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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국제 꼰비벤자
(2014.9.14~26/로마 MBW본부)
9.14(일) 오후 6시. 건물 중앙에 하늘이 보이도록 터진 테라스에서 자연스럽게 모여 자기소개를 한 뒤 총장의 초대의 말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고 샴페인과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서로를 알리는 친교의 시간이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로 옮겨졌는데, 저녁 8시의 너무 늦은 식사시간은 참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었지만 어찌 하랴 로마에 와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것을...
9.15(월) 아침식사를 마치고 8시30분 미사로 일정을 시작하다.
성당이 좁아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6대륙 13개 국가에서 모여 온 33명이 한 식구가 되는 깊은 일치의 체험이었다.
그리고 아침 식사 후 바로 로마 순례를 시작하였다.
첫 방문지는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이었는데, 이곳은 갈멜회에서 관리하는 성당으로서 갈멜회와 관련된 성화들이 벽화로 장식되었고, 특히 데레사 성녀가 기도 중 탈혼 상태에 빠진 모습을 그린 베르니니의 작품이 있는 곳으로 그 순간의 희열을 표현한 벽화가 이색적이다. 아주 작고 오래 된 성당에서 하느님을 만난 기쁨에 빠진 데레사 성녀를 묵상하는 기회였는데, 고통과 기쁨이 같은 모습으로 그림에 표현되어 극도의 감정은 서로 통한다는 사실이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두 번째 방문한 성당은 고대 로마의 중심 도로 가에 위치한 아주 작은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었다. 이곳은 가정의 주보이신 복녀 엘리사벳 까노리를 모신 성당이다.
그리고 로마교구의 주교좌(교황좌) 성당인 라떼란 성요한 성당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현장에 가서 보니 월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성당 앞 고대 로마와 오늘의 로마가 공존하는 현장만 확인하였고, 성당 보다 먼저 지어진 세례당예 들어가 둘러보았다. 성지순례나 관광 투어에서는 들리지 않는 곳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고통의 성 계단성당 방문. 유다의 배신의 키스, Ecce Homo!를 외치는 빌라도 상, 무기력하게 붙들려 묶인 예수님 상들의 조각품이 인상적이었고, 이스라엘에서 공수 해다 지어놓은 성 계단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돌아와 점심을 먹은 뒤 잠깐 쉬고,
오후 3시 이냐시오와 그 시대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오후 순례에 들어갔다. 오후에 방문한 성당은 이냐시오 성인과 첫 번째 동료였던 아뤼페 총장의 무덤이 있는 예수(회) 성당이었다. 여러 화려한 황금 장식들이 아름다운 성당인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곳 성당과 주교좌성당의 금 장식품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신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이냐시오 성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순례였다.
그리고 라보나 광장 주변을 산책하였는데, 광장의 4대 문명을 상징하는 분수가 이 시대의 징표를 읽는 또 하나의 중요한 묵상거리였다.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 쓴 형상은 이집트 나일강을 상징하는 조각품으로 나일강 문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를 모른다는 상징이며, 긴 노를 젓는 사공의 형상은 아시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배를 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의 땅이라는 의미이며, 교황 인노첸시오 10세의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을 받치고 있는 형상은 교황청을 받들고 있는 유럽문명을 상징하며, 돈 위에 앉아 있는 형상은 유럽을 도와줄 아메리카 문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분수를 건설한 건축가와 그 옆 성당 재건을 한 라이벌 건축가들의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본부로 돌아와 강의를 통해 교회사의 흐름과, 이냐시오 성인(1491-1556)이 뜨리덴티노 공의회(1545~1563)가 한창인 시대에 출현한 인물임을 새삼 알았다.
신대륙이 발견되고, 철학적으로는 자의식이 강하게 표현되는 시대이며, 바로크 문화와 음악, 문학이 성행한 시대였으며, 데레사 성녀의 신비주의 영성이 최고로 추앙되던 시대상과, 내일 방문할 클레멘트 성당의 우주적 조화를 담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의 내용과, 이 혼란시기를 상징화한 라보나 광장 분수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9.16(화) 초대교회 박해의 현장인 꼴로세오 순례 날이다. 얼마나 엄청난 숫자의 그리스도인들이 피를 흘리며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격투기를 벌이기 위해 키우는 맹수들의 먹이로 던져진 곳인가?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으며, 신앙이 무엇이고, 어떤 기쁨을 주는 것인지 다시 묵상하는 순례였다.
