 ?糖? 니 시니잇가 님이 나를 이미 잊으셨습니까
(五葉) 아소 님하 도람 드르샤 괴오쇼셔 아서라 임이시어 돌리어 들으셔 사랑하소서
<작품감상>
이 노래는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로, 고려 속요 중 유일하게 작자자 알려진 작품이다. 자기를 잊은 임을 원망하면서 임이 자기를 다시 찾아줄 것을 간곡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임에 대한 연모의 감정은 변함이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것은 아침 다르고 저녁이 다른 현대인에게 일관성 유지를 해야한다는 것에 경각심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바삭바삭한 가는 모래 벼랑에 나는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바삭바삭한 가는 모래 벼랑에 나는
구은밤 닷되 심고이다 구운 밤 닷 되를 심습니다
그바미 우미도다 삭나거시아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그바미 우미도다 삭나거시아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有德하신 님믈 여 와지이다 유덕하신 님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옥으로 蓮ㅅ고즐 사교이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옥으로 蓮ㅅ고즐 사교이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바희우희 接柱?殆嶽甄? (그 꽃을) 바위 위에 접붙입니다
그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그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有德하신 님 여 와지이다 유덕하신 님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므쇠로 덜릭을 아 나 무쇠로 戌服을 재단하여 나는
므쇠로 덜릭을 아 나 무쇠로 戌服을 재단하여 나는
鐵絲로 주롬 바고이다 쇠실로 주름을 박습니다
그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옷이 모두 헐어야만
그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옷이 모두 헐어야만
有德?怠? 님 여 와지이다 유덕하신 님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무쇠로 큰 소를 만들어다가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무쇠로 큰 소를 만들어다가
鐵樹山에 노호이다 철수산에 놓습니다
그 鐵草를 머거 그 소가 쇠풀을 먹어야만
그 鐵草를 머거 그 소가 쇠풀을 먹어야만
有德하신 님 여 와지이다 유덕하신 님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작품감상>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때야 비로소 임과 이별하고 싶다는 다시말해서 영원히 임과 이별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전편에 흐르고 있다. 또 만약에 여기에 열거된 현상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한 여인의 끊을 수 없는 사랑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이 작품에 나오는 몇 개의 어휘(聖王盛代, 有德)를 보면 민간가사라기 보다는 왕실가사라는 느낌이 더 든다.
12. 靑 山 別 曲
<원문> <현대어 풀이>
살어리 살어리 랏다 살으리로다 살아갈 것이로다
靑山애 살어리 랏다 청산에 가서 살으리로다
멀위랑 래랑 먹고 머루와 다래를 먹고
靑山애 살어리 랏다 청산에 가서 살아갈 것이로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배브른 되긔 가더니 불룩한 술독에
설진 강수를 비조라 진한 강술을 빚는구나
조롱곳 누르기 와 조롱박꽃 모양의 누룩 냄새가 매워
잡 와니 내엇디 ?糖?잇고 (나를) 붙잡으니 나는 어찌하리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리 얄라
<작품감상>
이 작품은 고려속요의 가장 많은 주제인, 남녀 간의 사랑이나 연정의 노래가 아니고 고달픈 삶의 외로움과 슬픔을 주제로 한 것이다. 고도의 상징으로 비유가 뛰어나다. 그리고 유음(ㄹ,ㅇ)의 반복으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율조를 보인다. 작자가 혼탁한 세속을 떠나 무장무구(武障無拘)의 생활을 원하여 청산에 살고 싶은 심정이 전체에 나타나 있다. 자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각박한 현실에 대한 풍자가 독특하다.
