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엄종을 창시한 의상 스님이 쓴 「법성게」 라는 시가 있는데, 그 내용이 굉장히 탁월합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가꾸는 일이란, 단순히 내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온 우주를 가꾸는 행위라고 얘기해요. 단순히 내 눈앞의 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좀 더 바람직하게 만들어 가는,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좀 더 바람직한 삶을
선사하는 우주적 작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굳이 대도시에 나가서 뭘 해야 대단하고, 저 멀리 외국에 나가서 뭘 해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내 삶의 터전을 갈고 닦는 작업이 우리가
살고 있는 무대 전체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 가는 가장 대단하고 특별하고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누가 알아주든 말든 기꺼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야 내 삶도 더 좋아져요. 보람을 느끼고 심신이 더 건강해지고 활기를 얻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온 우주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내 집 마당을 가꾸고 대문 앞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들이 사실은 최고의 참선이자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삶의 터전,
삶의 현장을 떠난 수행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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