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이 글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도 안녕하시겠지요?
지난 11일 토요일은 우리 문화원과 구즉동 주민센터가 주관하는 " 유성의 산성돌아보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우리의 호프이신 구본환 구의원님께서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주민자치예산으로 획득한 소중한 돈으로 추진하는 "지역산성둘러보기"에 우리 해설사회원님들이 강사로 참여했습니다.
먼저, "소문산성"은 6월 말이 되면 신동지역이 과학벨트사업으로 공사가 진행되어 마을 주민이 모두 이주하고 비게 되므로, 다른 곳보다 먼저 진행을 했습니다. 다행하게도 그 곳에 사시는 '나명룡 문화원 이사'님 께서 직접 나오셔서 마을 이야기를 해주시고, 사라져가는 마을의 추억과 사진을 통한 마을 소개도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이런 분들이 여기저기에 숨어 있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지는 거겠죠.
다만,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가 적어 조금은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모처럼 문화원의 막내인 손새롬이씨가 함께해서 진행하였는데, 좀 더 많은 가족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그 날은 안정나씨 묘역 이장 작업도 있어 박물관 관장님도 와 계시더군요. 역시 그 곳은 역사의 현장인가 봅니다.
오후에는 역사박물관에 가서 제가 안내 해설을 한 시간 동안 해주었습니다. 특별히 1층에 마련된 "똥 특별전"에 어린이들은 관심이 많습니다. 인간과 동물은 반드시 먹으면 똥을 누게 되어있는데, 그 똥의 역할, 똥의 모양, 처리방법, 그리고 똥의 재활용까지.....
3층에서는 안정나씨 묘역 출토복식 특별전도 보고, 여러 대전의 오래된 훌륭한 가문에서 기증한 유물들로 상설전시실이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들 흥미롭게 보고, 질문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마지막에는 관평동의 묵체험마을에 갔습니다. 직접 묵을 쑤고, 그걸 아이들이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들고, 마지막엔 부침개와 묵무침을 먹어보고, 선물로 묵 한 덩어리씩 주셔서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맛도 있고 영양도 좋으니 일석이조이지요.
그렇게 '내 고장 매력탐방'행사는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번이 2회째이므로, 아직 네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지요. 우리 모두 열심히 봉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해야 겠습니다.
다음은 13일 월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오전에는 문화원에 모여서 지난 11일 행사결과 평가회를 갖고, 다음 번 25일 행사 담당하시는 김형순 선생께서 사전 답사 다녀온 얘기도 듣고, 문화원측에 지원받을 내용도 보완했습니다.
오후에는 제 차로 5명이 원정동에 가서 동춘 선생님의 묘소를 답사했습니다. 아늑한 명당에 모셔진 묘소도 보고, 바로 밑의 아드님 묘소도 보았는데, 마침 근처에 사시는 후손 어르신을 뵙고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거기서 바로 벌곡에 있는 신독재 김집선생의 묘소를 찾아갔습니다. 워낙 수풀이 우거지고, 원불교의 수련원과 함께 있어서 안내를 받고 갔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뜻밖에 크고 잘 익은 누런 빛깔 보리밭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버렸습니다. 그 산골 깊은 곳에 그렇게 큰 보리밭이 잘 조성되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신독재 선생의 묘는 사당뒤 언덕에 아드님, 손자의 묘와 함께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신도비는 우암선생이 짓고, 동춘 선생이 쓰시고, 두전은 인경왕후의 아버지이자, 숙종의 장인인 김만기가 썼습니다. 그 분은 바로 소설 구운몽으로 유명한 김만중의 형님이지요. 어쨌든 이렇게 하루종일 바쁘고 즐겁게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이제 장마철이 다가와 덥고 습해서 어디 다니기도 쉽지 않겠지요. 그래도 우리 열심히 공부하고 즐겁게 모임이 계속되길 빕니다.
그러면 다시 쓸 때까지 모두들 평안하시고 건강과 안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