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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09
S#1.호텔 양식당
창밖을 착찹하게 바라 보고 있는 승진 위로
영주 : (소리) 네 여기 양식당 최영주캡튼입니다. 보안점검 마쳤습니다.
영주 : (전화하고 있는) 예 오늘 좀 늦었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전화 끊고 승진을 보는)
승진 : (돌아보며 활짝 미소) 나갈까?
영주 : (끄덕 끄덕. 작은 미소)
S#2.승진의 오피스텔
CD 음악 돌아가고 있고. 미연, 책상 이쪽편에 엉덩이 대고 기대어 있다. 어떡해야 하나... 암담하다.
미연 뒤 책상 위에는 영주와 미연의 사진이 있다. 몸을 돌려 사진을 내려다 보는 미연. 들리는 소리.
미연 : (E) 가지마.
제 8 회의 회상.
미연 : 안갔으면 좋겠어.
승진 : 미안하다.
Flash.
승진 : (나가는)
현재.
재떨이 위에서 타고 있는 영주와 미연의 사진.
불붙은 재떨이를 뚫어져라 쳐다 보고 앉아 있는 미연. 입술을 깨문다.
S#3.덕수궁 돌담길 옆
옆으로 한발자국쯤 떨어진채 나란히 걷고 있는 승진과 영주.
각자 생각에 잠깐 잠겼다가, 영주를 먼저 쳐다보는 승진. 승진, 영주의 팔을 툭 친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 영주, 자연스럽게 승진을 보고 미소를 준다.
망설이다가 살며시 영주의 손을 잡는 승진. 영주, 편안하게 받아 들인다.
S#4.덕수궁 돌담길 앞
벤치. 말없이 앉아 있는 영주와 승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승진. 영주는 멀리 나뭇 가지만 보고 있다.
영주 : (아주 크게 한번 숨을 들이킨다) 차갑다. 겨울 같애.
승진 : 영주야. (보는)
영주 : (편안하게) 그만 갈까?
승진 : 오늘, 나한테 전화해 줘서 고맙다. (미소....)
영주 : (똑바로 보는)
승진 : 처음이지? 니가 나한테 전화한거.
영주 : (미소) 그랬나?
승진 : 음. (끄덕 끄덕. 영주를 안타깝게 보는)
영주 : 힘들었어. 엄마가 많이 아프셨는대,
그 사람은 여전히 우리 엄마한테는 착한 아들처럼 나한테는 보호자처럼.....
예전엔 그게 당연했는데, 왜그런지 미안하구, 한편 부담스럽구,
그런 내 마음이 내가 그런 생각하는게 그사람한테는 더 미안하구 마음이 아팠어.
승진 : 나 보구 싶어서 전화 한거 아니구?
영주 : ...... (승진을 똑바로 보더니) 보구 싶더라.
승진 : (떨리는. 시선을 피하는)
영주 : 내 이런 마음이 나조차 믿기 어려워.
승진 : (안타깝게 보는).......
영주 : 왜그래?
승진 : 난 참, 재수가 없는 놈인가부다.
영주 : 무슨 소리야?
승진 : 아니지. 재수 탓 할 수 없어. 내가 나쁜 놈이라 벌 받은거지.
영주 : 점점? 왜그러니 너.
승진 : (영주를 바라보며 눈물이 고여 온다) 니가 나한테 처음으루 전화두 해 줬는대.
(웃는 얼굴) 보구 싶었다구 처음 말해준건대.
영주 : (놀라서) 승진아?
승진 : (영주를 안타깝게 바라 보고 있고 눈물을 참으려 이를 악무는)
영주 : (너무 놀라) 너!?
승진 : (벌떡 일어나며) 가자. (결국 눈물을 참아냈다. 웃어주며) 일어나라 영주.
영주 : (일어나는) 무슨일 있니?
승진 : (더럭 안으며) 영주야. 난 너 보내기 싫다. 나 어떡하니.
널 보낼 수가 없는대 난 어떡해야 되니 영주야.
영주 : (동석 때문인줄 알고. 늘어져 있던 두팔을 서서히 승진의 등으로)
나한테 조금만 더 시간을 줘. 아직은 나두 힘들거든.
승진 : (어금니를 꽉.... 무는)
영주 : (머리를 포근하게 기댄채) 승진아. 너 알구 있니? 니 가슴, 참 따뜻해.
승진 : (괴롭다)......
영주 : (살짝 떼어내며) 요즘은 밤에 가끔 하늘을 봐. 니가 북극성이랬지?
승진 : (덥썩 안아버리는. 숨 막힐 지경으로 점점 세게 안는. 괴롭다) ......
영주 : (조금 의아해 하는) 너, 왜이래? 힘든일 있니? (살짝 떼어내려 하는데)
승진, 놓아주지 않는다.
승진 : 가만있어. 가만 있어 영주야. (혼잣말처럼) 가만있어 영주야. 가만히.
가만...히 있는 영주. 그러나 의아하다.....
S#5.승진의 오피스텔
꼼짝도 않고 음악도 없이 앉아 있는 미연.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눈도 깜짝 않고 기다리고 있다.
S#6.영주의 집 앞
와서 서는 승진의 차.
영주 : 운전 조심해. (내리려는데)
승진 : (영주 안보고 운전대 잡은 채) 영주야.
영주 : (돌아보며) 응?
승진 : ........ (안본 채) 나 그여자, 정리 못했다.
영주 : (약간 놀라는) 어, 그래? (승진을 다시 조심스레 보는)
승진 : (안보고 있는. 굳게 입을 다물고 앞을 똑바로 보고 있는) .....
영주 : (생각하는. 무슨 뜻일까).....
영주네 아파트 계단을 내려 오고 있는 동석의 모습이 보이고.
영주 : 나 늦어서 그만 들어가야겠다. 잘가.
승진 : 그 여자, ......... (말을 못하고 있는)
영주 : (보는)
승진 : ........ (영주를 보며) 영주야. 그 여자, (말을 못하고 있는대) ....
영주 : 두 사람 사이가
회상.
미연 : 그 남자가 너한테 거짓말 한거 아냐?
미연 : 생각보다 그 여자랑 관계가 심각한 걸 수도 있쟎니.
현재.
영주 : ..... 두 사람 어떤 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승진 : 난 그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구! 너 내가 말했지? 나 여자 많이 만났다구. 그 여자두 마찬가지야.
근데 왜 나한테만 상처를 받는 다는거야. 난 그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단말야!
영주 : (또박 또박 말해 주는) 사랑하지 않는다구 상처 줄 자격이 있는건 아냐.
