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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 · 그 · 림 · 과 · 상 · 징
경기도 문화의 전당 한뼘전시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17 (효원로307번길 20) TEL: 031-230-3440~2
2012. 10. 30(火) ~ 11. 12(月)
매일 14:00時 - 21:00時
인사말
난(蘭)10년 죽(竹)3년이라 했다. 좌란(左蘭) 30년 우란(右蘭) 30년이라고도 했다. 집필법(執筆法)을 배우고 봉안 파봉안(鳳眼破鳳眼)을 익힐 때 선배들이 들려준 충고다. 그땐 설마 했다. 허세 섞인 과장인줄 알았다. 이후 난선(蘭線) 찾아 부급동남(負.東南)하며 강산을 한 번 건넜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때 선배들의 충고는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심수상응(心手相應)의 경지는 세월에 의지해 미칠 수 있는것도 세월을 벗어나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란 걸 새삼 절감한다.
지난여름은 지독한 난산(難産)의 계절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갑자기 잡힌 전시 일정은 발등의 불이 되었고 연일 갱신되는 기록적 무더위는 발등의 불 앞에 차라리 호사(豪奢)였다. 지루한 삼복(三伏)은 화실과 생업을 오가는 빠듯한 일상 속에 늘 팽팽했고 타고난 게으름과 부족한 필력은 책임감과 같잖은 체면의 회초리로 독려했다. 그렇게 온 여름 땀과 먹에 절여 가며 태어난 한 점 한 점은 또 다른 내 자화상이 되었다.
우리 회화사(繪畵史) 속 전통적 소재들에서 그릴 거리를 찾으려했다. 문인화의 화품(畵品)이 형사(形似)에 있는 것이 아니듯 소재가 지닌 외형미의 표현보다 내면적 상징성과 전통적 의미를 표현하고자했다. 하지만 일천(日淺)한 필력(筆歷)과 부족한 역량은 의도에 충실한 반영을 돕지 못했고 낙성관지(落成款識)후에도 두고두고 남는 미련은 결국 도록(圖錄) 한 귀퉁이를 빌어 뻔한 해설을 늘어놓게 만들었다.
부끄러운 자화상을 세상에 내 놓으며 누군가의 애정 어린 비평을 들을 수 있다면 쓰든 달든 더 큰 자람과 이룸에 소중한 자양(滋養)이 될 것이다.
자애로운 스승이자 때론 친근한 장형(長兄)처럼 밀고 끌어주신 雲亭 朴登龍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아울러 오늘도 먹물로 찌든 욕실 바닥에 빠득빠득 대신 화풀이 했을 박계용 마누라께 뜨거운 감사의 밀어를 속삭인다.
대나무가 쓰러지지 않고 굳고 높이 자랄 수 있는 건 마디 때문이라던가. 이 가을이 내게 또 한 마디(節) 였으면 좋겠다.
이천십이년 국화꽃 필즈음 남 재 륙
말이었고 자동차였던 고무신은 냇가에서 배가된다. 송사리 황홀한 유혹에 취해 배를 떠내려
보낸 어린 선장은 맨발로 이별을 앓았고 사십 년 넘게 유년의 기억 저편을 표류 중인 배는 시 시로 아득한 고동을 울린다. 40x60cm
깜장 고무신, 하양 고무신, 구문 십문 십일문반... 조계사 건너편 인사동 입구 횡단보도 신호등 아래. 크고 작은 고무신을 가득 실은 리어카 한 대가 묻지도 않고 나를 태운 채 순간 이동하여 사십년 전 안동 낙동강변 영호루 아래 모래톱으로 데려가곤 한다.
영원불변 바위가 아니면 벗하지 않는다 35x140cm
백목지장(百木之長)이요 만수지왕(萬樹之王)이라는 소나무는 수호, 지조, 장수, 절개, 풍류 등을상징한다. 절벽, 바위틈 모래밭 등 척박한 땅을 가리지 않고 사철 푸름을 잃지 않기에 길상(吉祥) 의 상징물이다.
이름부터 벼슬(公)있는 나무(木) 松이니 선비들에게는 충절 등 유교적 윤리에 부합되는 상징물이었고 서민들에게 장수와 청춘의 상징물로 송백불로(松柏不老) 송수천년(松壽千年)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잣나무와 유사성 때문에 柏의 동음 百의 의미로도 쓰이며 이는 ‘100’이라는 의미와 함께 ‘온전한, 완전한’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독음 때문에 頌(칭송하다), 정월에 독야청청하여 新(새해)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삼여도(三餘圖) 40x70cm
세 마리의 물고기 그림을 삼여도(三餘圖)라 한다. <삼국지> 위지 왕숙전(王肅傳)에, 동우(童遇)가 배움을 청하는 어떤 이에게 책을 백 번만 읽으면 뜻이 저절로 통한다고(讀書百.意自見) 하자, 그 사람이 매일 바쁘고 쪼들려 통 책 읽을 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동우가 말하길 “학문을 하는데 세 가지 여유(三餘)만 있으면 충분하다. 즉 밤은 하루 중 여유이고, 겨울은 일 년 중 여유며,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은 맑게 갠 날 중에 여유이다(冬者歲之餘 夜者日之餘 陰雨者時之餘 爲學當以三餘)” 라며 권학했다. 즉 밤이나 겨울, 비오는 날은 농사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시간만 활용해도 배움을 이루는 데 충분하다는 말이다.
이때 여유 여(餘)가 고기 어(魚)와 음이 같아 물고기 세 마리로 삼여를 나타낸 것.
물고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벽사의 의미도 지닌다. 귀중한 것을 간직하는 다락문에 물고기 그림을 붙이거나 물고기 모양의 자물쇠 또는 손잡이를 붙이는 것은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가 이것을 지켜 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다산(多産)의 상징이기도하며 비목어(比目魚)를 그려 부부금슬을 상징하기도 한다. 눈이 한쪽 밖에 없어 암수가 짝을 지어야 헤엄을 칠 수 있다는 비목어는 역시 날개가 한쪽 씩 밖에없다는 비익조(比翼鳥)와 함께 금슬 좋은 부부를 상징한다.