한 멤버가 퇴장 시간을 지키지 않아 걱정하며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는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기다려주는 그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귀 기울여 잘 듣지 않고 건성으로 들으면 자신은 물론 남들까지 힘들게 하는구나 하는 깊은 체험을 했다는 형제의 체험담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꼴로세오 앞의 개선문 순례에 이어 언덕으로 이어지는 고대 로마의 흔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로마 포로’에서 그룹별로 싸온 점심을 먹고 자유시간을 가지는 피크닉을 겸한 순례였다.
꼴로세오에서의 잃어버린 아들을 되찾은 사건을 겪다보니 모두 긴장해서인지 심하게 허기를 느껴 이른 점심을 먹고, 공원화 되어 있는 고대 로마 도시를 한가하게 산책하였다.
과거에는 집시들이 차지해서 위험 지역으로 지정, 통행이 제한되어 한 번도 방문할 수 없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잘 정돈된 공원이 되어 격세지감을 느꼈다.
아마도 이곳에 사는 로마인들이 지금도 그렇지만 천주교 신자들을 어떻게 죽일 것인지 논의하며 현세의 생을 즐기다 때가 되어 사라져버린 곳이 되었겠지.
다음 순례지로 이동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이번에는 내가 본부에서 봉사하는 까를로스 종신부제 부부를 따라서 움직이다 뭔가 이상하다싶어 붙들고 물었더니 자기들은 본부로 돌아가는 중이라면서 일행들과 합류하라고 한다, 정신 없이 되돌아와 보니 또 한 번 미아사건이 나는 줄 알고 놀랐단다.
이어지는 방문지는 월요일에 닫혀서 들어가지 못한 라떼란 요한 성당을 방문하고, 본래의 계획대로 성 클레멘트 성당 방문과 그 옆의 꽈드로 꼬로나 성당 방문이었는데, 이번에도 나와 총장 펠리치오 로드리게스 신부, 그리고 몇몇 한국인들만이 클레멘트 성당에 와 있는 것이다.
이곳 성당은 초대교회 시절 지하 공동체 삶의 현장이 유적으로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서 박해시대 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순례지였다. 까다꼼바 지하 공동체는 잘 알려졌지만 이곳이 초대교회 공동체의 유적이 있는 곳이라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더군다나 지하 2층은 이집트 밀교의 문명이 자라 잡았던 장소라는 사실이 깜짝 놀랄 정보였다. 방문을 마치고 나와서 알아보니 일행들은 꽈드로 꼬로나 성당을 순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급히 그곳으로 이동했는데 마침 노래로 낮기도를 하는 수녀님들의 기도소리가 천상의 음악으로 들려와 황홀하게 해주었다.
돌아와 6시 15분부터 한 시간 정도 고대 로마 당시의 초대교회에 관한 강의를 듣고 묵상하였다.
멕시코 사람들의 독립기념일이어서 그들이 주도하는 미사를 드리고 저녁식사에서 간단한 축하식을 가졌다.
9.17(수) 롬바르디 신부님에 대한 추억의 날이다.
VERANO 공동묘지, 예수회원들의 전용묘지 무덤에 묻혀 계신 롬바르디 신부님을 찾아뵈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방문이었지만, 느낌이 남달랐다. 그곳에서 11시, 롬바르디 신부를 위한 연미사를 봉헌하고 묘지 입구에 세워진 비오 12세 교황님의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점심 후, 이어진 강의에서 먼저 초대교회부터 중세에 이르는 교회가 처한 상황을 회고하면서 교회 현실을 분석하고, 복잡다단한 중세의 혼란시기에 대한 묵상과 이 혼란의 때에 등장한 이냐시오 성인이 추구하는 영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오늘의 MBW PG Member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관련성이 있기에 이를 알기 위하여 살펴본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사람들의 자의식이 강해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혁명으로 이어지고, 현대적 의미의 민주주의가 발생할 조건이 형성되었다. 이는 여러 이데올로기 출현의 근원이 되었다. 그리하여 각국이 나름대로의 지배원리
를 세웠고, 종교조차도 이에 이용하였으며, 각자 자국만의 주의주장과 이익추구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전쟁을 가져오게 되고, 이는 세계대전으로 커졌다.