승진 : (영주의 말에 얼이 빠진)
영주 : 그리구 너, 나한테 빠졌다 그랬지? 그래. 어쩜 나두 너한테 그런지 몰라.
하지만 우리 둘, 과연 이 감정이 사랑일까?
나는 승진아, 니가 나와는 상관없이 그 어떤 다른 사람에게두 상처는 주지 않았음 좋겠어.
동석, 걸어 오다 멈춰서서 승진과 영주를 바라 보고 있다.
영주 : 그 여자 마음 많이 다치게 하지 마. (승진을 한동안 바라 보는)
(나중을 위해 영주가 대사 후에 승진을 한동안 바라 보는 것을 길게 찍어 두어야 합니다.
S#8에서 여기 영주의 얼굴 위로 미연의 E가 들어갑니다.
물론 여기서는 대사 후에 바로 승진의 "......."로 편집되어도 됩니다)
승진 : .......
영주 : 갈게. (내리려다가)
동석을 보고 놀라는 영주. 동석, 뚫어지게 보고 있다.
영주 : (놀라서) 어.
승진, 영주를 보고, 밖을 보니 동석이 이쪽으로 걸어 오고 있다.
승진, 마음이 갑갑하다. 한숨..
영주 : 승진아 얼른 가. (내리는)
승진, 가만히 고개 숙이고 앉아 있다.
영주, 내렸고. 정말 난감하다. 하지만 차분히 고개 숙이고 있다가.
영주 : (차분하게) 쭉 나 기다리구 있었어?
동석, 대답도 없이 승진쪽으로 간다.
영주, 놀라서
영주 : (동석을 잡으며) 동석씨 왜이래.
동석, 영주를 뿌리치고 승진쪽으로.
승진, 그 모습을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있다.
영주, 얼른 동석 앞서 승진 유리창으로 와서
영주 : 가 얼른.
동석, 영주를 비켜 세우며
동석 : 영주 이리 나와.
영주 : 동석씨! 나하구 얘기 해.
동석 : (유리창을 똑똑)
승진, 고개를 숙이며 생각한다. 마음 답답한....
동석, 다시 한번 유리창 똑똑.
영주 : (화내듯) 동석씨!
하는데, 승진이 내린다. 당당하려 애쓰지만 답답한 마음의 승진.
승진 : 네 말씀 하시죠.
영주, 속상해서 돌아선다.
동석 : 술 한잔 합시다.
승진 : ... 죄송합니다. 차 때문에요. (하는데)
동석, O.L. 승진의 턱을 주먹으로 퍽! 때린다. (반항 없이 맞는 승진)
영주, 놀라서 돌아보며
영주 : 동석씨!!
동석 : (눈물이 고인채로 이를 악물고 있다)
승진 : (가만...히 있다가 침착하게) 영주 들어가라.
동석 : 영주 들어가라?
영주 : 동석씨 이러지 마.
승진 : 영주 들어 가. (하는데)
동석의 주먹이 다시 승진의 턱으로 날아 오는대 동석의 손목을 탁! 잡는 승진.
승진, 동석의 손목을 잡은 채 동석을 뚫어져라 본 채로
승진 : (약간 언성 높여) 영주 안들어 가니!
영주, 흐느껴 울며 집으로 뛰어 들어간다.
동석, 그런 영주의 모습을 보고 놀란 후, 잡혀 있는 주먹, 기운이 빠진다.
그러나, 다시 승진을 노려 보는 동석.
승진 : .... (주머니를 뒤지며) 담배 피십니까?
동석 : (노려 보고 서 있다)
승진 : 한대 피워도 되겠습니까?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를 입으로 가져가는데)
동석, 승진의 담배를 탁! 나꿔 채더니 (승진, 약간 기분 상했다)
동석 : 건방 떨지 마. 영주, 나하구 결혼한다. 알아 들어?
승진 : (뚫어지게 보고만 있는. 뭔가 꾹 참고 있는)....
동석 : (담배를 튕겨서 바닥에 버리고는) 내 앞에 두 번 다시 안보이길, (쏘아보다가).... 바랍니다.
(뚫어지게 보는)
승진 : (뚫어지게 보는)....
아직 그대로 서 있는 승진 앞으로 동석의 차가 쌩... 지나가고.
S#7.영주의 방
격하게 울고 있는 영주인대, 놀라서 들어오는 영주모
영주모 : 무슨 일이야? 영주야? 영주야?
영주, 여전히 격하게만 울고 있다.
영주모 : 들어오다 동석이 만났니? 싸운거야? 영주야!
영주, 울고만 있는.
영주모 : 그러게! 왜그렇게 늦게 다녀! 동석이가 여태 너 기다리다
영주, 울음 소리 갑자기 더 격해지는
영주모, 놀라서
영주모 : (넋이 나간 듯) 동석이가 헤어지재? (얼띤 채) 영주야? 영주야?
주저 앉는 영주모, 넋이 나갔다. 영주, 흐느끼고만 있다.
S#8.승진의 오피스텔
문을 쾅! 닫고 들어오는 승진. 몹시 화가 나있다.
꼼짝도 않고 기다리던 미연, 승진을 쳐다 보지도 않고 그대로 꼼짝 없이 앉아 있다.
승진, 부엌으로 바로 가서 술병을 꺼내 위스키를 병째로 마신다.
미연, 자신 때문에 괴로워 그러는 건 줄만 알고 상처 받는다. 이를 악물고 있는데.
위스키 병을 탕! 놓는 승진.
미연, 앉은 채 그대로.
미연 : 사랑한다는 여자는 밖에 두구 미워하는 여자는 여기 있구 괴롭겠구나?
승진 : (푹... 꺼져서 가라 앉아 있다) 너 가라. (웃옷을 벗으며 침대쪽으로 오는)
미연 : 외박이라두 할 줄 알았는대, 왜? 여자가 말을 안들어?
승진 : 가라 미연아. (주머니에 손 꽂고 고개 숙이고 서 있는대)
미연 : (걸어와서 마주 서더니) 당신, 누군가 사랑한다 그랬지?
승진 : (한숨).....
미연 : 사랑이 뭔지는 알구 있어? 사랑이 뭐야? 당신이 말하는 사랑, 그게 어떤거야?
승진 : 혼자 있게 해 줘. 부탁이다. (침대로 앉는)
미연 : ........ (휙 돌아서서 가려는데)
승진, 미연의 손목을 잡으며
승진 : 미연아.
미연, 안본 채 그대로
승진 : 미안하다.
미연, 손목을 뿌리치더니
미연 : 사랑이 뭐니? 대답해 봐.
승진 : 그만 해.
미연 : 들뜨구 설레이구 그게 사랑이니? 당신 새 여자 만날 때마다 들뜨구 설레는 그런 사람이야.
