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권의 참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통섭’이라고 하는 주제가 좋았고
여기에 소개된 내용들 또한 모두가 그렇게 매끄러워 보인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훌륭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사후 엇갈리는 평가에 대한 것도
전혀 몰랐던 일인데 새로움으로 다가왔고,
우리 근대사회를 살았던 학자 최한기의 학문적 세계를 살필 수 있었던 것도
가슴에 와서 꽂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보다 중요하고 눈에 띄는 것은
윌러스틴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것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얕은 지식의 물에서 헤엄치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두고두고 남을 만한 소중한 재산 하나를 얻은 일이었습니다.
윌러스틴의 책 『근대세계체제』 전 4권은
올해에 읽어야 할 책으로 머릿속에 담았습니다.
‘통섭’이라는 말은 몰랐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있었고,
『지식의 통섭』은 우리 시대의 다양한 학문 분야들이
서로 담을 쌓고 있는 듯한 분위기에서
학문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정신을 회복하자는 말로 들려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낸 윌슨이라는 이가 있고
그가 낸 책이 바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전문화된 각 분야들을 서로 꺼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과
분야를 넘나들며 이해를 도모한다는 것이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 작업은 그것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 열린 세계를 꿈꾸며 시도한 통섭의 학문적 마당에서 펼쳐낸
각 분야의 학자들이 그때 쓴 발제 자료들을 묶은 이 책은
우리 학문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정표를 세운 일일 것이며
이 작업이 계속 이어져
훌륭한 한 그루의 나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것을 정리하는 시간들에 있었던 모든 것이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