수많은 생명이 죽어갔고, 환경은 파괴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롬바르디 신부가 출현하시어 파시즘의 해악을 지적하시고 형제애를 호소하셨다. 전체주의로 망가진 인간성을 회복할 유일한 방법은 보편적 형제애로 각 공동체가 교류하고, 관계를 형성해갈 때 가능하다고 주장하시며 인류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였다.
이는 교회 안에도 혁신적 주제로 등장하였다.
수평적 형제애 구현은 낡은 교회제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고, 이는 교회의 고위 성직자들과의 갈등을 빚었으며, 롬바르디 신부는 비오 12세 교황으로부터 새로운 교회의 모델을 제시할 것을 요청받기에 이른다.
교회는 하느님을 믿는 공동체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임무는 하느님 사랑을 세상에 알려주기 위한 조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티칸 제2차 공의회에 이어진다.
이어진 3시 15분의 강의에서는 오늘 드디어 폭발적 사건이 시작됨을 선언하면서 롬바르디 신부로 이어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새로운 문이 활짝 열리는 현장을 방문할 것임을 예고하며 시작하였다.
오늘날에도 롬바르디 신부께서 추구하셨던 그 일이 여전히 의미 있는 일인가?
인간이 그토록 힘들여 쌓아놓은 찬란한 고대의 로마문명이 오늘날 무엇이란 말인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무엇이 인간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는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
나누고 교류하지 않으면 인류문명을 한 순간에 삼키는 블랙홀에 빠져들 뿐이다. 문제해결의 열쇠를 롬바르디 신부에게서 찾아야 한다.
4시에 출발하여 1952년 2월 10일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선언’을 발표하신 비오 12세 교황님의 녹음된 육성을 듣기 위하여 ‘바티칸 라디오’ 방송국을 방문하였다. 스튜디오에서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귀여웠다.
그리고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고, 마당에서 겉모습만 둘러보고 있는데 온두라스 출신으로 최근에 새로 임명된 인류복음화성성 장관, ? 추기경이 갑자기 등장하여 마당에 선채 한동안 담소를 나누었다.
9.18(목) 이 날부터는 조용히 침잠하는 피정에 돌입하였다.
먼저 시대의 징표 찾기이다. 복잡다단하고 혼란한 현 시대에 우리의 카리스마 수행을 위하여 롬바르디 시대에서 현 시대로 접근하는 방법론을 인식했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해야 함에 현재 내가 느끼는 두려움은 무엇이고, 기대감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 일상의 주변에서 자주 나오는 얘기는 무엇인가? 나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주고 있는가? 즉 무슨 도움을 주고 있는가? 그리고 하느님께서 통치하시고 펼치시는 세상임을 인식하는가? 그 세상에서 나의 역량은? 그리고 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빚어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있는가?를 긴 시간동안 개인적으로 깊이 묵상하고, 함께 모여 나누기를 하였다.
9.19(금) 나누기를 이어갔고, 나눔에서 문제가 된 것에 대한 나눔이 있었다.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에 의한 방법으로 수련을 진행하였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하여 관계를 돌아보고, 나누며 소통하고,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그냥 바라보고 이해하며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멈출 수 없게 하는,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것까지도 포기하게 하는 그 어떤 것이 있는가? 그것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묵상하고 그룹에서 나눈다.
오후 3시30분부터 다시 일정이 이어져 계속된다.
우리는 성인이 되었지만 어릴 적부터 새겨진 어떤 성숙의 목표가 있다. 이는 끊임없이 추구할 수밖에 없는 무엇이고, 그 결과가 밝음일지 어둠일지는 모르지만 매순간 삶의 여정을 건널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인간성이 죽고말기 때문이다. 이 여정에 도움이 필요하고, 교회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며 MBW가 그 한 몫을 담당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깊이 알 필요가 있고, 이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 반복되는 나눔이 필요하다.
마르코 5,21-43의 회당장 야이로의 딸의 회생과 하혈하는 여인의 치유 이야기, 루가 복음 16,1-10의 약싹바른 집사 이야기, 그리고 마태오복음 25,14-30의 탈란트 비유를 읽고 묵상하며, 주어진 질문에 대해 나누기 하도록 진행.