그게 당신이 말하는 사랑이야? 그럼 당신이 지금 만나구 온 그 여자한테 그 사랑은 또 언제 끝나?
승진 : (자조적) 그래. 나, 그런 놈이야. 난 아무두 사랑할 자격이 없다.
미연 : (이를 악물더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만난 그 여자, 상처 주지 마.
승진 : (미연을 보는)
미연 : 사랑한다구 상처 줄 자격은 없어. (승진의 눈빛이 떨리는)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랑은 그 여자한테 독이 될 수도 있어. (가려는데)
승진 : (잡는) 미연아.
미연 : (한숨) ...... (눈물) 물론 나두 내가 당신 사랑한다구 해서
당신 이렇게 괴롭히구 상처 줄 자격은 없을거야. 알지만, 알면서두 당신한테 자꾸
상처되는 말만 하는 내가, 나두, ..... 싫어. (가려는데)
승진 : (일어나서 어깨를 잡는) 미연아. 넌, 나한테 그래두 돼. 그럴 수 있어. 분풀이두 해.
아무것두 참지 말구 나한테 다 분풀이 해라.
미연 : (펑펑 우는)
승진 : (미안한 마음으로 안아주는) ........
미연, 승진이 안아주자 더 펑펑 터져서 우는.
시간 경과.
둘 다 외출복 그대로 입은 채로 침대에 누워 있다.
미연, 울다가 승진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고.
승진, 한쪽 팔은 미연을 안고 있지만, 한쪽 팔은 이마 위에 접힌 채 마음 가득 답답함 뿐이다.
영주 : (E) 사랑하지 않는다구 상처 줄 자격이 있는건 아냐.
회상
영주 : 그 여자 마음 많이 다치게 하지 마.
영주의 얼굴 위로 겹치는 미연의 소리
미연 : (E) 사랑한다구 상처 줄 자격은 없어.
회상.
미연 : 오늘 만난 그 여자, 상처 주지 마.
현재.
승진, 한숨을 길게 내 쉬고 미연을 본다. 잠들어 있는 미연이고.
승진, 두 여자에게 다 못할 짓이군. 난 나쁜 놈이군... 싶어 괴롭다.
미연에게서 살짝 팔을 빼고 조심스레 일어나는 승진.
깊은 잠 들어 있는 미연.
창밖을 내다 보며 담배 피우는 승진.
S#9.사빈의 집 전경(한밤중)
S#10.사빈의 집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빈.
그 옆에 노트북 놓고 앉아 있는 현태.
둘 다 열심히 인터넷에서 자료를 보는 중.
사빈,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3시이다.
아흠... 하품을 하고 일어난다.
꼼짝도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현태.
사빈, 욕실로 가려다가 문득 현태를 돌아보고, 열심히군... 싶어 빙그레 웃고
하품을 길게 하면서 가려는데
현태 : (모니터에서 눈 안 뗀 채) 같이 자자. (자기도 자겠다는 뜻일 뿐이다)
사빈 : (하품이 꺽이고 놀라서) 뭐? 뭐라구?
현태 : (왜저러지? 싶어서) 잘 거 아냐?
사빈 : 야!
현태 : 나두 잘꺼라구. 나는 자지마?
사빈 : !!!! 어 자야지.
현태 : ??? (싶다가)
사빈 : (가려는데)
현태 : (알아채고) 아!
사빈 : (보는)
현태 : 에이, 김칫국부터 마시기는 쨋 어련히 알아서 때가 되면 음?
사빈 : 뭐? 때가 되면? 야! 김칫국은 지금 니가 마시는거지!
현태 : ??!!
사빈 : 허이참내! (휭 가는)
현태 : ??!!
S#11.사빈의 침실
잠옷 입고 새로 들여 놓은 싱글 침대에 누워 소설책 보고 있는 현태.
잠옷 입고 세수 마치고 들어오던 사빈, 소리친다
사빈 : 야아.....!
현태 : (능청맞게 찬찬히) 아이구 깜짝이야.....
(슬그머니 일어나 앉아 베개를 가슴에 안고 불쌍한 표정 짓고 사빈을 보는)
사빈 : 너 뭐하는거야 지금?
현태 : 안돼?
사빈 : 말두 안돼!
현태 : 나 허리 아프단말야. 소파가 좁구 불편하쟎아.
사빈 : 너 이리 와. 침대 들어 당장.
현태 : 어디 놓을 데두 없쟎아.
사빈 : 부엌! 너 식탁 잘 치우드라?
현태 : 식탁을 치우구 내 침대를 놓자구?
사빈 : 당연하지?
현태 : 사빈. 너 어렸을 때 보이스카웃 걸스카웃두 안해봤니?
사빈 : 별 해괴망!칙한 소리를 다 한 대두 안돼 안돼 안돼. 대답은 오로지 하나 안돼. 안돼 안돼 안돼.
현태 : 캠핑가면
사빈 : 안돼.
현태 : 어떤집은 가난해서
사빈 : 안돼.
현태 : 다섯식구 여섯식구 한방에서 다 잔대드라. 오빠랑 여동생이랑 엄마랑 아빠랑
사빈 : (O.L) 난 가난하지두 않구 너는 내 오빠두 아빠두 아니쟎아. 안된다구.
현태 : 알았어. 그럼 침대는 내일 사람 불러다 부엌으루 옮겨내구 오늘은 그냥 자자. (슬그머니 눕는)
사빈 : (웃으며) 일어나.
현태 : (누운채 불쌍하게 고개만 들고) 진짜 안돼?
사빈 : (웃으며) 안돼.
현태 : 쨋, 그래 알았다. (베개 들고 일어나는) 나는 뭐 그럼 허리가 좀 아파두 밖에서 잘게. 잘 자라.
(불쌍하게)
사빈 : 그래 잘자라!
현태 : 마루 좀 춥드라.
사빈 : (뜨끔).... (그러나) 넌 보이스카웃두 안해봤니? 산속에서두 텐드치구 자는대!
현태 : (불쌍한 표정으로 심드렁히 말하는) 안녕 걸스카웃. (쬐금씩 쬐금씩 불쌍하게 나가는)
사빈 : (막상 좀 불쌍해서 보는) .....
현태 : 잘자 걸스카웃. (불쌍하게 나가는)
사빈 : 너두 잘 자 보이스카웃!
현태 : (뿌우... 해서 나가는)
사빈 :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한텐데.... 싶어서 보는)
S#12.호텔 전경 (다음날 아침)
S#13.호텔 화장실
눈가가 부었나(전날 많이 울어서) 보고 있는 영주인대 화장실 안에서 나는 소리.
