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라고 말했다면, 그 잔은 꼭 비워야 한다.
다음은 건배이다. 건배(乾杯)는 한자의 뜻 그대로 잔을 다 비우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하듯 입만 대는 것은 중국에서는 반칙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즉, 교활한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만일, 술을 못 마시거나 병이나 종교 등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미리 이야기를 해 두면 대부분 무리하게 권하지 않는다. 사실 술 문화는 우리나라가 좀 과하게 권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첫 잔 이 후는 서로가 건배를 외치지 않는 한, 편하게 기호에 따라 마시면 된다. 또 중국에서는 첨잔이 예의이므로, 우리나라에서 하듯이 다 마시고 받을 필요는 없다. 만일, 더 이상 마시기 싫으면, 첨잔을 할 때 손으로 잔을 살짝 가리면서 의사표시를 해 주면 더 이상 술을 따르지 않는다. 그 뒤로는 쥬스나 찻물, 냉수 등으로 대신해도 괜찮다.

4) 가운데의 거구가 김표, 사천성 김씨종친회 회장이다
다음은 음식을 먹을 때, 중국인들은 대체로 먼저 주인이나 주빈이 먼저 음식을 조금 가져간 후, 원탁을 돌려서 본인의 차례가 오면 덜어내어 먹는다. 다른 사람이 음식을 덜어내는 도중에 돌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먹던 젓가락으로 음식을 덜어내거나, 탕 속의 건더기를 집어 내오는 것은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다. 흔히 주인이 친밀함의 표시로 음식을 덜어 주기도 하는데, 그 때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된다. 가끔, 우리나라에서 하듯이 생선을 뒤집어서 살을 발라내는 사람이 있는데, 중국인들은 생선을 뒤집는 것은 배가 전복되거나 배신을 상징하는 경향이 있어서 역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연회가 아니면 왁자지껄 떠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차분하게 다양한 대화를 나누거나시끄럽지 않을 정도로 유쾌하게 웃거나 호의를 표시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음식에 꽂아 놓거나, 두드리거나, 휘젓는 수가 있는데 중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예의가 아니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국을 옮겨와서 떠 먹을 때 쓰는 것으로서 탕츠(湯匙)가 있는데, 이 것으로 밥을 먹어도 말은 안 하지만 엄격하게는 국을 떠 먹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국이나 탕을 옮길 때는 우리나라의 국자라고 할 수 있는, 샤오즈(勺子)를 사용한다.
10년 전만 해도, 초대 받은 자리에서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남기는 것이 미덕이라는 이야기를 가끔 들어 왔다. 손님이 음식을 다 먹으면, 음식이 모자라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사이는 중국에서도 가급적 음식을 남기지 않을 만큼 주문하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 만일 음식이 남으면 싸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 하다. 다바오(打包)라고 하면 흔쾌히 포장해 준다.
- 먹고 또 먹고 다시, 통역이 깨가 많이 묻어있는 튀긴 찹쌀떡을 몇 개 들고 왔다. 김표 종친이 필자에게 드리랜다. 배는 부르지만 너무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맛 있다고 생각하며 먹었다.
주변에서 딴딴면(擔擔麵)을 먹는 중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딴딴면은 서민들이 즐겨찾는 중국식 비빔국수다. 땅콩기름에 땅콩과 고춧가루, 마늘 등을 넣고서 볶은 것을 국수 위에 얹은 다음 돼지고기와 파 등의 고명을 얹어 비벼 먹는 국수로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별미에 속한다. 그 유래를 살펴 보면, 쓰촨성의 천바오바오(陳寶寶)라는 행상이 지게에 지고 다니면서 팔았는데 인기가 있어서 오늘 날은 완전히 대중화가 되었다고 한다. 