복음의 힘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복음이 우리 길을 밝혀주는 빛이다.
개인묵상, 그룹 나눔, 전체 모임에서 종합 정리를 토요일까지 반복하였다.
9.20(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구원의 보증수표이다.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얻을 수 있는가? 믿음의 은총은 삶에 용기를 준다. 그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하여 새로운 지평의 문을 열 필요가 있다. 그것은 복음을 접하는 것이다. 복음은 주어진 사건에 대한 판단을 넘어서서 앞으로의 새로운 방향을 읽게 한다. 예언자적인 관점이라 할 수 있는데, 예수님께 도달하기 위해서는 주님께서 주시는 이 표지를 적절히 이용할 필요가 있고, 이 사인이 시대의 징표이다.
9.22(월) 아침 일찍(7시30분) 관광버스를 임대하여 아씨시를 방문한 날이다.
오늘부터 교황님의 영성을 따라가는 시간이다.
그 첫 번째 작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에 피선되어 당신의 이름을 최초로 프란치스코 1세로 선택하셨기에, 그분의 영성이 시작되고 배어 있는 아씨시를 방문한 것이다. 하루 온 종일 프란치스코 성인과 관련된 장소와 의미가 담겨 있는 곳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묵상하였다. 출신 배경과 회심의 과정, 글라라 성녀와의 관계, 그분의 영성 등을 듣고 순례하였으며, 지진 피해를 심각하게 입은 성인이 묻힌 성당 등을 둘러보고, 성인의 무덤에서 기도하였으며, 그곳의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지하 성당에서 오후 3시 미사를 드리고 다음의 주제로 나눔을 가졌다.
사람들은 교황님을 어떻게 말하는가?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시대의 주변에서 읽을 수 있는 영성적 모습은 어떤 상황인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나누기를 하고 밤늦게 본부로 돌아왔다.
9.23(화) 8시30분 말씀의 아침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마태오 19,23-30의 부자가 천국에 들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시작하는 오늘 기도가 가난의 영성, 나눔의 영성을 사시는 교황님의 삶을 묵상하려는 것이라는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칼 라너의 ‘오소서, 예수님의 영이여!’ 기도로 말씀의 성찬이 끝나고 세션이 시작되었다.
많은 영상을 보여주며 어떤 영상이 기억에 남는지, 왜 그런지 지나간 나의 삶의 어떤 장면과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깊이 생각한 다음 나누도록 작업 지시를 받고 개인묵상에 들어갔다.
사실 이런 영상들은 각자에게 깊은 영향을 주는 장면들이 다 다를 뿐 아니라 깊은 과거의 체험들이 연상 작용을 하여 나의 깊은 부분을 건드릴 수도 있고, 그로부터 내 과거의 삶에 대한 치유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금주 내내 이 영상은 나누기의 주제와 재료가 된다는데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저녁 7시에 오상의 비오 신부 축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오늘의 일정을 끝냈다. 며칠 후 비오 신부의 성지인 산 죠반니 로똔도를 여행할 계획인데, 참 우연의 일치가 계획된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내일은 교황님 알현이 계획되어서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서야 한다.
9.24(수) 교황님을 뵙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섰다. 바티칸에 다가갈수록 수많은 인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더구나 비가 내리니 길에는 우의와 우산을 파는 사람들과 우천 시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가는 길을 막아 더욱 혼란스러웠다. 하느님께서는 하필 이 수요일 아침에 비를 내리셔서 이 가난한 장사치들을 먹여 살리시는 섭리를 베푸시는 것 같다.
초대장을 제시하고 아침부터 서둘러 온 수많은 사람들이 비 내리는 광장을 가득 매우고 있는 사이를 걸어 제단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우리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러움으로 가득하다. 이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이 교황님과 비교할 수도 없는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오시는 기적의 현장인 미사는 외면하면서, 사람들은 왜 교황님에게는 이런 반응을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전 세계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오는 반응을 보이니 교황님이 세상에 권위와 힘을 가지며, 가톨릭교회의 위상이 든든하다는 생각도 든다.