수정 : (화장실 안에서) 유캡튼님. 아직 계세요?
깜짝 놀라는 영주인대
지영 : (화장실 안에서 힘주며) 말시키지 마! 교양없이 왜그러니 너!
웃으며 나가는 영주.
S#14.양식당
직원조회.
희경 : 오늘부터 송이특선 시작되는건 모두 알고 있겠지?
지영 : 네, 어제 인쇄소에서 메뉴까지 도착됐고, 인폼(inform)도 모두 배부했습니다.
희경 : (태술에게) 조간 신문은 모두 확인했나?
태술 : 예. 주요 일간지 모두 확인했습니다.
S#15-1.호텔 객실
서비스킹 용역 룸메이드 조회
승진 :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국제 회의 영향으로 객실 예약율이 95% 이상입니다.
본사에서 각 호텔로 보충 인원을 파견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각 층 팀장께서는 룸 배치
다시 확인하시고 차질 없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룸메이드들 : (구호 외친다) 친절한 미소 깨끗한 서비스. 서비스 킹! (박수치고)
승진, 목례하고 나간다. 웃어 주던 얼굴이 어두워져서 나온다.
S#15-2.사빈네 동네 공원
워크맨 끼고 아침 조깅하고 있는 현태. 열심히.
S#15-3.사빈네 집 앞
집으로 들어가는 현태.
S#15-4.사빈네 집 마루
신문 펴며 들어오는 현태. 신문 보면서 바로 부엌으로.
S#15-5.사빈네 부엌
사빈, 토스트 계란 후라이 커피 등을 만들고 있었고
사빈 : 잘 뛰구 왔니?
현태, 들어오다가 깜짝 놀라면서.
현태 : ??!! (시계보더니) 아직 안늦었쟎아? 내가 해줄텐대 왜.
사빈 : 요리두 아니구 이정도는 나두 해. (식탁 차리는)
현태 : 와... 내가 꿈을 잘 꿨나? (토스트 집어 바삭! 한입 먹더니)
음! 제법인대? 바삭! 하니 잘 구워졌다야.
사빈 : 먹구 좀 나와봐. 얘기 좀 하게.
현태 : ??
S#15-6. 사빈네 마루
현태 : (앉으며) 뭔대?
사빈 : 좋아. 너 아주 괜챦은 남자라는거 인정해줄게.
현태 : 침대 때문에 화났구나 너. 에이 어젯밤에는
사빈 : (O.L) 그냥 단순히 내방에 침대를 들여 놨다구 이러는건 아니고
현태 : ?? (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 싶어서) 오케이. 진지하게 들을게. 계속 해.
사빈 : 그래. 너 괜챦은 남자야.
현태 : 그런대?
사빈 : 니가 참 괜챦은 남자라는 내 판단이 머리에서 온건지 가슴에서 온건지 그걸 모르겠다구.
현태 : (진지해지는) 흐음.... 그거 문제 있군.
사빈 : 아 물론, 좋아. 어느정도 나두 널 좋아해.
현태 : 그런대 확 끌리지가 않는다?
사빈 : 아냐. 확 끌려. 너 매력있어. 하지만 그느낌이 이성인지 감성인지 그걸 모르겠다구.
현태 : 그래서?
사빈 : 우리 동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현태 : (놀라서) 왜?!
사빈 : 지금 너와 난 마땅한 경계가 없쟎니.
현태 : 경계라니?
사빈 : 침대문제만 해도 그래. 넌 왜 자꾸 내 침대를 호시탐탐 넘보지?
난 분명히 "원치 않는다!" 밝힌거 같은대?
현태 : (그것도 몰라? 식으로) 애정표현!
사빈 : 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관계에서 그런 위험한 애정표현은 시도하고 싶지 않은걸?
현태 : 가만! 사빈 넌 우리 동거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니 그럼.
사빈 :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알맞은가, 그걸 알아보자는거였지.
현태 : 다 괜챦은 줄 알았는대, 나중에 결혼이라도 하고 나서 보니 그 부분에 문제가 있더라.
그럼 어떡하지? 그건 아주 중요한 부분 아닌가? 남녀 사이에?
사빈 : 인정해 물론. 나 역시 정신과 의사고 부부관계 트러블로 상담 오는 환자들을 많이 봐 왔으니까.
하지만 현태 넌 아직 나한테 결정적인 남자가 아니쟎아.
현태 : 결정적인?
사빈 : 너하구 결혼을 하겠다. 아니, 꼭 너하구 결혼을 해야겠다. 그런 결심이 선다면
그때는 비록 결혼 전이라도, 물론 나두, (말 멈추고 있는)....
현태 : (기다리는)
사빈 : 너랑 자구 싶겠지. 먼저 자보고 그 후에 결혼하자. 물론 그건 찬성이라구.
하지만 아직은 아니란 뜻이야 난. 너랑 결혼하겠다는 확신이 아직은 없단 말야.
현태 : 자보면 확신이 생길텐대.
사빈 : 어머! 기가 막혀. (벌떡 일어나서 방으로 가는)
현태 : (쫓아 가며) 좋아 그럼. 그 확신은 어디서 오는대?
S#15-7.사빈의 침실
사빈 : (들어오며) 뭔가.... (생각...) 뜨거운게 있어야 되는거 아니니?
내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막, 그 뜨거운 뭔가 말야. (화장대 앉아 시계 차고 핸드백 챙기는)
현태 : (침대에 앉는다) 낭만적이구나 사빈. 결혼은 뜨거운 사랑으로 한다, 뭐 그런 생각인가봐?
사빈 : 그럼 아냐?
현태 : 흐음.... 사빈 그럼 넌 대체 결혼이 뭐라고 생각해?
사빈 : 존경, 사랑, 신뢰, 인내, 기쁨, 창조, 안정감, 평화.
현태 : 와, 거창하다.
사빈 : 넌?
현태 : 영원한 지지자. 마음의 친구.
사빈 : (생각하는)...
현태 : 처음 본 그 순간의 눈빛, 입가의 미소, 오똑한 코, 그런걸로 평생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빈 : 물론 아니지 그건.
현태 : 그래! 내가 사빈 널 좋아하고 미국서 여기까지 온건 너하구 정말 영원한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리고 이렇게 함께 살아보자고 한건, 우리가 그럴 수 있는 상대인지 그게 알고 싶어서,
그리구 살아가는 대는 애정표현도 아주 중요한거니까 그것두 알구 싶어 난.
우리 사이에 애정표현에는 문제가 없는가. 난 지금 너하구 나 우리 두사람을 놓고
이것 저것 테스트를 해 보자는거야. 모든걸 다.
