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온다. 커피를 마셨다. 그냥...
잠이 안와서 마신건지, 잠오지 말라고 마신건지,
생각도 없이...
지난 일을 돌이켜 본다.
나는 늘 잘하고 너는 늘 잘못했다며
생각한 일을 떠올려본다.
순간적 어리석음이 씁쓸하다.
면벽을 해본다. 눈을 감고...
영화의 장면처럼 떠오르는 모습들이 있다.
생각과 생각의 끈을 이어
미처 잡아내지 못한 아쉬운 순간들을 되새긴다.
아직도 살아갈 날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은 이자리에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
어제는 길거리에서 중국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참 능숙한 중국어실력으로 내 의사를 충분히
전달한 줄 알았는데
중국인 아가씨가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가로젓는다.
"팅부동"
뜨악하다. 마음이 뜨시다.
생선훔쳐먹은 도둑고양이마냥...
그리고 멋적다.
같은 한국어로 같은 한국인들에게 말을 해도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겠다는 경우도 있는데
하물며 외국인이야...
살아온 날들을 반추하며
오늘은 제대로 살아봐야지 하면서도
그러지 못한 모습이 부끄럽다.
담배골초가 이번에는 담배를 끊어야지,
술꾼이 올해는 술을 끊어야지...
술에취해 생각없이 소리지르고 이리저리 뒹굴던
시절이 행복하고 그립다.
하나도 부대낄 일이 없었으니...
망상에서 깨어 돌아와 누운 자리에서
윌리엄 워즈워드의 말을 생각해본다.
"이어지는 하루하루의 삶이
자연에 대한 경건함으로 이어지기를..."
경건함.
나는 과연 타자(他者)에 대한 경건함이 있었던가?
혹은 나 자신에 대한 경건함은 있기나 했던가?
지금 서있는 자리에서 앞으로 살아갈 일은 길고멀고지루하지만,
이자리에서 살아온 길을 헤아려보니 갓 집을 떠난 초등생같다.
가도가도 끝이 없이 졸지에 날벼랑에 다다를 삶 속에
손톱만큼이라도 경건함이라도 필요한 날들이다.
삶이 삭막하고 사람들이 살벌하다고 말하기 전에
나는 타인들에게 경건하기나 했는지...
어제가 지난 자리에서,
오늘을 시작하는 자리에서
나를 속이려는 삶을 생각한 적은 없는지...
살아온 삶을 늘 돌이켜 보아도
한번도 떳떳한 적이 없다.
덧: 그래도 오늘은 시골버스를 운행합니다.
첫댓글 시골버스 운행 중단하몬 안됩니더.
시골버스 계속 운행해주세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말라...신이 아닌이상 우리는 자기에게나 타인에게나 혹은 사회에 완전히 경건할수는 없지요. 그렇게 부딪끼며 살아가다가 가끔씩 성찰의 기회를 가지는 모습.. 그것이 정말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고 새로운 날들을 계획해야하는 새해가 밝아올 때 쯤이면 저도 항상 이런 명제로 며칠씩 우울하답니다.
왜 문득 님의 년령대가 궁금해 졌는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