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자취를 따라간 기록들
인상깊게 본 영화 속 실제 장소에 발을 내딛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꿈꿔 봤을 법한 일. 이 책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영화의 자취를 따라 3년간 세계곳곳을 누빈 여행의 결과물이다. 열두 편의 영화와 그가 발자국을 수놓은 여행지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이야기를 오랫동안 써온 글쟁이답게 영화, 여행지 모두에 대한 깊이있는 감상을 끌어내는 솜씨가 돋보이며, '영화 속 그 장소'에 내가 서있는 꿈같은 느낌을 친절히 공유한다. 덧붙여진 여섯곡의 음악 CD도 이 독서의 훌륭한 배경음악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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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벽을 뛰어넘는 순간, 모든 영화와 여행은 기적이 된다.
천일 동안 길 위에서 꾸었던 열두 개의 꿈, 그리고 그 그림자와 발자국
영화가 탄생하고 만들어진 그곳을 찾아 떠나다
단 한 번의 사랑을 노래한 아일랜드에서 장대한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튀니지까지
영화는 현실 같은 환상, 환상 같은 현실을 담아 관객을 또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두 시간 남짓의 그 러닝타임 이후, 영화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았을까. 섬세한 시선과 감수성 짙은 글쓰기로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 이동진 영화평론가 겸 영화전문기자가 다시 한 번 영화여행자로 나섰다. 이번에 예담에서 출간된[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원스][스타워즈][맘마 미아][말할 수 없는 비밀][캐스트 어웨이]등 다양한 영화가 탄생하고 만들어진 장소로 인도하는 기행에세이다.
이동진 기자가 찾은 영화 속 그곳에는, 풋사랑을 나눈 연인들의 자취가 남아 있으며 무명의 음악가가 같은 자리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주인공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가서 마주친 풍경은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로 여행자를 다시 전율케 하고 스크린에 담겼던 장면은 현실에서 휘발되어 기억으로만 남아 있기도 하다.
영화의 자취를 좇아 3년여 세계 여러 곳을 누빈 여행 이야기를 담은[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 대해 이동진 기자는 ‘천일 동안 길에서 어렴풋이 열두 개의 꿈을 꾸었’고 ‘이 책은 그런 여행의 그림자를 담은 잔상과 이명의 기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영화 속 이야기를 곱씹어보는 섬세한 문장과 영화에서 만날 수 없었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아일랜드, 튀니지, 스페인, 피지, 스웨덴 등 여러 지역을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영화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발자국과 그림자
천일 동안 길 위에서 꾸었던 열두 개의 꿈
이동진 기자는 ‘세상에는 보고 나면 무작정 떠나고 싶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고 말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와[율리시즈]의 아일랜드는 각기[맘마 미아]와[원스]의 그곳으로 완전히 다른 온도와 색깔을 갖게 된 것이다. ‘한 번 보고 나면 작품 속 공간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투스카니의 태양]때문에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찾은 이동진 기자는 거센 비바람과 눈부신 햇살이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 결국 떠난 자리로 되돌아가야 하는 여행자의 실존을 이야기한다.
1,500여 일 동안 아무도 없는 섬에서 생존해야 했던 사람을 그린 영화[캐스트 어웨이]의 촬영지 피지 섬을 방문했을 때는 주인공이 겪었던 방식 그대로를 경험하고자 한다. 그래서 직접 나무에 올라가 코코넛을 따고 끼니를 위한 물고기 잡이에 나선다. 모든 관계가 끊어진 절망스러운 상황에 놓인 한 남자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돌아오는 길에 남겨진 것은 ‘MEMORY(기억)’. 영화가 끝나면 관객은 다시 현실의 눈을 떠야 하지만 그 자리에는 각기 다른 기억과 시간이 남아 흐른다.
‘영화 세상으로 이끌었던 등불 같은 존재’였던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의 부음을 접하고 찾은 포러 섬으로 가기 전 이동진 기자는 자신의 청춘 한 조각 기억을 풀어놓는다. ‘포러 섬에 가면, 베리만이 보낸 말년의 고요한 삶과 영면 같은 죽음뿐만 아니라 내 젊음의 격렬하게 혼돈스러웠던 나날까지도 모두 되짚어 정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그곳에 가야만 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기억과 이유를 가지고 떠났던 3년여 동안 열두 번의 여행을 묶은[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 단지 영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머나먼 도시를 떠도는 삶의 하루’와 길에 남긴 발자국에 관한 기억이 되었다.