제단 가까이 약 10여 m 떨어진 곳에 교황님이 좌정하시고, 일반 알현이 시작되었다. 언어권으로 나누어 방문하신 분들과 그룹을 소개하고 교황님의 관심과 인사와 축복을 보내시는데, 특별히 어려움이 있는 곳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시고, 즉석에서 기도를 유도하시는 모습이 많은 자식을 둔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이탈리아어 권 거의 마지막 순서에 우리 MBW가 소개되었지만, 사람들은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누가 알아주어 이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옳은 일은 그리고 그 길을 가는 에언자는 언제나 관심 밖이거나 박해를 받는 사람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알현 후, 광장 한 모퉁이에서 싸온 샌드위치로 허기를 메우고, 긴 시간을 줄을 서 기다려 시스티나 성당의 박물관을 관람하였다. 과거와 달리 바티칸 박물관이 많은 유물과 현대미술 작품으로 보강했음을 확인하였다.
9.25(목) 마태오 복음 13,24-30의 밀과 가라지 비유 말씀으로 아침기도를 하였다.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말씀
루카 16,19-31의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 말씀이나, 마태오 25,31-46의 최후의 심판 이야기나, 루카 7,36-49의 바리새인과 죄 많은 여인에 관한 말씀 중 하나를 선택하여 개인적으로 묵상하고 나눔. 침묵 중에 어떤 행동이나, 표현의 상징, 또는 시 등을 나눈다. 무엇이 내 삶의 핵심적인 것을 지적하는지 내가 생각하지도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 부정적인 방법으로 얘기될 지라도 나눔에서 표현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세 성경말씀 중 그룹이 한 말씀을 선택하여 개인적으로 묵상하고 나눔.
11시에 펠리치아노 로드리게스 총장 신부님과 만남
* 한국 추진팀과 연락이 원활하지 않다. 연락체계가 정확하면 좋겠다. 본부와 전 세계의 상황에 대한 정보교환을 통해 소통할 필요가 있다.
- 언어문제가 크다.
- 연락하기 위하여 노력을 많이 했다. 이번 꼰비벤자에 관해서도 전, 후에 연락을 취하려 노력했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 즉각적인 연락은 페이스 북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 총장님 카페 가입시키기... 불가능
* 아시아 상황 : 인디아는 그룹 책임자의 기금 횡령 사건이 있어 혼란이 왔고, 필리핀은 루르드스가 가끔 연락해왔으나 두절된 지 오래 되었고, 베트남 그룹은 생사여부를 파악할 수가 없다.
호주그룹 역시 많이 약화되었고 전 책임자 신부와 질 깁스 여사가 사망하고 현 책임자 신부가 와병 중이어서 활력을 잃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파푸아뉴기니 그룹이 좀 활동적이고, 작년부터 인도 그룹이 재결성의 모습을 보이는 정도이다. 아시아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 그룹의 소속 여부 역시, 한국 그룹의 요청대로 오세아니아 대륙에 소속시키는 문제는 그 그룹의 동의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실정이어서 결정하지 못 하고, 인도 그룹, 한국 그룹이 독자적으로 존립하는 상태이다.
* 아시아 그룹의 기금을 아십니까?: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포르투갈, 브라질은 바티칸 은행에 기금을 예탁하고 있다는데, 아시아기금은 잘 모르겠다. 한국도 만약 기금이 있다면 바티칸은행을 추천합니다.
* P.R.D., P.R.P. 현재 진행 상황?- 2011 세나클 때 나온 얘기이다.
우리의 운동이 현재 경제문제를 포함하여 심각한 위기이다. 롬바르디 신부님이나 까펠라로 신부가 살아계실 때까지는 50여개 국가에 600개 정도의 소그룹이 MBW운동을 지향하며 살아있었는데, 10여 년 전 부터 급격히 약화 되었으며, 유럽 교회에서는 운동이 거부되기도 했다. 이태리 그룹도 150명의 회원이 있었는데 현재 25명만이 존재한다.
- 아프리카 콩고에서 한 교구, 파푸아뉴기니 한 교구, 푸에르토리코 총장신부가 소속된 교구 한 군데, 멕시코 8개 교구, 콜롬비아 23개 교구, 도미니카공화국 11개 교구 등에서 운동(PRD)을 펼치고 있다.