5)먹음직스러운 딴딴면(자료사진)
다시 김표 종친이 필자를 부른다. 진보스(金博士)라고 부르는 소리가 필자를 두렵게 한다. 이 번에는 속에 다진 고기와 채소가 들어있는 튀긴 빵이다. 필자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표 종친이 또 어디론가 사라졌다. 꼭 무슨 사건을 치러 사라지는 개구장이 같다. 이 때 동규 종친이 필자에게 다가와서 도저히 배 불러서 더 못 먹겠으니, 김표 종친을 좀 말려 달라고 한다. 그런데 김표 종친이 보이지 않는다.
또, 통역이 무언가를 두 그릇 들고 왔다. 이 번에는 우리나라의 팥죽과 유사한데, 죽이 좀 굳어 있고 은행 알이 여러 개 들어 있다. 사실 맛있는 음식이지만 배 부른 필자에게 무슨 맛이 느껴질 리가 없다. 억지로 다 먹었는데 누가 보고 있다. 잘 되었다 싶어 맛 보시라고 하면서 남은 한 그릇을 건넸다. 그 분이 고맙게도 선뜻 받아서 먹는다. 누군지는 모르겠다.
 6)희화화된 삼국지의 영웅들의 귀요미 인형(자료사진)
김표 종친이 보이지 않기에 빨리 걸어서 좀 멀리 피했는가 했는데, 어느새 다가온 김표 종친이 꼬치를 내어민다. 연근과 양고기가 빨간 양념으로 튀겨져 꽂혀 있다. 배 부르니 그만 먹자고 했더니, 꼭 2개만 더 먹자고 한다. 성형외과 의사인 백ㅇㅇ원장을 포함한 나머지 일행들은 어디로 피했는지 보이지 않고, 김표 종친은 필자만 근접경호하듯 붙어 있다. 이래 저래 배만 빵빵하다. 몸무게 늘어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마침내 음식거리를 벗어나서 기념품과 각 종 공예품을 파는 거리로 접어들었다. 마침, 그 곳에 사탕수수 줄기를 짜서 파는 행상이 눈에 보였다. 사탕수수를 중국어로 어떻게 쓰는가 보느라고 유심히 봤다. 그러자 김표 종친이 얼른 사탕수수즙 2컵을 주문한다. 필자의 글자에 대한 호기심을, 먹고 싶어 하는 것으로 착각한 듯하다. 아니라고 손짓하며 배 부르다고 하소연까지 해 봤으나, 사탕수수를 파는 주인은 벌써 두 컵을 압착해 내어 놓는다. 음식을 버리는 것만큼 큰 죄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오래 된 관념인 탓에, 억지로 달싹지근한 사탕수수즙 한 컵을 마셨다. 아, 정말 배가 터질 듯하다. 김표 종친에게 정색을 하고서, 정말 더 먹지 말자고 하니 알았다고 한다.
- 공예품 거리와 까페의 거리 공예품 거리답게 각 종 특산물을 파는 가게, 기념품 가게, 노천 까페, 바(Bar)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각 가게마다 화려한 등을 걸어달고 분위기를 띄우는 음악을 틀어 한껏 흥을 불러 일으킨다. 화려한 채색의 등(燈)들이 수 없이 달려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긴 모양에 주름진 갓과 꽃봉오리를 거꾸로 매달아 놓은 듯한 등을 포함하여 여러 형태의 등이 걸려 있다. 심지어 여러 색의 우산도 매달려 있다. 액세서리 노점상에는 반지와 부채, 꽃으로 장식된 머리핀이 진열되어 있고, 촉중보(蜀中寶)에서는 변검에 사용하는 탈과 옷, 운과 재물을 불러 모으는 열쇠고리를 포함한 수십 가지의 기념품을 팔고 있다. 판다하우스(Panda House)에는 판다인형과 열쇠고리, 치솔통, 모자, 안경, 등 무수한 기념품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전통 공예품을 파는 초혜류(草鞋劉)에는 볏짚과 마른 풀로 만든 짚신(미투리)과 모자, 미니가방 등을 진열해 놓았다. 주인이 유비의 후손이라고 한다. 유비가 짚신 장수를 하다가 의병을 일으켰다하니, 후손이 짚신 장수를 하는 것도 가업 계승인가 싶다. 걷다보니, 장비우육(張飛牛肉)이 보인다. 주인의 얼굴은 장비의 흉내를 내느라고 얼굴에 화장이 짙다. 원래 장비는 돼지고기를 팔았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쇠고기를 파니까 아이템이 바뀌었나 보다. 까페거리 가장자리 쯤에 금리서옥(錦里書屋)이 보인다. 여러 종류의 붓을 파는 집인데, 가게 양 쪽에 인조 물소뿔 같은 휘어진 대롱에 붓털을 넣어 만든, 멋있는 대형 붓이 걸려 있다.