일생 춥게 살아도 향을 팔지 않는다. 35x70cm
바위와 함께 매화 가지에 달이 걸려 있는 그림은 미수상락(眉壽上樂)으로 읽는다. 梅가 眉와 독음이 같고 바위가 壽를 의미하므로 미수(眉壽)란 눈썹이 하얗게 새는 나이 미수(米壽88세)를 의미하고 달은 기쁨을 뜻한다. 따라서 매화나무 가지 끝에 달이 걸려있는 매초상월(梅梢上月)은 같은 독음 미수상월(眉壽上樂) ‘장수를 누리며 즐거운 삶이 더한다’는 의미다.
추위에도 꿋꿋이 피어 그윽한 향을 발산하는 매화의 생태를 선비의 굳은 지조나 여인의 절개에 비유했다. 일설에 매화는 쾌락. 행복. 장수. 순리. 절개의 오덕(五德)을 가졌다고 했다. 때로 매화와 대나무를 함께 그려 부부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매화는 아내를 대나무는 남편을 상징하다.
높은 절벽에 그윽한 향이 감돈다. 굽은듯 곧은 자태 봄볕에 더욱 고와 손뻗어 꺾고자 하나 얻을 수가 없구나. 70x200cm
사군자 중 여름을 상징한다. 방위는 남쪽, 사덕(四德)중 예(禮)의 뜻을 품고 있다. 깊은 산중에 홀로 피어 고아한 자태로 은은한 향을 발하는 난은 유곡가인(幽谷佳人) 또는 군자지향(君子之香)으로 불리며 고아한 선비의 자태나 품성을 상징한다.
노란미소 40x70cm
중국 고전 <종회부(鍾會賦)>에 “국화는 다섯 가지 미가 있으니, 둥그런 꽃이 높게 달려있으니하늘의 모양이요, 잡색 없는 황금색은 땅의 빛깔이요, 일찍 심어 늦게 핌은 군자의 덕이요, 서리를 이기고 꽃을 피움은 굳은 기상이요, 술잔에 동동 떠 있음은 신선의 음식이라.” 예찬하였듯 옛 사람들은 국화를 귀하게 여겼다.
송나라 주돈이 [애련설]에서 ‘국화는 은일(隱逸)’이라고 하였고 낙향하여 은거하며 국화를 기른 도연명으로 인해 은둔의 상징이 됐다. 국화는 은군자(隱君子)·은일화(隱逸花)·영초(齡草)· 옹초(翁草)·천대견초(千代見草) 등 고상한 품격과 장수를 의미하는 별칭이 있다.
맑은 바람에 마음을 씻는다. 35x70cm
맹종죽(孟宗竹)의 고사로 인해 효의 상징이 되었다.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효자 맹종은 효심이 지극하여 한 겨울에 어머니가 좋아하는 죽순을 구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자 눈물 떨어진 자리에서 죽순이 쏟아 나와 모친을 봉양했다. 또 동지달에 모친이 돌아가시자 대숲에서 슬피 우니 죽순이 돋아나와 제사상에 올렸다는 얘기로 인해 효의 상징이 되었다.
군자의 상징이다. 곧은 자태와 사계절 내 변치 않는 푸름은 군자의 곧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당 시인 백거이는 양죽기(養竹記)에서 대나무가 왜 군자의 상징인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竹似賢何哉 대나무는 현명한 사람과 비슷한데, 왜 그런가?
竹本固固以樹德 대나무 뿌리는 단단하여, 단단함으로써 덕을 세우고 있다.
君子見其本 군자는 그 뿌리를 보면
則思善建不拔者 곧 뽑히지 않는 훌륭한 덕을 세울 것을 생각하게 된다.
竹性直直以立身 대나무의 성질은 곧아서, 곧음으로써 자신의 몸을 서게 하
고 있다.
君子見其性 군자는 그 성질을 보면
則思中立不倚者 곧 어느 편에도 의지 하지 않는 마음이 서게 할 것을 생각
하게 된다.
竹心空空以體道 대나무 속은 비어서, 비어있음으로써 도를 체득하고 있다.
君子見其心 군자는 그 마음을 보면
則思應用虛受者 곧 자기의 마음을 비우고 남을 받아들여 응용할 것을 생
각하게 된다.
竹節貞貞以立志 대나무 마디는 곧아서, 곧음으로써 뜻을 세우고 있다.
君子見其節 군자는 그 마디를 보면
則思砥礪名行夷險一致者 곧 자기 이름과 행실을 갈고 닦아서 순경에서나
험경에서나 한결 같을 것을 생각하게 된다.
夫如是故君子人多樹之爲庭實焉 이러하기 때문에 군자들이 이것을 많이 심
어 정원수로 삼고 있는 것이다.
공명도(功名圖) 40x70cm
장닭은 정수리에 난 볏 때문에 벼슬하다는 뜻으로 공계(公鷄)라 불린다. 병아리는 삐약거리며 우는 데서 명(鳴)의 뜻을 지닌다. 장닭에서 동음 공(功)을 취하고, 병아리에서 동음 명(名)을 취하여 공명(功名)즉, ‘공을 세워 이름을 널리 알리다’는 뜻이 된다.
닭은 주역의 팔쾌 중 손(巽)에 해당하는 동물로 손괘는 동남쪽이다. 동남은 여명이 시작되는 곳이기에 닭은 희망찬 출발이나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간주했다.
또한 옛 사람들은 닭이 울면 어둠이 걷히듯 모든 액운이 달아나고 잡귀들이 사라진다고 믿었기에 벽사의 의미도 지닌다.
계란을 삶는 도중 부화된 새끼와 아비. 이보다 더 볏(功)이 곤두서고 울음소리(名) 드높을 수 있겠는가.
공명도(功名圖) 40x70cm
닭은 예로부터 文武勇仁信 오덕을 지닌(鷄有五德) 덕금(德禽)으로 유명하다. 한시외전(漢詩外傳)에 의하면 머리에 벼슬(볏)을 썼으니 文이요,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 武요, 적을 맞아 물러서지 않고 죽을 때까지 싸우니 勇이요, 음식을 보면 함께 먹으니 仁이요, 밤을 지키되 그 때를 알려주니 信이라 했다.