사빈 너하구 불꽃처럼 이글거리는 그런 사랑을 하겠다는게 아니라구.
사빈 : (띵?)
현태 : 사랑? 그보다는 테스트! 테스트를 해보자는거라구.
사빈 : 그럼 넌 나 사랑 안 해?
현태 : 사랑만으로 어떻게 결혼을 하지?
사빈 : 그럼 뭘루 해?
현태 : 첫째, 좋은 대화 상대인가.
둘째, 나의 장점 단점을 잘 이해해 주고 그로인해 때론 용서를 때론 용기를 주는가.
셋째, 세상 속에서 영원히 나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는가. 그래야 기운 내서 살테니까.
넷째, 매력있고 섹시해서 아름다운 밤 훌륭한 파트너 일 수 있는가.
사빈 : 세상에. 물건 고르니?
현태 : 훨씬 소중한걸 고르는거지. 나의 영원한 친구. 난 중간에 배신하기 싫거든.
처음부터 잘 골라야 그런일이 없을거 아냐.
사빈 : (띵....)
현태 : 동의하지?
사빈 : .....(생각) 하지만 그 마지막 테스트는 확실히 보류하는걸루 합의 보자.
난 아직 그건 테스트 받고 싶지 않아.
현태 : 테스트를 받는다구? 와. 사빈처럼 똑똑한 여자도 이런면이 있었네?
니가 날 테스트한다구 생각해 봐. 넌, (잠시 머뭇거리다가) 내 능력이 궁금하지두 않니?
사빈 : (한방 맞은).... 하지만! 그래! 난 아직 너의 그런 능력까지는 테스트하고 싶지 않다구!
현태 : 스무살이 넘으면서 활발해진 너의 성호르몬이 오늘날 스물 아홉이 되는 이순간까지
너무 오랜기간 제 기능 없이 살아 와서 무디어 지고 퇴화되서 제 기능을 발하지 못하는것만
아니었음 좋겠다 제발.
사빈 : 야!
현태 : 아니! 이렇게 멋진 청년을 눈앞에 두고, 말이 되니 말이? "난 그럴생각 없어!"
그게 사빈 니 나이에 정상이라구 생각해?
사빈 : 난 지극히 정상이고, 그건 어쨌거나 아직 안돼.
현태 : 그럼 언제 되는대.
사빈 : 넌 이미 원하고 있으니까 내가 원할 때. 두사람 동의가 기본이니까.
현태 : 언제 원할건대.
사빈 : 두구 보자구. (일어나며) 샤워해. 출근해야지!
현태 : (혼잣말) 맨날 몸만 닦으면 뭐해.
사빈 : 뭐?
현태 : (웃으며) 이두 깨끗이 닦아야지. 그치?
사빈 : (기막혀!) 현태 너 약속 하는거다. 내가 원하기 전에는 절대 절대 안되는 거다.
현태 : 노력해 볼게.
사빈 : 야!
현태 : 가장 정직한 대답이다 뭐. (휙 나가는)
사빈 : 끄응....(걱정스런)...
S#16.양식당
영주 : 예 송이버섯 특선이요, 네가지 전채 요리 중에 선택하시구요, 송이버섯 소금 구이, 버섯 주전자찜,
버섯 튀김, 버섯 영양 돌솥밥까지 마련되는 최고급 세트 메뉴입니다.
샤브 샤브나 버터 구이, 버섯 초밥을 일품 메뉴로 따로 주문하셔도 디절트와 전채는 포함됩니다.
손님 둘 상의하는.
셋트로 할까? 버터구이 하지 뭐. 등등....
영주, 잠시 아무도 모르게 한숨을 삭히는.....
지영, 다른 테이블 주문 받다가 그런 영주를 봤고.
주방에서 요리 가지고 나오는 영주인대
지영 : 최영주씨.
영주 : 네 유캡튼님.
지영 : 잠깐 잠깐 표정 관리 안되는거 알아요?
영주 : 죄송합니다.
지영 : 직장이라는걸 명심해요.
영주 : 네 알겠습니다.
지영, 주방으로 들어가고
영주, 힘내서 웃는 얼굴로 홀에 나간다.
S#17.동석네 집 전경 (낮)
S#18.동석의 방
간단한 옷을 작은 여행 가방에 다 챙겼고, 가방을 닫는 동석.
책장 위 높은 곳에서 구두 상자를 꺼내는 동석.
상자를 연다. 영주의 편지가 가득 들어있다. 하나 꺼낸다.
겉봉의 주소는 군 부대로 되어 있고
"안동석 병장 귀하"라고 적혀 있다.
S#19.동석모의 방
화가 나서 돌아 앉아 있는 동석모이고, 노크 소리 난다.
동석모, 더 돌아 앉는다. 대꾸도 않는.
구두 상자 들고 들어오는 동석.
동석모 : (쳐다도 안본다).....
동석 : (무릎 꿇고 앉는다)
동석모 : ......
동석 : (구두 상자를 동석모 앞으로 밀어 놓는다)
동석모 : (구두 상자를 쳐다본다) 뭐야 이게?
동석 : 어머니. 지금까지는 숙직실에 있었고, 회사 근처에 작은 방하나 구했습니다.
동석모 : 뭐가 어째?
동석 : 어머니가 허락 안하시면 밖에서 그런채루 저희는 결혼하겠습니다.
동석모 : 니가 지금 내 앞에서!
동석 : (O.L) 어머니 뜻 모르는건 아니지만, 영주두 저두 저희는 서로 사랑합니다.
동석모 : 사랑? 그래! 에미는 너 사랑 안한다. 너는 내 사랑 없이 저절루 컸어!
동석 : 여기 상자속에 편지들이 있습니다. 모두 다 제가 군대 있을 때, 영주가 저한테 보내준 편집니다.
하루도 빠짐 없이
동석모 : (O.L) 하루도 빠짐없이? 그래! 그게 니들 사랑이냐? 나는 너 군대 가 있을 때
이년 내내 삼시 세끼를 불편하게 먹었다. 밤마다 밤마다 니놈 사고 없기를,
무사하고 건강하기를 얼마나 빌었는지 몰라.
동석 : 읽어 봐 주시고, 저희 두 사람 마음 반에 반이라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석모 :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대! (다가 앉아 손잡으며 애원) 동석아. 내가 아무리 사둔 잘 봐
영화 누려보자 이러는거냐? 다 널 위해서야. 사람 근본이 왜 필요한건대.
동석 : 허락하시면 부모님을 모시는 결혼이 되겠지만,
어머님 허락이 없다해도 저희 결혼은 변함 없습니다. (일어나려는)
동석모 : (붙잡는) 동석아.
