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일어나 아이들과 인사하고 헤어지려 했는데
그만 늦잠을 자 버렸다.
7시 30분에 일어나 8시쯤 내려오니
첫째인 첨판은 이미 학교에 갔단다.
학교에 다니는 첨판만 영어를 할 수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학교를 갈 수가 없는 듯 했다.
맞다, 그러고보니 어제 들어올 때 첨판이 책을 펴 놓고 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듯한
모습이 떠올랐다.
이 아이들도 학교도 가고, 공부도 하고 싶을텐데..
누구는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되는데도 공부하기 싫어하고,
누구는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할 여건이 안 되고.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정겨웠던 시간을 뒤로 하고 짜이찌엔~
약 20km는 달려야 다음 마을이 나오기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배가 고프지만 먹을 것도 없고 식당도 없기에 그저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다음 마을에 도착해서 발견한 식당에서
오늘도 감사히 면요리와 만두로 아침을 해결했다.
두 개 합쳐서 5원 ^^
정말 이럴 때 참 행복하다 ㅎㅎ
오늘은 213 성도를 따라 Fuzhou까지 내려간 후 322 성도로 갈아타 Dushi 정도까지 갈 예정이다. 큰 도시를 지나치면서 지금껏 달리고 있던 도로를 옮겨야 하는 경우가 가장 피곤하다.
큰 도시 안에서는 ‘부산 방면’이라던지 ‘울산 방면’이라는 이정표 보다는
‘서면’, ‘동래’, ‘자갈치대로’와 같은 도시 내 지역과 도로를 표시한 이정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알고자 하는 국도와 성도의 번호를 알기가 쉽지가 않다.
도시를 빠져 나가 내가 원하는 도로로 향하기 까지 운 안 좋으면
10번, 20번은 물어봐야 한다.
얼마 전에야 자여사 회원님의 도움으로 알게 된 사실인데
중국에서는 전화를 받을 때도 휴대폰 요금이 나가는 걸 알게 됐다.
한국에서 전화를 하고 산동성에서 산 심카드를 가지고 지앙시성에서 전화를 받는 경우
50원을 충전하면 약 1시간 30분 정도 수신이 가능했다.
그 이후에는 다시 심카드에 돈을 충전해야 하며 돈이 떨어지면 전화 수신은 물론이고 문자조차 받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다시 돈이 떨어진지라 충전을 하려 China Mobile을 보던 중
300원을 충전하면 최고600원까지 얻을 수 있다고? 우와~
에이.. 알고 보니 정확하진 않지만 중국인 전용인 듯 하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성에 한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인 듯 했다. 저렇게만 충전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ㅎ 아쉽지만 100원을 충전하고 길을 나서는데
아주머니가 내 물통에 물이 떨어진 걸 보고 옆집 가게에서
550ml 물통을 2개 사 주신다.
정말 자주 이렇게 친절을, 그것도 물질적인 친절을 베풀어 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니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시장 바닥 같은 Fuzhou 시내를 지나다 저녁에 먹으려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하나 샀다. 이렇게 간식 겸 비상식량이 있으면 참 든든하다 ㅎ
오늘 결혼식이 있었는지
저렇게 꾸민 차량 5~6대가 요란하게 음악을 틀고 지나간다.
신랑 신부 축하해요~~
겨우 Fuzhou 시내를 빠져 나와 Dushi로 향하는 길을 찾았다.
15번은 물어본 듯 하다 -_-+
물론 이 중에 3~4번은 반대로 가는 길을 알려줬거나 엉뚱한 곳을 알려주는 바람에
몇 번이고 시내를 돌아야만 했다.
어찌저찌 시내는 빠져나왔고 GPS에서 보이는 방향도 제대로 잡은 듯 싶은데
왜 322번 성도가 없고 214번 성도가 나올까?
근처 아저씨들, GPS 모두 맞는데 지도와 일치하지 않는다.
아.. 그냥 아저씨들과 GPS를 믿었어야 했는데
지도를 더 믿고 있지도 않은 322번 성도를 찾는다고 결심한 탓에
1시간 가까이 공장지대를 뺑뺑 돌고 말았다 ㅠㅠ
‘신GPS’(제 성이 신씨랍니다)라고 스스로를 불러왔건만.. 오늘 완전 다 죽었다 죽었어.
한참을 헤매다 보니 322번 성도는 없고 Dushi까지 214번 성도로 이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는.. 이미 한참 늦은 시간이었지만.. 제길 -_-+
지옥의 214번 성도길. 한 트럭은 이렇게 쓰러져 있고
조금 더 가니 한 트럭은 펑크가 나 타이어를 수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울퉁불퉁하고 먼지나는 길을
11시부터 숙소를 잡을 때까지인 4시정도까지 달려야만 했다.
버프를 계속 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따끔 거린다.
만약 비가 와서 이 길이 진흙탕으로 바뀌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끔찍할 듯 하다. 문중곤님 여행기에서 간혹 진흙탕 길을 가는 사진을 봤는데
아마 이런 저질 성도길에 비가 내린 모습인 듯 하다.
점심으로는 역시나 지단 챠오판 ^^
챠오판을 내준 뒤 잠시 후 이런 탕을 가져왔다.
난 시킨 적 없다고 손을 절래절래 흔들며 얘기했지만
그냥 웃으며 먹으란다.
챠오판만 먹으면 목메일까봐 주는 건가 싶었지만..
계산할 때 보니 2원이란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2원짜리라고 얘기했어야지!!!
2원이 큰 돈도 아니고, 탕이 맛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괜히 날 가지고 장사하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다음부터는 주문한 요리 아니면 절대 안 먹을테다!!!
이렇게 큰 트럭이 지나가게 되면
앞이 보이질 않는다.. ㅠㅠ
그나마 반대편 차량은 좀 낫지만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트럭과 버스는 정말 지옥이다.
거기다 이 녀석들은 내게 주의를 준답시고 끝없는 경적소리까지 서비스로 넣어주시니
아주 그냥 육두문자가 뇌를 거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튀어나온다.
214번 성도가 정말 싫은 또 다른 이유는 이정표가 잘 없다.
Fuzhou로부터 약 30km를 달려 왔는데 딱 1개를 봤을 뿐이다.
보통 도로에서는 앞에 무슨 마을이 있으면 마을의 이름 정도는 이정표로 있기 마련인데
이 성도에는 전혀 그런 게 없다.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는 성도인 듯 싶었다.
Guilin으로 향하는 도중 좀 더 가까운 듯해서 Fuzhou로 내려왔는데
차라리 난창 아래쪽으로 가는 편이 20~30km 정도는 더 멀더라도
Guilin까지는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을 듯 하다.
내일도 214번 성도를 30~40km 더 타야 하는데 계속 길이 이러면 정말 피곤할 듯 하다.
울퉁불퉁한 지면으로 인해 숙소에 처음 왔을 때 팔과 다리가 저릴 정도로 안 좋은 도로를
또 타야 한다는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어서 빨리 국도로 넘어가고 싶다. 성도는 이제 그만 !!!!
지출: 아침 5원 + 옥수수 2원 + 점심 10원 + 왕바 4원 + 저녁 8원 + 숙소 20원 + 심카드 충전 100원 = 149원
달린 시간: 5시간 17분
달린 거리: 85km
누적 거리: 1255km
홈페이지: http//cyworld.com
이메일: ssh1328@naver.com
중국내 연락처: 86)187-5124-8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