수탉(雄鷄)의 웅(雄)은 영웅(雄)을 뜻하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적을 맞아 죽을 때까지 싸우니 영웅의 드높은 투지를 나타낸다.
또한 수탉이 큰 소리로 우는 모습을 공계명(公鷄鳴)이라 하여 곧 공명(功名)을 의미한다.
닭(鷄)은 길(吉)과 동음이성으로 실(室)의 동음이성 돌(石) 위에 버티고 서있는 그림은 바로 실상대길(室上大吉), 즉 집안에 좋은 기운이 가득하기를 축원하는 의미가 된다.
울엄마 생각 35x70cm
까마귀과에 속하는 팔가조(八哥鳥)다.
이 새는 나이가 들면서 눈이 어두워지고 끝내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까막눈’이 되는데 이때 새끼들이 장님이 된 어미새를 저버리지 않고 먹이를 잡아 먹이며 끝까지 돌본다. 바로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주인공인 것.
명(明) 말 이시진(李時珍: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은 “까마귀는 부화한 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이후 새끼가 다 자라면 먹이 사냥에 힘이 부친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이 까마귀를 자오(慈烏:인자한 까마귀), 효금(孝禽:효도하는 새) , 반포조(反哺鳥)라 한다.
이밀(李密:224-287)의 <진정표(陳情表)>에 의하면, 이밀은 진(晉) 무제(武帝)가 자신에게 높은 관직을 내리자 자신을 까마귀에 비유하면서 “까마귀가 어미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만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烏鳥私情, 願乞終養)”라며 진무제를 달랬을 만큼 까마귀는 효도하는 짐승의 대명사다.
팔가조를 목련꽃, 해당화와 함께 그리면 목련의 다른 이름 옥란(玉蘭)에서 옥(玉)을, 해당화(海棠花)에서 당(堂)을 취하고 새가 운다는 뜻의 제조(啼鳥)가 더해져 옥당제조(玉堂啼鳥)가 된다. 옥당은 원래 중국의 한림원이나 조선의 홍문관을 뜻하기도 하지만 남의 집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니 ‘귀댁에 효도하는 새가 웁니다’라는 뜻 즉, ‘귀댁 자녀들의 효성이 높고 행실이 훌륭하다’라는 덕담이 된다.
복숭아는 불로장생의 대표 상징이다. 천도(天桃), 벽도(碧桃), 선도(仙桃)라 하여, 젊음, 청춘을 상징한다. 복숭아를 여러 개 그리면 多壽圖(다수도)가 되고, 복숭아를 내미는 그림은 供壽圖(공수도)가 된다.
한 무제(武帝)때 시중(侍中) 동방삭은 복숭아를 먹고 삼천갑자(三千甲子)를 살게 됐고, 서유기 손오공도 이 복숭아를 훔쳐 먹고 초능력을 얻었으며, 도연명은『도화원기』에서 백 살을 보장하는 선약(仙藥)이라 노래하는 등 여러 고사(古事) 때문에 복숭아는 장수(長壽)라는 확고한 우의(寓意)를 갖게 됐다. 보통 원시언어에서는 셋 이상이면 모두 ‘많다’로 통용되기 때문에 복숭아가 세 개 이상 그려 있는 그림은 다수도(多壽圖), 장수도(長壽圖)가 되는 것.
물론 이 복숭아는 3천 년 만에 꽃이 피고 삼천 년 만에 열매가 열리고 삼천 년 만에 익어 도합 구천 년이 지나야 먹을 수 있다는 서왕모의 복숭아로 한 알을 먹
으며 삼천갑자 즉 18만 년을 산다는 중국 도교 전설 속의 열매다.
천 줄 만 잎이 구슬을 다툰다. 35x70cm
포도는 수태(受胎)와 다산(多産), 장생과 벽사(.邪)를 상징하며 포도의 덩굴은 연속되는 수태를 뜻한다.
덩굴손이 용의 수염을 닮았다고 해서 큰 인물의 잉태나 벽사의 의미를 가진다.
포도를 즐겨 먹으면 명이 길어지고 잔병이 없어진다고 믿었다. 또한 한 가지에 많은 열매를 맺는 데서 풍요를 상징하고 토양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땅에서나 잘자라며 겨울철에 특별히 보온하지 않아도 얼어 죽지 않는 것은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덩굴의 한자어 ‘만대(蔓帶)’를 ‘만대(萬代)’와 같은 뜻으로 해석해서 덩굴에 얽힌 포도는 ‘자손만대(子孫萬代)’의 뜻을 지니게 된다. 이는 자손이 끊이지 않고 계속 번성한다는 좋은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포도는 덩굴과 함께 그려야 의미가
충실해지기 때문에 포도송이만 그리지 않는다.
사랑 40x70cm
지고지순한 사귐과 우정을 상징한다. <역경>에서는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자를 수 있고 같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은 그 냄새가 난초와 같다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고했다. 이른바 단금지교(斷金之交)다. 또 지초(芝草)와 난초(蘭草)처럼 맑고 깨끗하며 신의가 두터운 벗의 사귐을 지란지교(芝蘭之交)라 했고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를 ‘난우(蘭友)’ 라 부르듯 우정을 상징한다.
<화경(花經)>에는 “그 잎이 넓고 부드러우며 꽃이 자백색인 것을 손(蓀)이라 한다.”고 적고 있다. 손(蓀)의 독음 때문에 그림 속에서는 자손(孫)을 상징한다. 귀뚜라미는 한자로 괵아(.兒)이고 관아(官衙)와 음이 같다. 따라서 난에 여치나 귀뚜라미가 있는 그림은 자손이 벼슬하여 관아(官衙)에 드는손입관아(孫入官衙)를 의미한다.
허공에 노니며 바람을 벗한다. 70x140cm
매 응(鷹)은 영웅 영(英)과 동음동성으로 <금경 禽經>에 의하면 “매는 엎드려 있는 비둘기를 공격하지 않으며 새끼 밴 것을 공격하지 않으니 그 성품이 의롭다” 고적고 있다.