- 콜롬비아는 전 총장 피델 신부님의 노력으로 신학교에서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 폴란드의 여러 교구에서 끊임없는 질문을 해 오고, 정보를 요구하고 있어 희망적으로 접촉중이다.
- 그룹 인원이 5명 이하일 때는 그룹으로 인정하기가 어려운데, 회원이 줄고 있는 현실이다.: 다음 세나클에서 구체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각국의 정확한 회원 명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거의 절반으로 줄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 멕시코에서는 회장신부가 회원들과 싸우고 떠나면서 자기를 따르는 회원들을 데리고 나가기도 했다.(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마우리 혼자 남아있다.)
- 인도 회장이 공금을 횡령한 사건을 해결하려 포르투갈 신부님이 파견되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는데, 작년에 소수의 남은 자들이 모여 재결성 움직임이 있다.: 내년 5월에 총장신부 방문 예정.
- 유럽공동체는 나라마다 돌아가면서 본부 운영을 책임질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 건물 유지 문제: 유지비를 충당하기 위해 기숙생을 받아 세를 받고 있다.(25명) 그러다보니 국제회의나 우리가 목적대로 쓰려할 때 어려움이 있다.: 이태리 팀과 다른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있다. 마리아 루이자 자매도 자원봉사자로서 식당 일에 헌신하는데, 연세가 많아 물러나야 하지만 이런 조건의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여러 문제점을 수합해서 세나클에서 얘기할 것이다.
* 회원 감소문제, 프로그램을 수행할 나라 부재: 2011년 세나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위원회를 만들어 연구한 결과 근본을 다시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영성을 되살리는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 초심으로 돌아가자! 머리로가 아니라 몸으로, 수련을 강조.
- 아직은 아니지만 양성그룹을 하나 구성해서 세계 어디에나 파견하여 이를 보급하고자 한다.: 이 수련을 마치고 정확하게 이해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 각국 팀들이 돌아가서 이 프로그램을 구체화해서 실시하기를 바란다.
- 나눔은 우리의 체험을 풍부하게 하는 것으로서, 신부님들의 강론 방법 등까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 푸에르토리코에서는 교회 밖의 젊은이들에게까지 우리 영성을 소개하고 있다.
- 미디어, 인터넷을 이용한 방법을 통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희망적이다. 소통을 희망한다.
- 아시아그룹에서 특히 한국 그룹에 희망하고 부탁한다.
- 주인의식을 가지고 그룹 안에서 견고하게 지켜주기 바라며, ‘무엇을 하는 것보다 그룹 안에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차기 세나클에서 회원으로서의 소속감을 진작시키고 우리의 소명에 대한 확인을 위한 식별방법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이 과정을 누가 만들었나요?: 나쵸 신부(스페인), 비엥 신부(벨기에), 안드레아 신부(이태리), 후안 호 신부(푸에르토리코), 켈스 신부(남아공)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오후 6시에 전체가 모여 정리 요약하고 프랑스어로 미사를 봉헌.
내일 26일 아침 일찍 떠나는 콜롬비아 신부 세 명과 벨기에에서 온 부부의 작별 인사말을 청취하며 미사를 끝내고 저녁을 먹으며 하루 일과를 끝내다.
9.26(금) 일정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으로 모든 일정이 끝나고, 오후에는 이번 Convivenza 프로그램을 만든 IGPA(International Group of permanent animation)의 회의가 있을 예정이다.
내일은 이 나라 포도주 주산지 산악지방인 토스카나 지방으로의 여행이다. 그곳 몬떼 뿔치아노에서 1박을 하고, 이탈리아의 동해안인 아드리안 바다를 따라 내려오다 성체의 기적이 일어난 란치아노를 방문하여 1박 하고, 오상의 비오 성인의 성지인 산 죠반니 로똔도를 거쳐 로마에 돌아와 마지막 밤을 지내고 까다꼽베와 바오로 성당을 순례한 후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출발하여 한국에 돌아갈 것이다. 이에 대한 여행의 후기는 다음 편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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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람있고 좋은 꼰비벤자 체험을 하셨습니다. 오셔서 해주실 전달연수가 기대됩니다.
일정을 정리하여 주시니 아주 조금이라도 느낌으로나마 함께하는 기분이 듭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로마가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듯이 잘 묘사해 주셨네요. 그리고 회의내용 역시...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