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금요일, 카롱가에서 처음있는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열렸다.
지금까지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크리스마스 노래들을 들으면서 청중들은 환호했다.
밤새도록 비가 오더니 오전 12시까지 계속되어 마음이 무거웠는데, 놀랍게도 오후가
시작되니 하늘이 개이면서 무더위가 가신 청쾌한 날씨가 되어 너무 감사했다.
전기도 나가지 않아 우리들이 준비한 모든 장비를 사용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느님은 항상 나를 위하여 최상의 것을 준비하시는 분임을 알게 해주신다.
11월 5일 음악부를 개설하여 이곳 젊은이들에게 서양음악의 기초를 가르쳐서 처음 갖는 음악회,
음악회(Concert)의 의미를 몰라 이들은 처음에는 Concent라고 말하는 것을 Concert라고 알려주어야 했다.
나는 이들과 일주일에 세 번씩 만나 연습을했는데 처음에는 크리스마스 캐롤 7개정도를 준비하려고
계획을 했으나 연습과정에서 4개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 유명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가르치는데, 눈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본적도 없는 이들에게
아무리 감정을 넣어 노래하라고 해도 안 되어 포기 할 수밖에 없어서 나혼자 Solo를 하기로
프로그램을 바꾸어야 했다.
우리가 부른 노래들 중에 이들이 제일 좋아했던 것은 역시 “징글 벨”이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느린 노래라서 이들의 적성에 잘 안 맞는다.
그러나 빠른 노래를 부를 때는 온몸을 흔들면서 신이 나서 노래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동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느낌을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인도 사람들이 고요한 명상을 선호한다면 아프리카 사람들이 노래하며 춤추는 동적인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의 기질 때문이다. 육체가 강한 민족임이 분명하다.
나는 학생들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하느님께 찬양하는 노래를 첫 번 째 순서로 넣었다.
두 번째로는 나의 무대였는데, 내가 루수빌로의 고아들을 위해 작곡한 “Ave Maria"와
“화이트 크리스마스” 그리고 “오, 거룩한 밤”을 불렀고 세 번째로 학생들의 합창으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렀다.
내가 이번에 기획한 프로그램 중, 가장 보람 있었고 기뻤던 것은 루수빌로 공동체 내에서
생활하는 70명의 고아들 중, 뛰어난 춤 재주꾼들을 10명 선발하여 한 달 동안 무용코치를
두고 연습시켜서 무대에 세운 것이었다. 정말 눈물이 나도록 감동스런 장면이었다.
아무런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해 침울한 모습을 하고 있던 아이들에게 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었다. 그들에게 예쁜 옷들을 만들어 입히고 구두를 사서 신겨
무대 위에서 그들의 끼를 발산하게 하니 그들은 더 이상 슬픈 고아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고 행복한 춤으로 청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 재주 있는 아이들을 계속 코치를 받게 하여
무용수가 꿈인 그들의 꿈을 이루게 해주고 싶다.
나의 12명의 학생들도 나에게 지도 받은 것이 5주 밖에는 안 되지만 많은 발전을 보여
그들 인생에서 처음으로 서양 음악을 노래할 수 있게 되어 무척 자랑스럽다.
나는 남학생들에게는 화이트셔츠와 검은 바지를, 여학생들에게는 검은 드레스를 제공해서
품위 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설 수 있게 해 주었고,
아프리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만들어서 유니폼으로 입게 했다.
음악회는 듣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음악부가 탄생한지 한지 5주 밖에 안 되었는데, 우리는 모두 커다란 열매를 볼 수 있게 되어
모두가 기쁘고 행복했다. 카롱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모두들 흥분하고 있다.
나는 내년 3월에는 부활절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으니 그들은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성황을 이룬 음악회 후에는, 수고해준 나의 학생들과 루수빌로의 직원들, 또 격려해주러 오신
솨미나드 수사님들등, 나의 3개월 체류동안 도움을 준 분들을 합쳐, 약 50명을 레스토랑으로 초대해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가졌다. 생선과 닭고기, 크리스마스 케익으로 풍성하게 차린 식탁에 모여 담소하며
식사하는 모습들이 참 행복해 보였다. 모든 분들이 감사해하며,보고싶다고, 빨리 오라고 손을 잡아주신다.
피터 선교사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그네스는 우리가 3년에 할 일들을 3개월 동안에 해냈어요.
당신이 이곳에 와 있음으로 우리 루수빌로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의 3개월은 정말 치열했다. 기후와 음식과 열악한 환경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쟁터였다.
때로 나의 육체는 지쳐서 몸을 가눌 수 없었고, 나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정신 적인 고뇌는 나를 깊은 고독으로
휘몰아 갔다.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위하여,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느님이 주시는 위로와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면 나에게서 이런 힘이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일, 새로운 희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의 수고를 통해 행복해하는 어린이들,
이곳 사람들의 모습을 떠 올리면서 다시 힘을 얻곤 했다.
이제 나는 5주 동안 이곳을 떠난다. 새로운 힘으로 다시 충전되어 돌아올 것이다.
아들 다니엘과 유럽에서 지내면서 그동안 내게 결핍되었던 것들을 채우고
나의 문화와 나의 언어를 즐기게 될 것이다. 그 기쁨을 누려도 되는 때가 온 것이다.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루수빌로의 아이들이 보고 싶어진다.
그들의 엄마가 된 나를 그리워 할 70명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몸과 마음이 온전히 좋은 에너지로
재충전 되어 돌아와, 그들과 함께 꿈꾸며, 우리들의 꿈을 하나씩,하나씩, 이루어 나갈 것이다.
첫댓글 정말 훌륭합니다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3년에 할일을 3개월에 해내는 아녜스님 !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 하는 그들도 하느님의 자녀 이지요....눈물이 납니다 정말 훌륭해요
아드님과 좋은 시간 보내고 그 불쌍한 아이들에게 충만한 사랑 나누시기를....
아녜스님.장하십니다..!! ^*^ 오실 아기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에 생기를 넣어 주시는 분...^*~
[ 이사 35,4b-5 ] " 그 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신
예언을 " 님" 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성탄의 기쁨과 함께 복음전파의 다른 획 을 이루시니...*^^*
사랑하는 이들과의 좋은 시간..!! 복되신 시간되기를 기도하며..! 충전 충전 새 빛으로 돌아오시기를 ... 샬 롬 ..^*~
정말 하느님 께서 하시는 일이네요.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가능 하겠어요. 그렇게 하시려고 많은 준비를 시키신 주님을 찬미드리고 응답하신 교수님을 사랑합니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성실히 수행하신 교수님의 열성에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충분한 휴식을 통하여 더 큰 일을 위해서 에너지를 충전하십시오.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그 어느 하나에도 모든것이 처음인 선생님의 노고들이 처음이기에 고단하나, 처음이기에 또한 감사한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것을 순종으로 참고 견디시는 선생님.. 너무 존경합니다.. 사랑해요... 선생님.!
메말랐던 제 영혼이 따뜻해지는 순간입니다!!! 감동입니다.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과연~~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임을 깨닫게 합니다~ 제 삶이 부끄럽습니다. '울지마! 톤즈' 영화를 보구 많이 뭉클해졌던 가슴이 식어가는 중였는데...
다시 반성할 기회를 가져봅니다. 저두 주님을 항상 기억하며~ 기도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랑의 크리스마스콘서트! 또한번 그들에게 기적을 보여주셨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