매는 삼재 (三災 수재, 화재, 풍재)를 막아주는 부적에 등장할 만큼 벽사(.邪)의 의미가 짙다. 높은 창공에서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꿰뚫는 예리한 눈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먹이를 낚아채는 습성으로 인해 매 그림은 사악한 잡귀를 쫓고 횡액(橫厄)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청나라 실학자 왕사정의 지북우담(池北偶談)에 의하면 옛날 중국 무창 장씨집 며느리가 휘종황제의 매 그림을 보고 마당에 나동그라지면서 여우의 본색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을 만큼 매 그림은 불행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고 옛사람들은 믿었다.
또 곰 웅(熊)이 영웅 웅(雄)자와 동음동성임을 취하여 곰과 매를 함께 그려 영웅(英雄)을 의미하기도 한다.
잃어버린 가락을 찾느라 사철 깨어있구나. 40x70cm
악기 비파를 닮은 데서 이름이 비롯됐다.
<화경 花鏡>에서는 “비파는 일명 노귤(虜橘)이라하는데 잎은 비파와 닮았으며 또 나귀의 귀와 흡사하다. 가을에 꽃 봉우리가 맺히고 겨울에 꽃이 피며 봄에 열매 맺고 여름에 익으니 네 계절의 기운을 두루 갖추었다.” 고 했다.
사계절 내내 기운이 성성하여 “사시지기(四時之氣)”라 하며 사계절 늘 건강하고 기혈이 고르라는 건강을 축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자연에 의지해 살던 시절 대자연의 사계절 기운을 고루 지닌 영물로 여겼던 것.
열매가 노란 금색이기 때문에 ‘만수개금(萬樹皆金 나무에 금이 가득 차다)’이라 하여 富를 상징한다.
쌍마도(雙馬圖) 40x70cm
‘장수나자 용마난다’고 했다.
마도성공(馬到成功 말이 찾아오면 성공한다)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말은 출세와 성공을 뜻한다. 고귀한 신분이나 지위, 부귀, 인재, 급제의 뜻을 담고 있는 것.
예로부터 집안에 말이 있으면 천복이 온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려 오고 있다.
밤이 깊을수록 향은 어이 짙은가 35x70cm
중국 진(晋)나라 때 “문학이 융성할 때는 매화가 아름답게 피다가 문학이 쇠퇴하면 그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다”하여 호문목(好文木)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진무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매화가 피고 게을리 하면 매화가 시들었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로 매화가 문(文)의 우의를 갖게 했다. 매화촌(梅花忖)이 단순히 매화나무가 많다는 의미를 넘어 학문과 덕이 높은 선비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뜻을 내포하게 됨도 마찬가지다.
일향(一香)이 천홍(千紅)을 누른다 35x140cm
<금조(琴操)>에 공자가 깊은 골짜기에 핀 난초를 보고 감동하여 말하기를 “향기로운 난초가 비록 잡초들과 함께 자라고 있으나 여전히 왕노릇을 하는 자로서의 향기(爲王者之香)를 잃지 않고 있구나” 라고 하여 이로부터 난초꽃은 곧 ‘왕자의 향’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또한 공자는 “깊은 산 속에서 핀 난초는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여 향기롭지 않는 것이 아니다.”(論語) 라고 칭송하였으며 <공자가어>에서는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난초가 있는 방에 앉아 있는 것처럼 향기롭다.”며 군자의 교제를 난초를 가까이 하는 것에 비유하였다.
우국충정과 결백의 상징이 된 건 전국시대 초나라 충신 굴원에서 유래한다. 굴원의 자전적 장편서사시 <이소>에서 굴원은 넓은 지역에 난을 심고 가꾸었다고 함으로 그의 인품과 연관시킨 난의 상징성이 굳어졌다. 원에 멸망당한 남송의 정사초(鄭思肖)가 그린 뿌리를 드러낸 노근란(露根蘭)은 뿌리 내릴 조국이 없음을 상징적으로 그린 것으로 조선 민영익이 친 노근란의 상징성 역시 다르지 않다.
동쪽 울타리 밑 40x70cm
황색은 임금을 상징하는 색이므로 황국(黃菊)은 꽃의 왕자(王者)로 여겼으며 흰색은 검은색과 함께 음(陰)을 상징하니 흰 국화는 근조(謹弔)를 상징하기도 한다.
국화 꽃송이는 중앙에는 막 피어난 어린 꽃잎이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시들어 가는 늙은 꽃잎이다. 즉 한 송이에 유년 장년 노년기가 공존하므로 사람의 일생을 상징한다.
은둔과 탈속의 상징이기도하다. 은사(隱士)의 대명사 도연명이 관복을 벗어 던지고 귀거래사 읊으며 자연으로 돌아와 국화를 기르며 국화를 노래한 시를 남김으로서 국화는 탈속과 은둔의 상징이 되었다. ‘동쪽울타리 국화’는 술 잔 들고 남산 을 바라보는 도연명이 그려진다.
바람의 장난에 댓잎이 웃는다. 35x140cm
겨울을 의미하고 북쪽을 상징하며 지(智)의 뜻을 품고 있다. 엄동설한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대나무는 속은 텅 비었으나 곳곳하고 바르게 자라는 속성 탓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부러지지 않고 세로로 곧게 쪼개어진다 하여 고난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충신을 상징하기도하며 속을 비우고 굽히지 않는 속성으로 인해 억압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기도 했다.
부녀자 정절의 상징이기도하다. 순임금이 죽자 슬피 울던 두 아내의 눈물이 대나무를 적셨는데 슬픔을 견디지 못한 두 부인이 상강(湘江)에 투신하자 눈물 젖은 상강의 대나무가 얼룩져 반죽(班竹)이 생겼다는 고사에 유래한다.
죽순(筍)이 자손(孫)과 동음이성(同音異聲)으로 자손을 의미하며 죽(竹)음을 빌어 축(祝)으로 쓰이니 죽순(竹筍)은 축손(祝孫)으로 손자 얻은 것을 축하하는 의미이다.
잡으려는 게 아냐. 느끼고 싶었어. 35x70cm
중국 옛 전적(典籍)에는 “고양이의 눈동자는 아침과 저녁에는 둥글지만 정오 무렵에는 가늘어져 막대가 같아진다.描目晴 旦暮圓 及午竪.如.”라고 적고 있다. 고양이 눈동자를 가늘게 그리면 햇빛이 가장 왕성한 시기 正午를 나타내는데 부귀를 뜻하는 모란과 함께 그리면 모란이 가장 왕성하게 피는 시기이므로 부귀가 최고로 번영함을 의미한다.
