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델하우스에 오랜만에 떴다방
- 사상구 매매가 21.9% 올라
- 전세가 폭등에 세입자 '눈물'
- 해운대초고층 분양 잇단 연기
-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수요 잠식
- 창원, 진해 통합 효과 '톡톡'
- 부산·경남 땅값도 1%씩 상승
올해 전국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던 부산·경남 부동산시장이 사실상 폐장 분위기를 맞았다. 지난 24일 특별공급 청약을 받은 부산 사하구 '다대푸르지오'가 올해 마지막 아파트 분양이었다. 현대·두산건설 컨소시엄의 해운대 AID아파트 재건축과 포스코건설의 수영구 민락1 재개발 아파트 분양은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제공사 부동산114가 선정한 '부산·경남 10대 뉴스'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특징을 짚어봤다.
①분양 1순위 마감에 '떴다방' 등장
올해 부산은 분양의 천국이었다. 협성종합건업이 지난 7월 분양한 센텀 협성르네상스는 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동일이 내놓은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도 지난 9월 청약에서 1758가구의 대단지인데도 3순위에서 평균 1.9대의 경쟁률을 보였다. GS건설의 '해운대 자이'와 대우건설의 '당리 푸르지오'는 평균 23대 1과 7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 때 마다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출현해 열기를 달궜다. 올해 부산 아파트 분양은 9760가구밖에 되지 않아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②중소형 돌풍에 대형은 기죽어
중소형이 주택시장을 주도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현재 부산의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2.8㎡ 미만) 매매·전세가는 15% 가까이 올라 대형(95.9㎡ 이상)의 9%대를 앞질렀다. 공급 부족이 중소형 인기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세제개편도 한 몫을 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일반과세로 전환하면서 '소형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게 수익률이 더 좋다'는 투자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분양시장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가 전체의 85%가량을 차지했다. 대형이 줄어든 덕분에 부산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138만 원 하락한 716만 원을 기록했다.
③개발 호재 몰린 서부산권 약진
올해 부산 사하·사상·북구는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1~3위권을 싹쓸이하며 동부산권의 상승세를 앞질렀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사상구는 지난해 12월 대비 21.9%나 올랐다. 신규 공급이 워낙 적었던 데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장(신평~다대) ▷사상~김해 경전철 개통 ▷사상~하단 도시철도 연결 ▷을숙도대교 개통 같은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강서권 역시 산업단지 근로자 수요 증가와 거가대교 개통 효과로 강세를 보였다. 부산진구는 1년 내내 부산시민공원(옛 하얄리아 부대) 개발 호재에 들썩거렸다.
④전세가 폭등…서러운 세입자
부산에서는 한 해 평균 2만 쌍이 혼인신고를 한다. 이 중 나이가 25세~35세인 1만4000쌍은 주로 전용면적 60㎡대인 중소형 전세를 선호한다. 반면 올해 입주물량 가운데 소형은 3000여 가구에 불과했다. 전세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 역시 올해 20% 정도 올랐다. 많은 신혼부부들이 집을 구하지 못해 분가를 포기하는 풍경까지 연출됐다. 요즘도 100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소형 전세물건은 평균 5건 이하에 그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마저 내년에는 부산에서 공공아파트 분양 계획이 없어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⑤미분양 아파트 감소 뚜렷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소진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1만4090가구에서 지난 9월 현재 5223가구까지 줄어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4년 수준을 회복했다.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할인 혜택과 정부의 양도세 감면 대책도 미분양 감소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아직도 분양가가 비싼 대형 면적을 위주로 '준공 후 미분양'이 많아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⑥창원은 '통합' 김해는 '샌드위치'
창원은 재건축에 따른 멸실 주택 수요 증가에다 진해와 통합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창원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04만 원으로, 부산의 599만 원보다 오히려 높다. 부산과 창원의 높은 집값을 견디지 못해 김해로 이사하는 근로자가 늘면서 올해 김해 집값은 18%나 뛰었다. 이른바 '샌드위치' 효과이다. 부산 강서권에서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 개발이 활성화될수록 김해가 누리는 반사이익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⑦초고층 건축물 분양 연기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옆의 해운대 관광리조트(995가구)는 설계 변경과 시공사 선정이 늦어져 995가구의 주거시설 분양을 내년으로 미뤘다. 총 면적의 40%까지 주거시설이 가능한 월드비지니스센터(WBC) 역시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발생한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초고층 건물의 안전성을 되돌아보게 했다. "요즘 상담하러 오는 발길이 뜸하다"는 것이 초고층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⑧토지시장도 움직였다
올해 1~10월 부산 울산 경남의 토지는 각각 1.03%, 0.60%, 1.04% 올랐다. 전국은 0.90% 올랐다.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토지시장도 꿈틀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의 땅값은 지난 4월 0.14% 상승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감소, 9월에는 0.05% 상승률을 보였다가 10월 들어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반면 수도권은 7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이다. 경남 함안군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0.34%, 거제시가 5위인 0.19% 상승했다.
⑨수익형 상품에 관심 집중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안정적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월 분양한 포스코건설의 '서면 센트럴스타 리츠' 오피스텔은 319실 모집에 9889건이 청약해 평균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오피스텔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92.8% 오른 694만 원을 기록했지만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인허가 건수도 부산은 서울(4408가구) 다음으로 많은 2165가구에 달했다.
⑩아파트형 공장에 풀죽은 '오피스'
경기 회복세에도 부산 오피스 시장의 3분기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은 5.5%로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 오피스 시장의 수요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준공한 센텀시티의 아파트형 공장 6곳은 평균 분양률이 85% 수준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준공을 앞둔 대형 오피스빌딩도 많아 당분간 오피스의 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국제신문<201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