13. 處 容 歌
<원문> <현대어 풀이>
(前腔) 新羅太平 昭聖代 신라 성대 밝고 거룩한 시대에
天下太平 羅候德 천하태평 나후의 덕
處容아바 처용 아비여
以是人生애 相(常)不語?怠철椒? 이로써 인생에 늘 말씀 안 하시어도
以是人生애 相(常)不語?怠철椒? 이로써 인생에 늘 말씀 안 하시어도
(附葉) 三災八難이 一時消滅?太┫? 삼재와 팔란이 단번에 없어지시도다
(中葉) 어와 아븨즈이여 處容아븨 즈이여 아아 아비의 모습이여, 처용 아비의 모습이여
(附葉) 滿頭揷花 계오샤 기울어진 머리예 머리 가득 꽃을 꽂아 기우신 머리에
(小葉) 아으 壽命長願?台? 넙거신 니마해 아아 목숨 길고멀어 넓으신 이마에
(後腔) 山象이슷 깅어신 눈닙에 산의 기상과 비숫 무성하신 눈썹에
愛人相見?台? 오 어신 눈네 애인 상견하시어 온전하신 눈에
(附葉) 風人盈庭?台? 우글어신 귀예 바람이 찬 뜰에 들어 우굴어지신 귀에
(中葉) 紅桃花 리 븕거신 오야해 복사꽃같이 붉은 모양에
(附葉) 五香 마 샤 웅긔어신 고해 오향나무 맡으시어 우묵하신 코에
(小葉) 아으 千金 머그샤 어위어신 이베 아아 천금을 머금으시어 넓으신 입에
(大葉) 白玉琉璃 리 여신 닛바래 백옥 유리와 같이 흰 이에
人讚福盛?台? 미나거신 애 사람을 기리고 복이 성하시어 내미신 턱
에
七寶 계우샤 숙거신 엇게예 칠보를 못 이기어 숙어진 어깨에
吉慶 계우샤 늘의어신 앳길헤 길경에 겨워서 늘어진 소매에
(附葉) 설믜 모도와 有德?怠? 가 매 슬기 모이어 유덕하신 가슴에
(中葉) 福智俱足?台? 브르거신 예 복과 지가 모두 넉넉하시어 부르신 배에
(附葉) 同樂太平?台? 길이신 허튀예 태평을 함께 즐겨 기나긴 다리에
(小葉) 아으 界面 도 샤 넙거신 바래 아으 계면조에 맞추어 춤추며 돌아 넓은
발에
(前腔) 누고 지어 셰니오 누구 지어 셰니오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누가 만들어 세 웠는가
바늘도 실도 어 바늘도 실도 어 바늘도 실도 없이 바늘도 실도 없이
(附葉) 處容아비 누고 지어 셰니오 처용의 가면을 누가 만들어 세우는가
(中葉) 마아만 마아만 ?榻臼? 많고 많은 사람들이여
(附葉) 十二諸國이 모다 지어 셰온 모든 나라가 모이어 만들어 세웠으니
(小葉) 아으 處容아비 마안만 ?榻臼? 아아 처용 아비를 많고 많은 사람들이여(後腔) 머자 외야자 綠李야 (벗아) 버찌야, 오얏아, 녹리야
리나 내 신고 야라 빨리 나와 나의 신코를 매어라
(附葉) 아니 옷 시면 나리어자 머즌말 아니 매면 나릴 것이다 궂은 말이
(中葉) 東京 래 새도록 노니다가 신라 서울 밝은 달밤에 새도록 노니다가
(中葉) 드러 내 자리 브니 들어와 내 자리를 보니
가 리 네히도섀라 다리가 넷이로구나
(小葉) 아흐 둘흔 내 히어나와 아아, 둘은 내 것이거니와
둘은 뉘 해어니오 둘은 누구의 것인가
(大葉) 이렁저긔 處容아비옷 보시면 이런 때에 처용 아비가 보시면
熱病神이아 膾ㅅ가시로다 열병신 따위야 횟갓이로다
千金을 주리여 處容아바 천금을 줄까 처용 아비여
七寶를 주리여 處容아바 칠보를 줄까 처용 아비여
(附葉) 千金七寶도 말오 천금도 칠보도 다 말고
熱病神를 날자바 주쇼셔 열병신을 나에게 잡아 주소서
(中葉) 山이여 히여 千里外예 산이나 들이나 천 리 먼 곳으로
(附葉) 處容아비 어여려거져 처용 아비를 피해 가고 싶다
(小葉) 아으 熱病大神의 發願이샷다 아아 열병 대신의 소망이로다
<작품감상>
이것은 신라 향가 [처용가]의 마지막 2구를 제외하고 인용된 작품이다. 여기서 우리는 처용의 너그러움과 역신의 신의를 알 수 있다.이 고려 속요 처용가가 마지막 두 구를 제외시킨 이유는 처용이 물러나는 장면을 제외시킴으로써 주술적인 기능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이다. 그리고 조선 조까지 널리 불린 노래이다.
14. 維 鳩 曲
<원문> <현대어 풀이>
비두로기 새 비둘기는
비두로기 새 비둘기는
우루믈 우두 울음을 울되
비곡댱이 뻐꾹새야말로
난 됴해 나는 좋아라
비곡댱이 뻐꾹새야말로
난 됴해 나는 좋아라
<작품감상>
이 노래는 예종이 시정의 득실을 듣고자 하였으나 바른 말을 해주는 신하가 없어 그것을 빗대어서 지어 부른 것이다. 이런 것을 신하에게 묻는 것을 보아 예종은 신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왕인 것으로 엿볼 수 있다. 이것으로 그 당시에 신하들은 옳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임금의 눈치만 본 것같다. 내가 만약에 신하였다면 시정의 잘못된 점과 잘된 점을 자세히 알려주었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신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역사 속의 성왕들은 그의 옆에는 꼭 간언을 해주는 신하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