이름처럼 세월 속에 다시 얽힌 너와나 35x70cm
모질도(..圖)다. 예기(禮記)에 “70세를 모(.)라하고, 80세를 질(.)이라 하며, 100세를 기이(期.)라고 한다. (七十曰. 八十曰. 百世曰期.)”라고 적고 있다.
고양이(猫)와 모(.)는 동음이성이다. 나비(蝶)와 질(.)이 동음이성이다. 따라서 고양이와 나비가 함께 그려진 그림을 모질도(..圖)라고 불리며 장수를 경하(敬賀) 축원(祝願)하는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고양이의 가장 흔한 이름은 ‘나비’다. 무슨 연(緣)인지 모를 일이다.
속진(俗塵)에 물들지 않고 35x70cm
연못 속에서도 오니(汚泥)에 물들지 않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하여 불교에서는 극락정토를, 유교에서는 청빈하고 고고한 화중군자로, 도교에서는 신선의 꽃으로 여겼고 민간에서는 종자를 많이 맺는다 하여 다산의 상징으로 여겼다.
송대 유학자 주돈이(周敦.)는 <애련설 愛蓮說> 에서 꽃 가운데 국화는 은일지사요, 모란은 부귀한 자요 연꽃은 군자라고 읊었다. 때문에 화중군자(花中君子)로 불린다.
그림 속에서 한 줄기 연꽃은 청렴결백을 뜻하는 일품청렴(一品淸廉), 여러 송이의 연꽃 그림은 부모의 희생으로 여러 자식이 영화를 누린다는 본고지영(本固枝榮)의 의미다.
연(蓮)은 같은 독음 년(年)을, 어(魚)는 같은 독음 여(餘)를 취하여 연꽃과 물고기가 함께 그려진 그림은 ‘해마다 넉넉하고 풍족하라’는 연년유여(連年有餘).
연꽃, 백로, 갈대가 함께 그려진 그림은 전시 향시 연이어 과거 급제를 축원하는 일로연과(一路蓮科).제비(燕)가 연꽃 위를 나는 그림은 천하태평을 기원하는 하청해연(河淸海宴).
연뿌리(실제로는 줄기)만 그려진 것은 외형은 잘록잘록 별개로 보이지만 그 속으로는 구멍이 계속 연결돼 있어 형제간도 별개 몸이지만 끊을 수 없는 우애로 연결돼있다는 것의 우의(寓意) 우단사연(藕斷絲連)의 뜻이다.
연꽃 하(荷)의 동음동성 화(和 화합하다)로도 쓰인다. 즉 뚜껑 있는 그릇(盒)과 함께 화합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연밥(蓮子)이 들어 있는 송이(蓮蓬)를 함께 그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식물은 꽃이 먼저 핀 다음에 열매를 맺는 데 반해 연꽃의 경우 꽃과 열매가 동시에 생장하는 식물로서 연화(蓮花)의 연(蓮)과 연생(連生)의 연(連)이 동음동성이므로 연이어 귀한 아들을 얻으라는 연생귀자(連生貴子)의 뜻을 의미한다.
소나기가 전하는 남국 소식에 파초가 소리 내 운다. 40x70cm
남국(南國)의 식물 파초는 넓고 길게 드리운 잎의 풍취로 인해 녹천(綠天)이란 별칭이 있다. 기둥 줄기 끝의 생김 때문에 붓(筆)을 상징하며 새잎이 끊임없이 밀고 올라오기에 쉼 없이 자기를 연마하는 선비 정신 자강불식(君子以自彊不息)을 의미한다.
다년생으로 겨울에 말라 죽은듯하지만 봄에 다시 살아나고 불 속에서도 속심은 타지 않고 다시 살아 나온다하여 기사회생(起死回生), 장구(長久)를 의미다.
당나라 때 명필 회서가 파초 잎에 글씨 공부를 하여 명필이 된 고사에 유래하여 곤궁한 여건 속에서도학문에 정진하여 뜻을 이루는 선비의 집념을 상징하기도 한다.
사사유여(事事有餘) 70x35cm
감 시(.)와 일 사(事)가 독음이 같다. 물고기 어(魚)와 남음이 있음을 뜻하는 여(餘)가 독음이 일치함으로 물고기와 감이 함께 그려진 그림은 사사유여(事事有餘),
즉 하는 일 마다 이익이 있음을 뜻한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꿈같은 그림이다.
<시경 詩經>에 “나무 중에서 가장 뿌리가 견고한 것은 감나무다 木中根固者 最爲.”라했다. 전각 섬돌이나 다리 난간에 새겨진 감꼭지무늬(..紋)는 바탕이 튼튼하다는 시반(.盤)에서 온 것으로 건축물의 기반이나 나라의 바탕이 튼튼히 보존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감은 잎이 넓어 글을 쓸수 있으니 문(文)이 있고 가지는 화살대로 사용하니 무(武)가 있고 겉이 푸르면 속도 푸르고 겉이 붉으면 속도 붉은 表裏一體하니 충(忠)이 있고 서리가 내리도록 달려있으니 절개(節)가 있으며 치아가 없는 노인이 먹을 수도 있는 홍시가 되니 효(孝)가 있는 오덕(五德)을 지녔다 하여 성인에 비유 됐다.
또 고욤나무에 접붙여야 비로소 감나무가 되는 만큼 사람으로 낳다고 다 사람이 아니고 생가지가 찢기는 아픔 같은 학습의 과정을 겪어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배움의 의미도 지닌다.
물고기 여러 마리가 헤엄치는 그림은 어유도(魚遊圖) 혹은 어락도(魚樂圖)다. 한 문장이나 심지어 책 한 권을 통틀어 단 한 글자만을 취하여 작명을 했던 선조들은 ‘어유도’에서는 <<사기>>의 <노자전>을 떠올렸고 ‘어락도’에서는 노장 사상을 상기했다면 지금은 다소 비약으로 들릴 수 있으나 옛 선비들에게 당연한 독화법이었다.