동석 : 전 어머니 아들로 영주하고 결혼하고 싶습니다.
동석모 : (손에서 기운 빠지는)
S#20.동석네 집 앞
차 타고 가는 동석 위로 영주의 목소리.
영주 : (E) 동석씨. 사랑하는 동석씨. 동석씨가 없으니까 학교가 텅텅 비었다.
S#21.동석모의 방
구두 상자 뚜껑을 열어 두고 돋보기 쓰고 편지를 읽어보고 앉아있는 심난한 동석모.
영주 : (E) 나도 벌써 이지경인대, 동석씨 어머니는 텅 빈 집에서 얼마나 섭섭하실까.
S#22 - S#29까지는 삭제
S#30.동석모의 방(S#21의 연결상황)
편지를 읽은 동석모의 마음이 더더욱 심난하다.
동석모, 한숨.... 생각..... 심난.....
구두 상자속에서 사진 한 장 꺼낸다. 새까맣게 탄 군복 입은 동석과 활짝 웃는 영주가 함께 찍은 사진.
S#31.실버룸
점심 시간 지났고 혼자 멍... 하니 앉아 있는 영주인대 노크 소리.
영주 : 네! (일어나는데)
수정 : (들어오며) 왜 점심 안먹어요?
영주 : 별루 생각이 없네요.
수정 : 친구들이 그러는대요, 저는 남의 고민을 참 잘 들어 준대요. 뭐 고민 있으세요?
영주 : 그런거 없어요. (하는데)
노크 후 열리는 문.
지영 : 여기서 두분 뭐하십니까?
수정 : (영주에게 태도 달라져서) 단체 생활에 이러시면 안되죠! 다 같이 밥 먹는대 혼자만 빠지구,
지영 : (O.L) 커피 좀 마시자?
수정 : 네. (이크! 나도 주책이지.. 싶은 표정으로 나가고)
영주 : 그럼 전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지영 : (영주에게) 카운터에 전화 와 있어요. (먼저 나가는)
영주 : ?? (나가는)
S#32.덕수궁
유치원 아이들 멀리서 소풍 놀고 있고.
벤치에서 망연히 바라 보던 미연.
영주 : (반갑게 손을 흔들며 오는) 미연아!
미연, 미소주고, 그러나 손은 초조해 한다.
영주 : 오래 기다렸니?
미연 : 아냐. 넌? 벌써 퇴근해두 되니?
영주 : 오늘은 오전근무야. 아침 8시부터 일했거든.
미연 : 참! 어젯밤에 전화했었는대. (살피는)
영주 : 어제?
미연 : 늦게 들어간 모양이지? (살피는)
영주 : 아, 집으루 했구나?
미연 : 일하랴 결혼 준비하랴 요즘 많이 바쁘지?
영주 : (한숨 크게) 에휴.
영주 : 왜그래?
영주 : 나두 모르겠다.
미연 : 왜? 동석씨랑 뭐 문제 있니?
영주 : (보는)
미연 : 설마, 너 그 동창이라는 남자 때문에 그러는건 아니지?
영주 : 말두 마. 어젯밤에 난리 났었어.
미연 : 어젯밤에? 왜?
영주 : 그 친구가 나 집까지 데려다 줬는대 동석씨랑 딱 맞닥뜨렸지 뭐야.
미연 : 그래서? 어떻게 됐는대?
영주 : 모르겠어. 이따 만나서 물어 봐야지.
미연 : (자기도 모르게) 오늘두 만나니?
영주 : (의아) 동석씨?
미연 : 아, 동석씨 만난다구?
영주 : 만나 봐야지. 나더러는 들어가라 해놓구 둘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두 몰라.
미연 : 둘이? 남자 둘이?
영주 : 아휴.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미연아. 나 아무래두 돌았지?
미연 : (보는)
영주 : 어젯밤 일만 생각하면 지금두 아찔 해.
미연 : 너... 동석씨하구 어떡할라 그래.
영주 : ......
미연 : 동석씨 입장에서는 니가, ..... 바람 피다 들킨거쟎아.
영주 : 바람?
미연 : 동석씨 입장에선 그렇지 뭐.
영주 : 하긴. 그렇겠지.
미연 : 너, 동석씨하구 결혼은 할거지?
영주 : (생각하는)......
미연 : (생각하는).....
영주 : 미연아. 사랑이 대체 뭐니?
미연 : (놀라움을 감추고) .... 글쎄?
영주 : ..... (혼자 생각하는)
미연 : ...... (혼자 생각하는)
영주가 미연의 팔짱을 끼고 덕수궁을 걷는 두사람
미연 : 너, .... 사랑하니?
영주 : 누구를?
미연 : 그남자. 니 동창 말이야. (영주 안보는)
영주 : (생각하는) ...... 글쎄? 난 요즘 사랑이 뭔지를 모르겠어. 그래서 내가 누굴 사랑하는건지
그것두 모르겠다. 답답해.
미연 : 동석씨랑, 아주 헤어진건 아니지?
영주 : ....... (끄덕 끄덕)
미연 : 참! 나 결혼한다.
영주 : 누구랑?
미연 : ..... (그러나 밝게) 남자랑? (그러면서도 표정이 잠시 잠시 어색하다)
영주 : 새 남자야?
미연 : 너는 내가 맨날 남자만 바꾸니?
영주 : 아! 그 때 말했던 그 남자? 뭐하는 사람이랬지?
미연 : (당황) !!! 작은 사업해.
영주 : (끄덕 끄덕) 날 잡았니? 언제 하는대? 니가 나보다 먼저 하는거 아니니?
미연 : ..... (어색한 미소)
영주 : 우리 언제 보여 줄건대?
미연 : (당황) 나중에.
영주 : 기대된다? 사빈이 그 왜 같이 지낸다는 친구하구 다 같이 만나두 재밌겠는대?
미연 : (멈추어 서더니) 넌, 누구랑 나올건대?
영주 : (이상하다)..... 미연이 너 나 놀리는거니?
미연 : 무슨 소리야?
영주 : 내가 동석씨 두구 다른 남자 만난다구 자꾸 놀리는거지?
미연 : (당황) 아니, 그런게 아니구.
영주 : 너두 그랬쟎아. 만나 보라구.
미연 : ..... (시계 보더니) 집으루 가니?
영주 : 아냐. 엄마 책방 들러야 돼. 넌 이 근처 약속있댔지? 그 사람? 결혼한다는?
미연 : (당황) 어. 그 사람.
S#33.서비스 킹
결제하고 있는 승진.
승진 : (서류 주며) 층층마다 객실 다 둘러 보고 퇴근하도록 해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은 특히 빈틈 없도록.
