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다지 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시를 많이 읽어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문학캠프라는 명분으로 고재종 시집 『그때 휘파람 새가 울었다』를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얇은 책이니깐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역시 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너무나도 컸다. 나에게 시는 무리였나 보다. 시속에 숨겨진 작가의 마음을 찾는 건 너무 어려웠다. 그렇지만 시를 읽다 보니 내가 그 시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비록 무슨 이야기인지는 잘 몰랐지만 말이다.
나는 여러 시중에서 「삭풍」이라는 시를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 「삭풍」은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였다. 그 시에나온 어머니는 너무 늙은 할머니였다. 그 나이 그때까지 자식을 키우고, 그 나이에도 자식을 위해 갈라진 손으로 김치를 담그면서 자식 기뻐할 생각에 손 아픈것도 잊어버리고 김장하시는 할머니. 그 모습을 나의 머리에 상상해 보니 슬프기도 하고 사랑이라는 힘에 대하여 놀랐다. 비록 몇줄 되지도 않는 삭풍이라는 시이지만 시속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꼭꼭 숨어져 있는 것 같다.
내가 삭풍 다음으로 감명 깊었던 시가 「그리운 나라」였다. 차례를 보다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는데,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러고 나는 '아직도 세상의 평화를 믿는 사람'이라는 대목을 보고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그 대목은 꼭 이 세상에 평화를 믿는 사람이 한 명만 남았을 정도로, 세상이 어둡고 삭막해져 있다는 것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슬프다. 그것 때문에 제목이 '그리운 나라'인지도 모르겠다.
이 두 편의 시 말고도 내가 감명 깊었던 시들은 참 많았다. 나는 이번 계기로 시에게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 아니라 한 발짝 시에게로 다가가게 된 것 같다.
좀 나중에, 우리가 갈 예정이라는 '소쇄원'과 '방죽'에 대한 시를 읽어 보았다. 먼서 소쇄원에 관한 걸 읽어 보았다. 「소쇄원에서 시금을 타다」였는데 제목부터 너무 아리송송한 것 같다. '소슬바람은 오목눈이를 씻고 서릿물은 빙어를 씻는 모습'이라, 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 「소쇄원에서 시금을타고」라는 시는 직접 가보지 않고도 그곳의 경치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 닽다. 정말 그곳이 시처럼 아름다운 곳인지 궁금하다. 가게된다면 잘 보아두어야겠다. 정말 시처럼 아름다운 곳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난 이 시 말고 '방죽'에 관한 「방죽가에서 느릿느릿」을 읽어 보았다. 이 시에는 작가의 그리움과 외로운 마음이 자연을 통해 멋있지만 쓸쓸하게 표현이 되어 있었다.
그리움과 외로움을 '자연의 멋'으로 표현해낸 작가가 너무 대단한 것 같다.
첫댓글 잘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