화제가 ‘어유도’라면 주(周)나라에 가서 노자를 만나고 돌아온 공자가 제자들에게 이르는 부분 “새는 날고 고기를 헤엄치며 짐승은 달리는 것을 안다. 鳥吾知其能飛 魚吾知其能游 獸吾知其能走”부분을 상기했을 것이고
또 ‘어락도’에서는 “나는 물고기는 아니지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 我非魚 我知魚之樂”라고 한 <莊子> 속의 장자와 혜자(惠子)의 대화를 떠올리는며 노장<老莊>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옥설의 골격에 빙상의 넋이런가. 35x140cm
매화는 봄을 상징하며,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덕(四德)중 인(仁)을 뜻하고 방위 중 동쪽에 해당된다. 추운 겨울을 극복하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기 때문에 화형(花兄), 백화형(百花兄), 꽃의 우두머리란 뜻의 화괴(花魁), 과거시험에서 으뜸인 장원화(壯元花)로 불린다.
추위에 굴하지 않고 꽃을 피우기에 곤궁을 극복하고 이상을 실현하려는 한사(寒士)의 상징이며 거칠고 단단한 가지는 선비의 굳은 의지와 높은 품격에 비유된다.
또 평생 춥게 살아도 향을 팔지 않는 (梅一生寒不賣香)정신은 어떤 역경에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선비정신을 상징한다.
가을에 빛나는 황금빛 향기 35x140cm
가을, 서쪽, 의(義)의 뜻이 있다. 모든 식물들이 지는 늦가을에 홀로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성질 때문에 선비의 고결한 품성을 상징한다. 특히 찬서리에도 꽃을 피우기에 오상고절(傲霜孤節) 또는 오상화(傲霜花)라고 한다. 또 늦서리가 내릴 때 까지 가장 늦게까지 꽃 피운다하여 만절지사(晩節志士) 혹은 한사지심(寒士之心), 상하걸(霜下傑), 세한조(歲寒操)라 부르며 그 기개를 높이 샀다.
국화는 일찍 심어 늦게 피니 군자의 덕(君子之德)이요, 서리를 업신여기고 피어나니 군자의 지(君子之志)며 물이 없어도 꽃을 피우니 한사의 기(寒士之氣)라했다. 이를 국화 삼륜(三輪)이라하며 군자의 상징으로 여겼다.
대쪽같이 살고파 대울타리 치고 대수저로 대통밥 먹고 대자리 깔고 지내도 댓잎주 한 잔에 무너지기 파죽지세(破竹之勢) 70x35cm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으면서도 강하고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사계절을 통하여 색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군자의 품격과 절개의 상징으로 애호되었다.
壽를 상징하는 바위와 함께 그려 축수의 의미를 나타낸다.
폭죽의 유래가 된 설화와 관련하여 사악한 잡귀를 쫓는 벽사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매화와 대나무를 함께 그려 부부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매화는 아내를 대나무는 남편을 상징한다. 절개수(節槪樹, 節介樹)라 불리기도하며 녹경(綠卿), 청허자(淸虛子), 은록대부(隱祿大夫), 청중자(淸中子) 등 인격자로 의인화된 군자 중의 군자로 상징된다.
곁에서도 늘 그리운 당신 35x70cm
묘두응(猫頭鷹)이라한다. 고양이 얼굴을 지닌 매라는 뜻이고 보면 고양이가 고희를 뜻하므로 묘두응 역시 장수를 기원 축하하는 뜻이 된다.
밤잠이 없고 밤눈이 밝아 도둑을 지킨다는 벽사의 의미도 있다. 달(月)은 기쁨(樂)을 뜻한다.
떼어 놓은 당상 35x70cm
오리 압(鴨)을 파자(破字)하면 과거에서 일등을 뜻하는 갑(甲) 즉, 장원급제 가 된다.
쏘가리는 한자로 궐어(.魚), 이때 궐자(.字)를 파자(破字)하면 임금이 있는 궁궐(闕)이 된다. 이때 쏘가리는 한 마리만 그린다. 두 마리를 그리면 대궐이 둘이 되고 임금 또한 둘이라는 뜻이니 이는 역모에 해당되는 것. 오리가 쏘가리를 낚아 짊어지고 있으니 이는 장원급제하여 정승자리 쯤은 ‘ 떼어 놓은 당상’ 정도로 읽을 수 있겠다.
저마다 꽃을 탐하지만 마음을 얻을지는 알 수 없어. 35x70cm
꽃 중의 왕(花中之王) 모란은 부귀화(富貴花)라는 별칭답게 부귀를 상징한다. 모란꽃에 해당화와 목련이 곁들여 진다면 모란꽃의 ‘부귀’, 목련(木蓮, 玉蘭花)의 ‘옥’, 해당화(海棠花)의 ‘당’,이라는 소리가 취해져 ‘부귀옥당’ 즉 ‘귀댁에 부귀 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뜻이 된다. 이 뜻을 위해서 목련은 4월, 모란은 5월, 해당화는 6월에 피는 생태적 사실은 무시되었다. 반면 모란꽃 그림에 나비를 그리지 않는다는 통념은<삼국유사>가 빚은 오해가 아닌가 싶다. 실제로 모란은 선덕여왕의 독화(讀畵)와 달리 향이 짙고 벌 나비도 날아든다. 다만 생태학적으로 보면 모란이 피는 계절은 벌 나비가 흔한 철이 아니고, 상징적 관점에서는 나비가 질수(.壽, 80세)를 의미하므로 함께 그릴 경우 80까지만 부귀를 누리라는 한정의 뜻이 됨으로 피한 것이다. 바위, 학, 소나무 등 십장생에 비하면 80년은 찰나(刹那).
돌과 물을 벗해도 마음은 따뜻해. 35x70cm
하늘에 천선(天仙) 땅에 지선(地仙) 물에 수선(水仙)이라 하였다. 수선화는 바로 물의 신선으로 그림 속에서는 여러 신선(數仙)을 뜻한다.
겨울철 찬 눈 속에 핀다하여 설중화(雪中花)라는 별칭이 있듯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기품있는 꽃을 늠름하게 피워 옛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수선화의 부화관은 금빛 술잔 같이 생겼는데 그 아래 여섯 개의 순백의 꽃잎이 받치 고 있어 금잔대(金盞대) 은잔대로 불리기도 한다. 하얀 꽃잎 위에 금잔을 받쳐놓은 듯 묘하게 생긴 부관의 조화미는 범속을 초월한듯하다.
