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만딜리온(Mandylion)❲그림 32❳
복음 중에는 예수님께서 열두 해 동안 하혈하는 부인을 고쳐 주시는(루가 8,43-48)장면이 있다. 그 부인은 그분의 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여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대자 하혈이 멈추었다. 예수님께서는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하시며 평안히 가라고 하신다. 여기에 그 부인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외경 중 니고데모 복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예수님의 재판에서 무죄를 증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베로니카라는 부인이 빌라도 앞에 와서 예수님의 무죄를 증언한다.
“그리고 베로니카라는 이름의 여인이 멀리서 외쳤다. 나는 하혈을 했었다. 그래서 그의 옷자락을 만지고 열두 해 동안 고생했던 것이 멈추었다. 그때 유다인들이 소리쳤다. 율법에는 여인이 증인으로 설 수 없다.”(니코데모 복음 제 7장 참조)
베로니카는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땀을 자신의 수건으로 닦아 드렸다고 전해지는 한 예루살렘의 여인이다. 그때 베로니카의 수건에 예수님의 얼굴이 찍혀있었다는 전승이 있다. 베로니카라는 의미는 라틴어로 베라 이콘(vera-icon)으로 “참 모습”이란 뜻이 있다.
가시 면류관을 쓴 흔적이 있는 이 이콘은 ‘성스러운 얼굴’이란 의미로 그리스어로 만딜리온으로 부른다. 동방교회에서는 사람의 손으로 그리지 않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아케이로포이에토스"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 두 단어의 내용은 같은 의미이다.
| ❲그림 32❳아케이로포이에토스; 템페라, 77 x 71cm, 12세기 중반,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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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의 수건은 후일 로마로 전해졌으나 16세기 이후에는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베로니카의 수건 이야기는 빌라도 문헌인 악타 필라티(Acta Pilati) 와 야곱부스 데 보라기네가 쓴 황금전설(legenda Aurea)에 나온다.
에뎃사의 성안(聖顔)이 담긴 아마포도 기적을 일으키는 성물로 보관되었다가 944년에 에뎃사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졌다. 동방교회에서는 8월 16일을 ‘거룩한 얼굴 이송 축일’로 기념하였다. 그러나 1204년 제 4차 십자군 원정대가 콘스탄티노플을 침공했을 때 이 예수님 얼굴이 그려진 아마포도 사라졌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