한참을 걷는데, 감자칩을 파는 집이 나타났다. 김표 종친이 벌써 늑대 이빨처럼 톱니로 짤려진 형태의 감자칩이 수북히 담긴 봉지를 들고 나타나서 필자에게 내어 민다. 일행들이 필자에게 김표 종친 좀 말려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김표 종친이 더 살려는 것을 필자가 막무가내 밀어내어 막았다. 이왕 산 것은 먹는 수 밖에 없다, 아, 오늘 정말 많이 먹었다. 이 번에는 조그마한 안내판 같은 처마와 기둥이 몇 개 있는 곳에 수 많은 복 주머니가 달려 있는 곳이 나왔다. 복 주머니에 빨간 색의 긴 수술이 달려있다. 녹정삼생(錄定三生)이라고 해서, 연인들이 전세⋅현세⋅내세에도 함께 사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원을 써서 복 주머니에 넣어 걸어놓는 곳이라고 한다. 수천 개가 걸려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8) 녹정삼생, 영원한 사랑(자료사진) 9) 까페의 거리(자료사진) 돌아 나오는 길 작은 까페 앞, 물 흐르는 도랑에 값비싼 관음죽(觀音竹) 한 그루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호텔의 로비나 사무실에서 귀한 대접을 받으며 나 보란 듯이 뽐내고 있는 고급 관엽식물이다. 귀한 몸이 하수 흐르는 도랑에서 뿌리를 틀고 윤기나는 잎새로 하늘을 우르르는 모습에서, 부처가 생노병사를 해탈하려 사유(思惟)하는 모습을 보는 듯하여 왠지 숙연해 진다.
- 여기 진리(金里), 비단 마을 정말 괜찮다. 진리(錦里), 옛 쓰촨의 저잣거리를 흉내낸 이 골목길을 걸으면 참 좋다. 아름답게 포장한 옛사람의 솜씨를 흉내낸 공예품도 감상하면서, 고색 창연한 까페에서 화려한 채색의 무늬가 그려진 도기에 따른 차를 마셔도 보고, 배가 출출하면 샤오츠지에(少吃街)에서 몇 가지 맛 있는 꼬치를 사서 먹으면서 걸어다니면 더 좋다. 걷다가 다리 아프면 사합원(四合院) 옛 집에서 쉬어도 보고, 아치형 돌다리에 기대어 서서 석양에 비친 정자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도 있다. 연인과 같이 거니는 사람들은 빨간 수술 길게 달린 복주머니에 전생⋅현생⋅내생 오랫동안 함께 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써서 녹정삼생(錄定三生) 처마에 걸어 두자. 밤이 되면, 선술집이나 조그마한 객잔으로 들어가 보자. 오랜 친구와 작은 식탁에 마주 앉아 홍등, 청등 가득달린 거리를 바라보며 한 두 가지 조촐한 안주에 싼 백주 한 잔이라도 마셔 보자. 세상에 와서 살아가는 낭만이 잔 가득 웃어 넘칠 것이다. 위난성 샹그릴라의 만년설산 눈 녹아 흐르는 옥같은 시냇물이 아니더라도 정자아래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가난한 아가씨가 눈을 감고 튕겨내는 비파소리에 몸을 맡기면, 마음은 이미 서역(西域) 저 멀리, 어느 사막 언저리를 말을 타고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여기 진리(錦里), 비단마을 정말 괜찮다. 잘 남도 못 남도 모두 던져 버리고. 그저 길거리 음식 몇 가지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으면서 걸을 수만 있으면. -- 중국의 요리, 사천의 요리. --
-어느 정도는 알고 먹어야 제 맛을 안다. 필자는 지금도 중국음식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여행객의 입장에서 최소한 어떤 음식인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나름대로 터득한 음식과 요리에 대한 분류를 알아 본다.