바위는 영구불변, 불로장수를 의미한다. 여러 신선이 사방에서 호위하듯 감싸고 있으니 그 장구한 세월이 얼마나 안녕하겠는가.
바라만 보다 어느덧 가슴이 까맣게 탔구나. 35x70cm
태양을 오로지하는 습성 탓에 강직한 충신을 의미한다. 해바라기 씨앗은 번창, 꽃잎은 사랑과 행복, 노란 금빛 색채는 부와 명예를 상징하며 해바라기 그림은 금전운을 상승시켜준다고 믿었다.
풀도 나무도 아닌 것이 가림 없이 이웃한 덩굴 따라 후한 잎은 뜨거운 해 가려 주고 유유자적 여유로운 꽃은 시드는 계절의 위안이어라. 無處以不用 복된열매 百實之王 수세미외 너는 진정 요술방망이어라. 35x70cm
덩굴은 대대손손을, 넓은 잎과 길고 큰 열매는 풍요를 상징한다.
옆으로 걸어도 더디지 않아 35x70cm
게(蟹)는 딱딱한 갑(甲)옷이 있는 갑각류(甲殼類)로 장원급제 갑(甲)을 의미하며 더하다는 가(加)와 동음이성이다. 장원급제의 의미와 벼슬을 더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갈대는 뿌리, 잎, 꽃이 함께 이어져 있으며, 한 뿌리에서 직선으로 자라나는 연과식물(連顆植物)이다. 옛사람들은 연과식물의 연과(連顆)와 동일음인 연과(連科) 에 착안하여, 갈대 그림을 ‘연속해서 과거에 급제한다’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갈대 로(蘆)는 장원급제자에게 임금이 하사하는 음식인 려(.)와 동음이므로 소과, 대과에 연이어 장원 급제하여 임금이 하사한 음식을 먹다는 뜻이 된다. 요즘 으로 말하면 사시 행시 연이어 패스하여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는 것 정도가 될까.
<<명사明史>> <선거지 選擧誌>에는 “회시(會試)에서 일등으로 합격한 것을 회원(會元)이라하며 이갑 (二甲)에서 일등을 전려(傳.)라한다 會試第一爲會元 二甲第一爲傳.”고 기록되어 있다.
또 명나라 정윤승이 쓴 <유학수지>에 대한 청나라 주달용의 주(註)에는 전려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천자가 전시를 치르는 자리에 왕림하면 시험을 맡은 신하가 합격자의 이름을 적은 두루마리 세 개를 올리는 데 천자는 자리한 어안(御案) 앞에서 읽는다. 읽기를 마치고 성명을 낱낱이 지적하여 보여 주면서 곧 아무개 아무개 라고 말한다. 전각 안에서는 이 말을 이어받아 계단 아래로 전달한다. 이때 호위병사 육칠 명이 나란히 합창하며 전달받은 이름을 호명하는 데 이것을 전려라고 한다.”
따라서 금전(金殿)에서 이름을 부르는 것을 전려(金殿唱名曰傳.)라고 하니 갈대잎을 문 게 두 마리는 이갑전려(二甲傳.) 즉, ‘두 번의 과거에 연이어 장원급제 하여 임금의 부름을 받는다’로 해석한다.
님의 멍든 가슴에 옮겨 심고 싶은 어여쁨 35x70cm
원추리는 한자로 훤초(萱草)다. 萱은 잊는다는 뜻이다. 황화초(黃花草), 금침채(金針菜), 자훤(紫萱)이라고도 한다.
<박물지(博物誌)>에 의하면 “ 원추리는 그것을 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환락은 좋 아하게 하여 근심을 잊게한다. 그러므로 망우초(忘憂草)라고 한다. 부인이 임신했을 때 그 꽃을 지니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의남초(宜男草)라 부른다”고했다.
<술이기(述異記)>에서는 “오(吳)나라 지역에서는 이 꽃을 근심을 치료해 준다는 뜻으로 요수화(療愁花)라고 부른다”고 적혀있다.
<시경>속 여인은 뒤뜰에 망우초를 심어놓고 사랑하는 님을 향한 근심을 잊고 싶다고 했다.
흔히 노모(老母)가 거처하는 공간인 북당을 훤당(萱堂)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모든 근심을 잊고 노후를 편히 지내시기 바라는 효심이 담긴 표현이다.
따라서 원추리 그림은 득남을 기원하고 근심을 잊는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고 바위는 불로장생, 나비는 질수(.壽, 80세)를 의미하니 근심없이 의남익수(宜男益壽)를 누리시라는 기원이 담긴 그림이다.
학수송령도(鶴壽松齡圖) 40x70cm
신선들과 벗하는 동물이라 여겨 선학(仙鶴)이라 불린다. 천 년을 산다고 믿었기에 장수를 상징하고 깨끗하고 고고한 자태는 높은 관직을 상징한다.
소나무는 장수를 뜻한다. 사철 푸름을 잃지 않고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기에 소나무 그림을 백령도(百齡圖)라 한다. 학이 천 년, 소나무가 백년을 뜻하므로 소나무와 학이 그려진 그림은 ‘온전하게 장수를 누린다’라는 의미의 학수송령도(鶴壽松齡圖)다.
또 학과 소나무 그림은 일품대부(一品大夫)를 뜻한다.
일품은 조선시대 벼슬의 가장 높은 품계로다. 학은 뭇 짐승들과 달리 청초하고 고고하며 군자에 비유되기 때문에 새들 중 가장 높은 품계를 부여받아 일품조(一品鳥)라 불리며 높은 관직의 상징성을 지닌다. 실제로 유학자들의 옷이 학의 날개를 편 것 같다고 학창의(鶴.衣)라 하며 문관 일품의 관복 흉배 문양으로 쓰이기도 했다.
소나무는 대부로서 대부는 사품 이상 벼슬아치에 붙이는 호칭이다.