용진 : 예 알겠습니다. (나가는)
승진, 퇴근 준비 하는대 핸드폰 울린다.
승진 : 네 황승진입니다.
미연 : (필터) 승진씨 나야. 호텔 로비에 와있어.
S#34.호텔 로비
기다리고 있는 미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승진.
돌아 보는 미연.
승진, 미연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주변을 의식하며 미연쪽으로.
미연 : 왜그래?
승진 : 나 이쪽으루 사무실 옮긴 건 어떻게 알았니?
미연 : (팔짱 끼더니) 배고프다.
승진 : 본사루 전화했니?
미연 : 여기 22층에 양식당 메뉴 괜챦드라? 오늘 스페셜두 있는 모양인대, 저녁 사줄래?
승진 : (당황) 나가서 먹자.
미연 : 난 여기서 먹고 싶은대?
승진, 엘리베이터로 가서 아래 내려가는 버튼 누르고 기다린다.
미연, 그 옆으로 가서 서는.
승진, 미연, 서로 아무말 없다.
승진 : 차는.
미연 : 택시 타구 왔어.
S#35.호텔 지하 주차장
성큼 성큼 걸어서 차로 가는 승진.
미연, 천천히 등을 보며 영주를 만났던 생각에 잠겨 따라가고 있는데.
승진, 미안한지, 돌아서서 좋은 맘 먹고 미연을 기다렸다가 미연의 어깨를 감싸 조수석으로 데려간다. 문 열어 주고 닫아 주고.
타는 승진. 시동 걸고.
혼자 생각에 잠긴 미연.
승진 : 뭐 먹을래.
미연 : (자기도 모르게) 그 여자한테는 왜 말 안했어?
승진 : 뭐라구?
미연 : (당황. 너무 감정변화 많이 보이지는 말 것. 잠시 말을 못하고 표정이 굳은 정도만)
... 승진씨 곧 결혼한다는 말 했어? 안했지!
승진 : (무거운 한숨) .... 뭐 먹구 싶니?
미연 : 나한테는 결혼해주겠다구 해놓구 당신은 아직두 그여자 만나구 있는 거 아냐?
승진 : (대답 안하는).....
미연 : 당신 그 여자 사랑한댔지? 처음 사랑해 본 여자라구.
승진 : 미연아 이러지 말자. 난 너하구 이런 얘기 나누고 싶지 않다.
미연 : 설마 나하구는 결혼만 하구 사랑은 그 여자랑 나누겠다는거야?
승진 : 미연아!!!
미연 : 그럼 왜 말 못해! 당신 이제 곧 결혼한다구, 여자친구가 임신했다구, 그 말 왜 못하는대!
이러다가두 내가 혼자 지쳐 나가 떨어지면 그때가서 당신, 당신한테는 아무일두 없던것처럼
그냥 그렇게 그 여자한테 돌아가겠다! 그런 뜻이야?
승진 : 그만 못하니? 계속 이럴거야 정말?
미연 : 말 해. 그여자한테 말해! 당신 결혼한다구 말 해 주란말야!!
그래야 그여자두 당신에 대한 희망을 버릴거 아냐!
화가 난 승진, 급하게 차 출발 시킨다.
S#35-2.승진의 차안
말이 없는 두사람. 승진, 미연. 각자 창틀에 팔 괴고, 두사람 다 멍...하니 각자 생각, 힘든 분위기.
S#36.일식집 룸
횟상 차려 놓고 술을 많이 마시는 미연. 계속 따라 붓는데.
승진 : (고개 숙이고 있다가 잡으며) 그만해. (보는)
미연 : (보는)
승진 : .... 아기한테 안좋쟎니. (시선 피하는)
미연 : 아! 그렇구나 참, 그럼 그만 마셔야지.
승진, 미연의 개인 접시에 회를 몇점 놓아주며.
승진 : 연어회 좋아하지? (미연을 안본다)
미연 : 나 쳐다 보면서 얘기 하면 안돼?
승진 : (보더니) 먹어.
미연 : (승진을 똑바로 보는).....
승진 : 먹어라.
미연 : (회를 집어 먹으려다가 울음 터진다. 소리 안내려고 참는)
승진, 안스럽게 보고만 있다가 조용히 일어나서 미연 옆으로 가서 앉는다. 미연의 어깨를 안아주는.
미연, 승진에게 안겨서 흐느껴 우는.
S#37.버스 안(저녁 8시)
혼자 버스 타고 집으로 가는 중인 영주. 퇴근길이 막히고 길 지나가는 사람들 많다.
S#38.영주모 서점 (저녁 10시 반)
영주, 혼자 가만...히 앉아 있다. 전화벨.
영주 : 여보세요?
영주모 : (필터) 그만 들어 와. 늦었다.
영주 : 동석씨 기다리는 중이야.
영주모 : (필터) 그래. 알았다. (끊고)
영주, 창가에서 창밖을 내다 보고 있는데.... 핸드폰 울린다.
받으러 가는
S#39.일식집 문 밖
승진 : (핸드폰 신호 기다리고 있다)
영주 : (필터) 여보세요?
승진 : 지금, 전화 받을 수 있니?
S#40.영주모의 서점
영주 : ..... 저녁 먹었니?
승진 : (필터) 먹는 중이야 지금.
영주 : 저녁이 늦었네?
S#41.일식집 문 밖
승진 : 어디, 집이니?
영주 : (필터) 아니. 엄마 책방.
승진 :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S#42.영주모의 서점
영주 :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 .......
S#43.일식집 문 밖
승진 : ..... (답답하다)..... (속상하다)....
영주 : (필터) 할 말 없으면, 그만 끊을까?
승진 : 그래. 또 전화할게. (끊고 한숨).....
S#44.영주모의 서점
가만...히 있는 영주.
S#45.일식집 룸
들어오는 승진.
술 마시고 있던 미연, 약간 취했다.
미연 : (안본채) 오래걸렸네? (보더니) 화장실에 사람이 많아?
승진 : (앉더니) ...... 전화 거느라 늦었다.
미연 : (마음 아픈, 그러나 일부러 밝게) 그래? 누구한테 걸었는대?
승진 : 그만 가자. (보는)
미연 : 나 어디루 가? (당당하게)
승진 : ...... 나하구 같이 있구 싶으면 그래두 돼.
미연 : 그여자, 포기했니? 사랑, 그만뒀어?
승진 : 가자. (일어나는)
미연 : 나 동정해?
승진 : 일어나.
미연 : 사랑이 뭔지, 참 사람 구질 구질하게 만든다. (일어나며 한숨처럼)
나, 이렇게 구차한 여자 아니었는대. (웃으며) 그치? 나 참 멋진 여자였는대. 안그래?