먼저, 지언(煎,전)인데, 기름을 두르고 지지는 음식들이다. 예를 들면, 난지언환즈(南前丸子, 난자완스) 같은 음식들이다.

1) 연뿌리 우(藕)자? 엄청 맵다 2) 한 개씩만 먹어도 수십 가지다
다음은, 차오(炒,초)인데, 중불이나 센불에 볶는 음식들이다. 셩(生,생) 자가 붙으면, 그대로 볶은 음식이고, 칭(淸,청) 자가 붙으면, 간(짠맛))을 한 후 녹말가루를 묻혀서 볶은 음식들이다. 예를 들면, 차오바이차이(炒白寀), 차오미엔(炒麵)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자(炸,작)이다. 기름을 넉넉히 붓고 센불에 튀기는 음식들이다. 셩(生)자가 붙으면 녹말가루를 넣지 않고 그냥 튀기는 것이고, 칭(淸)자가 붙으면 재료에 소금이나 간장 등을 넣어서 튀기며, 간(乾,건)자가 붙으면 재료에 양념과 녹말가루를 묻힌 뒤에 튀기는 음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간자송리위(乾炸松笠魚), 자쟝미엔(炸醬麵, 자장면)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샤오(燒,소)이다. 우선 볶은 다음, 진 양념장으로 졸이는 음식들이다. 볶은 후 삶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간장에 졸여 색을 내면 홍샤오(紅燒)라고 한다. 예를 들면 홍샤오니우로우(紅燒牛肉)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리우(溜,류)이다. 음식에 양념한 녹말소스를 더한 음식들이다. 추리우(醋溜)는 설탕과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맛을 낸 양념 소스를 얹는 음식들이다. 반자즈(蕃茄汁)가 있으면 토마토 소스를 얹은 음식이다. 예를 들면 탕추로우(糖醋肉, 탕수육)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펑(烹, 팽)인데, 그냥 삶아서 만든 음식들이다. 다만, 간펑(乾烹)이면 국물기가 없이 볶은 것들이다. 예를 들면, 간펑지(乾烹鷄, 깐풍기)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순(燻, 훈)이다. 글자 그대로 훈제한 음식들 즉, 연기로 그을려서 향기로운 맛을 낸 음식들이다. 예를 들면, 순위(燻魚)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탕(湯, 탕)이다. 우리나라의 국과 같은 음식들이다. 칭(淸)자가 붙으면 맑은 국이고, 겅(羹, 갱)자가 붙으면 녹말 등을 넣은 탁한 국을 말한다. 그냥, 겅(羹)자만 써도 국이다. 예를 들면, 칭탕옌워(淸湯燕窩, 바다제비집탕)같은 음식들이다.
다음은 스(絲, 사)인데, 고기를 가늘게 채를 써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스미옌(鷄絲面, 기쓰면)같은 음식들이다.
 3)영웅삼국 식당 앞에서, 대궐같다 4) 맛있는 음식이 즐비하다
중국음식의 재료로 육류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않다. 양고기를 많이 쓰고 오리고기도 소비량이 제법 많다. 다만, 쇠고기를 최고로 치는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것은 돼지고기가 육류의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고기(肉, 로우)라고 하면 으례 돼지고기를 의미하고, 다른 고기는 앞에 그 동물이름을 붙이는 관습이 있다.