진시황은 사냥 나갔다 비를 만나 비를 피하게 해준 소나무에게 대부 품계를 내렸으며 조선 세조도 속리산 ‘정이품송’에게 정헌대부라는 관명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학은 一品, 소나무는 大夫로서 높은 관직과 출세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풍정에 겨운 청제가 옥으로 빚은 꽃이런가
빙상의 골격에 옥설의 넋이런가. 70x200cm
겨울동안 죽은듯한 고목에서 꽃이 피는 것은 늙은 육신에 생기가 도는 회춘을 상징하며 청초한 자태와 매혹적 향기는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하기도한다. 앙세(仰勢)와 부세(俯勢) 상하좌우 치켜 뻗고 구부러지고 교차하는 매화 가지는 인생 곡절(曲折) 삶의 부침(浮沈)을 상징한다.
구여도(九如圖) 70x35cm
구여도(九如圖)는 송축(頌祝)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물고기 아홉 마리를 그린 것을 구여도(九如圖)라고 하는데, 이는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천보(天保) 시와 관련된다.
천보(天保)는 임금을 자연과 비교하여 칭송하는 데 이때 여(如) 자가 아홉 번 나온다.
구여(九如)를 물고기 아홉 마리로 표현한 것은 魚 자와 如가 중국 발음이 동음(同音)이기 때문이다.
천보정이 天保定爾 여산여부 如山如阜 여강여릉 如岡如陵 여천지방지 如川之方至 여월지항 如月之恒 여일지승 如日之升 여남산지수 如南山之壽 여송백지무 如松栢之茂 불천불붕 不薦不崩 무불이혹승 無不爾或承 <하늘이 당신을 안정시키시어 매우 굳건히 하셨네. 당신을 크고 두텁게 하사 모든 복을 갖추게 하셨으며 높은 산과 같고 큰 땅덩이 같으며 높은 산등성이 같고 높은 언덕과도 같으며 강물이 흘러오듯 달이 밝아지는 듯 하며 해가 뜨는 듯하며 남산이 무궁함 같으며 소나무가, 잣나무가 무성하듯 당신의 일은 끊임없이 이어 지리>
임금, 부모, 스승, 상사 등 존경하는 이에게 올리는 최고의 송축(頌祝)이 되겠다.
추운겨울에 빛나는 우정 35x70cm
세한삼우도(歲寒三友圖)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함께하는 진정한 친구와 사귐을 의미한다.
혹한(酷寒)에도 제 색을 잃지 않고 푸름을 유지하거나 꽃망울을 터뜨리는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야말로 변치 않는 의리와 우정의 상징으로 여긴 것.
추사 세한도처럼 ‘세한(歲寒)’은 몹시 곤궁하고 어려운 상황이며, 삼우(三友)는 논어(論語) 계씨 (季氏)편에서 공자가 언급한 익자삼우(益者三友)와 손자삼우(損者三友)에서 유래한다.
남송(南宋)의 마원(馬遠)이 松竹梅로 세한삼우도를 그렸으며, 당 시인 백거이는 거문고와 술과 시를 삼우(三友)라 노래했고 소동파는 대나무 매화 바위를 삼우라 했다. 후대에는 바위, 난 초, 수선화 등 세 가지 고귀한 그림의 제재를 적당히 조합하여 삼우도라 했다.
화합해로대복도(和合偕老大福圖) 40x70cm
갑각류와 어패류를 소재로 한 그림인 하합도(蝦蛤圖)는 경축의 의미를 지닌다. 새우(蝦)와 조개(蛤)의 독음이 축하(賀)와 화합(合)자와 같기 때문이다.
새우(鰕)는 딱딱한 갑각류 동물이지만 굴신(屈伸)이 자유롭고 동작이 순조롭기(彎彎順) 때문에 “매사 뜻대로 순조롭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등이 굽고 수염이 길어 바다의 늙은이 (海老)라는 별칭이있다. 이 海老에서 부부가 한평생 함께 늙는 다는 해로(偕老)의 의미를 갖게 됐다.
호박은 복(福)을 상징하는데 <상서 商書> ‘홍범편’에 一曰壽 二曰富 三曰康寧 四曰攸好德, 五曰 考終命이라했듯 五福을 이른다. 따라서 이 그림은 부부가 화합하여 해로하며 복을 누린다는 의미다.
가을 한 다발 보냈더니 늦가을엔 향기로운 술에 취할 수 있을 거라는 친구 35x70cm
장수의 상징이기도하다. 노장사상에서 국화는 ‘신선의 초화’로 불린다. 신선방약(神 仙方藥)과 불로장수의 비법을 서술한 도교서적 <포박자(抱朴子)> 등에는 국화를 불로불사의 영초로 기록하고 있고 민간에서는 음력 9월9일 중양절에 국화주를 마시면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듯 국화 그림은 장수의 상징이다.
당나라 구양순(歐陽詢) 등이 편찬한 백과사전류인 <예문유취(藝文類聚)>에 남양국수(南陽菊水) 기사도 국화의 장수 우의(寓意)에 한몫했다. 중국 하남성의 남부도시남양 내향현 백하강 기슭에 국화가 많은데 국화꽃에 맺힌 이슬과 또 국화밭을 지나면서 여과된 물 탓에 강물 맛이 달고 시원해 감수라고도 했다. 이 물을 마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장수했는데 국화의 약리 작용 때문이라는 믿음이 국화를 壽의 상징으로 여기게 됐다.
국화꽃 위에 국화를 층층이 그리면 고수(高壽), 역시 장수를 상징하는 바위에 얹혀 지면 익수(益壽)를 의미한다.
경력 및 수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청계서당 수료
건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한국미술협회 회원
한국서예진흥협회 회원
성남문인화협회 회원
성남서예가총연합회 이사
상묵회 회장 역임
대한민국서예공모대전 초대작가
경기도미술대전 초대작가
전국모란현대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특선
대한민국서예공모대전 특선
경기도미술대전 특선, 최우수상
전국모란현대미술대전 우수상, 최우수상
2010 스포츠서울 리노베이션 작가 선정.
백운서예문인화대전 특선, 최우수상
추사 김정희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 차하상
전국소치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시서화전람회 오체상
세종한글서예공모대전, 동아미술대전, 한석봉선생 전국휘호대회 등 다수 공모전 및 휘호대회 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