시간의 벽을 뛰어넘는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다
영화, 여행, 음악의 황금비율
이동진 기자는 그동안 개인 블로그나 방송 출연 등을 통해서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표현해 왔다. 그래서인지[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는 유독 음악과 관련된 영화와 이야기가 많다.[원스][말할 수 없는 비밀][맘마 미아][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등 음악을 모티브로 하거나 주인공이 된 영화들의 자취를 따라 갈 때는 물론이고 다른 여행에도 늘 음악이 함께하고 있다. ‘음악을 동반할 때 여행은 다면체가 되는 법’이라고 믿는 이동진 기자는 영화[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경우 아예 주요 촬영지인 뉴욕이 아닌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로 행선지를 정하며 ‘영화를 빙자한 음악여행이 될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하여 그가 혼자 걷는 길 어디에나 풍경에 녹아드는 음악 한두 곡이 흘러 이 여행들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고 있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는 이동진 기자가 ‘그 정서와 가사에서 나의 여행에 대해 환상적인 사운드트랙을 제공했다’며 직접 선곡한 음악들이 부록으로 담겼다. 이 음악들은 각기[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말할 수 없는 비밀],[폭풍의 언덕], 잉마르 베리만,[맘마 미아],[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 대한 여행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영화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 외에도 음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음악들을 포함하여[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필름 속을 걷다](2007년 출간)의 영화여행의 배경이 되었던 음악 30곡을 직접 선곡한 컴필레이션 음반[천일의 몽상](파스텔뮤직)도 발매 예정이다.
#1 연인들의 약속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와 일본 아지초
단 한 번의 사랑, 단 한 번의 삶 ―[원스], 아일랜드 더블린
흘러가버린 시간 속의 꿈 ―[스타워즈], 튀니지
환상을 말하는 자의 도시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스페인 바르셀로나
#2 기억의 흔적
세월의 벽을 넘어서 ―[말할 수 없는 비밀], 대만 단수이
계절이 흘러갈 무렵 ―[맘마 미아], 그리스 스키아토스 섬과 스코펠로스 섬
아무것도 알지 못하겠어요 ―[캐스트 어웨이], 피지 모누리키 섬
눈부신 햇살 속에서 ―[투스카니의 태양], 이탈리아 토스카나
#3 시간의 자취
바람이 잉태한 사랑 ―[폭풍의 언덕], 영국 요크셔데일스
침묵의 봉인 ―잉마르 베리만의 무덤을 찾다, 스웨덴 포러 섬
평화로운 모든 것은 느리다―[소나티네], 일본 오키나와
불멸하는 이야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영국 리버풀
BOOK OST 수록곡
1.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feat.타루) by Epitone Project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 Cuentas by Ana Laan
-환상을 보는 자의 도시,[내 어머니의 모든 것]
3. Love Box by The Melody
-세월의 벽을 넘어서,[말할 수 없는 비밀]
4. Girls Keep Secret in the Strangest Ways by Ephemera
-계절이 흘러갈 무렵, [맘마 미아]
5. Look to Me by Azure Ray
-침묵의 봉인, 잉마르 베리만의 무덤을 찾다
6. 20000feet by Arco
-바람이 잉태한 사랑,[폭풍의 언덕]
나는 정말 그곳에 다녀왔던 걸까. 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의 밤하늘에 그토록 많이 떠 있던 별들은 혹시 환영이 아니었을까. 아일랜드 더블린의 올림피아 시어터에서 청중들은 진짜 그렇게 일제히 발을 굴렀던 것일까. 그리스 스키아토스 섬의 아기오스 니콜라스 성당의 종탑 시계가 10시 10분에 멎어 있는 것을 본 건 행여 착시였던 게 아닐까. 피지의 무인도 모누리키 섬에서 나는 정녕 하룻밤을 보냈던 걸까. 영국 호어스의 페나인 황야에서 바람이 냈던 구슬픈 울음소리는 그저 환청이 아니었을까. 나는 정말 길을 떠났던 걸까.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절실히 다가오는 것은 다른 시간이다. 결국 여행은 공간 감각을 시간 감각으로 바꾸어 남긴다. 걸음을 뗄 때마다 발밑에서 생생히 지각되는 길의 질감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일거에 휘발되어 기억 속 아득한 신기루의 잔영이 된다. 다녀온 나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떠나기 전의 나와 돌아온 후의 나만 오롯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삶 자체는 또 어떨 것인가.
(/ '프롤로그' 중에서)
근처의 또다른 상점 앞에서도 한 청년이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어제 갑작스런 지진과 폭우 때문에 긴장들 하셨을 겁니다. 비피해는 없었는지요. 건강한 여름 잘 보내시기 바래요.
7월은 왠지 새로 시작하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벌써 일년 중 반년이 지나고 후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전 회장이셨던 이점옥님이 주부독서회에 함께 하실 것입니다. 서로 처음 만나는 분들도 계시고 해서 회원 전원이 함께 모여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고대합니다. 그럼 다음주 도서관 2층 강좌실에서 오후 7시에 만나요
첫댓글 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서회는 친정같은 곳이예요.
돌아올 곳이 있어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