- 중국요리의 맛은 소스에서 나온다고? 뭐니뭐니해도 중국음식의 맛과 향은 소스의 독특한 맛에서 나온다. 중국음식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소스는 대개 6가지 정도로 보면 된다.
먼저, 고추기름이다. 고추기름은 라쟈오요우(辣椒油,), 라요우(辣油)라고 하는데, 잘게 빻아서 갠 고추가루에 향신료를 섞은 후, 뜨거운 기름으로 우려내어 고추 색과 매운 맛이 나는 기름이다. 특히 고추씨 기름이 더 맵고 자극성이 강하다. 고추씨에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Capsaicin)이 집중적으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굴 소스인데, 굴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나오는 진한 국물에 밀가루, 전분, 감미료 등과 혼합하고 아미노캐러멜로 색을 낸 중국식 소스이다. 다음은 라오도우요우(老豆油)인데, 단 맛이 나고 짠 맛이 약하여 간보다 색을 낼 때 주로 사용하는 중국식 소스이다.
다음은 뚜어반쟝(豆瓣醬, 두반장, Chilli Born Sauce)이다. 대두와 누에콩을 발효시킨 후, 향신료를 섞어 맛을 낸 장이다. 고추가 들어가서 맵고 짠 맛이 나는 쓰촨라뚜어반쟝(四川辣豆瓣醬)의 축약어로서 훠궈, 딴딴면, 깐풍기, 마파두부 등에 많이 사용된다.
다음은 XO소스로서, 고추기름을 기본으로 하여 새우, 건해삼, 관자(조개류 해산물의 폐각근, 즉 껍데기를 닫기 위한 근육), 중국햄 등을 볶아 넣은 것으로서 맵고 고소한 맛이 난다. 주로 찜요리나 볶음요리에 사용한다.
다음은 해선장(海鮮醬, Hoisin Sauce)인데, 대두를 발효시켜 만든다는 점에서는 춘장 비슷하나 마늘, 식초, 고추가 들어가는 점이 다르다. 톡 쏘는 맛이 적고 짠 맛과 단 맛이 나면서 고소하며 향이 독특해서 북경오리 요리를 먹을 때 찍어 먹기도 한다. 또, 재움요리를 할 때 간을 맞추거나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 때 고기를 찍어 먹거나 직접 넣어 먹기도 한다. 과거에는 고구마를 이용해서 해선장을 만들었으나, 요사이는 대두를 주로 이용해서 만든다고 한다. 해선이라고 해서 생선이나 해산물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중국요리의 지역적 분류만큼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중국을 소개한 책자를 보면, 자주 “남첨북함 동라서산(南甜北鹹 東辣西酸)”이라는 말이 나온다. 즉, 남쪽 음식은 달고, 북쪽 음식은 짜며, 동쪽 음식은 맵고 서쪽 음식은 시다는 것이다. 그럼 쓰촨이나 꾸이저우 음식이 맵지 않고 시다는 말인가? 이런 말 자체가 벌써 옛날 이야기에 속한다. 중국 전체가 아닌 허난성(河南省), 즉 중원을 중심으로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더욱이 요즈음에는 4대 요리도 좀 흔들린다. 보통 베이징⋅난징⋅쓰촨⋅광뚱 요리를 말하나, 일부에서는 산둥⋅쓰촨⋅광뚱⋅화이양(淮揚-장쑤성) 요리를 4대 요리로 치기도 한다. 따라서 꼭 4대 요리라고 하기보다 좀 더 늘려서 8대 요리를 꼽기도 하는데, 문화권으로 구분하여 15대 요리로 구분하기도 한다.