승진 : (담배 꺼내 빼는데)
미연 : 담배 피지 마.
승진 : (아기 생각에) 어, 그래. 미안하다.
미연, 먼저 나가려는데 비틀 한다.
승진, 얼른 미연을 잡아 주는.
미연, 쓸쓸하게 웃으며 잡혀서 나가는.
S#46.영주모의 서점
책보고 있는 영주를 착찹한 마음으로 보고 있던 동석. 마음을 다잡고 웃는 얼굴로 들어간다.
딸랑 문 소리 나며 들어오는 동석.
동석 : 피곤하게 왜 여기서 기다려.
동석을 안본 채 책을 조용...히 덮는 영주 위로
동석 : (소리) 잠깐이라두 집에 들어가 쉬지.
영주 : (동석을 심난하게 보는)
동석 : (웃으며) 안피곤해?
영주 : (벌떡 일어나며 화낸다) 차라리 나한테 화를 내 동석씨!
동석 : (표정 굳어서 보는)....
영주 : (동석에게 가까이 가며) 동석씨가 이러면 난 어떡해야 되는거야! 이렇게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동석씨가 이러면, 난 어떡해! 나두 그냥 아무일 없던 것처럼 그래야 되는거야!
동석 : 그래! 나두 화가 나! 그리구 나두 화 낼 줄 아는 사람이야!
영주 : 그런대 왜그래! 왜 아무것도 묻지 않는거야!
동석 : (침착하게) 무슨 질문을 기대하고 있는거니.
영주 : (괴로운).....
동석 : (한숨) 난, 아무것도 묻고 싶지 않다. 나한테 하구 싶은 말이 있으면 영주 니가 해.
영주 : ........
동석 : ........
S#47.사빈네 집 앞 (밤)
사빈을 기다리고 있는 현태. 걱정스럽다. 춥다.
사빈, 춥다는 듯, 종종 걸음으로 오고 있다.
현태 : 사빈!
사빈 : (깜짝 놀라서) 야! 너 왜 나와 있어?
현태 : 왜이렇게 늦냐? 핸드폰은 왜 안 받구!
사빈 : 벨 안울렸는대?
현태 : (고개를 부르르르 떨더니. 진동 흉내) 이걸루 해 논거 아냐?
사빈 : 진동? 아니? (핸드백을 열려는데)
현태 : 아 추워 빨리 들어가. 으으으.... (먼저 종종 걸음으로 춥다는 듯 들어가는)
사빈 : (기분 좋아서 따라 들어간다)
S#48.사빈의 침실
사빈, 실내복 입었고.
머리끈 묶고 세수 하러 나가는대 꿀 차 가지고 들어오는 현태.
현태 : 자, 마셔라.
사빈 : 이건 또 뭐니?
현태 : 따끈한 꿀차다 왜!
사빈 : (좋아서 콧 소리) 고마웡. 음. 따뜻하다. (마시는데)
현태 : (눈치 보다가) 그, 그놈두 왔어?
사빈 : (꿀 차 주며) 나 안마셔. 너 가지구 나가.
현태 : (꿀 차 받으며) 왜, 의대 동창회라며? 그놈두 사빈 너랑 같은 의대 나왔다 그러지 않았냐?
사빈 : 그놈두 나랑 같은 의대는 나왔는대, 그놈이 오늘 모임에는 안나왔드라.
현태 : 그래 미안하다. 말조심할게. (꿀 차 마시는데)
사빈 : (막상 옛남자 생각하니 쓸쓸...하다) ..... (세수하러 나가는)
현태 : 목욕물 받아 놨다! 푹 담궈!
사빈 : (기막혀서 현태를 보고 웃더니).....(한숨 포옥...) 쨋. 그래. 고맙다.
S#49.사빈네 전경
S#50.사빈네 침실
벌써 잠옷 갈아 입고 싱글 침대에 누워 포옥... 잠든 척 하는 현태.
들어오던 사빈, 어이 없어 하다가.
사빈 : (혼잣말) 아이구. 정성이다 정성. 그 노력이 하늘을 찌르겠다. 흐음.... (고개를 절레 절레)
현태, 들키지 않게 혼자 좋아하고 있다.
시간 경과.
침대에 누워 스탠드 끄는 사빈.
어둠속에 달빛만 있고.
현태 : (살며시) 무서우면.... 내가 그쪽으루 갈까?
사빈 : (벌떡 일어나며) 야! 김현태애!!!
현태 : (이불 푹 뒤집어 쓰고)
사빈 : 끄응..... (눕는)
S#51.기찻길
사방이 조용하다.
말 없이 앉아 있는 두사람.
영주 : 우리, 헤어져.
동석 : (영주를 보는. 기가 막히고 충격 먹은) ....
S#52.승진의 오피스텔
침대 옆에서 옷의 단추를 하나 하나 풀고 있는 미연이고.
책상위에 두 팔 괴고 고개 숙인채 앉아 있는 승진, 미연이 무얼 하는지 알기에 안보고 있다.
미연, 옷을 벗는다. 슬립 차림이 된다. 가만...히 서서 승진을 보는.
승진, 고개 들어 미연을 본다. 미연의 노력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미연, 눈물이 고인다.
승진, 천천히 미연에게 다가간다.
미연, 눈물 고인 눈으로 강하게 승진을 보고 있다. 원망도 섞인.
승진, 미연을 안아준다.
승진 : 이러지 안아두 돼.
미연 : (떳떳하게) 나, 당신하구 자구 싶어.
승진 : (괴로와서 오히려 미연을 꽉 껴안는)
미연, 안긴 채 소리 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다.
S#53.기찻길
서 있는 두사람. 영주는 동석에게 등을 보이고 서 있다.
영주 : (괴롭다).... (한숨)......
동석 : 내가 다, 잊어 줄게. 영주 너 니 마음이 흔들렸던거, 그게 나한테 미안해서 이러는거야.
그러니까 내가 전부 다 잊어 줄게. 너한테 있었던 일, 난 아무것두 모르는걸루 다 잊어 줄께.
영주 : .....
동석 : (영주를 돌려세우며) 영주야.
영주 : (동석을 보더니) 헤어지자 동석씨. (눈물이 한줄기 흐르는)
동석 : (와락 안으며) 영주야. (눈물 고인다)
Diss.
S#54.승진의 오피스텔
괴로운 승진이 가슴 아파 꺽꺽 우는 미연을 꽉 안고 있다. 승진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괴로워서 이를 악무는 승진, 미연을 더 꽉 안는대서
스톱 모션. 끝.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