- 쓰촨요리의 종류와 맛 다음은 쓰촨 요리에 대하여 알아 본다. 쓰촨요리는 전통적으로 촨차이(川菜, 四川菜系)라고 하여 청두(成都)와 충칭(重慶)의 두 지역 요리를 총칭한다. 음식 맛으로 평한다면, 첫째 다양한 맛(多味), 넓은 범위의 맛(味廣), 두터운 맛(味厚), 농염한 맛(味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매운 맛으로 소문이 나 있다. 매운 맛을 즐기는 지역과 매운 맛의 선호도를 다음과 같이 축약해서 이야기한다.
"四川人不怕辣 湖南人辣不怕 貴州人怕不辣" - 쓰촨 사람은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후난 사람은 매운 것이 두렵지 않으며, 구이저우 사람들은 맵지 않은 것을 두려워 한다. 풀어서 평한다면, 쓰촨과 구이저우, 후난 사람들 모두가 매운 것을 아주 좋아한다는 말이다.
쓰촨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요리를 몇 가지만 예로 든다면, 궁바오지딩(宮保鷄丁), 바이구오샤오지(白果燒鷄), 마포더우푸(麻婆豆腐), 푸치퍼이피언(夫妻肺片), 이피언숑쟝(一品熊掌, 곰 발바닥 요리), 그리고 야채와 고기를 넣고 새콤달콤한 소스로 볶아낸 요리인 위샹르우시(魚香肉絲, 어향육사)와 간샤오위츠(干燒魚翅, 간쇼상어지느러미) 등이 있다. 리 중 대표적인 사천요리로 알려진 궁바오지딩을 포함한 몇 가지 요리에 대해 알아 본다.
궁바오지딩은 닭가슴 살과 땅콩, 말린 고추를 주 재료로 볶아 만드는데, 완성된 요리의 빛깔과 광택은 황금색으로, 신선하고 연한 닭고기와 바삭바삭한 땅콩의 식감은 일품이다. 다만, 조심할 것은 작고 동그란 화지아오(花椒, 화초)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필자도 용감하게 콱 콱 씹었는데 혀가 마비되는듯한 것이 입안에서 작은 수류탄이 터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맵고 짠 맛을 기본으로 해서 조금 달고 신 맛도 섞여 있어서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궁바오지딩은 청나라 때 만들어져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으며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요리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5)궁바오지딩의 화려한 외관
궁바오지딩과 함께 양생으로 유명한 바이구오샤오지(白果燒鷄)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이 요리는 어린 닭과 은행을 주 재료로 하여 삶고 쪄서 양념장을 얹어 만든다. 닭고기는 노랗고 연하며 은행은 달고 우유빛 국물은 시원하다. 우리나라의 삼계탕과 비슷하나, 인삼 과 마늘, 찹쌀 등이 들어가지 않아서 조금 단순해 보이기도 한다. 원래 쓰촨의 칭셩산(靑城山)의 다오지아(道家)집안의 요리인데, 어린 닭과 은행 등 영양이 풍부해서 병후 회복 음식으로 유명하다. 특히 은행은 인(燐) 함유량이 매우 많고 폐나 원기 보양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6)바이구오샤오지,
또한 우리가 잘 아는 마포더우푸(麻婆豆腐, 마파두부)는 저민 고기와 빨간 고추, 산초 또는 화초, 두반장, 더우치 등을 넣고 볶은 다음, 닭고기 육수에 연두부를 넣고 찌는 요리이다. 빨간 고추의 매운 맛과 산초 또는 화초의 얼얼한 맛이 특징이다. 본 고장인 쓰촨의 마포더우푸는 혀가 마비될 정도로 아주 강렬한 매운 맛이다. 제대로 된 마포더우푸는 산초나 화초를 듬뿍 뿌린다. 산초나 화초, 둘 중 하나가 없어도 본 고장의 마포더우푸의 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일본은 산초나 화초를 듬뿍 넣고 연두부를 사용하므로 본고장의 맛을 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향신료가 단순해서 이를 넣지 않고 두부 역시 단단한 모두부를 사용함으로써 제대로 된 마포더우푸의 맛을 내지 못한다고 한다.
마포더우푸의 유래도 감동적이다. 청나라 동치제 시절, 청두 북쪽에 소재한 만복교(萬福橋) 근처에 사람들이 간단히 요기나 하며 쉬어가는 조그마한 가게(한국의 주막집 유사)가 있었다. 가게 주인은 얼굴에 곰보자국이 있는 여인인데, 남편 성이 천(陳, 진)씨여서 사람들이 천마포(陳麻婆, 진마파)라고 불렀다. 하루는 가난한 기름장수가 두부 몇 모와 약간의 쇠고기에 기름을 조금 가져와 요리를 부탁하였다. 잘 먹지도 못하며 힘들게 일하는 기름장수를 안타깝게 여긴 주인이 쇠고기를 다져 기름에 순식간에 볶아내고 고추와 초피 등을 넣은 뒤 육수와 두부를 넣어 조려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천씨 부인의 요리는 노동자들 사이에 엄청난 환영과 칭찬을 받았다 그 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천씨 부인의 두부요리는 금방 유명해졌다. 돈을 벌은 천씨 부인이 청두 시내에 가게를 내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마포더우푸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중국 전역에 이름이 퍼져 나갔다. 문화대혁명 이 후, 한 때 마랄더우푸라는 이름을 지었으나, 점차 마포더우푸라는 이름으로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7) 마포더우푸(마파두부), ㅎㅎㅎ 매울걸!
다음은 푸치퍼이피언 (夫妻肺片)인데, 쉽게 말해서 소내장 무침이다. 내장의 질감이 특이해서 향채와 잘 어울린다. 쓰촨 요리 중에 반찬으로서 인기가 많다. 푸치퍼이피언은 윤기가 반들반들 도는 붉은 색으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먹음직스럽다. 또, 독특한 향기와 쫄깃 쫄깃한 맛이 뛰어나 쓰촨요리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로 불린다. 다만, 필자에게는 그렇고 그런 정도로 느껴졌다. 푸치퍼이피언에 대한 재밌다 못해 끔찍한 해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얼이 빠졌는지, 중국을 야만스럽게 보았는지 한 독일 TV방송이 푸치퍼이피언을 "부부의 폐를 재료로 조리한 특수요리"라고 소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 동안, 곱지 못한 비평이 오간 것 정도는 말 안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중국의 식사예절, 자유로움 속에서도 질서가 있다. 이 기회에 중국의 보편적인 식사예절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흔히 중국인들은 식사를 예의도 없이 마음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중국인들은 식사를 주재하는 사람, 즉 주인이 상석에 앉는다. 우리나라는 식사를 사는 사람이 누구든, 벼슬이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을 상석에 앉히는데, 이 것은 분명히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그리고, 앉은 주인의 입장에서 오른 쪽에 주빈, 즉 가장 중요한 손님을 앉게 한다. 다음의 주빈은 주인의 왼쪽 자리, 그 다음 주빈은 주인의 오른 쪽의 주빈의 오른 쪽 자리 등 등 좌우로 교차하여 앉게 한다. 나름대로 불문율 비슷한 관습이 있다.
필자의 실수담을 하나 들어보자. 2006년 베이징에서 LIPPO그룹의 손님을 만찬에 초대한 적이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 접대해야 할 손님이 필자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그래서 사양하던 그 손님을 반 강제적으로 상석에 앉게 한 실례를 저질렀다. 식사 후, 그 손님이 식대를 지불하려고 하기에 필자가 제가 초대했는데 당연히 제가 지불해야 한다며 말렸다. 그 때 그 손님이 어쩔 줄 몰라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물론 얼마 후, 중국식 식사 초대 예법을 알고서 정중하게 필자의 무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사과를 했었다.
-용량관계로 '사천여행기- 5"로 이어집니다. 2015. 1 13 풍경 김용학 2016. 01. 20 풍경 김 용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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